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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활성화하려면...허가제도 손 볼 전담조직 시급[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국내 일반의약품 생산 품목 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연도 별 일반·전문의약품 품목 수 및 생산액 현황을 보면 일반약 생산 품목 수는 10년 새 6401개 품목에서 5280개 품목으로 17.5% 줄었다. 반면 전문약은 9572개 품목에서 1만5946개 품목으로 66% 증가했다. 일반약 시장이 정체기에 빠진 건 오래전 일이다. 국내 일반약 시장은 2000년 의약분업 이전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하다가 의약분업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지난 2020년 약 15.1%까지 줄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일반약 시장의 활성화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입 모아 말한다. 시장의 규모가 커져야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준비 태세를 갖출 수 있는데, 현재 구조로서는 도저히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얘기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정체된 일반약 시장을 두고 3~5년 마다 활성화 요구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시간은 흘렀지만 제안된 내용은 하나같이 똑같다.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확대, 새로운 일반용 유효성분 함유 의약품(Switch OTC) 제도 마련, 의약품 재분류 기준 재정비, 일반약 전담조직 신설 등이다. 현실적으로 표제기 확대와 스위치 제도 도입 등이 일반약 활성화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일반약 허가제도 전반을 손질할 수 있는 전담조직 신설이 식약처에 우선적으로 설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A제약사 OTC 개발 담당자는 "일반약과 전문약 허가 제도 자체의 구분이 없어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며 "시장이 작아서 별도 조직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시장이 작다 보니 개발이 안되고, 개발이 안되니 시장이 정체되는 도돌이표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비처방 의약품 별도의 부서를 두지 않지만 미국은 OTC 의약품 심사를 담당하는 별도의 부서를 두고 있으며, 캐나다는 비처방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관리하는 부서를 별도로 두고 있다. 일본과 호주에서는 일반약 허가 절차를 안전성·유효성 검토 필요에 따라 제출 자료를 세분화 운영함으로써 처방의약품과 별도로 구분해 허가 절차를 간소화 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새로운 일반용 유효성분 함유 의약품(Switch OTC)인 경우 일부 제출자료를 심사에서 면제한다. 예를 들어 신약인 경우에 비해 Switch OTC의 경우 가혹시험, 제조방법, 유전독성, 생식발생독성, 발암성 자료, 약리자료 등이 면제되며 자료제출 범위를 간소화 했다. 이 관계자는 "임상시험 못하고, 개발 자체가 막히니 실효성이 높은 표제기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본은 별도로 일반약을 관리하는 부서가 있고 셀프메디케이션을 활성화 시키자는 움직임이 있어 합리적인 선에서 임상시험자료를 받지 않는 복합제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일본처럼 국내에 일반약 전담기구가 있었다면, 기존에 제안된 내용 이외에도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실제 적용 가능한 일반약 활성화 방안이 적극적으로 연구되지 않았겠느냐는 이야기다. 일본 후생노동청 통지를 보면 스위치 OTC의 경우 임상시험 제출 의무가 없고, 별도로 일반약을 관리하는 부서가 있어 다양한 복합제가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테르비나핀연고의 경우 일본에서는 다양한 주성분을 가진 제제들의 허가가 이뤄진 상태다. 테르비나핀 성분은 일본에서의 표준제조기준의 배합 가능한 표에 기재되어 있는 성분은 아니기 때문에 유사 처방 일반용 배합체나 그 외 일반용 의약품 등 제도적인 뒷받침을 활용해 다양한 성분의 복합제 개발이 가능했다. 유사 처방 일반용 배합체란 기승인 일반용 의약품의 유효성분으로 함유돼 있는 성분으로 된 의약품으로 기승인 일반용 의약품과 유효성분의 편성을 유사하게 처방한 일반용 의약품을 말하며, 허가 시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또 다른 국내 제약사 일반약 담당자는 "일반약 활성화는 제약업계만 노력한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제도가 바뀌어야 제약회사들이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을 낼 수 있다"고 정부의 의지 변화를 촉구했다. 일반약 전담기구 설치와 관련 식약처는 현재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약품정책과에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만 강조했다. 일반약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일반약 전담기구의 설치가 우선 순위 일수도 있지만, 제한된 인력으로 운영되는 정부기관에서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식약처의 경우 조직 신설을 위한 예산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인력은 행정안전부로부터 재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일반약 전담기구 신설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도 없는 문제다. 문은희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은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일반약 전담기구 설치가 우선 순위 일 수 있지만, 정부는 제한된 인력으로 정책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설득하는 부분의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문 과장은 "현재로선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신경을 써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부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식약처 또한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문 과장은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스위치 하는 제도는 식약처 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도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식약처 입장에서는 지난해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표제기 품목 확대 및 규정 개정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29일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일부 개정을 통해 비타민, 미네랄제제 표준제조기준에 배합성분·제형 추가, 표준제조기준 원료 규격의 인정 범위 확대, 안전성 정보 반영, 표준제조기준 관리 절차를 신설했다. 기준 개정으로 '비타민, 미네랄 등 표준제조기준'에 메코발라민, 코바마미드, 타우린 성분을 새롭게 추가하고, '경구용젤리제, 구강붕해정, 구강용해필름' 제형이 신설됐다. 문 과장은 "비타민, 미네랄 등은 지난해 표제기 확대가 이뤄졌다"며 "규정 개정이 된 만큼 1년에 한 번씩 의견을 수렴해 일반약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2022-07-18 18:22:08이혜경 -
"건보재정 절감" 인식 부재…일반약 컨트롤타워가 없다[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미국, 일본 같은 선진국이 일반의약품을 전담하는 정부 조직을 따로 갖춘 것은, 일반약 시장 육성을 통한 셀프케어 활성화가 곧 국부 창출인 동시에 건강보험재정 절감이란 인식이 각인됐기 때문입니다. 정작 전문약 약제비 비중이 일반약을 압도하는 우리나라 정부는 일반약 정책 필요성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반약 전담조직을 설치하자는 주장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기조차 어려운 이유입니다." 일반약 시장·산업을 육성하고 건보재정 건전성 향상을 위해 국가 차원의 '일반약 컨트롤타워'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약품 전문가들의 주장이 십 수 년째 공허한 외침으로 전락하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이 불필요한 진료비·약제비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여 건보재정을 절약할 수 있는 장치로서 일반약 활성화, 셀프메디케이션 정책을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별도 정부 콘트롤타워를 확보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의약분업 이후 20년 넘게 일반약 정책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일반약 시장은 2000년 이전 전체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했지만 의약분업 이후 대폭 줄어들어 20%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의약분업은 국내 제약사들이 전문약 개발에 치중하게 만드는 동시에 약국업무가 처방전 조제에 매몰되는 환경을 구축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약 정책이 수면 아래 가라앉은 시점도 이 때부터다. 지나치게 많은 전문약 사용량을 우려하며 일반약 시장을 활성화해 국민의 의료비·약제비 지출과 건보재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제언이 국회 등 곳곳에서 나오지만 아직 눈에 띄는 정책 변화는 전무한 실정이다. 선진국, 일반약 콘트롤타워서 정책 집중발굴 해외 선진국 분위기는 자못 다르다. 일반약과 국민, 소비자 간 거리를 어떻게 든 좁히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등은 보건의료와 의약품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부처에서 의사 처방이 필요없는 일반약 전담 콘트롤타워를 운영 중이다. 