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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데팜] 영업 PDA 도입...바이오시밀러 시대 개막[데일리팜=이혜경 기자] 10년 전, 20년 전 오늘 의약업계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머리를 쥐어 짜도 생각나지 않던 과거 '오늘'의 기사를 본다면 '앗! 그래. 그때 이런 일이 있었지' 하며 아련한 기억이 떠오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럼 2002년 8월 22일과 2012년 8월 22일엔 어떤 기사가 '핫' 했을지,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봅니다. 약국 약제비 비중 65% 돌파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약국의 조제 수익이 점점 줄어드는 결과가 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통해 드러났죠. 해당 기사는 요양기관종별 요양급여비용 심사 실적 통계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는데요. 의약분업 이후인 2001년 2분기 약제비 비중이 60.92%를 보였다가, 1년 후인 2002년 2분기 약제비 비중이 65.31%에 달했다고 합니다. 당시 조제료 수익이 낮아진 원인으로 조제료 2.7%인하를 꼽기도 했지요. 같은 동기로 비교한 최근 자료를 보면, 약국 요양급여비용은 9조1590억원으로 조제료 1조9774억원(21.59%), 약품비 7조1814억원(78.41%)를 보였습니다. 곧 약제비 비중이 80%를 넘을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요. 그만큼 전체 요양급여비용 가운데 약국에서 조제수익으로 거둬들이는 비용은 줄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당시 진료비 주요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외래 처방전 1장 당 약사가 받은 평균 조제료는 959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됐던 경영이 조금씩 회복하고 있던 때로 올해 진료비 통계를 보면 평년 약국의 약제비 비중과 조제료 수익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톡 족쇄'의 시작인 PDA 도입 영업사원용 개인휴대단말기(PDA) 솔루션 도입이 2002년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중심으로 보급됐던 PDA가 도매업체 영업사원까지 확대됐다는 내용이 기사에 담겼습니다. 일부 도매 업체들이 의약품에 대한 수발주·출하 등은 물론 고객에게 신속한 정보를 주고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PDA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PDA 솔루션 업체들이 제약 및 도매 업체들과 꾸준히 접촉하면서 PDA 솔루션 공급에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PDA 시스템이 모든 스마트폰에 장착됐습니다. 스마트폰 등장에 따라 덩치 큰 PDA가 사라졌지만, PDA는 모바일오피스 개념의 첫 시작이었고, 이로 인해 제약 및 도매업계 영업사원들의 현지 출퇴근이 빠르게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어플 하나만 깔면 PDA로 관리됐던 모든 결재·재고관리 기능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시작은 '카카오톡 그룹 채팅'의 족쇄를 양성했다는 지적도 있고, 스마트폰 위치 추적 기능으로 영업사원 동선을 확인하고 있어 내부 반발을 사기도 하며 역기능과 순기능이 모두 존재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죠. 빨라진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대 지난해 7월 20일 국내 첫 바이오시밀러로 셀트리온의 '램시마주100mg'의 시판이 승인됐습니다. 이 제품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서 최초로 허가되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주 개발에 5년 간 약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유럽, 캐나다, 호주, 멕시코, 러시아, 터키 등 70여개 국에서 제품허가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들썩였습니다. 램시마 허가로 삼성바이오에피스, 한화케미컬, LG생명과학, 슈넬생명과학 등이 임상시험에 박차를 가했고, 동아제약, 녹십자, 유한양행 등 국내 상위 제약사들도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며 경쟁에 대비했다는 소식입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바이오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의약품 취급 기업 중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린 업체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유한양행, 한국콜마, 삼성바이오로직스, 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10곳입니다. 특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누적 수출액이 1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램시마SC 등 바이오시밀러 4종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수출 실적만 해도 총 7조1604억원에 달했습니다. 2012년 설립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출범 이후 누적 매출 3조3649억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의협과 건보공단의 전쟁선포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 재임 당시 의협은 건강보험공단과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고소, 고발과 시위가 끊이지 않았는데요. 2012년에는 포괄수가제로 인한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의협은 일부 온라인 포탈사이트 및 SNS 등에서 의사들을 비방하는 글을 집중적으로 게재해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한 혐의로 건보공단 직원 등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에 맞서 건보공단은 포괄수가제 시행 전후로 온라인 포털사이트 등에 욕설과 비방, 허위사실을 유포한 리플러들을 검찰 고발했습니다. 급기야 의협은 일간지 광고를 통해 1만2265명 공단 직원 중 32명이 최근 근무 시간을 이용, 온라인에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악플을 작성했다면서 근무태만, 방만경영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서로 고소·고발로 얼룩졌던 의협과 건보공단은 2013년 5월 수가협상을 앞두고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습니다. 당시 김종대 공단 이사장이 의협에 고소·고발 취하를 제안했고, 노환규 회장이 수락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당시 양 기관은 수가협상을 앞두고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상호 공동 노력이라는 큰 틀에서 고소 고발 취하를 위한 합의가 진행했다면서, 다른 고소 고발 건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2022-08-22 07:45:30이혜경 -
