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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투자 유인·수출 길 여는 거지"작년 잇따라 터진 한미약품 기술수출 '잭팟'을 보면서 불현듯 떠오른 사람, 손건익(59, 국민대 석좌교수) 전 보건복지부차관이었다. 그의 확신에 찼던 장밋빛 청사진이 현실화되는 걸까?데일리팜은 2012년 창간 13주년을 맞아 손 전 차관을 만나 특별대담을 진행했었다. 당시 약가 일괄인하와 강력한 불법리베이트 단속이 제약산업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던 때였다.손 전 차관은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었다. "앞으로 제약산업이 7~8년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지속한다면 2020년경엔 국민을 먹여살리는 신성장동력으로 우뚝 서 있을 것이다."이렇게도 말했었다. "정부의 충언을 오해없이 새겨달라. 믿고 따라오면 분명 달라질 것이다. 제약기업도 자괴감을 깨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2016년 5월 데일리팜 창간 17주년을 앞두고 다시 만난 그는 "예측이 적중했다"는 기자의 말에 손사래부터 쳤다. 당시 여러 여건과 징후를 보고 확실해 보여서 말한 것이지 대단한 분석적 전망이 아니라고 했다.지금은 제약산업과 다소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지만, 손 전 차관의 제약산업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여전했다. 그만큼 우려도 적지 않았다. 또 현 시점에서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제약기업의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환경을 만들고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물길을 터주는 데 있다고 했다.손 전 차관은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을 예로들며, 신중하고 합리적인 마인드도 중요하지만 때론 확신이 생기면 돈키호테처럼 밀어붙이는 무모함도 필요하다고 제약 CEO들에게 조언했다.다음은 손 전 차관과 일문일답.-요즘 근황은 어떤가.=(웃음 띤 얼굴로) 현역시절만 못하지만 나름 바쁘게 지낸다. 국민대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행정론과 사회복지정책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통합의료진흥원 이사장을 맡아 일주일에 하루는 대구에 간다.-2012년 특별대담에 이어 다시 뵙게 됐다. 제약산업의 최근 동향을 보면 손 전 차관의 전망이 적중하는 모양새다. 당시 어떤 근거로 2020년경 제약산업이 우뚝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었나.=(손사래치며) 적중이랄 게 없다. 누구든 여러 조짐을 통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당시만해도 제약산업은 120년 역사에도 전반적으로 자괴감에 빠져 있었다.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몇몇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을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당시 9개 신약 후보물질이 미국 FDA 임상시험 승인을 준비 중이거나 들어간 상태였다. 3상 임상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조달은 당시 해당기업들의 고민거리였다. 이중 최소 1개 이상은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뿐이다.-이번 분위기 전환엔 한미약품의 역할이 컸다.=창업주의 신념과 확신, 의지가 충만했고, 뒷받침할 연구진의 '백업'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한미약품보다 연구비를 몇배 더 투자하고도 성과가 없는 제약사도 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온건 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한미약품의 신약이 블록버스터가 되면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의료계도 과거와 같이 대놓고 갑질하지 못한다. 매일 투약해야 하는 인슐린제제를 한달에 한번만 써도 되게 혁신하면 처방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리베이트를 요구할 수 있겠나. 이런 신약들이 계속 나올 수 있는 산업환경을 만들고 도전정신을 북돋도록 돕는 게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역할이다.-일괄인하 당시엔 R&D 여력이 사라질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었다.=당시 정부가 즉응적으로 약가를 깎자고 한 게 아니다. 제약 CEO들도 많이 만났었다. 충격은 있겠지만 '단칼에 가야 한다'고 자문해 준 사람이 더 많았다. 돌아갈 배를 태워버려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그런데 제약산업 종사자가 얼마나 많나. 여기저기서 도산 우려를 제기해 수위는 조정했다. 당시 약가거품을 최대 2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했는데, 1조7000억원을 줄이는 수준에서 '메스'를 댔다. 아마도 일괄인하 이후 과거와 같은 영업패턴을 유지한 회사들은 어려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리베이트 영업관행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10년 이상 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접어야 한다.-제약업계는 그 때나 지금이나 보험약가에 민감하다.=그렇겠지. 그런데 두고보면 알겠지만 짧으면 5년, 길면 7년 이내에 약가제도 상 큰 변화가 또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른바 고령사회, 바로 인구구조 변화 때문이다.2020년부터 한국의 노인인구가 급증한다. 1955년생인 베이비부머 1세대가 노인세대로 편입되는 시점이다. 요즘은 한해 35만명꼴로 노인인구가 늘고 있지만, 2020년에 접어들면 매년 80만~87만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한다. 게다가 의료비를 가장 많이 쓰는 후기노령인구인 75세 이상 인구는 직각으로 늘어난다. 현 건강보험시스템으론 감당할 수 없는 구조다.전 세계 어느나라를 봐도 우리만큼 항생제를 많이 쓰는 나라가 없다. 처방약 품목수도 많다. 그 때가 되면 어떤 방식이든 손을 안쓸 수 없다. 제약계도 미리 대응해 고민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다시 말하지만 내수시장만 타깃삼아 리베이트를 주고 매출을 올리는 시대는 갔다. 그런 시대는 다시 안온다. 각오해야 한다. '또 약가인하냐?'라고 진저리 칠 지 모르겠지만, 그런 기업은 업계를 떠나는 방법밖엔 없다.-좀 섬뜩한데.=제약산업에 억하심정있어서 그러겠나. 미리 준비하라는 의미다.-정부 정책은 잘 가고 있다고 보나.=현역시절, 제약업계는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아서 답답하다고 가끔 하소연하는 제약계 관계자들이 있었다. 당시 '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었다. 연구개발에 '풀베팅'하고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추진하며 신약을 추구하는 회사와 규모가 작다면서 약효동등성시험도 묻어서 하고 백화점식으로 복제약을 만드는 제약사의 이해관계는 같을 수 없다.개량신약 등 중간단계 기술력을 갖고 있는 중견기업의 이해와 관심도 다를 것이다. 따라서 정책은 획일적이면 안된다. 특성과 수준에 맞게 따로 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명확히 가르마를 타줄 필요가 있다. 앞으로 케미컬 중심 제약사만 놓고보면 리딩그룹인 대기업군의 제약사 3~4곳이 출현하고, 개량신약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중견기업, 복제약 위주의 내수형 기업 등으로 구분될 것이다.이중 백화점식으로 복제약을 만들어서 버티는 제약사는 스스로 전문화 또는 특성화를 모색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오래 못간다. 매정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모두를 다 살리는 정책'은 없다.-2012년 인터뷰에서 '5~10년 뒤 고생은 많았지만 그 사람(손 전 차관)이 방향을 잘 잡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할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었다. 좀 이른 감은 있지만 이런 평가를 들어본 적 있나.=내후년쯤 되면 블록버스터 후보신약이 한 두개 더 나올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복수의 신약을 보유한 대기업 수준의 제약사가 나오면 판단이 달라질 것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어쩔 수 없이 이런 방향으로 갈 것이고, 그게 맞는 방향이다. 더 나아가 국가발전에도 도움을 주고, 신약 매출로 고용·연구 확대 등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 때 '방향이 옳았다'고 평가할 것으로 본다. 지금도 듣기 좋게하는 말이겠지만 그렇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긴하다.-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격려와 당부 한말씀 부탁드린다.=제약산업의 성공조짐이 보이지만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지 솔직히 염려도 없지 않다. 선도업체들처럼 신념을 갖고 신약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이끌고 갈 CEO가 계속 나올 것이냐. 그래서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만들어내고 제약산업이 산업다운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냐. 이런 점에서 우려와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다.제약계 2~3세 CEO들은 창업주 세대에 비해 많이 배웠고 신중하면서 합리적일 수 있다. 지금은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과 같이 확신이 있으면 돈키호테처럼 다소 무모하더라도 밀어붙이는 도전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기업을 운영해야 할 CEO들 입장에서 이런 리스크가 부담인 건 어쩔 수 없을 텐데, 그렇기 때문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 정부정책이 더 중요해진다.정부는 투자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복지부, 식약처, 외교부, 산자부 등 부처를 가릴 것 없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과거 콜롬버스프로젝트를 추진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정책을 담당하는 후배들이 이런 취지를 잘 헤아려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더 발전시켜나가길 바란다.인·허가와 보험등재시스템 개선도 중요하다. 의약품이 허가를 받으면 급여 시판할 때까지 가급적 시간을 단축하고 프로세스도 심플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2016-06-01 06:14:59최은택 -