미국 FDA(식품의약국) '비처방의약품부', 일본 PMDA(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 '일반용의약품부',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 '자연및비처방의약품부', 호주 보건부 '비처방의약품 위원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정부 조직의 존재 이유는 비처방 일반약 정책 수립을 위한 전문성 확보로, 안전하고 효용성 큰 비처방약 활성화 장치를 마련하고 선진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 미국FDA 비처방의약품부는 새로운 유효성분·제형·용량·투여경로를 입증한 신규 일반약 허가(NDA, New Drug Application), 안전성·유효성이 폭넓게 인정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Rx-to-OTC switch), 사전 승인이 필요없는 OTC의약품 정책 설계(OTC Monograph), 일반약 제네릭 간략 허가신청(Generic ANDA) 등 업무를 수행한다. 일본PMDA 일반용의약품부는 복약지도 필요의약품, 일반의약품, 의약외품, 화장품의 허가·수출·증명·품질 재평가 심사 업무를 맡는다. 일본은 1979년 약사법 개정 이후 의약품 재분류 제도를 시행,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과 약국 외 판매 의약품 증가가 활발한 상황이다. 나아가 일반약 재분류 제도 활성화를 위해 제약사, 소비자를 비롯한 관련단체 의견을 상시 검토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이 모든 정책들이 일반약 전담 콘트롤타워의 진두 지휘 아래 시너지를 내며 일본 일반약 산업 활성화와 건보재정 절감 효과를 보이는 셈이다. 특히 일본은 지난해 4월 후생노동성 의정국 경제과에 '셀프케어·셀프메디케이션 추진실(훈령실)'을 설치하는 결정도 했다. 셀프메디케이션 촉진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부처 칸막이를 허문 것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보건복지부 안에 일반약 셀프케어 전반을 담당하는 정책과 1개를 별도 신설한 셈이다. 미국과 일본 두 나라 사례만 보더라도 일반약 정책 운용과 셀프메디케이션 활성화를 통한 건보재정 절감 실현에 전문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일반약 활성화, 국내 사회적 합의·논의 제로 현재로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 의약품 선진국의 일반약 전담기구 운영을 통한 시장 육성과 재정절감 성과를 마냥 지켜보며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부처가 일반약 활성화를 통한 건보재정 절감 방안에 별달리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데다, 일선 의료기관과 약국 환경 자체도 의사 처방 전문약에 과몰입된 탓이다. 의약품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우리나라 정부가 셀프케어 중요성을 깨달은 해외 선진국을 본받아 일반약 정책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건보재정 건전성 확보를 향한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없어 일반약 정책이 발전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대한약사회 김대원 정책기획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일반약 볼륨이 처방약 대비 지나치게 낮은 데다 의약품 정책도 전문약에 너무 치우쳐있다"면서 "빨리 고쳐야 할 부분인데 더 큰 문제는 일반약 활성화 필요성에 대한 논의 자체가 실종된 지 오래 됐다는 것이다. 건보재정 절감에 대한 긴장감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대원 위원장은 "정부 산하 일반약 전담 기구를 설치하는 것 역시 건보재정이 얻게 될 이익을 근거로 검토해야 하는데, 일반약 시장부터 육성해야 별도 정부조직 신설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서는 의약분업 재논의도 고려해야 한다. 의약분업 자체가 처방약 위주로 설계된 데다 당시 정부와 의사, 약사, 국민이 합의한 내용 가운데 전혀 작동하지 않는 조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도 5년에 1번 하기로 했는데 이조차 안 되고 있다. 당연히 작동해야 할 기전들이 움직이지 않도록 설계된 의약분업 재논의가 필요하다"며 "의사들이 거부하면 약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재의 의약분업 심각성을 진지하게 공유해 나가야 일반약 활성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대한약국학회 이동한 부위원장은 일반약 전담 정부조직이 신설이 꼭 필요하며, 설치 시 일반약 시장이 활기를 띄는 데 직접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약과 일반약은 유통구조나 특성 자체가 완전히 다르므로, 일반약 정책을 전담 설계·운영하고 시장 육성을 고민할 별도 정부조직이 필수라는 것이다. 다만 사회적으로 일반약 자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 일반약 전담 조직 마련을 요구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했다. 이동한 부위원장은 "정부에 일반약 전담부서가 있다는 얘기는 그만큼 비중을 두고 일반약 시장을 육성한다는 의지인 셈"이라며 "전문성 측면에서 당연히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문약과 일반약을 통째로 놓고 정책을 운영중인데, 사실 유통구조나 특성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의약분업 당시 일반약 시장과 견줄 때 오늘날 일반약 시장은 쪼그라 들었다. 일반약 자가치료가 과잉 진료비·약제비를 줄여 건보재정 절감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며 "미국, 일본 사례를 본받아 일반약 전담조직을 설치할 명분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지금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니 별도 조직을 마련하거나 논의할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조민정 정책총괄팀장도 셀프메디케이션, 일반약 활성화, 전담조직 설치를 향한 정부 의지와 사회적 관심이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조민정 팀장은 "일반약을 활성화하려면 전문약 재분류 상시화, 일반약만 전담 마크하는 별도의 담당조직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일반약 시장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건보재정 절감 기회도 많아지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며 "일반약 활성화 트랙이나 제도를 향한 정부 의지와 사회적 관심이 크지 않다 보니 일반약 전담조직을 신설하자는 주장도 수용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2022-07-11 14:24:07이정환 -
차세대 폐렴백신·유방암 신약…하반기 슈퍼루키는?[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올해 하반기 폐렴구균 백신, 황반변성 치료제, 유방암 치료제 등 굵직한 신약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연내 허가될 가능성이 있는 신약으로 ▲백스누반스(MSD) ▲엔허투(다이이찌산쿄) ▲바비스모(로슈) ▲넥스비아자임(사노피) ▲엑스키비티(다케다제약) 등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에는 14개사 18개 의약품이 신약으로 허가받은 바 있다. ◆ASCO 찬사받은 '엔허투', HER2 양성 유방암으로 첫발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는 최근 획기적 데이터로 주목을 받은 신약이다. 엔허투는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제(ADC)로 지난 2019년 12월 미국에서 인간상피세포성인자수용체2(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첫 허가를 받았다. 나아가 지난 6월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2)에서 엔허투는 HR 양성 혹은 음성에 관계없이 HER2 저발현 환자에서도 무진행생존기간과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줄였다는 데이터를 발표해 찬사를 받았다.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들은 현재 HER2 표적치료제에 적합하지 않아 미충족 수요가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엔허투의 첫 적응증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3차 라인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엔허투 허가권자는 다이이찌산쿄다. 엔허투와 같은 ADC 기전의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는 로슈의 '캐싸일라'가 있다. 엔허투는 캐싸일라와의 직접 비교 임상으로 캐싸일라 지위를 넘보고 있다.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에서 엔허투와 캐싸일라를 비교한 DESTINY-Breast03 임상 결과, 엔허투는 캐싸일라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2% 낮췄다. 객관적 반응률(ORR)도 엔허투군 80%로 캐싸일라군 34%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국내에서도 엔허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난 6월에는 엔허투 허가와 건강보험 적용을 촉구하는 국민동의 청원이 제기돼 1만4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폐렴백신 재도전 MSD, 백스누반스 장착 백스누반스는 MSD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으로 개발해 작년 7월 미국에서 처음 상용화된 제품이다. 첫 적응증으로 15가지 혈청형에 의해 유발되는 18세 이상 성인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예방을 받은 후 생후 6주 이상 전 연령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MSD는 백스누반스로 폐렴구균 백신에서 명성 되찾기에 나선다.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프리베나13은 작년 아이큐비아 기준 381억원 매출을 올렸다. 프리베나13은 13개의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에 대한 감염을 예방하는 13가단백접합백신(PCV13)이다. 우리나라에서 생후 6주 이상 모든 연령에서 접종 가능한 유일한 폐렴구균 백신으로 꼽힌다. 백스누반스는 15개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2F, 23F, 33F)에 대한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 연내 백스누반스가 허가 받을 경우 성인에 대한 적응증을 먼저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MSD는 추후 소아로 연령층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엑스키비티, 두 번째 엑손20 변이 표적치료제 예고 EGFR 엑손20 삽입 변이를 타깃하는 다케다제약의 '엑스키비티(모보서티닙)'도 연내 허가가 기대된다. 