응시자격·인증기관 선정·약국약사 참여율 제고가 관건[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의 전문성, 위상 강화의 밑거름이 될 전문약사제도 시행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정부도, 약사회도 올해 안으로 제도의 초안을 완성하고, 관련 법령을 확립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전문약사제도는 지난 2020년 4월 7일 신설된 약사법 제83조 2(전문인력 양성)에 따라 법제화 됐다. 전문약사 자격 인정과 전문과목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으며, 시행일은 2023년 4월 8일이다. 두 차례에 걸친 연구용역이 진행됐고, 한국약학교육협의회(이하 약교협)가 주관하는 세 번째 연구용역이 막바지 작업 중에 있다. 사실상 마지막이 될 약교협의 연구용역이 마무리 되면 복지부는 10월 경 하위 법령 초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1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병원약사회의 민간 제도 운영 경험과 앞선 두 차례 연구용역을 통해 전문약사제도 시행을 위한 큰 그림은 이미 마련됐다는 게 정부와 약사회의 설명이다. 이제 세부 쟁점과 추후 약사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안, 전문약사 자격의 활용 방안 등이 과제로 남았다. 전문과목, 어떻게 정해졌나…내년 시행 앞두고 준비 박차 현재 대한약사회는 투트랙으로 전문약사제도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우선 대한약사회와 한국병원약사회, 한국산업약사회 산하 각 직역 별 전문약사제도TF를 총괄하는 전문약사제도협의회 발족하고 하위법령 초안을 만들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여기에 약사회는 개국가 약사들을 중심으로 한 지역약국 약사 전문약사제도 TF를 별도로 운영 중이며, 병원, 산업 관련 분야는 각각 병원약사회, 산업약사회가 세부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 전문약사 교육과정, 전문과목에 관련 부분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교육과정은 200시간 이상 전문약사 교육과정의 교과목을 이수해야 하고, 공통 교과목 60시간, 전문 과목별 전공이론 140시간으로 구분된다. 전문약사 과목은 현재 세부 내용을 두고 막바지 조율 중에 있는데, 10년 넘게 자체적으로 제도를 운영해 왔던 병원약사회의 경우 큰 문제는 없었지만 사실상 새롭게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지역 약국의 과목 선정 등이 쟁점이 됐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병원약사는 10과목, 지역 약국 약사는 6과목, 산업약사는 2과목이 될 확률이 높다. 병원약사는 ▲내분비약료 ▲노인약료 ▲소아청소년약료 ▲심혈관약료 ▲의약정보 ▲감염약료 ▲장기이식약료 ▲정맥경장영양약료 ▲종양질환약료 ▲중환자약료 등 현재 병원약사회 자체 전문약사제도 운영 과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과목명은 일부 변경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 약국 약사는 병원약사 전문과목 중 ▲내분비약료 ▲노인약료 ▲소아청소년약료 ▲심혈관약료 4개 과목에 더불어 2개 과목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한 과목은 현재 약물치료관리로 사실상 확정됐으며, 나머지 한 과목에 대해서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 약사 분야는 기존 4과목 지정 계획보다 축소된 2개 과목으로 정리됐으며, 과목 명칭 등은 현재 막바지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약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도 쟁점 중 하나다. 현재까지 정리된 전문약사 자격 인정 기준은 국내에서 해당 전문과목 근무경력 인정기관(병원, 약국 등)에서 총 4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는 약사로서, 최근 5년 이내 해당 전문과목 실무경력 1년 또는 이와 동등하게 인정되는 경력이 있는 자여야 한다. 4년의 근무경력과 1년의 실무경력이 필요한 셈이다. 이와 더불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문약사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복지부장관이 실시하는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최종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자격 기준 중 특히 실무경력 부분에 대한 이견이 제기되는데, 병원약사의 경우 실무경력 인증이 비교적 용이하지만, 지역 약국 약사의 경우 경력 인증이 쉽지 않다는 점이 논란이 돼 왔다. 현재 해당 전문과목에 관한 실무경력 1년의 자격 기준을 1,000시간의 실무연수로 대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전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실무연수 세부 항목을 바탕으로 협의회와 각 TF에서는 해당 항목을 구체화해 왔으며, 최종적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지역 약국 약사가 1000시간의 실무연수 시간을 채우는 게 쉽지는 않을 수 있다”면서 “현재 연구용역 결과를 참고해 세부 항목들을 현실적인 방향으로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8월 말 막바지 회의가 있는데 과목, 실무연수 세부 항목 등이 확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교육 평가부터 시험 관리까지…인증기관, 누가될까 현재 인증기관에 대한 부분이 쟁점 중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전문약사 자격 인증과 더불어 시험 관리를 해야 할 기관 선정이 필요한데, 어떤 기관이 맡아야 공신력을 인정받을 수 있냐는 것이다. 지난 연구용역에서는 약학교육평가원이 인증기관으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PEET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약학교육협의회와 더불어 대한약사회가 인증 주체로서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약국 뿐만 아니라 병원, 산업 약사 분야에 대해서도 총체적인 자격 인증, 시험관리를 진행할 기관이 필요한 만큼, 약사회도 정부도 신중하게 결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전문약사 시험과 자격 인증을 한 기관에서 함께 하는 것이 용이하다는 판단에서 현재 기관을 선정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 “지난 연구용역에서는 사실상 약평원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결과가 나왔지만 현재 다른 의견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9월 복지부에 최종 안을 전달하기까지 인증기관을 선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지난 전문기자협의회의 현안질의에서 “병원약사는 민간에서 이미 적용 중인 상황에서의 연속선 상이기 때문에 실무교육 시스템을 갖춘 의료기관 선정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지역약국 약사, 산업약사는 인증기관 선정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전문약사협의체에서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 제도가 약사의 차별화된 전문성을 보여주고 합당한 서비스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인증기관 기준을 완화하는 것보다는 전문성을 제공하는 기관이라는 기준에 맞는 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첫해는 기존 약사 전환부터…약국약사 참여율 높이려면? 제도 시행 첫해인 내년에는 기존 민간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한 약사들을 국가 공인 전문약사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병원약사회가 자체적으로 운영 중에 있는 전문약사제도를 통해 자격을 취득한 약사 중 재인증을 받은 약사가 그 대상이다. 이들에 한해 제1회 국가 공인 전문약사 자격시험을 거쳐 정부의 인정을 받은 1호 전문약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약사회는 현재 전문약사제도 자격 기준을 감안할 때 당장 내년에 지역 약국 약사나 산업 약사에서 전문약사가 배출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자격 기준 중 1년의 실무경력(1000시간의 실무경력)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약사회 또 다른 관계자는 “병원약사회에서 전문약사를 취득하고 7년이 지나 재인증을 받은 약사들이 있다. 당장 내년에는 이분들에 대한 국가 공인 전문약사 자격으로의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현재 관련 내용에 대해 복지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전문약사제도에 대한 약사들의 참여를 높이는 방안도 과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전문약사 제도 시행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불거진 실효성 논란은 실제 자격을 취득한 약사들에게 일종의 베네핏 개념의 수가가 책정될 수 있을지 여부와 연관돼 있기도 하다. 