줄기세포 20년…"막연했던 가능성이 이젠 눈앞 현실로"[연속 인터뷰 ⑨]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누군가는 #줄기세포를 만병통치약으로, 또다른 누군가는 실체없는 허상으로 바라본다.재생의학에 대한 이해가 지금보다 훨씬 부족했던 시절,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51세)는 줄기세포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후 20여 년을 지나며 실낱같았던 가능성은 한결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메디포스트는 2000년 설립 이래 제대혈 보관 서비스를 이어오는 한편, 2012년 세계 최초로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는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뉴모스템'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뉴로스템'을 차기 신약후보로 준비 중이다.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도전과 모험의 연속인 바이오 벤처 업계에서 생존하기란 쉽지 않았을텐데, 양 대표는 "어려움으로 인해 심경의 변화를 겪거나 그만두고 싶은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R&D 분야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는 십중팔구 실패 하기 마련이지 않냐며, 애초부터 성공 신화에 사로잡혔다면 버텨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그가 말하는 메디포스트 성장 비결은 다름 아닌, "실패에 대한 자신감"이다.-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 임상병리과 전문의로 안정적인 생활을 보냈는데, 돌연 바이오 벤처 설립을 감행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의대 공부를 하고 병원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분들이 그렇듯, 오랜 기간 준비한 것은 아니다. 백혈병이나 소아암 환자들이 골수 기증자를 찾지 못해 이식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보면서 가족 제대혈은행과 난치성 질환 치료제의 연구개발이 절실하다고 느꼈다.90년대 후반 국내에 벤처 열풍이 불던 때였는데,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기업 차원에서 제대혈 보관 서비스를 운영하면 더 빨리,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러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신생아의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보관하는 '제대혈은행' 서비스를 첫 사업 모델로 계획했고, 장기적으로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배양해 난치병 치료제를 만드는 바이오 제약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제대혈 보관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드물었던 것으로 아는데, 현재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우리나라의 제대혈 보관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 됐다. 본인과 가족의 질병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 별도 비용을 내고 보관하는 가족제대혈은 현재 50만건 이상 보관되고 있다.매년 출산 인구의 10% 정도가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으며, 향후 제대혈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 범위가 확대되면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메디포스트의 '셀트리' 제대혈은행은 약 21만건의 제대혈을 보관하며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다.- 제대혈 보관건수가 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 국내 인지도는 낮다고 보여진다. 2003년 제대혈 파동에 이어 지난해에는 가족제대혈의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뭔가.제대혈 이식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의료행위가 아니다. 198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보편적인 치료 방법의 하나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의료선진국들을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제대혈은행을 운영하고 있다.제대혈은 재생의료산업이라는 큰 범주로 볼 때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소스에 불과하다.자신의 제대혈로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 않나. 향후 제대혈의 활용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논란이 자주 있어 왔는데, 2003년에는 잘못된 언론보도로 인해 논란이 촉발된 경우고, 지난해에는 일부 단체들이 의학적 논쟁이 아닌 상업적인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일반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회사 차원에서 관련자들을 형사 및 민사고소하고 강경하게 대응하는 중이다.임신부들을 대상으로 자가 제대혈 이식 치료 사례와 연구 성과들을 소개하는 등 일반인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메디포스트의 줄기세포 가공연구실 -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게 된 연유는 무엇인가.제대혈 내에는 조혈모세포 외에도 간엽줄기세포가 풍부하다. 제대혈은행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하면 난치병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같은 가설이 한 편의 공상과학소설 같이 보였을 수도 있다.투자 유치가 쉽지 않았지만,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단계를 거듭할수록 치료제 개발 성공에 대한 확신이 커지게 됐다.- 2012년 식약처 허가를 받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은 세계 최초의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라고 알려졌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들과 무엇이 다른가.자가 줄기세포가 환자의 줄기세포를 추출, 배양한 뒤 투입하는 경우라면,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는 일정 기준 이상인 타인의 세포를 사전 선별해 제조하는 방식이다.환자의 질병이나 나이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하게 우수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대량 생산과 엄격한 품질관리 및 규격화가 가능해 시장성 면에서도 상대적 우월성을 지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상용화 가능성에 의혹을 제기하는 시선들도 있다. 십년 전 얘기다. 카티스템이 그 근거지 않나.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은 지난해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무릎 관절염 치료를 위해 투여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그 외에도 수천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았다.2012년 출시된 이래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월평균 103건에서 올해 월평균 150건 이상으로 판매율이 급증했다.초기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데다, 시술 병원이 확대되는 등 의료진 신뢰도도 올라가는 추세다. 이제 줄기세포 치료제는 상용화 가능성이 아닌 효능에 대한 이슈가 늘어날 것이다.- 해외 진출 현황은 어떤가.'카티스템'은 지난해 미국에서 임상 1,2a상의 피험자 투여를 완료하고 추적 관찰 중으로, 2017년까지 현 임상 단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중국에서는 지난해 설립한 JVC를 중심으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인데 아직 보건당국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인허가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 중국 진출은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변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메디포스트는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와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에서 줄기세포 분야의 유일한 신규 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이 과제의 일환으로 카티스템의 일본 진출을 추진 중이며, 2018년 말까지 조건부 품목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일본 식약처와 간담회 등 신청을 위한 각종 절차들을 진행할 계획이다.그 외 호주에서도 2018년 허가를 목표로 한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뉴모스템'의 경우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7년간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유럽에서도 2015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유럽연합(EU) 28개국에서 12년 독점 판매권을 확보한 상태다.