엑스키비티는 지난해 9월 미국에서 EGFR 엑손20 삽입 변이를 보이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엑스키비티는 올해 2월 국내 허가된 얀센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 동일한 EGFR 엑손20 삽입 변이를 타깃으로 해 경쟁약으로 꼽힌다. 엑손20 삽입 변이는 EGFR 변이 환자의 약 10%에서 발견되는데, 다양한 아형으로 기존 EGFR 표적 항암제로는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키비티와 리브리반트는 같은 듯 다른 특징으로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리브리반트는 엑손20 변이와 함께 MET 변이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저해제로, MET 엑손14 스키핑 단독요법, EGFR 흔한 변이에서 렉라자와 병용요법 등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반면 엑스키비티는 HER2 변이 폐암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주사제인 리브리반트와 달리 엑스키비티는 경구제라는 점도 구분되는 특징이다. 엑스키비티는 엑손20 삽입 변이 동반 비소세포폐암 1/2상 임상에서 객관적반응률(ORR), 35%, 무진행생존기간(PFS) 7.3개월을 기록한 바 있다. ◆황반변성 첫 이중저해제…바비스모 국내 진출 로슈는 연내 새 황반변성 치료제 '바비스모(파리시맙)'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비스모는 기존 안질환 치료제가 주로 표적하는 VEGF와 함께 망막 질환의 원인으로 꼽히는 Ang-2 단백질에 모두 결합해 두 경로를 모두 차단하는 최초의 이중특이성 항체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바비스모는 신생혈관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대한 4건의 3상 연구에서 최대 4개월 간격으로 투여했을 때 아일리아 대비 비열등한 시력 향상을 달성했다. 현재 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약제는 바이엘 '아일리아'와 노바티스 '루센티스'로 지난해 각각 705억원, 351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노바티스가 루센티스의 후속 약제로 선보인 비오뷰도 경쟁에 합류했다. 바비스모는 이중저해라는 기전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 투약해야 하는 질환 특성 상 의료진이 안전성이 높은 약을 선호한다는 점이 신규 약제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사노피의 폼베병 치료 신약 '넥스비아자임(아발글루코시다제알파)'도 하반기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병은 GAA 유전자 이상으로 근력 감소와 근육 위축에 따른 호흡부전과 심근병증이 나타나는 희귀유전질환이다. 국내 환자 수는 약 1300명으로 집계된다. 사노피는 기존 치료제 '마이오자임'보다 마노스 6-인산(M6P) 함량을 15배 가량 증가시킨 넥스비아자임을 개발했다. M6P는 폼페병을 일으키는 GAA 효소를 세포 내 리소좀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2022-07-06 06:20:51정새임 -
10년 전보다 가격 하락...'천편일률' 일반약의 하향평준화[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의 일반의약품 사업에서 가장 큰 고민은 고가의 신제품을 내놓기 어렵다는 시장 환경이다. 약국 소비자들이 일반약 가격에 대한 저항이 거센 데다 신제품이 등장하면 복제 제품의 무제한 등장으로 제약사들 간 출혈 경쟁이 펼쳐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건강기능식품이 새로운 유형의 개별인정형 제품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제약사들이 일반의약품 신제품을 적극 발굴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가 일반약 등장 요원...공급가도 제자리 데일리팜이 최근 7월 기준 경기 남부지역 약국 53곳의 다빈도 일반약 37개 품목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평균 가격이 10만원이 넘는 제품은 광동제약의 광동경옥고와 동국제약의 판시딜 2개에 불과했다. 광동경옥고 60포의 평균가는 21만2500원에 형성됐고 판시딜 270캡슐의 평균 판매가는 10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판시딜은 3개월 분량 제품의 가격으로 한 달치는 3만원대라는 계산이 나온다. 대다수 다빈도 일반약의 판매가는 5만원을 넘지 않았다. 녹십자의 비멕스멕타120정은 5만5568원으로 나타났고 임팩타민프리미엄(120정)은 4만원대로 집계됐다. 삐콤씨, 아로나민골드, 인사돌플러스, 이가탄에프 등 장수 다빈도 일반약의 판매가는 2만~3만원대에서 형성됐다. 건강기능식품이 수십만원대 프리미엄 제품이 속속 등장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주요 상장 제약기업의 사업보고서에서 일반약 공급가를 공개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요 일반약은 가격 인상률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동국제약의 잇몸약 인사돌(100정) 공급가는 2만3636원으로 조사됐다. 2012년 1분기 2만3343원에서 10년 간 인상률이 1.3%에 불과했다. 사실상 10년간 가격이 제자리에 머물렀다는 얘기다. 일동제약의 종합비타민 아로나민골드는 2012년 1분기 말 기준 공급가가 2만8000원에서 10년 뒤에는 2만5000원으로 10.7% 감소했다. 동국제약의 상처치료제 마데카솔분말과 구내염치료제 오라메디연고는 10년 전보다 가격이 각각 24.6%, 16.9% 하락했다. 동아제약 액상감기약 판피린 공급가는 2013년 1분기 320원에서 올해 1분기 400원으로 9년 새 25.0% 상승했다. 동국제약 훼라민큐는 지난 1분기 기준 1정당 공급가가 239원으로 10년 전 202원보다 18.3% 인상됐다. 한독의 소화제 훼스탈플러스는 10년 간 1정당 가격이 25.2% 올랐다. 일반약은 아니지만 약국에서 파는 간판 제품인 박카스 공급가는 2012년 1분기 370원에서 10년 뒤에는 460원으로 24.3% 상승했다. 박카스는 2011년 슈퍼 판매도 가능한 의약외품으로 전환됐다. 광동제약의 광동쌍화탕과 일양약품의 원비디의 가격은 지난 10년 간 각각 26.6%, 36.7% 상승했다. 광동우황청심원의 가격은 10년 간 70.5%의 상승률을 기록했을 뿐 대다수 다소비 일반약의 가격은 10년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인상률이 턱없이 낮다. 우황청심원의 경우 핵심 원료인 우황과 부자재 금박 등의 가격 인상으로 완제의약품의 동반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황 1kg당 가격은 8955만원으로 5년 전 3776만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아로나민, 20년간 공급가 3번 인상...인사돌은 16년간 제자리 주요 다소비 일반약의 연도별 가격을 보면 가격 인상은 간헐적으로 이뤄진다. 일반 소비재 제품들이 꾸준히 가격을 인상하며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과는 달리 일반약은 수년째 미루다가 가격을 인상하는 패턴이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아로나민골드는 지난해 말 기준 2만5000원의 공급가를 형성했는데 20년 전인 2001년 평균 공급가가 2만원을 형성했다. 20년 동안 공급가 인상률은 불과 25%에 불과했다. 일동제약이 사업보고서에 공개한 연도 별 아로나민골드의 평균 공급가를 보면 2001년부터 21년 간 2만원대를 형성했다. 2020년부터는 2만5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년 간 일동제약이 아로나민골드의 공급가를 공식 인상한 것은 3번에 불과했다. 2009년 2만원에서 2만2000원으로 10% 올렸고 2012년에 1000원 인상했다. 지난 2020년에는 8년 만에 2000원 상향 조정했다. 인사돌의 경우 공급가가 처음 공개된 2005년 2만2296원에서 지난해 2만3710원으로 16년 전과 비교하면 인상률이 0.6%에 그쳤다. 인사돌의 공급가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단 한번도 2만2000원~2만3000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박카스F는 지난 10년 간 공급가가 2번 인상됐다. 지난 2015년 370원에서 410원으로 40원 올랐고 6년이 지난 작년에 가격을 50원 인상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일반약 공급가를 올리고 싶어도 시장 여건 상 인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토로했다. ◆일반약 가격 인상 저항 높아...과당경쟁으로 가격 하향평준화 업계에서는 일반약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배경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높다는 이유를 든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에 익숙한 탓에 일반약 구매에 대한 지출을 주저한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전문의약품은 1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한 달 치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일반약은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비싸다는 인식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약국의 주 소비층이 상대적으로 금전적 여유가 많지 않은 노인층이 많은 것도 일반약 구매력이 떨어지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 제약사 일반약 마케팅 담당자는 “새로운 일반약을 준비할 때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지출할 여력이 있는지 사전 조사를 해보면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나올 때가 많다”라면서 “원료나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적정 마진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돼 신제품 제작을 포기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제약사들의 과당 경쟁도 일반약 가격 정체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새로운 유형의 일반약은 해외 수재를 근거로 발굴하거나 표준 제조기준 내에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표준 제조기준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일반의약품 및 의약외품에 대해 처방을 표준화해 이에 해당하는 제품은 간단한 신고만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매뉴얼을 말한다. 하지만 일반약은 새로운 유형의 제품이라도 독점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유사 제품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반약은 재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허 문제가 없는 한 복제 제품을 만드는 데 제약이 없다. 