약사회에서는 우선 자체적으로 제도 시행과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검토한 이후 수가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검토해 가겠다는 방침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전문약사제도 성격 상 참여를 높이기 위해 제도의 허들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약사들이 최종적으로 자격을 취득하지 않더라도 관련 교육을 받고 실무경력을 인정받는 과정 자체가 공부이고 의욕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약사회 차원의 수료 제도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는 수가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제도 시행 후 일정 부분 긍정적 결과가 도출돼야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면서 “수가와 관련해 정부와 계속 논의 중에는 있지만 단기간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역시 전문약사의 수가 책정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전문약사제도를 통해 차별화된 전문성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베네핏을 제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은 있지만 타 부서의 협조가 반드시 수반되기 때문에 제도 초기에는 논의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전문약사제도를 통해 배출된 약사들이 전문성을 보인다면 (수가 등) 베네핏 논의에 있어 협조를 얻기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2022-08-20 06:00:02김지은 -
통합 6년제, 실무역량 강화 강조하지만...현실은 글쎄[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사실상 편입학 개념인 약학대학 2+4학제가 올해부터 통합 6년제로 전환된다. 37개 약대가 모두 신입생을 선발하는 통합 6년제 전환을 확정하면서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6년제 약학교육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이제 수능 상위 2~3%의 우수 학생들이 약대 1학년으로 입학한다는 이야기다. 통합6년제 시행으로 그간 약대 입학 관문 격이던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도 올해 시험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6년제 약학교육 제도의 이단아 격이던 2+4학제도 폐지되는 셈이다. PEET 시험이 종료됨에 따라 내년까지는 신입생, PEET생이 함께 입학하는 구조이지만, 2024년부터는 전체 약학대학에서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수능시험을 본 신입생이 올해 첫 약학대학에 입학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2028년에 6년제 약학교육을 온전히 이수한 졸업생이 처음으로 배출된다. 올해는 특히 약학교육평가원이 교육부로부터 약대 평가, 인증 인정기관으로 지정을 받으면서 약대 학제부터 평가까지 6년제 약학교육의 밑그림이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늘어난 학제와 높아진 사회적 기대를 현재의 6년제 약학교육 커리큘럼이 제대로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4년제에서 6년제로…20개에서 37개 대학으로 약학교육은 지난 10여년 대변혁의 시기를 겪었다. 4년제에서 편입 형태의 2+4형태를 거쳐 진정한 의미의 통합 6년제가 시행되기까지 꼬박 12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약학대학의 숫자도 크게 늘었다. 20곳이었던 약학대학은 2010년 15곳의 약대가 대폭 신설되면서 35곳으로 증가했고, 지난 2019년 2곳이 더 추가되면서 최종 37곳으로 늘었다. 6년제 시행 초기 사실상 4년제에 6년제 커리큘럼을 강요하는 2+4학제 운영에 더해 한 학년 학생 30명이 채 안되는 신설 약대가 대폭 들어서면서 약사사회에서는 교육 부실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약대 2+4 학제에 대한 논란은 약사사회 내부에만 그치지 않았다. 편입형 2+4년제로 약대가 운영됨에 따라 이공계 학생의 중도 이탈, 약대 편입용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등 사회적 문제가 부각됐다. 편입형 약대가 사회 문제를 야기하면서 결국 정부는 2+4학제와 통합 6년제 병행 카드를 꺼내 들었고, 그간 편입형 학제로 커리큘럼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약학대학들은 전부 통합 6년제 전환을 확정 지으면서 진정한 의미의 약대 6년제가 시행되게 됐다 약대 관계자는 “정부가 약대 학제 개편 때마다 지역 안배를 고려해 대학을 신설하면서 6년제 시행 초기 입학 정원이 30명이 채 안되는 소규모 약대가 대거 들어섰다”며 “신설 약대 확대와 ‘2+4’라는 기형적 학제가 겹치면서 사실상 그간은 진정한 의미의 약대 6년제 교육을 실현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사실상 과도기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부터 통합 6년제로 학제 개편이 완성됐고, 그 과정에서 약학대학들은 6년 교육 과정을 위한 커리큐럼 마련과 실무실습 교육에 대한 그림을 그렸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통합6년제 전환…‘성과기반교육’ 강조한 약대 약학대학들은 통합 6년제 도입이 확정된 이후 성과기반 교육 추진을 강조해 왔다. 약학교육협의회는 지난 2018년 공청회를 열고 2+4년제와 통합6년제 간 교육 동등성을 담보하고 약대를 졸업한 약학 인재가 사회에서 약사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성과기반 약대교과'를 본격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약교협은 당시 성과기반 약학교육 핵심 가치를 '세계적 수준과 국제적 기준에 맞는 약사 양성'과 '미래 산업 가치를 창출하는 약사 양성'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성과기반교육(Outcome-Based Education)은 이미 다른 학문 분야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교수 교육법 중 하나다. 현재 국내 의과대학들이 채택 중인 교육방식이기도 하다. 약학교육의 경우 완전한 6년제 도입을 계기로 기존 지식 중심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임상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로 설정된 것인데, 실무 중심 약학교육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을 반영한 결정이기도 했다. 성과중심교육이 교수의 교육법이라면, 통합 6년제 전환으로 늘어난 교육시간에 따른 약대 교육과정 개편을 위한 지침이 마련되기도 했다. 약교협은 지난해 ‘통합6년제 표준교육과정 연구 결과 및 권고 사항’을 발표하는 한편, 37개 약대에 관련 내용을 배포한 바 있다. 핵심 내용은 실무실습 교육 강화에 있다. 기존에 학기 별 평균 이수 학점이 20~24점이었던 것을 통합 6년제 전환 이후는 18~21학점으로 줄였다. 수업 부담을 줄이는 대신 실무실습 교육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다. 해당 표준교육과정안에서 제시된 6년제 약대 교과목은 총 63개로, 분야 별로는 ▲약학기초 13과목 ▲공통약학 23과목 ▲임상약학 11과목 ▲산업약학 11과목 ▲공통약학 현장실무실습 5과목이다. 각 대학에서는 교육 목표, 특성화 등에 따라 교과목 조정이 가능하다. 학생의 실무, 연구 능력 향상을 위한 제도도 도입된다. 교수의 연구와 학생 교육을 연계하는 졸업논문제도를 도입하는데, 학생이 약대 교수가 진행하는 연구에 참여하고 졸업 후 산산업, 연구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실험실습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약대 내 복약상담시험을 통해 임상실무실습 교육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안에 포함됐다. 학생이 훈련받은 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복약상담과 지도 등을 실시하는 시험 방식이다. 손동환 약교협 이사장은 “통합 6년제 표준교육과정 목표는 탁월한 이론, 융합교육, 고도의 실무실습, 캡스톤디자인(창의적 종합 설계)에 있다”면서 “37개 약대가 해당 안을 기본 뼈대로 채택하되, 각 대학의 특성 등을 반영해 국가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무엇보다 통합 6년제의 핵심은 실무실습 강화에 있다”면서 “이전에 제약 실무실습이 병원, 약국에 비해 열악했는데 최근 실습을 진행할 국가 시설이 마련됐다. 