- 줄기세포 산업에 관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많을텐데.첨단바이오산업 특히 유전자, 세포 치료제 등의 분야는 사람이 대상인 만큼 오랜 검증작업이 요구된다.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한 분야다.우리나라의 줄기세포 관련 기업들이 주로 중소기업이거나 벤처인 만큼 현재 규모보다 확대된 정부의 R&D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하지 못하게 막기 보다는 규제를 풀어주고 관리방안을 강화하는 게 맞지 않나.다행히 정부가 바이오 의약품 산업의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연구비 지원을 확대하고 있고, 관련 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등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데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 기대가 크다.기업들 차원에서도 협의체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인데, 많은 기업들이 현장에 합류해 생태계 전체를 발전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소 조심스러운 질문이다. 줄기세포 치료제가 정말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처음부터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조혈모세포이식부터 밑바닥에서 시작했는데, 처음 기대치보다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줄기세포 치료는 허상이 아니라 과학이다. 기전상 모든 난치병을 정복할 순 없겠지만, 현재로선 어떤 사람들에게 어떠한 혜택을 줄 수 있을지 완성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줄기세포 치료제는 현재 증상치료에서 재생치료로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화의 선두에 서있다. 카티스템으로 의약품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마저 증명하고 있다.얼마 전까지 줄기세포 치료제에 관심을 두지 않던 다국적 제약사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는 추세이며,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분야의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중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0년에는 약 120조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2016-04-28 06:14:59안경진 -
탁월한 효과에 편의성까지…"300억 문제없다"⑥한국다이이찌산쿄·대웅제약 '세비카HCT'바야흐로 복합제 전성시대다.고혈압 + 고지혈증 복합제를 제외하더라도 국내 시판 중인 ARB + CCB 복합제는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특히 암로디핀 + 올메사탄 조합의 세비카 제네릭은 무려 70여개 품목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이런 상황이기에 '#세비카HCT'의 선전은 단연 돋보인다.대웅제약과 한국다이이찌산쿄가 공동 판매하는 세비카HCT는 세비카에 이뇨제 성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이 하나 더 추가된 국내 유일의 고혈압 3제 복합제다.박수현 대웅제약 PM 지름 1cm가 채 안되는 작은 크기지만 복합제 시장에서 일으킨 성과는 놀라웠다.유비스트 자료(UBIST)에 따르면, 세비카HCT는 2013년 44억원, 2014년 107억원에 이어 2015년 19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연간 2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올해 1월과 2월에도 각각 18.7억원, 19.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16년 300억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리란 전망이다.회사 측은 그 비결로 3제 복합 레지멘을 통한 혈압강하 효과와 단일정제의 편의성을 갖춘 제품력 덕분이라는 분석을 내놨다.데일리팜은 '세비카HCT'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박수현 #대웅제약 PM을 만나 자세한 성공 비결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세비카 제네릭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세비카HCT는 월 처방액 20억원에 달하는 대웅제약의 대표품목으로 성장했다. 그 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나?우수한 제품력이 받쳐줬기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본다.세비카HCT는 국내 유일의 3제 복합제로서, 교감신경계와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체내 염분량 조절에 모두 관여해 고혈압의 다양한 경로에 작용한다.ARB 계열 중 판매 1위를 차지하는 '올메텍' 기반이라는 점에서도 차별화 된다. 2제 요법만으로 혈압조절이 불충분한 환자에게서 뛰어난 혈압강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최근 발표된 국내 임상에 따르면, 세비카HCT는 2제 요법보다 수축기/이완기 혈압을 모두 현저하게 감소시켰으며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했다. 단일정인 데다 전 제형이 1cm 미만 크기로 2제 복합제보다 작다는 점도 복약 순응도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본다.- 올해 목표가 300억이라고 들었다.현재 ARB/CCB 복합제 시장은 8000억 규모로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 초회용량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이 40% 정도 되는데, 연간 2000억원이 넘는다. 세비카HCT는 그 시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사실 300억원은 그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지 않나. 작년처럼 100% 성장을 가정해 최소 목표액을 잡았을 뿐이다.고혈압 약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시장인 만큼 이 같은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본다.내년부터 유한양행과 한미약품도 3제 복합제를 준비한다고 들었는데, 보다 경쟁이 치열해지긴 하겠지만, 분명 선점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한국인 임상 결과를 자세히 듣고 싶다. 지난해 올메사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2제 요법으로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 고혈압 환자 623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고혈압 3제 복합제 중에선 유일한 한국인 임상이다.4주간의 약물요법을 진행한 후 2제 요법군은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7.93mmHg/4.23mmHg 감소된 데 비해, 3제 요법군은 14.75mmHg/9.5mmHg 감소됐다. 복용 8주 후에는 2제 요법 9.01mmHg/5.74mmHg, 3제 요법 16.30/11.39mmHg로 감소 폭이 더 벌어졌다.특히 두 군에서 발생한 이상반응에는 큰 차이가 없었고, 중증 이상반응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세비카HCT의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하게 된 것이다.개원가 처방률을 높이는 중요한 근거로 작용하리라고 본다.3제 복합제임에도 전 제형이 1cm 미만 크기라는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 종합병원과 개원가 처방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아직까진 병원 급이 압도적이다. 병원급 랜딩 현황은 96%로 상위 100대 종합병원 중 남은 곳이 2~3곳에 불과한데, 개원가에선 세비카 단일정 대비 70% 수준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고혈압 적정성 평가를 보면 '고혈압 진료를 잘 하는 동네병원'을 평가하는 5가지 지표 중 하나로, '이뇨제 병용투여율'이 포함된다. 세비카HCT는 이뇨제 성분이 포함된 국내 유일의 고혈압 복합제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개원가에선 약제 크기가 1cm 미만으로 작다는 점도 환자 순응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포인트라고 들었다. 동반질환으로 인한 다른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많다보니 작은 알약을 선호하시는 것 같다.- 대웅제약은 다국적 제약사와 코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대형 품목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갖는 강점을 꼽는다면?대웅제약이 해외에서 들여온 오리지널 약제를 성공시킨 대표 사례로 '글리아티린, 올메텍, 자누비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진해거담제 '엘도스'나 '나보타' 같은 보톡스, 발기부전 치료제 '타오르'도 대웅제약이 시장형성에 기여한 측면이 크다고 본다.이처럼 다양한 성공 경험과 우수한 영업력이 대웅제약이 갖는 강점일 것이다.특히 다이이찌산쿄와는 올메텍부터 세비카, 세비카HCT에 이르기까지 형제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강력한 유대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릭시아나 코프로모션도 당연하게 여길 정도였지 않나. 이러한 협업 모델은 어느 회사도 따라갈 수 없는 대웅과 산쿄만의 독자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계획을 듣고 싶다.올해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세비카HCT의 장점과 최신 지견을 공유함으로써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최근 대한심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소개된 SPRINT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관리를 강화하자는 기조가 다시금 형성되고 있어 유리하게 작용하리라고 본다.회사 차원에서는 올로스타 연장선상에서 고혈압-고지혈증 분야의 시장확대도 기대하고 있다.2016-04-25 06:14:59안경진 -