신약이나 개량신약의 경우 시판 허가를 받은 이후에도 추가로 부작용을 점검하는 시판 후 조사를 위한 재심사 기간이 주어진다. 재심사 기간에는 다른 업체가 동일 제품 허가를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독점 판매 기간이 부여되는 셈이다.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재심사 대상을 ‘신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신약에 준하는 전문의약품’으로 명시했다. 일반약은 재심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독점권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동국제약은 지난 2012년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에 함유된 센텔라정량추출물을 활용해 ‘정맥, 림프 부전과 관련된 증상의 개선’ 용도의 센시아를 내놓았다. 하지만 센시아와 동일한 성분으로 구성된 후발 제품이 총 21개 쏟아졌다. 더욱이 일반약은 위수탁 규제도 받지 않는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개정 약사법에 따라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 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는 총 4개로 제한된다. 이 규제는 전문의약품, 첨단바이오의약품, 생물학적제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의약품 등에만 적용된다. 일반약은 무제한 위수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무한 경쟁이 펼쳐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은 새로운 유형의 개별인정형 제품을 통해 고가 제품이 속속 등장하지만 일반약은 새로운 제품을 내놓아도 경쟁사들이 유사 제품을 쏟아내면서 가격 경쟁을 펼치기 때문에 개발 비용도 보전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건기식, 개별인정형 고가 제품 속출...일반약 히트 신제품 가뭄 실제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경우 개별인정형 제품을 중심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별인정형은 기존에 고시된 품목 이외에 안전성, 기능성을 개별로 인정받은 기능성 원료로 제조한 건강기능식품을 말한다.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은 인정일로부터 6년이 지나야 고시형으로 전환된다. 일반약과는 달리 발매 후 6년 간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의 매출은 2020년 6543억원으로 2010년 1128억원보다 5.8배 확대됐다. 개별인정형 제품은 건기식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은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은 2010년 981개에서 2020년 2168개로 10년 새 2.2배 증가했다. 이에 반해 일반약 품목 수는 2010년 6401개에서 2020년 5280개로 지난 10년 간 도리어 17.5% 줄었다. 이런 이유로 일반약 신제품이 시장에서 히트를 치는 경우는 극히 보기 힘들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상위 일반약 10개 중 2010년 이후에 발매된 제품은 녹십자의 비맥스매타 1개에 불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유형의 일반약을 내놓고 TV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면 연간 20억~30억원 이상의 비용은 감수해야 한다”라면서 “일반약 시장 특성 상 단일 브랜드로 연간 100억원 제품을 육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는 것은 모험과도 같다”라고 토로했다. 더욱이 외국 의약품집 수재를 근거로 만든 일반약의 허가 기준이 엄격해지기 때문에 일반약 신제품 히트 상품은 더욱 보기 힘들 전망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 8228;신고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고시안 행정예고를 통해 외국 의약품집 수재를 근거로 하는 안전성·유효성 심사 등의 면제 기준을 삭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외국 의약품집 수재 품목의 경우 안전성·유효성 심사 자료를 일부 또는 전부 면제했지만 앞으로는 국내 임상시험 등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 자료를 제출해야 허가 받을 수 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일반약을 들여오기 위해 적잖은 비용을 들여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면 신제품 발굴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면서 “일반약 시장은 비슷한 제품끼리 경쟁하는 천편일률적인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새로운 일반약 개발을 독려하기 위한 지원정책이 절실하다”라고 지적했다.2022-07-04 06:20:36천승현 -
정부 "부작용 고쳐가며 추진"...의약 "플랫폼은 배제"[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새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포함된 바와 같이 비대면 진료 상시 허용에 대한 정부 의지는 확고하다. 정부는 규제혁신을 제1과제로 선정하고, 국민 안전과 건강을 침해하지 않는 규제는 원칙적으로 철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만큼 비대면 진료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게 정부 안팎과 보건의료 전반의 인식이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도 지난 5월 28일 열린 '2022년도 대한약사회 전국 임원·분회장 워크숍'에서 비대면 진료를 비롯한 국민 편의를 중심에 둔 조제, 투약 방식 개선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이 정책관은 "비대면 진료의 경우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만큼 큰 흐름에서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약의 조제와 투약 과정의 방식 개선에 대한 것은 계속 현안이 될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서 국민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 혁신 기술을 통한 국민들의 서비스 요구가 큰 흐름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시적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들을 점검해 개선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게 복지부 방침이다. 정부가 비대면 진료에 대해 추진 기조를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 진료에 대한 대상자, 기준, 틀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 지가 앞으로의 과제다. 보건의료발전협의체가 주축이 돼 비대면 진료 틀이 마련될 전망이지만, 간호법 제정이나 화상투약기 등 이슈로 인해 의약계가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시적 비대면 진료, 이제 그만" 의·약단체 한목소리== 한시적 비대면 진료 유지에 대해서는 의약계가 강력히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일반 의료체계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대면 진료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겪으면서 의사들의 인식이 변한 부분도 있지만, 플랫폼이 주도하는 현재의 비대면 진료 방식에 대해서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의료계에서도 팽배하다. 의사단체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경찰에 고발하는 일도 있었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13일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인 닥터나우를 약사법·의료법 위반 등으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하며 한시적 비대면 진료 철회를 촉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비급여 전문약을 환자가 선택하도록 해 의약품 오남용을 발생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복지부의 시정명령에도 아랑곳 않고 강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공익 침해 소지를 사법부에 판단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의 근본적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기술적, 윤리적 문제 역시 다시금 심도 있게 재논의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과의사회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찬반 설문을 지난 달 24일까지 실시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내과의사들의 생각을 물어 취합해 보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약사회도 일반 의료체계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 철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약사회는 화상투약기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조건부 승인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정부의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참여를 보이콧하고 나섰다. 