제약, 바이오가 시대적 흐름인 만큼 더 고도화된 제약 실무실습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이 실무실습을 나가기 전 준비 개념인 예비실습도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이를 위해 각 대학들이 참고할 만한 표준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6년으로 늘었지만”…실무역량보다 연구를? 일각에서는 약학대학 교육과정이 통합 6년제 시행으로 4년에서 6년으로 늘었지만, 각 대학들이 그에 걸맞은 커리큘럼 개편을 진행했는지는 의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실무 역량 강화가 약대 6년제 시행의 근본 취지였지만, 현재 약대의 중심이 연구로 쏠리는 점은 문제라는 데 약대 교수들은 한목소리로 우려하고 있다. 6년제 약학교육 전환의 취지이자 목표인 실무 중심의 국제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각 대학의 자성과 약대 교수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쓴소리도 흘러나온다. 한 약대 교수는 “약대 6년제의 핵심 취지는 약사 실무역량 강화와 실무실습 교육에 있었지만, 대부분의 약대가 연구 중심을 지향하는 추세”라며 “기존에 약대들이 세부 전공 단위로 교과목을 나누는 데 익숙해 있어 실무역량을 강화하는 교육 체제와 교원 확보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 6년제가 시행되고 학제가 2년 더 늘었지만 약대들은 기존 틀을 유지하려는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보건의료 인력 양성 교육의 변화 추세인 성과 또는 역량 기반 교육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교수도 “학제가 6년제로 전환된 만큼 사회에서도 대학 졸업 후 바로 실무에 투입할 만한, 나아가서는 국제 수준을 갖춘 인재를 요구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국내 약대 학제와 실무실습 교육 수준이 이것을 충족할 만한 준비가 됐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2022-08-20 06:00:01김지은 -
되레 세지는 일반약 규제…제약사 개발 의욕 꺾어[데일리팜=김정주 기자] "다른 분야들은 규제를 완화한다고 난리인데 일반의약품 규제만 비현실적으로 퇴보하는 이유가 뭔가. 정부가 일반약과 제약계 목소리에 관심이 있긴 한 건가." 일반약 활성화를 기대하며 R&D에 골몰해 온 제약계 종사자들은 이제 외국에 피(fee)를 주고 들여오는 제품만 들여다볼 뿐, 더 이상 개발할 의욕이 없다고 말한다. 당장 오는 11월 외국 의약품집에 수재된 전문의약품의 독성·약리 자료제출 면제 규정이 삭제되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임상 부문의 경우 복합 효능이 많은 일반약 특성은 무시되고 건마다 개별 임상자료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 혁신적인 제형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업그레이드 버전'을 개발하려면 표준제조기준(표제기) 안에 포함돼 있지 않아 다른 트랙을 생각해야 한다. 이럴 바에야 개별 인정형이라는 광범위한 포괄성과 광고 유연성을 가진 건강기능식품으로 빠지는 게 낫다. 의욕적으로 해봐야 전문약을 능가하는 까다로운 규제로 시간, 비용, 인력을 감당하지 못하니 개발한 약을 개량신약으로 만들어 전문약 허가·급여 트랙을 밟는 게 기업으로서 예측 가능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제약기업들의 개발 의지를 꺾고 있는 일반약 규제 흐름에서 소매 유통의 끝에 놓인 약국은 파스 한 품목이라도 자신 있게 내놓을 만한 신개발 제품이 없다고 호소한다. "내가 먹던 일반약이 왜 건기식이 된 거냐"는 소비자 물음에 적절한 눈높이 대답을 내놓기 어렵다. 무엇이 어떻게 꼬인 것일까. 규제 평가 근거 '안전성·유효성 → 임상문헌·논문'으로 무게 추 변화 허가·시판·급여 재평가와 관련해 정부의 규제 흐름에서 가장 큰 특징은 안전성·유효성은 가장 기본 근거로 두되 임상문헌이나 논문, 리얼월드에서 사용된 결과 근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급여도 물 밀듯 쏟아지는 고가 항암제와 보장성 강화로 인한 재정 압박으로 급여재평가 등 사후 관리가 보다 강화되고 있고, 허가 규제 또한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현재 국내 제약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당장 11월 11일부터 시행되는 외국 의약품집에 수재된 전문약 독성·약리 자료제출 면제 규정 삭제 이슈다. 즉, 이제부터 일반약은 그간 인정돼 온 외국, 즉 A8 국가 의약품집에 수재된 제품이라도 이 근거는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기본 자료가 될 뿐이다. 다시 말해, 성분·제제 관련 임상문헌·논문 등을 근거로 별도 허가 신청을 받아야 국내 시판허가 권한을 획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제약사들은 투자비용과 매출 수준 등을 고려해 외국에 수수료를 내고 라이선스 제품을 들여오는 수밖에 없다. 외국 일반약 의존도가 그만큼 더 커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A제약사 관계자는 "개발 능력이 없거나 광고비 투자 능력이 없어서 만들지 않는 게 아니지 않냐"며 "이건 소비자를 위한 규제가 아니다. 규제로 불필요한 외화 유출이 야기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들어 라이선스 수수료가 갈 수록 올라가고 있는데, 업계는 일반약을 활성화 하려고 수백 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해 할 판이다. 국내 시장 규모와 예상 매출을 고려할 때 이 정도의 투자는 심각한 부담이라는 게 제약기업들의 일관된 얘기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서 수 십 년을 일해왔는데, 충분히 잘 유지·관리돼 온 합리적인 제도를 한 순간에 없애버리는 데 대해 식약처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이 제도와 관련해 업계에 사고나 불거진 이슈조차 없었고 단 한 번도 안·유로 문제된 적 없으니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 업계가 생각하는 건 표준제조기준(표제기) 이내에서 선택하는 것인데, 선택지가 좁다. 만약 어린이용 비타민 젤리를 개발하고 싶어도 표제기에 없으면 안 된다는 의미다. 허용 성분도 적어서 개발하고 싶어도 구상 단계에서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이 된 셈이다. 제도를 보강하고 확대하려는 정부 고민 없이는 일반약 개발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 일반약 임상재평가, 3상 모집 어려워 자진 퇴출 결말로 일반약 임상재평가 기준도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가차 없기는 마찬가지다. 통상 2~3년에 걸쳐 재평가에 필요한 임상을 진행하는데, 전문약과 달리 인원 모집이 어렵고 지정된 임상기관에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기관에서 "모수가 적다" 등 이유로 중도 포기 해버리면 여러 행정 연장을 거듭하게 된다. 이 사이 투여 되는 비용이나 시간, 인력을 고려할 때 기업들은 결국 자발적으로 임상을 포기하고 허가를 취하는 일이 생긴다. 다효능을 갖고 있는 일반약 특성 상 임상과정 뿐만 아니라 임상 가짓수도 많아 오히려 전문약보다 까다롭다. 예를 들어 염증 치료제의 경우 치주염과 위염에 적응증이 있다면 대표 효능이 아닌 개별로 분류돼 각각 따로 진행해 결과를 내야 한다. 시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만약 라이선스 제품이라면 개발 업체가 자국에서 마케팅 전략 상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하고 국내엔 기존 제품만 도입됐다고 가정해볼 때 더 심각해진다. 개발사가 자국 시장 전략으로 만든 업그레이드 버전만 임상을 진행했다면, 국내에서 임상재평가 진행을 감당해야 한다. 보험약제가 아니라 시장이 작은 일반약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진 취하나 퇴출을 결정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B제약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도 아깝게 버린(자진 취하 ) 제품이 있다. 이건 재평가 임상이지 안전성 이슈로 진행하는 시험이 아니"라며 "오랜 시간 시장에서 꾸준히 선택해 온 제품에 효능·효과를 판단하는 건 시장이고, 여기서 문제가 나타나면 자연 퇴출되는 게 이치다. 부작용 등 여러 부문을 모니터링하는 상황에서 임상 통계 수백례를 조사 분석해야 한다. 전문약보다 제출할 게 더 많다. 