졸업하고 바로 약국한다고요? 선배들의 걱정6년제 약사들이 배출됐지만 지역 약국에서는 아직도 근무약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한다.2년 간 약사 배출이 없었으니, 6년제 약사가 두 번에 걸쳐 배출됐고, 약대 정원 증가로 졸업생도 늘었으니 셈법으로 따지자면 약사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왜일까?약국을 운영하는 현직 약사 두 명의 의견을 조합해 대화 형식으로 가상 인터뷰 상황을 꾸며보았다. 이들의 대화에는 선배 약사가 바라보는 후배 약사에 대한 염려와 우려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실제 약사 인터뷰 내용에 기반해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했다.▣A약사: 여약사, 47세, 제약사 근무 후 약국 경력 8년 차 ▣B약사: 남약사, 45세, 근무약사와 약국장 경력 15년 차A약사: 안녕하세요, B약사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B약사: 별 말씀을요, A약사님. 저야말로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약국도 한번 가보고 싶었고요. 어떻게, 요즘 약국은 잘 되세요?A약사: 정신 없이 바빠요. 아이들 키우느라, 약국 하느라. 얼마 전에 근무약사님이 독립하는 바람에 새 약사님을 구하고 있는데, 잘 안구해져서 저 혼자 떼우느라 너무너무 바쁘네요.B약사: 그렇죠. 요즘 약사 구하기 힘들죠. 그나마 서울이나 문전약국은 좀 나아요. 저같은 지방의 동네약국은 근무약사 구하기 거의 포기하고 있어요. 아직 근무약사 구할 형편도 안되지만요.A약사: 아는 동료한테 근무약사 좀 알아봐달랬더니 하는 말이, '선배님, 약사 못 구하실 것 같아요. 요즘 졸업생들은 전부 바로 약국 할 거래요' 하는 겁니다.B약사: 네? 졸업하고 바로 약국을 한다고요?A약사: 네. 바로요. 그래서 근무약사 하려는 친구들이 없다기에 너무 정말 놀랐어요. 저희 때는 배울 게 한참 많아 약국을 하려면 근무약사는 필수라 생각했는데... 요즘 친구들, 특히 6년제를 나온 친구들은 '다 알고 있다. 바로 개국해도 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B약사: 약국은 정말 실전인데, 염려스럽네요. 과연, 그 친구들 괜찮을까요?저만 해도 처음 약국 근무할 때 얼마나 고생했는지…….약물치료학을 배웠다고 해도, 당장 약국에 '배가 아프다'고 찾아온 환자에게 어떤 약을 권할 지 알 수 없어 쩔쩔 맸는데 말이죠.그러고 보니 저도 얼마전에 6년제 졸업한 한 후배가 '바로 약국을 열려고 하는데, 조언 좀 해달라'고 연락해와 흠칫 놀랐습니다.A약사: 저만 느낀 게 아니네요.B약사: 그렇죠. 6년제 출신 모두를 만나본 건 아니니 일반화할 순 없겠죠. 그래도 요즘 친구들은 나이도 많고 경제적으로 개국 준비를 해놓고 입학한 친구들도 꽤 된다고 하니,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A약사: 저는 제약회사에서 오래 근무하고 근무약사 거쳐 약국을 열고도 처음은 '멘붕' 수준이었어요. 얼마나 힘들었는지,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던 제약사인데도 '왜 그만뒀을까' 생각이 절로 들었는데. 바로 개국해도 된다는 그 자신감, 어찌 보면 대단하네요.B약사: 아마 연령대도 그렇고, 학교에서는 전문약 위주로 배우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실습을 나와서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학생들은 조제실 안에서 조제만 하고 손님 응대를 제대로 경험하거나 배워보지 못한다고 하잖아요.약국이 '처방전 대로만 조제해서 복약상담 잘 하면 되는 곳'으로 인식한다면, 졸업하고도 바로 실전이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할 수 있죠.A약사: 제가 6년제 교과과정을 잘은 모르지만, 요즘은 일반약에 대해 많이 배우나요? 환자 증상을 듣고 '베아제'를 줘야할지, '까스활명수'를 줘야할지, 병원에 보내야 할지 알 수 있는 수준으로 배우나요?B약사: 그 점이 제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약물 치료학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약사국시에도 약물 치료학이 포함되는데, OTC 케어와 트리아지(triage)를 포함해 자세히 교육받는지는 담보할 수 없죠.A약사: 약국에 처방전을 가져오는 환자야 오류 없이 조제하고 복약지도 잘 하면 되지만…당장 급한 증상에 약국에 온 환자에게는 OTC케어가 필수인데요.환자가 '타이레놀 주세요'라고 말한다 해도 약사는 그 말을 '통증이 있어요, 아파요'로 해석해 왜 먹으려 하는지, 누가 먹을 건지, 증상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물어봐야 하잖아요.B약사: 그렇죠.A약사: 제가 처음 약국을 했을 때 힘들었던 점도 그런 내용을 학교에서 배우지 못해서, 오로지 경험과 나만의 임상으로 익혀야 해서였는데. 그런 점에서 졸업하자마자 약국을 열려는 후배들은 걱정스럽네요.B약사: 선배들이 더 잘 이끌어야 하죠. 지역 약사회와 선배 약사들의 의무가 이것이라고 생각해요.A약사: 네. 그래서 B약사님은 약국 오픈 상담하려는 후배에게 뭐라고 말씀하셨어요?B약사:...뭐라고 잔소리할 수 있나요. 이미 성인인데요. 개국에서 조심해야 할 점, 꼭 필요한 점 짚어주고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당부당부했죠.A약사: 조언을 하면 자칫 잔소리가 되고, 본인이 느끼지 않는 한 배우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니까요.저도 어릴 때 선배님들이 해주신 얘기들을 이제서야 '그때 그 말씀이 이 뜻이었구나' 한다니까요.B약사: 누구나 그렇죠.A약사: 네. 저는 근무약사님 들어오시면 정말 잘 가르쳐드릴 수 있는데. 좋은 분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B약사: 알겠습니다. 다음에 또 뵙죠.A약사: 네. 약사님도요. 건강하세요.2016-04-16 06:14:59정혜진 -
세포면역치료제 가시화…"암 완치 멀지 않다"[연속 인터뷰 ⑦] 이제중 박셀바이오 대표"연구 성과는 좋은데,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되려면 너무 오래 걸린다. 그 과정을 줄여야만 했다"다발골수종연구회장으로서 다년간 연구와 진료현장에 헌신해 온 임상의사가 바이오벤쳐 CEO가 되어 돌아왔다.국내 토종 항암 면역세포치료 전문기업 #박셀바이오의 #이제중 대표다.세포치료제 제조소 앞에 선 박셀바이오 이제중 대표 2010년 자본금 15억원만을 가지고 출발했던 박셀바이오는 2015년 말 첫 성과를 냈다.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다발골수종 치료제의 초기임상을 완료한 것이다.덕분에 현대투자금융과 현대기술투자로부터 15억원의 유상투자를 받아 재정적으로도 안정적인 토대를 확립했다.올 1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간암에 대한 자연살해세포 치료제의 1상 임상 승인을 받았으며, 반려견을 위한 암 면역치료제와 면역증강제에 대한 연구도 진입을 앞두고 있다.이제중 대표는 "지금까지 긴 준비과정을 가졌고, 이제 도약기다. 2017년부터는 회사가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임상의사로서 바이오벤처를 설립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계기가 있었나.물론이다. 2005년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수 시절 같이 공부하던 선배가 처음 바이오벤처 설립을 제안했다. 많은 후배들이 연구자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기초연구로 성공하는 사례를 보여주자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 경제적 욕심은 없지만 혹 이윤이 나면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 연구소를 짓고 백신 메카로 키워보자는 의도도 있었다.그 때만 해도 연구하랴 환자 진료하랴 그럴 여유가 있느냐고 거절했는데, 2008년 결정적인 계기가 생겼다.2000년부터 암 면역치료에 대한 이행성연구를 수행했는데, 연구 개발이 다 되었음에도 지역 내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다음 단계로 진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굴지의 제약기업과 협상과정에서 난항을 겪던 중, 전남대학교에서 먼저 바이오벤처를 만들고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린 뒤 기술이전 하는 방향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연구 단계에서만 끝나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나. 환자에게 전달되려면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주변 선후배들로부터 삼삼오오 연구비 지원을 받아 2010년 박셀바이오를 자체 창립하게 된 것이다.기초의학 전문가 1명, 기업 경영 및 자문을 담당해주시는 2명과 연구소장으로 수의학 박사 1명, 상임연구원으로 이학박사 1명, 수의학박사 1명이 있고 석사연구원 1명, 학사연구원 2명과 행정인력 2명으로 구성된 작은 조직이다.박셀바이오 임직원들 - 창립 이후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처음에는 후회도 많았다. 회사를 운영해 본 경험이 전무한데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이지 않나.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표이사직을 병행하는 데 대한 부담감과 투자 유치 과정에서 어려움이 컸는데, 주위 지인들과 동료들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이 호전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볼 때였다. 그 때 처음으로 시작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면역치료제 상용화를 위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위안을 많이 받았다.지금은 임상현장과 치료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임상의사가 개발자로서 직접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지를 절실히 느낀다. 임상의들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 분명 있다.- 기업명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박셀바이오(Vaxcell-Bio)'는 '백신(vaccine)'과 '세포(cell)'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백신과 세포치료제를 개발한다는 회사의 방향성을 담았다.