정부의 비대면 진료 기조에 더는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비대면 진료가 새 정부의 국정과제라고는 하지만, 당사자인 의약단체를 완전 무시하고 강행할 수는 없는 부분인 만큼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지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의사협회는 1차 의료기관과 재진환자에 한해, 대면 진료 대비 높은 수가를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약사회는 공적 전자처방전 외에 아직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 명확하지는 않다. ◆"플랫폼 등장 부작용으로 불법행위 가능성 증가"= 의약단체는 비대면 진료가 실시되더라도 플랫폼이 제외된 방식의 시스템 구축이 실현돼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같이 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는 비대면 진료, 약 배달 서비스가 수반돼야 하지만 정작 이 과정에서 플랫폼 업체들이 관여하면서 불필요한 경쟁과 의료 남용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최근 비대면 진료 관련 수사에서 약국과 병의원, 플랫폼 업체 등의 위법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업체들이 30여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병원 찾기와 진료 예약, 대기시간 안내, 처방전 관리, 의약품 배송까지 의료와 관련한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앱 사용자 또한 급증하고 있지만 '특정약품 처방받기', '병원·약국 자동매칭', '단골의사 지정', '일반의약품 배달' 등 위법이 우려되는 서비스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는 것. 이를 바탕으로 민사경이 8개월 간 수사를 벌였고 약국 4곳과 의원 2곳, 비대면 진료 플랫폼 1곳을 적발해 행정처분을 내리게 됐다는 것이다. 적발된 약국 가운데 한 곳은 허가 받지 않은 의약품을 환자에게 조제·배송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약품을 조제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으며 나머지 세 곳은 일반약을 배송했다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됐다. 민사경은 "환자는 집에서 약을 배송받기 때문에 누가 조제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전화를 통한 복약지도 또한 없었기 때문에 무자격자의 조제행위에 대한 단속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비대면 진료 허용은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환자가 병원에 직접 전화해 진료 받는 상황을 전제로 했으나, 진료-결제-약품배송의 편의를 위해 이를 중개하는 플랫폼 업체가 생겨나면서 그 부작용으로 다양한 불법행위의 가능성 또한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비대면 진료의 특성 상 불법행위가 드러나기는 쉽지 않지만 지금까지 적발된 유형의 불법행위가 다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비대면 진료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관련해 A약사는 "서울시가 밝힌 바와 같이 비대면 진료 한시적 허용으로 인해 환자 편의가 늘어났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이나 불법행위 역시 함께 증가했다"면서 "플랫폼으로 인한 과다 경쟁과 법 위반 사례 등이 빈번해질 경우 정부의 비대면 진료 추진 역시 동력을 상실하게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플랫폼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닌, 정부 주도, 환자 중심의 비대면 진료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B약사도 "한시적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봤을 때 비대면 진료 사업에 제3자가 진입하는 것 자체가 논란이 될 수 있다. 더욱이 플랫폼 업체로 인한 출혈 경쟁과 약사법·의료법 위반 논쟁은 그 자체로도 정부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면서 "과연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가 의약계 의견을 수렴할지, 수렴한다면 그 범위가 어느 정도일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플랫폼 업체의 경우 지금까지 성과 등을 토대로 플랫폼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끌어갈 수 있으리라 전망했다. 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이미 충분한 테스트를 거쳤고, 비대면 진료를 이용해 본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난립한 플랫폼 업체들이 일부 사업을 철수하거나 인수·합병하면서 시장이 정립되지 않겠느냐"면서 "진료가 필요한 이용자들이 언제라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고, 평상시에도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하는 노력이 병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2022-06-28 18:44:27강혜경 -
엔데믹에 길 잃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당경쟁 촉발[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사용자 감소에 맥을 못추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60만명을 넘어설 당시만 해도 7일 격리의무에 발 묶인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 앱에 의존해 진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확진자 감소와 대면 진료 허용 등으로 플랫폼 업체들이 길을 잃고 말았다. 2020년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된 비대면 전화·화상 진료 건수는 코로나19 관련 질환이 1801만 7616건으로, 비코로나19 질환 512만건 대비 3배 이상이었다. 물론 코로나19 이외 질환 가운데는 고혈압이 85만8000건, 급성기관지염 33만9000건, 비합병증 당뇨 25만9000건, 알레르기비염 8만8000건, 고지질혈증 8만1000건 등이었지만 코로나19 관련 질환이 상당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확진자 수 감소가 플랫폼에는 타격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정부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통해 비대면 진료 추진 계획 등을 논의하고는 있지만, 지난 4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직접 플랫폼 업체를 방문해 관련 현안을 챙겼을 때와 비교해 보면 그 분위기가 잠잠해진 것 만큼은 사실이다. ◆레드오션 된 비대면 진료 플랫폼…출혈 경쟁 불가피= 비대면 진료를 전문으로 하거나 다른 서비스에 비대면 진료를 함께 곁들이고 있는 관련 업체는 현재 30여곳에 달한다. 코로나 초창기부터 일찌감치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부터,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급하게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까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약국가에 따르면 코로나 환자 증가로 인해 비대면 진료 이용자 역시 대폭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비대면 진료에 관심이 많은 A약사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이용자 수는 크게 늘지 않다 보니 대부분 사업 방향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특정 질환이나 성별을 포커싱 하거나 진료 시간을 보다 길게 늘리는 것도 구상의 일환"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진 일부 플랫폼들을 제외하고는 비대면 진료로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약국가와 관련 업체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이는 업체의 일 평균 처방전 발행 건수는 전국적으로 1000건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배달을 전문으로 하거나, 배달 앱에 제휴한 경험이 있는 약사들도 '월 500건 보장' 등은 불가능한 얘기라는 입장이다. 제휴 초기에는 처방전을 몰아주는가 싶지만 이내 또 다른 신규 제휴 약국에 처방전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보니 사실상 처방전 수령은 일절 약국이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배달전문약국을 표방하고 영업을 시작한 서울지역 약국들도 이용자 감소 등으로 일 처방 건수가 15건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용자 줄었지만 '비대면 진료 인지 효과 있었다'…장기 플랜 짜는 플랫폼= 플랫폼 업체들 역시 사용자 감소를 인정했다. 다만 B플랫폼 관계자는 "워낙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피크를 찍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사용자 감소는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이 계기를 통해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인지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는 SNS 광고나 옥외 광고 등을 했을 때 '비대면 진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가 대규모 테스트 베드를 거치면서 일반인들이 비대면 진료에 대해 인지하게 됐고, 이 가운데 일부는 편리성으로 코로나와 관계없이 본인의 질환으로 다시 진료 받는 경우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C플랫폼 관계자도 "당장 이용자는 줄었지만 비대면 진료를 경험해 본 분들 가운데는 반복적으로 앱을 이용하는 분들도 상당수다. 코로나 대유행 당시에는 앱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앱들이 대기를 해야 할 만큼 이용자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본인이 사용해 본 1~2개 앱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어떻게 해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서비스나 디자인 등에 보다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플랫폼 업계에 종사자들은 비대면 진료 상시 허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B플랫폼 관계자는 "무조건 간다고 본다. 다만 장기적으로 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고 인력 등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사 축하금을 비롯해 인터뷰만 봐도 상품권을 지급하는 나름의 인센티브를 통해 인재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 C플랫폼 관계자도 "비대면 진료 상시 허용을 바라고 대부분 업체들이 진입해 있을 것"이라며 "당장은 수익이 좀 나지 않더라도 멀리 내다 보고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다만 얼마나 자주 앱을 사용하게 하는지가 관건이다. 