과연 이게 과학적인 판단인 것이냐"며 반문했다. "개발 욕구 왜 없겠나…고강도 여건 감수하느니 전문약이 낫다" 업체들은 대조약 약물군의 임상 자료가 많지 않은 일반약 특성 상 근거를 더 충분하게 확보하기 위해 위약 대비 임상으로 그 폭을 넓힌다. 이렇게 되면 신규 효능이 돼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바에야 훨씬 유연하고 포괄적인 건기식으로 우회해 인체적용 시험으로 개별 인정형을 획득하는 게 투자나 사후 관리 비용 면에서 유리하고, 신개발 제품이라면 전략을 수정해 전문약으로 허가 신청하는 게 기업으로선 예측가능한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 C제약사 관계자는 "고액을 투자해 일반약을 개발해 시장에 내놔도 제한이 많아 인지도나 홍보 측면에서 숙성 기간이 필요하다. 처방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10년을 기다려야 100억원 매출을 기대하는 제품들"이라며 "타산이 맞지 않아 개발 과정에서 전문약으로 최종 결정하는 제품들이 그런 이유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 십 년 명맥을 이어온 유명 제품이라도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를 주어 업그레이드를 해 명성을 유지해야 하는 게 일반약이다. 제형이나 복용 편의성 등 개발을 디자인하고 싶어도 높은 허들을 줄줄이 넘어야 하는 데다가, 광고 규제도 날카로워 손을 쓸 방법이 없다. 그 사이 경쟁사에선 카피 제품을 내놔 저가 공략을 해버리면 결국 '후려치기 경쟁'에 휘말려 시장이 왜곡되고 만다. 그렇다고 일반약 개발 특허가 쉬운 게 아니다. 결론적으로 건기식 행의 관문은 활짝 열려 있고, 전문약 진입 통로는 매끄러운 반면 일반약 관문은 갈수록 좁고 험난해진단 얘기다. 규제 당위성 불구 산업 부담↑·약국 신뢰↓·소비자 혼란…정부, 현장 관심 가져야 의약품은 효능·효과를 지닌 제품으로 개발 단계부터 투약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철저하게 관리돼야 한다는 점에서 품질 규제는 중요하다. 1960년대 초반 전 유럽을 강타했던 탈리도마이드 사태 이후, 미국에서 처음 도입한 재평가 규제는 허가·평가와 평가·심사 등 사전·사후관리 전 영역에 걸쳐 고도화됐고 우리나라 또한 규제 과학을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산업계와 학계는 그 방식에 있어서 합리적인 방향성을 잃어선 안된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이재현 성균관대 약대 교수는 "미국 사례를 보더라도 '그랜드 파더 드럭'처럼 오래 사용한 약제들은 가혹한 수준으로 평가하는 게 무의미하기 때문에 재평가 원칙에서 제외했었다"며 "일반약의 특성을 무시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과도한 규제와 문턱으로 새로운 제품 개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소비자 구매 단계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게 학계와 약사사회에서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D약사는 "안전상비약 수준의 일반약도 소비자에게 새 제품을 소개할 만 게 없어 업체에 문의해보니 규제가 심해 개발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대로 팔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며 "그나마 있는 약도 갑자기 건기식으로 빠져버리면 계속 복용하던 환자들에게 설명하기 난감하다"고 말했다. 일반약에 유독 가혹한 규제 형태는 제품을 다른 영역으로 이탈하게 부추기고, 정작 그 모호한 경계선 상 있는 건기식과 규제가 너무 벌어져 야기하는 또 다른 문제에 대해 A제약사 관계자는 "이대로 라면 현재 8대 2 수준인 전문약과 일반약 비중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효율적인 관리와 재정 부담 완화, 의약품의 건전한 복용, 산업 활성화의 삼박자를 잘 맞춰가기 위해선 최소한 전문약과 일반약의 비중 유지 또는 개선을 위해 정부가 현장을 제대로 들여다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교수 또한 "제약사에는 개발 의지를 꺾고 약국은 신뢰를 잃고,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규제들을 이제는 정부가 고민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022-08-16 06:18:15김정주 -
신고만으로 제조 가능하게...표준제조기준 품목 확대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셀프메디케이션 시대, 일반의약품 생산성 향상은 소비자 약물 선택권과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의 필요충분조건으로 받아 들여 지고 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지 못한 보건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 일변도 정책·제도의 영향으로 여전히 전문의약품에 비해 성장 동력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일반약 품목 수 감소와 점진적 우상향 박스권에 갇힌 생산 실적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최근 5년(2016~2020) 일반약 품목 수는 5477개에서 197개 감소한 5280개로 집계되며, 생산액은 2조6000억에서 3조1000억으로 5000억원 정도가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전문약 품목 수는 1만3069개에서 1만5946개로 2877개 품목이 늘었으며, 생산액은 4조2000억 가량 (13조6000억→17조8000억원) 증가했다. 동반성장과 산업발전의 근본 틀은 공적자금 투입도 방법일 수 있지만 생태계에 자생력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규제 완화가 우선적으로 도입·실현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안유심사면제 폐지...신규 일반약 개발 위축" 이런 와중에 올해 11월 예정된 해외 8대 의약품집을 근거로 한 안전성·유효성 심사 면제 규정 폐지는 침체 일로의 일반약 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2020년 12월 해외 의약품집 인정 제도 폐지 관련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에 대해 행정예고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의약품집 등에 등재되어 있는 의약품도 안전성과 유효성 심사·평가를 받도록 허가 요건을 강화한 것인데, 업계는 오남용 우려가 적고 안전성·유효성을 기대할 수 있는 일반약 본연의 목적에 배치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더욱이 표준제조기준(표제기) 개정 및 품목 확대를 위한 운영 체계가 활성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표제기 개정을 위한 작성 기준 및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표제기는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에 사용하는 성분 종류와 규격, 함량, 각 성분 간 처방 등 허가사항을 표준화한 제조 매뉴얼로 1994년 보건복지부 고시로 도입됐다. 표제기에 포함된 것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 받았다는 뜻으로 현재 일반약 14개 효능군과 의약외품 16개 효능군이 등록됐다.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는 비타민과 해열진통제, 감기약 등이 표제기로 만들어진다. 식약처에 신고만 하면 제조와 판매가 가능하다. 안·유 심사 면제는 의약품 안전성 검증과 관리에 방점이 찍힌 제도로 2018년 발사르탄 원료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된 이후 일반약까지 불똥이 튄 사례로 평가된다. 의약품 신고만으로 허가가 가능한 경우는 ▲대한민국 약전 또는 식약처장이 인정하는 공정서 ▲표제기 수재 품목 ▲기전 유효성분 종류와 규격, 분량, 제형, 효능·효과, 용법·용량이 동일한 품목 등 3가지 트랙이 있다. A제약사 개발관계자는 "해외 의약품집을 근거로 한 안유심사 면제 조항이 폐지하면 공정서, 고시에 유효성분·효능·분량·효과·용법·용량 등이 없는 일반약은 '신규 허가신청 품목'으로 안유 심사를 받아야 한다"며 "안전성이 확보된 신규 일반약 론칭을 위해 20억원 상당의 불필요한 임상시험을 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표제기 효능군은 신고제로 일반약 개발이 훨씬 수월하지만 우리나라는 해외와 비교해 그 범위가 제한적이다. 때문에 의약품집 안유 심사 면제를 폐지하려면 선진국 수준으로 표제기 성분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도 힘을 얻고 있다. "복합제 직간접 성분 타당성 증명 시...