박셀바이오의 설립이념은 난치성 종양 치료를 통한 인간의 생명존중과 인류애를 실현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의료기술을 상용화 하고,면역세포치료를 대중화시켜 난치성 종양을 극복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과는 어떤 관계인가?2005년 화순전남대병원이 개원한 뒤 전남생물의약연구원이 들어섰고,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내에 의생명과학융합센터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갖춰지면서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가 형성됐다.2010년 설립된 박셀바이오도 그 일부로,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에서 암면역치료제 등을 사업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기초연구 개발부터 비임상시험, GMP 설비, 중개 임상연구, 산업화까지 전 과정이 원스톱으로 수행된다는 게 가장 큰 의의일 것이다. 특히 화순군 지역이 백신산업 특구로 지정되면서 백신산업 연구에 상당 부분 정부지원을 받고 있다.기초연구를 수행하는 화순의생명융합센터 기초 연구팀과 화순전남대병원 이행성연구팀에서 암 면역치료제를 개발하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비임상 독성시험을, 박셀바이오와 화순전남대병원 암면역치료연구센터에서 각각 안정성과 유효성 시험을 진행한다. 식약처에서 임상연구 승인을 받은 후에는 박셀바이오가 임상연구에 쓰이는 암면역치료제를 제조하고, 전남생물의약연구원의 무균시험을 거쳐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임상시험이 이뤄진다. - 2013년에 화순전남대병원과 함께 다발골수종 치료제를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약인가?'Vax-DC/MM'은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암면역치료제다. 수년간 기초연구를 통해 자체 개발한 것으로, 특별한 이상반응 없이 임상적 유효성 66.7%로 상당히 고무된 성적을 보였다.2015년 말 1/2a상 임상을 종료하고 논문작업 중이다. 몇 가지 보완사항을 거친 뒤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2상 연구를 수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레날리도마이드 같은 기존 면역조절제나 PD-1, PD-L1 등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와 병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식약처에서 1상 임상 승인을 받은 간암 치료제에 대해서도 소개해 달라.'Vax-NK/HCC'는 체내 면역세포 중 하나인 자연살해세포(NK cell)를 활용한 치료제다. 화순전남대병원 암면역치료연구팀에서 수 년간 자체 연구를 시행한 결과, 고순도의 강력한 암면역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NK 세포는 체내에서 있으면 활성도가 낮아 종양을 사멸시키는 효과가 떨어지는데, NK세포를 환자 몸 밖에서 체외 증식시킨 뒤 강력해진 면역세포를 다시 간 종양에 주입해 종양을 사멸시킨다는 개념이다.1상 임상에서는 4주기 동안 간동맥내 항암주입요법을 시행받은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5일간 자가 자연살해세포를 집중 투여하게 된다.-수지상세포나 자연살해세포를 활용한 세포면역치료제는 기존 항암제들과 어떤 점이 다른가?부작용이 적어 안전하면서도 효과가 강력하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일선에서 환자치료를 직접 담당하는 의료진들이 직접 개발하고 최적의 치료 프로토콜을 확립했다는 점에서도 차별성이 있다고 본다.최근에는 이러한 암면역치료제의 적용 범위를 다발골수종, 간암 외에 다른 암종으로 확대하고, CAR NK 세포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또한 동물의약품으로 반려견을 위한 림프종 및 고형암 치료제와 예방접종 효과를 올리기 위한 면역증강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현대투자금융과 현대기술투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안다어느 정도 내실을 키운 뒤 외부에 회사를 알리겠다는 계획이었는데, 개발 성과가 나오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몇몇 회사들이 관심을 보여 왔다.임상의사로서 경제적 가치보다도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약물을 개발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현대 측에서 이를 좋게 받아들여 30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현재보다는 미래 가치를 보고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이후 기업경영 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회사가 한결 안정권에 진입했다. -해외 진출 계획도 있나.2015년 말 항암제 분야를 선도하는 다국적 기업과 협의를 진행했고, 향후 암면역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지금까지 회사 기반을 다지는 기간이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도약할 시기다. 2017년 이후부터는 회사 매출이 나오고 제 3단계로 진입할 것이다.2016-04-14 06:14:59안경진 -
당뇨약도 환자도 다양…"맞춤형 처방, 선택아닌 필수""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덕분에 고민도 늘었다." 당뇨인구 300만 시대를 살아가는 임상의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다.체내에서 당뇨병을 유발하는 생리학적 기전이 하나둘 밝혀지며 선택지는 늘어나는데, 당뇨병 패턴도 점차 세분화 되고 있다.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제 조합을 적용해야만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당뇨병 환자를 보는 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2002~2013년 당뇨병 치료제 처방률 변화(출처: Korean Diabetes Fact Sheet 2015) 여기 최근 10여 년간 우리나라의 당뇨병 약물치료 동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대한당뇨병학회가 지난해 추계학술대회에서 공개한 #Korean Diabetes Fact Sheet 2015에는 당뇨병 유병률부터 동반질환, 합병증,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까지 한국인의 당뇨병 실태가 고스란히 담겼다.2012년부터 매년 나오던 통계자료지만 이번 Fact Sheet는 단순한 업데이트 외에 차별화된 의미를 갖는다.2002~2013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와 건강검진자료가 반영되면서 계열별 혈당강하제 처방비율과 변화 추이 등을 구체적으로 수치화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당뇨병 치료제의 역사서나 다름 없다.◆메트포르민 '흥'하고 SU '쇠'하고= Fact Sheet를 통해 들여다 본 국내 당뇨병 치료역사에서는 지난 10년간 커다란 판도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메트포르민(하늘색)의 성장이다. 2002년 절반 수준(52.9%)에 머물던 메트포르민 처방률은 2013년 80.4%로 정점을 찍었다. 곡선 기울기가 다소 완만하긴 하지만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 2010년 설포닐우레아를 꺾은 뒤 '처방률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반면 왕년에 1위였던 설포닐우레아(SU, 회색) 계열은 힘을 잃었다. 2002년 처방률 87.2%에서 2013년 58.5%로 하향세를 그렸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판도변화가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 형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한다.상대적으로 인슐린 분비능 저하로 인한 당뇨병 환자가 많았던 2000년대 초반까지는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SU 계열 약물이 잘 들었지만, 이제 SU만으로는 효과적인 혈당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인한 당뇨병 발생비율이 높아지면서 상황은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메트포르민에 유리해졌다. 그만큼 안전한 혈당강하제에 대한 요구도가 올라갔음을 나타내는 결과기도 하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에는 혈당조절 효과가 높은 약제보다 저혈당증 발생이 적고 체중을 증가시키지 않는 약물이 선호된다"며 "비만, 고령 인구의 증가 영향으로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안전성이 강조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2002~2013년 단독·병용요법 처방률(출처: Korean Diabetes Fact Sheet 2015) 그런 면에서 치아졸리딘디온(TZD, 빨간색)에 안타까움을 갖는 임상의들도 상당하다.2000년대 초반 경 도입된 TZD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약이었는데, 심혈관질환, 방광암 등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는 바람에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 김대중 교수는 "TZD는 여전히 필요한 약이다. 안전성 논란으로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초기 또는 당뇨병 전단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TZD처럼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제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병용 효과로 'DPP-4 억제제' 가치상승= 메트포르민 다음으로 눈길을 사로 잡는 보라색 그래프, 바로 DPP-4 억제제다.TZD의 빈틈을 노린 전략은 주효했다. DPP-4 억제제는 인슐린 감수성과 안전성이라는 최신 경향을 가장 잘 반영하는 약제로서, 2008년 도입 이후 가장 가파른 기울기를 보인다.2013년 기준 처방률 38.4%로 순서상 3위지만, 2인자 자리에 오르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여기에는 단일제 처방이 줄어들고 2제·3제 등 병용처방이 늘어나는 현상도 큰 몫을 차지했다.2013년 2제요법의 처방 현황(출처: Korean Diabetes Fact Sheet 2015) Fact Sheet의 또다른 그래프를 보면 단독요법은 2002년 58.4%에서 2013년 39.5%로 감소했으며, 2제요법과 3제요법은 각각 35.0%→44.9%, 6.6%→15.5% 증가했다.단독요법 중에선 2013년 처방률 기준으로 메트포르민(53.2%)이 SU(30.6%), 인슐린(10.8%)보다 압도적이고, 2제요법으로는 메트포르민 + SU 조합(41.7%)과 메트포르민 + DPP-4 억제제 조합(32.5%)이 1, 2위를 다퉜다.