때문에 드러내 놓고 진료를 받기 꺼려지는 질환이나 정신 건강, 건강관리 측면에서 서비스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이용자 대부분이 20~40대로 젊은 층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진료 받을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예민한 다이어트, 피부, 성 관련 처방이나 정신 질환, 만보기나 맞춤형 건강관리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원하는 약 처방받기, 탈모약 한달치 1만2천원, 1알도 무료배송= 모객 수를 늘리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SNS 광고부터 버스정류장 광고, 굿즈 제작 등까지 사용자로 하여금 거부감 없이 이용해 보고 싶게 만드는 게 목표다 보니 서비스명부터 홍보 문구 등은 더 없이 짜릿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원하는 약 처방받기다. 소비자가 원하는 약을 골라서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서비스의 취지였지만, 의료계 반발로 인해 한 달 여 만에 서비스가 중단됐다. 서울시의사회는 비급여 전문약을 환자가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복지부의 시정명령에도 아랑곳 않고 강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공익 침해 소지가 있다며, 닥터나우를 의료법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결국 닥터나우는 "의료계 의견을 경청했으며 우려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며 "위법 여부와 상관 없이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를 6월 16일자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의료계와의 대립이 부담으로 작용,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특정 질환이나 성별을 공략하는 플랫폼 업체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썰즈'는 남성 전문 메디컬 헬스케어를 내세우며 탈모나 여드름 등을 중점으로 하고 있으며, '홀드'는 탈모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외 대부분 플랫폼들의 경우 증상 별로 환자를 구분짓고 있다. 가령 감기,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남성 성기능, 다이어트, 만성질환, 방광염·질염, 복통, 사후피임약, 여드름·피부염, 정신건강, 코로나 치료, 탈모, 통증 등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문제는 제공 서비스 내역이 비슷하다 보니 '탈모약, 비대면으로 받아요. 한 달치 약값 12,000원부터, 완전 무료 배송', '전국 모두가 다 집으로 탈모약 받는 그날까지, 이 가격으로', '국내 유일 탈모 전문 비대면 진료 서비스', '상비약 사러 약국 갈 필요 없어요. 기침, 콧물, 인후통 처방약 비대면 처방 받으면 집으로 무료배송', '약 1알도 전국 무료배송', '노란 냉 하얀 냉 갈색 냉, 질염냄새, 비대면 진료 됩니다'라는 식으로 약값이나 배송비, 증상이나 질환 등을 광고에 공공연히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약국가는 "비급여 약값의 경우 약국에 따라 다를 수 있음에도 상한가를 명시하는 부분과 복지부의 배송료 정상과금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부분, 질환명 등을 언급하는 부분들은 모두 문제가 있다"며 "정부의 한시적 비대면 진료 철회가 우선이다. 코로나 감염 등의 위험 때문에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 것이라면 해제 역시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 만약 당장 계획이 없다면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권고 보다 강력한 수준의 시정 명령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약사는 "정부가 플랫폼 업체와 의·약사 간 갈등을 방관해서는 안된다. 한시적 지침에 따라 제대로 제도가 이용되고 있는지, 이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인지 등을 먼저 점검하고 나서 비대면 진료 방향이 설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2022-06-27 16:32:45강혜경 -
수십만원대 제품도 속출…일반약보다 비싼 건기식[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마케팅 경쟁 과열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고, 이로 인한 가격 인상의 부담을 소비자들이 짊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들어선 수십만원대 건기식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개별인정형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중심으로 이른바 프리미엄 제품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동시에 이러한 수십만원대 건기식과 관련한 가격 적정성 논란도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 확대→마케팅 비용 증가→가격 인상 '연쇄 작용' 국내 건기식 시장은 고속 성장하고 있다. 2020년엔 국내 매출이 3조원을 돌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5년 1조7236억원이던 국내 건기식 판매액은 2020년 3조990억원으로 5년 새 79% 증가했다. 건기식 제조업체도 같은 기간 487개에서 2020년 521개로 늘었다. 이 시장의 마케팅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매년 새로운 성분이 유행을 탄다. 건강기능식품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과 2020년의 매출액 상위 10개 품목군 순위는 홍삼(1위)·개별인정제품(2위)을 제외하고 모두 다르다. 최근 들어선 프리바이오틱스와 단백질이 인기를 얻는 모습이다. 특히 프리바이오틱스는 2015년 14억원이던 판매액이 2020년 1035억원으로 5년 새 70배 이상 증가했다. 단백질은 같은 기간 72억원에서 405억원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유통 채널도 날로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과거 온라인 포털사이트와 대형 할인매장, 약국을 중심으로 건기식이 유통됐다면, 최근엔 홈쇼핑, SNS 채널, 제조사 홈페이지, 건기식 전문판매점, 면세점 등을 통한 제품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새 유통 채널이 추가될 때마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마련된다. 한 건기식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늘 새로운 제품을 찾는다"며 "업체 입장에선 새로운 기능성 원료를 발굴하고 참신한 마케팅을 펼쳐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 경쟁 심할수록 소비자들 '비싸다' 의견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건기식 시장 확대와 경쟁 심화에 따라 증가한 마케팅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건강기능식품협회의 2021 건기식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2명(22%)은 건기식의 전반적인 가격이 비싸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1년 새 제품을 구입한 4929건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다. 특히 소비자들은 특정 제품군에 대해 비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홍삼의 경우 소비자의 45%가 비싸다고 평가했다. 적절하다는 평가는 49%, 저렴하다는 평가는 6%에 그쳤다. 또, 단백질의 경우 38%가, 프리바이오틱스는 25%가 비싸다고 평가했다. 홍삼의 경우 제조업체들이 꾸준히 광고에 적잖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고, 프리바이오틱스와 단백질의 경우 최근 들어 마케팅 활동이 매우 활발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개별인정형 제품' 고속 팽창…수십만원대 제품도 등장 설문조사에선 빠졌지만, 개별인정형 제품은 가격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프리미엄을 표방한 수십만원대 제품도 속속 등장하는 모습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개별인정형 원료를 이용한 제품이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기존에 없던 원료를 제조사가 연구 개발해 식약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성분이다. 발매 후 6년 간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다. 개별인정형 제품은 건기식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은 개별인정형 제품수는 2010년 981개에서 2020년 2168개로 10년 새 2.2배 증가했다. 판매액은 성장 폭이 더욱 크다. 2010년 1129억원이던 개별인정형 제품의 판매액은 2020년 6543억원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한때 가짜 원료 논란이 일었던 백수오의 경우도 처음엔 개별인정형 제품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들어선 프리바이오틱스, 관절 건강, 어린이 키 성장 관련 성분이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받아 프리미엄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건기식 업계의 주목을 받는 제품은 한 어린이 키 성장 건기식이다. 이 제품의 가격은 한 달 기준 25만~30만원이다. 회사는 제품 발매 초기부터 프리미언 전략을 택했다. 온라인으로는 별도 판매를 하지 않고 가격도 공개하지 않는다. 구매는 대부분 회사 홈페이지 상담으로 진행된다. 경쟁 제품 대비 가격 부담이 적지 않지만 시장 반응은 뜨겁다. 한 국내 건기식 업체의 마케팅 담당자는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것이 프리미엄 제품"이라며 "최근 건기식 시장은 경쟁 심화에 따라 가격대가 양극화하는 양상이다. 싼 제품은 더 싸게, 비싼 제품은 더 비싸게 팔수록 차별성이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리뉴얼 때마다 가격 '쑥'…일반의약품과는 대조 개별인정형 제품은 6년 간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다. 개별인정형 제품 업체들은 고시형 원료로 전환되기 전 제품 리뉴얼을 통해 가격을 인상하는 전략을 택한다. 