임상면제 돼야" 현재 새로운 조성의 복합제를 허가 받기 위해서는 일반약이라고 할지라도 임상시험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일반약의 경우 전문약과는 달리 그 시장이 작아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새로운 조성의 복합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일반약의 경우, 주 약효 성분에 대한 보조 효과를 기대하고 배합되는 주성분도 많은데, 이들 보조적 성분들을 추가하게 됨으로써 앞으로는 1·2·3상 임상시험을 모두 실시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점은 그야말로 규제를 위한 규제일 수밖에 없다.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제2조를 보면, 유효성분은 유효주성분과 유효부성분으로 되어있고, 유효부성분의 경우 '제제의 효능효과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으나, 유효주성분이 효능효과를 나타내는 데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유효성분으로서 그 성분의 기대되는 효능효과를 표방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고 되어 있다. 표준제조기준 이외의 일반의약품의 경우에도 이러한 개념을 도입, 새로운 조성의 복합제 개발 시, 기허가 일반약에 사용된 성분으로서 안전성이 확립되고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유효성분을 포함해 새로운 복합제로 개발하는 경우, 임상시험 면제가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의 허가 규정 중 '유사처방 일반용 배합제'에 대한 조항도 적극 참조할 만하다. B제약사 개발관계자는 "약효의 직·간접성분 조합 타당성을 설명하는 자료·제조 방법·규격·시험 방법·안정성·독성시험 자료 등을 제출할 경우, 임상시험 없이 허가를 획득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 같은 일본의 규정을 도입한다면 일반약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000억 한방제제 시장...식약처, 전문 RA인력 확충해야" 2016년 하반기부터 천연물의약품이란 용어가 삭제되고 한약(생약)제제로 통합되면서 케미칼 의약품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과 동일한 규격으로 자료 제출·심사를 받고 있는 점도 개선점으로 부상되고 있다. 한약제제는 그 특성 상 단일성분이 아닌 복합제제가 대다수며, 이에 대한 원생약 원료시험규격이 식품공전과 함께 연계돼 위해 성분(잔류농약, 곰팡이 독소, 중금속 등)의 자료가 광범위하게 늘어나게 되면서 한방제약사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한약제제 일반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원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임상을 진행해야 하며, 이는 결국 R&D 비용 증가에 따른 공급가액 상승으로 케미칼 의약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 업체들의 경영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C한방기업 개발 관계자는 "한방제제 유효·지표물질에 대한 과학·표준화 작업은 신약 개발 수준에 부합할 정도로 어려운 분야다. 따라서 생약과 합성의약품을 동일시한 허가 규제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한방의보 일반약에 대한 약가가 2015년 이후 원생약 원가 상승률을 반영치 못하고 있는 점도 개선돼야 할 점"이라고 설명했다. "구시대적 광고심의규정...소비자 정보요구 반영 미비" 의약품 광고 관련 법령체계는 약사법 제68조·제68조의 2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총리령)' 제78조~83조 및 [별표7·8] 그리고 의약품광고 및 전문의약품 정보제공 가이드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법률·총리령·가이드라인의 핵심은 허위과장 광고 금지와 행정처분에 관한 규칙으로 대별된다. 세부 내용으로는 명칭·제법·효능과 관련한 과장광고 금지, 의사 등 전문가가 보증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광고 금지, 효능을 암시할 수 있는 방법의 광고 금지, 최고·최상 등 절대적 표현 불가, 체험담 불가 등이며 이를 위반했을 경우 사안에 따라 해당 품목 광고 업무정지 1~3개월 또는 그 수위의 심각성에 따라 허가 취소까지 처벌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표현의 자유와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 사이에서 법리적 해석과 시대적 트렌드의 올바른 반영이 상충하고 있는 부분이다. 약사법에 포함된 과대광고 금지 내용은 1954년 공포 이래 약사법 시행규칙 48조 신설(광고의 범위·금지사항)·약사법시행규칙 개정(의약품 대중광고 관리기준 고시제정) 등을 통해 수차례 보완 작업을 거쳤지만 여전히 현실적 괴리감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임상적 유효성 측면에서 일반약 대비 비교 열등인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전문가 집단인 의약사 즉 '쇼닥터' 등을 활용한 직간접 광고가 자유롭다. 반면 효능효과와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된 일반약은 관련 법령·규칙에 얽매여 전문가를 활용한 광고 활동이 전면 금지돼 있는 점은 난센스에 가깝다. 이와 관련해 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인쇄·라디오·CF 등의 광고는 사전심의를 거쳐 이뤄지는 만큼 (의약사)전문가 모델 기용 금지는 구시대적 산물로 평가된다. 학력 신장·인터넷 발달로 소비자 정보 선별 능력이 향상된 만큼 관련 법도 재정비 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책임과 권한의 불균형도 개선돼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식약처는 2007년 의약품 광고 사전심의와 관련해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에 그 권한과 책임을 위탁해 운영해 오고 있는데, 정작 행정처분에 대한 절대적 권한은 독자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이미 의사, 약사, 변호사, 시민단체, RA·홍보·마케팅 관계자 16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심의필을 받은 광고에 대해 제보·신고 만으로 행정처분을 내리는 경우도 발생해 위임 입법과 집행의 충돌도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 특히 일부 선진국의 경우 사전 검열이 아닌 사후 검열 시스템을 구축, 기업에 자율적 광고심의준수권을 적극 이양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무한 책임을 지우는 점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아울러 라디오·CF 광고의 경우 출연 대상·효능과 관련한 표현 문구 제한 등 강도 높은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유튜브 등 새로운 의약품 마케팅 툴의 경우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러닝타임·애매한 제품 홍보와 관련한 규정 신설 여론이 일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2022-08-01 06:10:00노병철 -