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복합제나 병용처방이 늘면서 부작용은 적고 다른 약제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DPP-4 억제제 선호도가 높다"며 "과거에는 당뇨병을 인슐린 저항성 증가와 인슐린 분비능 저하 2가지로만 구분했지만 최근에는 8가지, 11가지 유형으로 세분화 하는 추세다. 다양한 계열의 약제를 환자에 맞게 적용하는 맞춤형 치료전략은 필수"라고 강조했다.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메트포르민과 SU, 2가지 선택만 가능했던 10년 전과 달리,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비만형과 비(非)비만형, 베타세포 기능, 인슐린 저항성 등 환자의 병태생리학적 특성까지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접근해야만 한다. 향후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에게 새롭게 요구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적절한 약제선택 만큼 복약순응도와 합병증 관리도 중요한 영역이다. 궁극적으로 당뇨병 조절률을 높이려면 환자 스스로 저혈당 증상과 합병증 예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충분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교육수가 마련 등 정부지원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2016-04-12 06:15:00안경진 -
승부사 'GLP-1 유사체'·심장병도 잡는 'SGLT-2 억제제'당뇨병 치료의 최신 경향 [하] GLP-1 유사체·SGLT-2 억제제◆반전을 노린 승부사 'GLP-1 유사체'= 인크레틴 계열의 장점을 갖춘 경구용법제가 DPP-4 억제제라면, 주사용제에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있다.GLP-1 수용체 작용제는 간접적으로 인크레틴 분비에 관여하는 DPP-4 억제제와는 달리, GLP-1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피하주사제다.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감만 감수할 수 있다면 혈당이나 체중조절 면에서는 강력한 효과를 자랑한다. 같은 주사제지만 인슐린과 차별화 되는 포인트다.국내 첫 GLP-1 수용체 작용제는 2008년 허가된 바이에타(엑세나타이드)다. 바이에타는 DPP-4 억제제 자누비아와 동년배지만 급여 문제와 주사제라는 제약에 걸려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사노피아벤티스의 릭수미아(릭시세나타이드)나 노보노디스크의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도 비만한 당뇨병 환자에게 써볼만 한 약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적어도 지난해 초까지는 그랬다.반전은 2015년 후반기부터 일어났다. 보건복지부가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급여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메트포르민, 인슐린과 3제요법에 보험 혜택이 적용됨은 물론, 체질량지수(BMI) 기준도 30kg/㎡에서 25kg/㎡으로 낮아졌다.시장상황에도 운이 따랐는데, 마침 주 1회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다. 주사제인 대신 반감기를 대폭 늘림으로써 경구제의 편의성에 승부수를 던지려는 시도였다.GLP-1 수용체 작용제 출시·개발 현황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듀리언(장기지속형 엑세나타이드)이 유일하던 주 1회 GLP-1 시장에 릴리의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와 GSK의 이페르잔(알비글루타이드)이 진입해 경쟁 체제를 구축했고,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가 2상 임상에서 성과를 거두며 한 달에 1번 투여하는 GLP-1 유사체의 개발이 가시화 됐다.그 외 기저 인슐린과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고정용량 복합제도 전망이 밝다.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설토피(인슐린디글루덱 + 리라글루타이드)는 유럽 허가 이후 미국에서 FDA 검토를 진행 중이고, 사노피 역시 릭실란(인슐린글라진 + 릭시세나타이드)의 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한미약품이 개발해 지난해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랩스인슐린콤보(에페글레나타이드 + 랩스인슐린)는 주 1회 투여용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복합제다.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인슐린과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하나로 담아낸 주사제는 혈당과 체중조절 효과를 높이면서도 저혈당증 발생을 줄이고 편의성을 개선해 기대가 높다"며 "그간 인슐린 투여가 필요함에도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는 환자들도 있었는데, 주 1회 또는 월 1회 투여하는 제품이 나온다면 획기적 반응을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혈압·체중도 잡는다...'SGLT-2 억제제'= 아무리 효과가 좋더라도 주사 맞기는 죽기보다 싫다고 버티는 환자가 있다면? 그런 환자들에게도 대안은 있다.신세뇨관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담당하는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혈당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 #SGLT-2 억제제다. 만약 그 환자가 비만이라면 더욱 안성맞춤이다. SGLT-2 억제제는 인슐린과 독립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베타세포 기능장애가 있거나 인슐린 분비능이 심하게 저하된 환자에게도 저혈당증 우려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기존 치료제들과 작용기전이 겹치지 않아 병용요법으로서 활용도도 높다.특히 최근에는 혈당조절은 기본이고 혈압, 체중감소 효과까지 밝혀지면서 DPP-4 억제제의 영역을 무섭게 위협하고 있다.현재까지 국내 출시된 SGLT-2 억제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와 베링거인겔하임·릴리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얀센의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 아스텔라스의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 4종.그 중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포시가다. 올해부터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SU)를 포함한 3제요법에 대한 보험 급여가 인정받기 시작했고,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등과 복합제 개발도 가장 활발하다.자디앙은 후발주자라는 표현이 무색하리 만큼 큰 일을 냈다.지난해 유럽당뇨병학회(EASD 2015)에서 공개된 EMPA-REG OUTCOME 연구를 통해 심혈관사건 및 사망률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된 것이다.심혈관계 고위험군 7000여 명을 평균 3.1년간 추적한 결과, 자디앙은 위약 대비 심혈관계 사망률을 38%, 심부전 입원율을 35% 감소시켰고, 전체 사망률 또한 32% 줄이며 유의한 차이를 냈다(NEJM 2015;373:2117-28).당뇨병 치료제로서 심혈관사건과 사망을 줄인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국내외 전문가들은 "혈당조절만이 아닌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종합 관리하는 방향으로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고 있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다만 EMPA-REG OUTCOME에서 나타난 심혈관계 예방 효과가 자디앙만의 효과인지, SGLT-2 억제제의 계열 효과인지는 두고 볼 일이라는 평가다.이에 동일 계열의 경쟁품목들은 일제히 심혈관계 혜택 검증에 나섰다. 포시가는 DECLARE-TIMI 연구를, 인보카나는 SAVOR 연구를 각각 진행하고 있다. 한편 SGLT-2 억제제에 주어진 또다른 과제는 비뇨생식기계 감염이나 케톤산증 등 부작용 이슈를 극복하는 것이다.지난해 말 미국 FDA는 시판 중인 SGLT-2 억제제 3종-인보카나·포시가·자디앙-의 제품 라벨에 케톤산증과 중증 요로감염에 관한 경고문구를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관해선 작용기전상 예상됐던 이상반응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메트포르민도 소화기계 부작용이 있지만 사용하지 않나.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며 "임상의가 강력한 혈당조절과 체중감소라는 장점과 감염, 탈수 등의 부작용을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도 "요로감염, 생식기감염 등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지만 국내에서는 드물고 개인적으로도 경험한 사례는 없다"며 "FDA 권고사항은 주의해서 사용하라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정리했다.2016-04-11 12:15:00안경진 -