건기식 업계에선 제품의 리뉴얼 주기가 과거에 비해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한 건기식 마케팅 담당자는 "제품 리뉴얼로 노리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소비자 인식을 환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라며 "과거 3~5년 주기로 제품을 리뉴얼했다면, 최근엔 전반적인 리뉴얼 주기가 1~3년으로 짧아졌다. 일반의약품의 사정과는 대조적이다. 일반의약품의 경우 가격 탄력성이 낮은 편이다. 제품 특성 상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세다. 건강보험을 적용 받는 전문의약품과 비교하면 소비자가 비싸게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일반의약품인 아로나민골드의 경우 지난 2020년 가격을 9년 만에 인상한 바 있다. 아로나민씨플러스는 오는 8월 가격 인상을 예고했는데, 10년 만의 결정이다. 다른 주요 제품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부분 제품의 가격 인상 주기는 5~10년이다. ◆가격 적정성 논란…"비싼 만큼 기대한 효과 얻을 수 있나" 수십만원대 고가 건기식의 등장과 함께 시장에선 가격 적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매달 수십만원에 이르는 가격을 지불할 정도로 충분한 효능·효과가 검증됐느냐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일반의약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있지만,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는 되지만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초에 일반의약품은 질병의 치료·예방을 목적으로 개발되는 반면, 건기식은 건강 유지·개선을 목적으로 개발된다. 이런 이유로 건기식 광고에선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완화'와 같은 구체적인 효과를 표현할 수 없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기식의 경우 기능성을 인정받았을 뿐, 인체에 미치는 효능·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진 않았다"며 "과학적 근거가 확실한 일반의약품보다 근거가 다소 미비한 건기식이 더 비싸게, 더 많이 판매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한 약사는 "건기식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믿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며 "특히 고가 건기식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 비싼 만큼 기대치도 높게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혼란과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2022-06-27 06:20:28김진구 -
돈피·어린·식물성은 뭐지?...콜라겐 원료별 장단점◆방송: 팜토크 ◆영상 촬영 편집: 이현수, 조인환 기자 ◆출연: 이승희, 오성곤 약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승희 약사와 약사사회 일타 학술강사로 활동 중인 오성곤 약사(약학박사)가 의약 정보, 약계 이슈, 약물의 작용과 부작용, OTC 리뷰 등을 주제로 매주 독자 여러분을 찾아 갑니다. 자 이제부터 두 약사의 '케미'를 확인해 볼까요? ◆돈피콜라겐, 어린콜라겐과 식물성콜라겐은 어떻게 다른 가요?(원료의 특징) 1) 콜라겐 자체는 위에 말했듯 고분자 화합물이라서 흡수율이 낮으므로, 콜라겐이 풍부한 원료를 잘게 분해해서 제품화함. 흔히 쓰이는 원료는 돼지껍데기(=돈피), 생선비늘(=어린), 식물의 씨방 등이며, 식물을 이용한 원료를 흔히 식물성 콜라겐이라고도 함(당근, 참깨, 카놀라 등을 많이 이용) 2) 원료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크게 3가지 요소 (1) 얼마나 잘게 분해되었는가? (2) 해당원료에는 Proline(약자로 Pro) 및 Hydroxyproline(약자로 Hyp)이 충분한가? (3) 해당원료에 유해한 물질이 없고 인체에 유익한 다른 물질은 무엇이 있는가? (1) 돈피 콜라겐 장점 : 인체 피부와 조성이 유사하다고 함(즉 피부쪽에 더 유익하다는 견해) 단점 : ① 원료 자체는 상대적으로 분자량이 큼 - 보통은 5,000달톤 정도, 물론 제품에 따라선 더욱 저 분자화하기도 함 ② 동물기원이라서 구제역 바이러스 유행 같은 안전성 우려가 존재 - 실제로는 크게 걱정할 필요 없으나(원료 품질 검사서) 소비자는 걱정할 수도 (2) 어린 콜라겐 장점 : ① 돈피보다 상대적으로 저분자량(원료의 분해과정에서 돈피도 저분자화될 수도 있음) ② 원료의 Proline, Hydroxyproline 함량 높음 단점 : ① 특별한 게 없어서 최근에 많이 이용. ② 해양 오염 때문에 중금속 축적 우려가 있음 (실제로는 제품화 과정에서 원료품질서 작성 시 중금속 검사를 함) ③ 돈피보단 인체와 조직 특성차이가 커서, 이용률이 다를 거란 우려는 있음(콜라겐 원료가 인체콜라겐과 조직적으로 비슷해야 여러 미세물질이 유사해서 콜라겐으로 재합성이 잘됨) (3) 식물성 콜라겐 : 당근, 참깨, 카놀라씨 등에서 추출 장점 : 원료 분해물에 Polyphenol 등 식물의 항산화성분 함유 단점 : 중량 중에 콜라겐 함량이 낮음. 콜라겐 기준으론 저함량인데 고가 제품 4) 원료로서 특성 비교이고, 실제 제품에선 여러 방법을 통해서 저분자화 및 원료 순도를 높이기 때문에 어떤 원료든 좋은 제품은 가능함. 제품의 분자량, Proline 및 Hydroxyproline 함량, 불순물 정제(원료 인증서) 등을 확인 ◆ 돼지껍데기, 고기, 단백질, 아미노산 보충제 먹으면 콜라겐 필요 없나요?(콜라겐과 다른 단백질 차이) 1) 물론 콜라겐도 단백질이고 분해되면 아미노산이나 고기나 단백질 보충제 같은 제품과는 콜라겐의 순도 및 함량, 흡수율(분자 크기)에서 차이가 존재 (1) 고기 : 단백질(단백질 중 콜라겐은 일부) + 지방 + 기타물질 - 고기로서 콜라겐 섭취하려면, 그만큼 다른 단백질, 지방 및 다른 물질 섭취도 증가함 (2) 고기로서 단백질의 콜라겐의 흡수율은 높지 않음 - 자연 상태의 콜라겐은 고분자화합물이므로 흡수율이 낮은 편 (3) 콜라겐 제품 : 거의 100% 콜라겐을 저분자화(효소 처리 및 가수분해)하여 콜라겐 재합성의 원료를 공급하는 것이므로 흡수율 및 콜라겐으로 이용률이 우수함 2) 콜라겐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 및 아미노산 제품과 다른 특징 (1) 콜라겐은 다른 단백질과 다르게 Proline 및 Hydroxyproline 이 풍부 (다른 단백질이나 아미노산 제품은 불충분하게 함유) - 다른 단백질, 아미노산제품을 많이 먹는다고 Proline 및 Hydroxyproline이 충분히 섭취되는 것은 아님. (2) 인체는 Amino acid pool이 존재하며 pool을 채워야 단백질이 충분히 합성 - 즉 Amino acid pool에 Proline 및 Hydroxyproline을 충분히 채워야 콜라겐이 잘 합성되어서 결합조직이 튼튼해짐. 세포외기질을 보호하는 그물이 튼튼해짐2022-06-23 09:58:49데일리팜 -
"원가 절감" 위탁생산·CSO 증가...제약산업 육성은 미흡[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정부가 2012년 약가제도 개편으로 기대했던 효과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특허만료 전 약값의 68~80%였던 상한가격을 53.55%로 일괄 인하하면서 얻는 재정 절감 효과. 두 번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약산업의 체질 개선 및 구조 선진화, 이를 통해 R&D 중심의 제약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불법 리베이트 차단에 있다. 당시 정부는 높은 제네릭 약가가 불법 리베이트의 요인이라며 약가 일괄인하 배경으로 삼았다. 먼저 재정 절감 효과는 확실했다. 복지부는 2013년 7월 보도자료를 통해 약가제도 개편 1년 후 약품비 비중이 전년 대비 2.08%p 감소한 26.45%로 줄었고, 약가 인하로 2012년에만 1조4568억원의 약품비가 절감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지출도 1조198억원이 절감됐고, 약품비 본인 부담금도 4370억원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추정치를 발표했다. 제약업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2016 KHIDI 보건산업통계집)도 2012년 7.7%에서 2013년 8.3%로 크게 늘어났고, 2014년 7.9%, 2015년 8.1%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불법 리베이트에 대해서도 제약사의 자정 노력과 함께 윤리경영이 도입되면서 인식 개선 및 기업 내부 단속 강화로 이어졌다. 비용절감 차원 생산·영업 외주화 가속…CSO 리베이트 풍선효과 그렇다고 리베이트 문제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약가 일괄 인하 풍선효과로 CSO(의약품판매대행업체)가 증가하면서 사실상 제약사 대신 리베이트를 전달하는 편법이 판을 치고 있다. 2010년 들어 활성화하기 시작한 CSO는 현재는 제약사 절반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복지부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195개 제약사 중 45%가 CSO를 이용한다고 답변했다. 2019년 설문조사이므로 비용 절감 요인이 더 커진 지금은 그 비중이 5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 제약업체 한 관계자는 "영업 효율성 차원에서 회사 경쟁력이 낮은 분야는 CSO에 맡기는 게 일반화됐다"며 "대규모 약가 인하로 원가 절감이 절실해지면서 영업 인력이 축소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약가 일괄인하로 시장 플레이어가 줄어든 건 아니다. 시장에서 퇴출되고, 또 몸집을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일어나지도 않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2년 완제의약품 GMP 업소는 254개였으나, 2020년에는 272개로 늘었다. 약가 인하와 상관없이 GMP 업소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하지만 2012년 약가 일괄인하가 기업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 신호탄이 된 것은 명확하다. 제약사들은 대규모 약가 인하로 이익률이 줄자 원가와 인건비 절감에 나섰고, 이는 위탁이나 하청 거래의 증가로 나타났다.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해 주력 제품 이외 다수 품목을 위탁 생산처에 맡겼다. 특히 약가 일괄 인하 직전 2011년 11월 공동·위탁생동 제한이 풀리면서 제네릭 관련 제품 개발과 생산까지 타사에 맡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식약처가 작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7월 31일 기준 전체 허가품목 중 위탁제조 품목 비율은 62.6%에 달했다. 10개 중 6개는 자사 공장이 아닌 타사 공장에 맡기는 셈이다. 