"최고가 제네릭 삽니다"...계단형약가 피해가는 제약사들[데일리팜=천승현 기자] 2020년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약사들의 제네릭 전략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시장 진입 시기에 따라 약가가 내려가는 계단형약가제도 도입으로 제네릭 시장에 뒤늦게 진출하는 시도가 크게 줄었다. 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 양도·양수 의약품의 약가 승계가 허용되면서 기존에 높은 약가로 등재된 제네릭의 판권 이동이 활발했다. 약가제도 개편 직전에 허가 받은 제네릭의 양도·양수가 활발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 직전에 집중적으로 허가 받은 제네릭이 ‘최고가 프리미엄’을 달고 양도·양수 거래 대상으로 활용되는 기현상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 신규 급여 등재 건수 급감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규 급여등재 의약품은 총 419개로 월 평균 6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총 820개 품목, 월 평균 68개 등재됐다. 약가제도 개편 직전 무더기로 등재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 총 3632개 품목이 급여권에 신규 진입했다. 매달 452개 품목이 등재됐는데 약가제도 개편 이후 급감했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이전에 최대한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려는 행보를 나타냈고 새 제도 시행 이후에는 제네릭 신규 진입이 주춤했다. 이에 반해 건강보험 급여 삭제 의약품 개수는 약가제도 시행 전후 큰 차이가 없었다. 신규 급여 등재 수치만 보면 제약사들이 개편 약가제도 시행 이후 계단형약가제도 등의 적용으로 제네릭 약가가 낮아질 것을 우려해 신규 진입을 주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수치 상으로는 새 약가제도가 제네릭 난립 현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 셈이다. ◆양도·양수 약가승계 허용 이후 최고가 제네릭 판권 이전 활발 주요 제네릭 등재 가격을 보면 계단형약가제도를 피해 양도·양수를 통해 최고가로 등재되는 사례가 크게 눈에 띄고 있다. 이달 1일부터 51개 의약품이 급여목록에 신규로 등재됐는데 이중 제네릭 27개 제품이 최고가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았는데도 최고가로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단형 약가제도에 따라 기등재 동일제품이 20개가 넘을 경우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제네릭은 약가가 15% 낮아진다. 기존에 등재된 동일 약물이 20개가 넘으면 최고가 요건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 또는 ‘종전 최저가의 85%’ 중 더 낮은 약가를 받는다. 건일바이오팜의 '둘록세틴염산염‘ 성분의 ‘듀록틴캡슐30mg'은 이달부터 404원의 상한가로 급여 등재됐다. 동일 제품 최고가로 등록됐다. 기존에 등재된 동일 성분·용량 제품은 25개다. 동일 제품 최저가는 177원이다. 원칙대로라면 듀록틴캡슐30mg은 계단형약가제도 적용 대상이다.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248원)와 종전 최저가의 85%(150원) 중 더 낮은 150원을 넘을 수 없다. 이 제품이 신규 허가가 아닌 다른 기업이 허가 받은 제품을 양수받으면서 기존 약가를 승계한 사례다. 이 제품은 라이트팜텍이 지난 2020년 4월28일 허가 받고 최근 건일바이오팜에 양도했다. 양도·양수를 통해 신규 허가에 비해 2.7배 높은 약가를 받았다는 얘기다. 건일바이오팜은 듀록틴캡슐60mg도 라이트팜텍으로부터 넘겨 받으면서 최고가 624원을 이어받았다. 만약 이 제품도 신규 허가로 계단형약가제도가 적용된다면 250원(기등재 최저가 294원 x 85%)을 넘을 수 없지만 양도·양수를 통해 2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등재됐다. 서울제약의 ‘폴라프레징크’ 성분의 ‘네오맥75mg'은 지난 1일부터 116원의 상한가로 등재됐다. 동일 제품의 최고가로 최저가 71원보다 60% 이상 비싼 가격이다. 기등재 동일 성분·용량 제품은 총 30개다. 만약 신규 허가로 계단형약가제도가 적용됐다면 최저가 67원의 85%인 60원 이하로 책정된다. 하지만 인트로바이오파마의 제품을 양수하면서 약가도 승계받았다. 개편 약가제도 시행 이후 양도·양수 의약품의 약가 승계가 허용되면서 제네릭 의약품의 판권 이동도 크게 확산하고 있다. 약가제도 시행 직후에는 양도·양수 의약품도 계단형약가제도의 적용으로 동일 제품 중 최저가로 등재됐다. 의약품 허가권이 다른 업체로 변경되는 양도·양수의 경우 급여 삭제와 재등재 절차를 거친다. 기존에 등재됐던 제품이라도 삭제 이후 신규 등재 제품으로 인식되면서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이 불가피했다. 제약업계에서 양도양수 의약품을 신규 등재 제품과 같은 방식으로 등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제기했고 복지부는 제도 개선을 수용했다. 복지부는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 개정을 통해 ▲제조업자 등의 지위를 승계한 제품 ▲동일회사가 제조판매허가된 제품을 수입허가로 전환하거나 수입허가 제품을 제조판매허가로 전환한 경우 ▲업종전환 등으로 허가를 취하하고 동일 제품으로 재허가 받은 경우 등의 사례에는 삭제된 제품의 최종 상한금액과 동일가로 산정한다는 규정을 지난해 1월부터 시행했다. 양도·양수와 같이 동일 제품의 급여 삭제와 재등재 시에는 종전 기존 약가를 승계한다는 내용이다. 동국제약의 ‘텔미사르탄’ 성분의 ‘프리모노정40mg'은 지난 1일 426원으로 등재됐는데 녹십자가 허가 받은 ’녹십자텔미사르탄40mg'의 허가권이 변경된 제품이다. 기등재 동일 제품은 63개, 최저가는 352원이다. 신규 허가를 통해 급여권에 진입하면 최저가의 85%인 250원 이하로 책정되는데 양도·양수를 활용해 2배 가량 높은 상한가를 받을 수 있었다. 동국제약의 ‘프리모노80mg'도 신규 허가로 진입했다면 계단형약가제도 적용으로 약가가 360원을 넘을 수 없지만 녹십자로부터 양수받으면서 최고가 573원으로 책정됐다. 일성신약의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칼륨 성분의 ‘디스모틴5mg'을 이달 신규 등재됐는데 경방신약이 2020년 허가 받은 제품이다. 양도·양수를 통해 최고가 103원을 받았다. 신규 허가 제품이라면 기등재 최저가 67원의 85%인 57원 이하로 등재되지만 양도·양수를 통해 2배 가까운 약가를 확보했다. 같은 성분의 엘앤씨바이오 ’아모클라625mg'과 ‘아모클라건조시럽’은 각각 최고가로 등재됐는데 이들 제품도 경방신약이 판권을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동일 제품 기등재 제품이 20개 미만이어서 계단형약가제도 적용 대상이 아닌데도 양도·양수를 통해 최고가로 등재된 제품도 있었다. 이때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같은 최고가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최고가를 받기 위해 양도·양수 전략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대웅바이오, 맥널티제약, 알리코제약, 에이치엘비제약, 이연제약, 제뉴파마, JW신약, 제일약품, 한국파비스제약 등도 양도·양수를 통해 제네릭을 최고가로 등재했다. ◆규제강화 직전 허가 제품 양도·양수 집중 거래..."정부가 난립 초래·시장 혼란 가중" 공교롭게도 양도·양수를 통해 신규 등재한 제네릭 제품들은 2019년과 2020년 허가가 집중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달 양도·양수로 최고가 등재된 제네릭 27개 제품 중 24개 제품이 2019년과 2020년에 허가 받았다. 2019년 허가 제품이 15개, 2020년 허가는 9개 제품이다. 2019년과 2020년은 유례 없이 제네릭 허가가 폭증한 시기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19년과 2020년 허가 받은 전문의약품 제네릭은 각각 3857개와 2044개에 달했다. 2018년 1110개에서 크게 늘었다. 2018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제네릭 허가 건수는 모두 100개가 넘었다. 이 기간에 허가 받은 제네릭은 무려 5611개로 월 평균 312개에 달했다. 2019년 5월 한 달 동안 허가 받은 제네릭은 560개로 올해 6개월 간 허가 받은 310개보다 80.6% 많았다. 공교롭게도 이때 제네릭 허가 급증의 기폭제는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8년 7월과 8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라는 불순물이 검출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발사르탄 함유 단일제와 복합제 175개 품목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제네릭 난립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커졌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2018년 9월부터 ‘제네릭 의약품 제도개선 협의체’를 꾸려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이전에 최대한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새 약가제도 시행 이전에 이미 허가 받을 수 있는 제네릭은 대부분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규제 강화 움직임을 내비치자 제약사들이 사전에 제네릭 제품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제네릭 허가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에는 이때 허가 받은 비싼 제네릭 제품들이 양도·양수를 통해 활발하게 거래가 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양도·양수 방식으로 신규 등재된 제네릭 제품 대부분 최근 허가 이후 생산실적이 없거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제약사들이 판매 의도가 없었는데도 규제 강화를 대비해 미리 허가만 받고 제도 개편 이후에는 양도·양수 거래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제네릭 난립을 더욱 부추겼고,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계단형약가제도 역시 실효성이 떨어질 뿐 시장 혼란만 가중시켰다”라고 지적했다.2022-07-27 06:20:05천승현 -