종병잡은 로벨리토 "이번엔 개원가 잡는다"로벨리토④ 한미약품·사노피 '로벨리토'복합제의 장점이 편의성이라면 관건은 조합이다.제약업계의 복합제 개발 능력이 상승하면서, 시너지 효과와 함께 차별화된 조합은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다르지만 연관성이 깊은 두 질환, 고혈압-고지혈의 복합제 시장에서 한미약품과 사노피가 공동 개발한 '로벨리토'가 그렇다.현재 시장에서 대세는 'ARB+스타틴'이다. 여기서 출시된 복합제 대부분은 스타틴 중 '로수바스타틴(크레스토)'을 기반으로 한다. 로벨리토의 특징은 최초이자 유일하게 '아토르바스타틴(리피토)'을 조합했다는 점이다.특별한 조합의 뒤에는 우수한 제제 기술이 있다. 사실 아토르바스타틴은 분자(지용성), 대사경로(CYP 3A4) 등 특성으로 인해 타 약물과 결합이 용이하지 않다. 실제 상당수 회사들이 이같은 이유로 인해 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 개발을 포기하기도 했다.차별화의 결과 역시 좋다. 2013년 12월 출시된 로벨리토는 해당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지난해 약 135억원 매출을 기록, 전년대비 무려 200% 이상 성장했다.최영오 PM데일리팜이 최영오 로벨리토 PM을 만나 성공비결에 대해 들어 봤다.-200% 성장은 고무적인 결과다.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보는가?한미약품과 사노피-아벤티스가 개발부터 마케팅, 영업까지 함께하고 있다. 코프로션으로 인한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좋았다고 본다. 특히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성공적인 랜딩을 통해 처방 선점이 이뤄진 부분이 주효했다.-병원 급 랜딩 얘기가 나왔는데, 의원급과 병원급의 로벨리토 처방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차이가 좀 있다. 현재 3대 7 정도로 병원급 의료기관의 처방이 많다.-생각보다 차이가 많이 나는 듯 하다. 한미가 의원급 영업에 강점이 있는데, 병원급이 압도적인 이유가 있나?기존에 없던 시장에 창출한다는 점에서 여러움이 있었던 것 같다. 고혈압-고지혈 복합제 자체가 로벨리토가 최초였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낯설어하는 개원의들이 많았다.개원가 처방은 병원에서 인지도가 확고해진 이후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다만 로벨리토 이후 다양한 제약사들이 고혈압-고지혈 복합제를 출시하면서 인지도 상승에 도움이 됐다고 판단된다.-개원가 처방 확보를 위한 향후 계획이 있을 듯 하다.영업 현장에서 디테일 강화는 물론, 이르베사르탄과 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 즉 로벨리토의 특장점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특히 아토르바스타틴이 당뇨병 환자에 강점(심근경색, 뇌졸중 위험 감소)이 있다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당뇨병 전문병원이나 내과, 가정의학과 의원에 적극적으로 학술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로벨리토와 관련해 추가로 진행중인 연구가 있는가?현재 두개의 질환을 한알의 약제로 치료했을때 시너지 효과를 살피는 임상을 설계중이다. 이르베사르탄과 아토르바스타틴 각각의 성분은 이미 대규모 연구를 통해 검증된 약이다.따라서 두 성분이 합쳐졌을때 예상되는 장점인 복약순응도와 항염증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주 목표이다.참고로 이미 로벨리토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동반환자 230명을 대상으로 8주간 단일요법의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를 통해 목표 평가항목을 충족시켰다.-향후 매출 목표, 그리고 마케팅 측면에서 계획이 있따면?종병과 꾸준한 소통을 이어가면서 개원가 공략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로벨리토가 500억원 이상의 처방도 확보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믿고 있다.사노피와의 협업활동 역시 더 강화하고 'ARB+스타틴=로벨리토'라는 이미지를 더 확고히 쌓아갈 것이다.2016-04-11 06:14:59어윤호 -
박빙의 승부, 'DPP-4 억제제' 9품목 치열한 경합당뇨병 치료의 최신 경향 [상] DDP-4 치료제 ◆다크호스 'DPP-4 억제제'의 출현= 2000년대 들어 경구혈당강하제 시장에는 또 한번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치아졸리딘디온(TZD)의 안전성 논란 이후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SU)의 독주가 지속되던 판국에 제동을 건 신흥강자가 나타났다.체내 인크레틴 호르몬의 분해를 억제함으로써 혈당조절에 관여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 #DPP-4 억제제의 등장이다.DPP-4 억제제의 작용기전은 GIP, GLP-1 같은 인크레틴 호르몬의 기능을 알고나면 이해하기 쉽다.GLP-1의 생리작용은 포도당 의존적으로 일어나는데, 인슐린 분비는 증가시키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는 한편 베타세포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리용량을 투여할 경우 식욕억제와 위배출시간 지연시킴으로써 체중감소도 기대할 수 있다.즉 제 2형 당뇨병에게 GLP-1 또는 GLP-1 유도체를 적용하면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DPP-4 억제제의 작용기전 ⓒ데일리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DPP-4 억제제가 같은 인크레틴 계열 약물로 분류되는 것도 이러한 공통기전 때문이다. 인크레틴 계열 중 DPP-4 억제제는 GLP-1의 분해효소인 DPP-4와 결합해 GLP-1과 GLP의 분해를 저해하는 작용을 한다.시타글립틴, 리나글립틴, 알로글립틴, 제미글립틴 등은 DPP-4의 촉매영역과 비공유결합을 형성하고, 빌다글립틴과 삭사글립틴은 공유결합을 통한 효소-억제제 복합체를 형성한다는 결합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DPP-4에 가역적, 경쟁적으로 부착해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는 원리는 동일하다.DPP-4 억제제는 췌장을 직접 자극하지 않고도 혈당조절에 관여하는 인체 메커니즘을 조절함으로써 저혈당, 체중증가 등 기존 치료제의 이상반응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특히 비슷한 계열인 GLP-1 수용체 작용제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경구용제라는 장점을 내세워 무서운 기세로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대한당뇨병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ADA), 유럽당뇨병학회(EASD) 등 주요 가이드라인은 이제 메트포르민 이후 2차약제로 SU 대신 DPP-4 억제제를 적극 권고하고 있으며, 진단 당시부터 당화혈색소(HbA1c)가 높은 환자 등 경우에 따라서는 초기부터 메트포르민과 병용 또는 1차약제로도 사용 가능하다.국내 출시된 DPP-4 억제제 현황 덕분에 경쟁 열기도 치열하다. 국내 시장에도 2008년 말 가장 먼저 출시된 자누비아(시타글립틴)를 필두로 가브스(빌다글립틴),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 트라젠타(리나글립틴), 제미글로(제미글립틴), 네시나(알로글립틴), 테넬리아(테네리글립틴), 가드렛(아나글립틴)에 이어 최근 슈가논(에보글립틴)까지 총 9개 제품이 포진했다.각각 자누메트, 가브스메트, 콤비글라이즈, 트라젠타듀오, 제미메트, 네시나메트, 테넬리아엠, 가드메트, 슈가메트라는 제품명으로 메트포르민을 장착한 2제 복합제까지 출시를 마친 상태다.이러한 시장 상황은 DPP-4 억제제에 대한 임상현장의 수요를 반영하는 지표라고도 보여진다.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ACCORD 연구 이후 지나친 혈당조절보다 저혈당, 체중증가 등 부작용 위험이 적은 안전한 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졌다"며 "단일 약제만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을 때 메트포르민의 작용기전과 상이하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DPP-4 억제제가 선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DPP-4 억제제에 찾아온 '심부전 논란'...진행형= 이처럼 잘 나가던 DPP-4 억제제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DPP-4 억제제를 장기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사건의 발단은 2013년 유럽심장학회(ESC 2013)에서 발표된 SAVOR TIMI 53 연구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의 안전성 논란 이후 당뇨병 신약에 대한 심혈관계 안전성 검증을 필수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검증하기 위해 진행된 SAVOR TIMI 53 연구에서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 투여군의 심부전 입원율이 위약군보다 27% 높게 나타났다(3.5% vs 2.8%).심부전 또는 만성신부전 병력이 있거나 나트륨이뇨펩타이드(natriuretic peptide) 수치가 증가된 환자일수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Circulation 2014;130:1579-88).네시나(알로글립틴)의 EXAMINE 연구는 통계적 차이는 없었지만 네시나군에서 심부전 입원율이 위약군보다 높게 나타나(3.1% vs. 2.9%) 심부전 의혹을 온전히 떨쳐버리지 못했다(Lancet 2015;385:2067-76).이에 FDA는 두 연구를 근거로 지난 2014년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DPP-4 억제제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안전성 서한을 냈고, 불과 며칠 전인 4월 5일자로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와 네시나(알로글립틴) 두 약물의 제품 라벨에 심부전 증가 가능성을 추가한다고 밝혔다.4월 5일 FDA 홈페이지에 고지된 사항(캡쳐화면) 다행히 동일 계열의 자누비아(시타글립틴)는 2015년 유럽심장학회(ESC 2015)에서 발표된 TECOS 연구(NEJM 2015;373:232-42)를 근거로 이번 조치에서 빠졌다.그러나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전체 DPP-4 억제제 계열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DPP-4 억제제가 심부전 위험을 올린다는 자료도 있지만 아니라는 근거도 많은데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주의는 하되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SAVOR TIMI 53 연구를 예로 들어보면 온글라이자군과 위약군의 심부전 입원율이 0.7% 차이가 난다. 1000명 중 7명 꼴로 증가하는 셈인데, 상대위험도 27% 라는 수치가 발생률이 낮을 때는 아주 작은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김대중 교수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DPP-4 억제제나 GLP-1 수용체 작용제 같은 인크레틴 계열 약물을 사용해 심부전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면서 "국내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과 DPP-4 억제제의 심혈관계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시작 단계지만 두어달 뒤 결과가 나오게 되면 보다 명쾌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역시 "DPP-4 억제제의 사용 경험이 10년가량 쌓이면서 몰랐던 위험들이 밝혀지는 것뿐, 못 쓸만한 부작용은 아니다"라며 "임상연구와 실제 현장은 다르다. 주의해서 사용하되 DPP-4 억제제 계열 전체의 문제인지 특정 약제의 문제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2016-04-11 06:14:57안경진 -