이들 품목 대부분이 또 CSO에 판매를 맡긴다고 감안하면 회사의 생산과 판매 절반이 모두 외주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애초 정부가 약가 일괄인하로 기대했던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이 판매 외주화에 따른 편법 리베이트 및 타사 개발 위탁생산 제네릭 증가라는 예기치 않은 부작용으로 나타난 것이다. 2018년에는 위탁제조 비중이 높은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제제에서 발암 우려 물질이 검출되면서 생산구조 개선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정부는 위탁·공동생동 횟수를 3회로 다시 제한하고, 직접 생동을 거치지 않은 약물에 대해서는 약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이러한 약가인하 기전은 2020년 7월 신규 제품에, 내년 7월부터는 기등재품목에도 적용된다. 사실상 2012년 약가 일괄 인하를 보완한 새 버전의 제도라 할 수 있다. 2012년 약가 일괄 인하가 재정 절감 효과는 컸으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음을 방증하는 징표다. 익명을 요구한 전 정부 관계자는 "CSO에 의한 리베이트 풍선효과는 공동생동 제한 철폐와 약가 일괄 인하 당시에는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라며 "약가 일괄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당시에는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약품비 절감 효과, 신약 등재로 안 이어져…비용효과 기준 예전 그대로" 제약 현장의 평가도 호평보다는 낙제점에 가깝다. 특히 약품비 절감 효과가 산업 육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2012년 약가 일괄인하를 시행하면서 복지부는 제약산업 육성방안을 적극 추진해나가고, 예측 가능성이 보장된 약가관리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계획했던 제약산업 육성 방안과 예측 가능한 약가관리제도가 마련됐냐"며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2016년 7월 발표된 혁신형제약기업 우대방안조차 통상문제로 약 2년 만에 개편되더니 사문화된 제도가 됐다"며 "2012년 이후 이렇다 할 제약산업 육성방안은 아직 준비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작년 시행된 생동성시험을 조건으로 한 약가차등제, 기등재의약품의 약효 및 경제성을 기반으로 한 재평가 등 2012년 이후 추가된 약가인하 기전도 제약업계의 육성 방향과 어긋나고,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약가관리제도는 급여적정성 재평가, 약가 차등제 등 예측 불가한 사후관리제도가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어 업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예측 가능한 약가관리제도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현실적인 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가 일괄인하에 따른 재정 절감분이 신약의 등재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김민영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상무는 "약가 일괄 인하 이후 얼마간 약품비 비중이 떨어지고, 약품비 자체도 감소했던 부분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렇게 절감된 부분이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온전히 다 쓰여진 건지는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신약 등에 재정 투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신약의 비용효과성을 판단하는 잣대는 2013년 이후 그대로라며 2012년 약가 일괄 인하 효과가 제도개선으로 더 나아가지 못한 한계를 꼽았다. 그는 "신약의 비용 효과성을 판단하는 기준인 ICER(Incremental cost-effectiveness ratio) 레벨은 아직도 2013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2012년 반값 약가 정책으로 절감된 부분이 있었다면, 이를 갖고 제도 개선 노력도 해볼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약에 적정 가치를 매기자는 주장은 글로벌제약업체 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업체에서도 나온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대규모 R&D 투자의 결과물인 신약에 대한 적정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며 "글로벌 진출과 R&D 재투자로 선순환되는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2022-06-21 14:49:55이탁순 -
[뉴트로데팜] 제약 월드컵 광고 '들썩'...혁신형 기업 인증[데일리팜=이혜경 기자] 10년 전, 20년 전 오늘 의약업계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머리를 쥐어 짜도 생각나지 않던 과거 '오늘'의 기사를 본다면 '앗! 그래. 그때 이런 일이 있었지' 하며 아련한 기억이 떠오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럼 2002년 6월 20일과 2012년 6월 20일엔 어떤 기사가 '핫' 했을지,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봅니다.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에 제약업계 광고도 '들썩' 2002년 6월은 그야말로 전국이 월드컵 열풍에 빠져있을 때였습니다. 2002년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제17회 FIFA 월드컵이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으로 열렸습니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3승 2무 2패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 역대 월드컵에서 4강 진출 신화를 이룬건 2002년 월드컵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록으로 남아있죠. 2002년 6월 20일자 기사를 보면 대원제약이 월드컵도 열리기 전이었던 2001년 7월부터 지하철 7호선에 광고한 '한국돌풍! 8강진출'이 그대로 적중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16강 진출도 내다보기 어려웠을 정도인 한국 축구의 8강을 염원한 광고였는데, 2002년 6월 18일 우리나라가 축구 강국 이탈리아를 상대로 2대1로 승리하면서 8강 진출의 꿈을 이뤘죠. 이후 국제약품 또한 8강에 진출한 한국 축구팀을 응원하며 전 임직원에게 붉은 악마 티셔츠를 제공하는 등 2002년 월드컵 열풍에 제약업계도 들썩였던 2002년 6월이었습니다. 의-약 법정 다툼...명예훼손에 무고죄 대응 대한약사회가 대한의사협회의 광고에 대해 법정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의료기관의 불법행위 적발로 정면 승부를 걸기로 하면서 의-약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의협이 2002년 5월20일자 한 일간지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조제료'를 제하로 한 광고를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약사회는 당시 의협 신상진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고발장은 그해 9월 접수됐고, 당시 의협 신상진 회장과 김재정 전 회장은 약사회 고소건으로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의협 또한 약사회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한편 이와 별개로 신상진·김재정 전 회장은 2000년 집단 휴폐업 관련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05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습니다. 광동제약 등 43개사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복지부가 2012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결과를 고시했습니다. 인증기업은 일반제약사녹십자 등 36곳, 바이오벤처사 크리스탈지노믹스 등 6곳, 다국적제약사 한국오츠카제약 1곳 등 총 43곳으로 2015년 6월19일까지 3년 간 혁신형 제약기업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비율로 보면 국내 완제·원료의약품 제약업체 468곳의 9.2%, 외국계 제약기업 및 바이오벤처사를 포함한 광의의 제약업체 556곳의 7.7%에 해당됐습니다. 일반제약사는 의약품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대기업·중견제약사 26곳, 1000억원 미만 중소제약사 10곳으로 구성됐고, 중소제약사 가운데서는 개량신약 등 특화분야에서 전문성을 배양해온 SK바이오팜, 삼양바이오팜,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혁신형 제약기업 명단 발표 이후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가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혁신형 기업 인증을 신청한 10개 다국적사 중 단 1곳만 선정된 것은 부적절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복지부는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과정에 총 83개사 신청사 중 43개사를 최종 선정했었습니다. 한편 인증 기업에 대해서는 앞으로 제약산업육성특별법에 다라 국가 R&D 사업 우선 참여, 세제지원 혜택, 연구시설에 대한 부담금 면제, 연구시설 입지 규제 완화 등의 인센티브가 제공됐습니다. 한약재 품질제고...GMP 제도 도입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한약재 품질 제고를 위해 '한약재 GMP 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의 약사법 시행규칙을 지난 15일자로 개정했습니다. 규칙 개정에 따라 최초로 품목 허가 또는 신고하는 한약재는 GMP 기준에 따라 제조돼야 하며, 기존 규정에 따라 허가(신고)된 한약재는 2년 반 준비 기간을 거쳐 2015년부터 의무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GMP 인식이 없는 한약 제조업소를 대상으로 식약청은 GMP 맞춤 컨설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제조업체의 경우 GMP 허가를 받기 위한 투자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폐업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당시 한약재 제조업체로 허가 받은 업체는 약 250개 업체였고, 이 중 70여곳은 허가만 받은 채 생산 실적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생산 실적 규모를 봤을 때 영세업체의 투자는 사실상 어려워 자진 폐업을 하거나 업체 간 M&A로 2015년 이후 한약 제조업소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2022-06-20 17:34:35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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