'변신'…노장 인슐린·춘추전국 경구제·왕의 귀환 TZD우리에겐 다행히 당뇨병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가 많다. 당뇨병 치료제 의 원조격인 #인슐린을 제외하더라도 오늘날 경구요법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메트포르민부터 2000년대 후반 진입한 이래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는 DPP-4 억제제까지 선택지는 무궁무진하다.복약 편의성은 물론, 심혈관계 예후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치료제들이 등장하며 "약만 잘 먹으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 못지 않게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과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우여곡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 1920년대 최초의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이 등장한 이래 약 100년간 숱한 약물들이 울고 웃었다.1막. "노장은 죽지않는다. 다만 진화할 뿐이다"...인슐린 편 인슐린은 장수 약물이다. 1889년 독일에서 개의 췌장제거수술에 성공하면서 췌장기능과 당뇨병 발생의 연관성에 대한 실마리를 찾은 뒤, 1921년 개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리해 낸 게 당뇨병 치료의 시초였다.주사제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최장수'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혈당강하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갓 도입된 신약들의 최대 약점인 장기 데이터 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그런데도 저혈당증과 체중을 증가시킨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었는데, 2012년 발표된 ORIGIN 연구는 이러한 분위기를 단번에 역전시켰다(NEJM 2012;367:319-328).ORIGIN 연구는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가진 당뇨병 전단계 및 초기 환자 1만 2000여 명(평균연령 63.5세)을 대상으로 6.2년간 인슐린 글라진(란투스)과 표준요법의 경과를 관찰했다.그 결과, 인슐린 글라진군의 일차종료점(비치명적 심근경색 및 뇌졸중, 심혈관계 사망, 혈관재관류술, 심부전에 의한 입원 등) 발생빈도는 연간 100명당 2.94명으로 표준요법군(2.85명)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인슐린 글라진을 6년 넘게 장기간 투여했을 때도 표준요법과 비교해 비열등함은 입증됐다.저혈당증(연간 100명당 1.00명 vs. 0.31명)이나 체중(1.6kg 증가 vs. 0.5kg 감소)은 인슐린 글라진군에서 다소 높았지만, 암 발생률과 암 사망률에는 차이가 없었다.김신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연구 시작 당시 60대였던 환자들이 70대가 되도록 인슐린 글라진을 사용했지만, 심혈관사건이나 부작용 우려 없이 당화혈색소(HbA1c)를 6%대로 유지했다는 건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라며 "조기 인슐린요법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중요한 단서가 됐다"고 평가했다.인슐린의 개발 역사 최근 란투스 같은 인슐린 유사체를 뛰어넘는 기저 인슐린이 등장하며 '제2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노보노디스크의 트레시바(인슐린 디글루덱)와 사노피아벤티스의 투제오(인슐린 글라진), 릴리가 개발 중인 페그리스프로 등이 그 주인공들.이들은 란투스에 뒤지지 않는 혈당감소 효과를 보이면서도 저혈당증 발생을 현저히 줄였다는 강점을 지녔다.김신곤 교수는 "인슐린을 투여할 때는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지만 과거 NPH보다 란투스가, 란투스보다 차세대 인슐린 제제들이 저혈당증 위험을 개선시켰다"면서 "신약들은 야간 저혈당증과 투여 시간에 대한 부담을 줄여 환자들의 숙면과 삶의 질을 보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더 안전하게, 더 오래' 진화해 가는 차기 인슐린의 앞날이 기대된다. 2막. 경구혈당강하제의 춘추전국시대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는 지난 반 세기 동안 더욱 치열한 변화를 겪었다.당뇨병의 병태생리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이를 세분화 해서 공략하는 약물들이 등장했다.DPP-4 억제제, GLP-1 유사체 작용제 등 인크레틴 기반 약물이 도입된 2000년대 이전까지 #설포닐우레아(SU), 메트포르민으로 대표되는 비구아니드,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와 #치아졸리딘디온(TZD) 계열 등 다양한 약물이 개발, 사용돼 왔다.◆췌장·인슐린 분비 촉진하는 SU= 경구용 약물치료의 서막을 알린 것은 1950년대 개발된 SU였다.SU는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인슐린이 세포와 잘 결합해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다른 치료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인슐린 분비를 유지·증가시킨다는 특징 덕분에 60년이 넘도록 애용돼 왔다.오늘날엔 SU 단독보다 다른 약제들과 병용요법으로 흔히 사용된다.다만, 췌장을 직접 자극하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효능을 보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으며, 인슐린과 마찬가지로 저혈당과 체중증가 이슈를 안고 있다.비슷한 시기 등장한 메글리티나이드도 약리작용이 유사하기 때문에 부작용 역시 비슷한데, 설폰요소제에 비해 작용시간이 짧아 주로 식후혈당을 내리는 목적으로 처방된다.◆당 흡수·생성 과정에 작용 '메트포르민'= 이처럼 저혈당이나 체중증가 부작용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결실은 비구아니드계, 바로 메트포르민의 개발로 이어졌다.비구아나이드 계열은 당분이 대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고, 간에서 당 생성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체내 혈당 수치가 낮아지게 만든다. 또한 몸의 세포가 인슐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함으로써 적은 양의 인슐린에도 혈당이 내려갈 수 있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즉, 췌장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기전. 덕분에 메트포르민은 가장 안전한 약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비교적 굴곡 없이 태평성대를 누려왔는데, UKPDS 연구를 통해서는 심혈관계 혜택에 대한 가능성까지 선보였다(Lancet 1998;352:854-65).오늘날엔 서로 다른 계열 간 병용전략이 강조됨에 따라 메트포르민의 가치가 한층 빛을 발하고 있다.경구혈당강하제의 변천사 대한당뇨병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ADA) 최신 가이드라인에서 일제히 제2형 당뇨병 환자의 1차치료제로 권고됐음은 물론, 자누비아(시타글립틴)나 트라젠타(리나글립틴) 등 DPP-4 억제제와 스타틴, SGLT-2 억제제에 이르기까지 복합제 개발도 활발하다.◆왕의 귀환...비운의 주인공 'TZD'= 1999년 미국에 도입된 TZD 계열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의 등장은 가히 획기적이었다.SU와 메트포르민 위주였던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킨다는 새로운 치료개념이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TZD는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대신 근육과 지방 세포가 인슐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함으로써 혈당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한다.그런데 이러한 기전상 차별성으로 근 10년간 한 시대를 풍미하던 아반디아는 돌연 심혈관계 안전성 문제에 휩싸이면서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사건의 발단은 2007년, 아반디아가 심혈관계 사망과 심장마비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주요 저널(NEJM 2007;356:2457-71)에 발표되면서 부터였다. 당시 식품의약국(FDA)마저 심혈관계 안전성을 문제로 사용제한 조치를 내렸다. 사실상 시장퇴출 위기였다.설상가상 방광암 유발 논란까지 제기되며 TZD는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최근 반전이 일어났다. 2013년 FDA가 아반디아의 안전성을 재검토, 사용제한을 철회한 것이다.TZD 계열 중에서도 특히 '액토스(피오글리타존)'는 2005년 PROactive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받으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대혈관사건 발생력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피오글리타존과 다른 약제를 비교한 PROactive 연구에서는 피오글리타존이 전체 사망률, 비치명적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Lancet 2005;366:1279-89).이로써 TZD는 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킨다는 오명을 말끔히 씻어냄과 동시에 예방 가능성마저 입증하게 됐다.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TZD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탁월한 약이다. 그간 저평가 된 것이 안타깝다"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가는 추세를 따라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2016-04-08 06:15:00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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