새 약가제도 2년...제네릭 범람 멈췄지만 난립은 진행형[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2020년 약가제도 개편 이후 2년 동안 제네릭 진입이 크게 줄었다.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던 제네릭 제품의 신규 허가가 급감하면서 급여 등재 의약품 개수도 모처럼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약가제도 변화 직전 펼쳐진 유례 없는 제네릭 허가 범람으로 시장 난립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 치솟던 급여등재 의약품 개수 감소세 전환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건강보험급여목록 등재 의약품은 총 2만4656개로 집계됐다. 1년 전 2만5827개에서 1171개 줄었다. 역대 급여목록 의약품이 가장 많았던 2020년 10월 2만6527개와 비교하면 1년 9개월 만에 1871개 감소했다. 최근에는 건강보험 급여 신규 진입보다 삭제가 더 많았다는 의미다. 급여등재 의약품 개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흔치 않은 현상이다. 지난 2018년 3월 급여 등재 의약품은 2만644개를 기록했는데 2020년 10월까지 2년 7개월 동안 5883개 늘었다. 이 기간에 급여등재 의약품 규모가 28.5% 확대될 정도로 신규 진입이 시장 철수 건수를 압도했다. 지난 2018년 3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급여등재 의약품 개수가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18년 11월과 2020년 12월 두 번에 불과했다. 나머지 24개월은 모두 전월보다 급여 등재 의약품 규모가 커졌다는 얘기다. 이에 반해 2020년 11월부터 이달까지 21개월 중 전월보다 급여등재 의약품 규모가 축소된 것은 13번에 달했다. 2020년 11월 2만5830개로 전월보다 697개 줄어든 이후 4개월 연속 급여등재 의약품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급여 등재 개수가 감소하기도 했다.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네릭 허가 건수가 감소하면서 급여 의약품 규모도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개편 약가제도에는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게 된다. ◆제네릭 허가 급감...공동개발 규제도 허가 감소에 영향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허가 받은 전문의약품 제네릭은 총 310개로 월 평균 52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제네릭 허가 건수는 총 1176개로 월 평균 98개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확연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작년 하반기만 보면 총 293개의 제네릭이 허가 받았다. 월 평균 49개로 올해와 비슷한 추세다. 제약사가 제네릭을 직접 개발하고 생동성시험을 수행하지 않으면 약가가 크게 떨어지는 구조 탓에 전 공정 제조 위탁 제네릭의 허가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시장성이 큰 대다수 시장에는 제네릭이 20개 이상 진입해 있어 후발 제네릭은 계단형약가제도 적용으로 약가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신규 진입 동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약가제도 개편 직전 제네릭 허가가 봇물을 이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조적인 현상이다. 2018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제네릭 허가 건수는 모두 100개가 넘었다. 이 기간에 허가 받은 제네릭은 무려 5611개로 월 평균 312개에 달했다. 2019년 5월 한 달 동안 허가 받은 제네릭은 560개로 올해 6개월 간 허가 받은 310개보다 80.6% 많았다. 공교롭게도 이때 제네릭 허가 급증의 기폭제는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8년 7월과 8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라는 불순물이 검출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발사르탄 함유 단일제와 복합제 175개 품목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제네릭 난립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커졌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2018년 9월부터 ‘제네릭 의약품 제도개선 협의체’를 꾸려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이전에 최대한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새 약가제도 시행 이전에 이미 허가 받을 수 있는 제네릭은 대부분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을 내비치자 제약사들이 사전에 제네릭 제품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제네릭 허가와 급여 등재가 급증했고 제도 변화 직후 신규 진입이 급감하는 현상이 펼쳐진 셈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의약품 공동개발 규제가 제네릭 허가 감소세를 촉진 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작년 5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개정 약사법은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 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생동성시험을 직접 시행한 제약사의 의약품과 동일한 제조소에서 동일 처방·제조법으로 모든 제조공정을 동일하게 제조하는 경우 생동성자료 사용이 3회로 제한된다. 1건의 생동성시험으로 4개의 제네릭만 허가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임상시험자료 역시 직접 수행 제약사의 의약품 외 3개 품목까지만 임상자료 동의가 가능하다. 과거에는 특정 제약사가 생동성시험을 거쳐 제네릭을 허가 받으면 수십 개 제약사가 동일한 자료로 위탁 제네릭 허가를 받는 경우가 빈번했는데, 공동개발 규제로 '제네릭 무제한 복제 현상'은 사라졌다. ◆대형 제네릭 시장은 여전히 100개 이상 업체 경쟁..."정부 정책이 난립 부추겨" 지적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네릭 신규 진입이 급감했지만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됐던 난립 현상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평가다. 주요 대형 제네릭 의약품 시장은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전체 개수는 정체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100개 이상의 업체가 경쟁하는 난립 현상이 공통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심평원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고지혈증치료제 아토르바스타틴은 10mg 용량 제네릭이 137개 등재됐다. 지난 10년 간 아토르바스타틴 10mg은 2012년 32개에서 1년 만에 74개로 급증했고 매년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9년 117개에서 2020년 137개로 2년 간 20개 증가하면서 또 다시 가파른 속도로 증가했다. 약가제도 개편 직전 제네릭 허가 범람 현상이 연출될 때 아토르바스타틴도 신규 진입이 늘었다. 아토르바스타틴10mg 제네릭은 2021년 7월 139개로 1년 동안 2개 증가하는데 그쳤고 올해 7월에는 137개로 1년 전보다 2개 줄었다. 2009년 특허가 만료됐는데도 약가제도 개편 직전 제네릭 허가가 범람했을 때 아토르바트타틴 제네릭의 신규 제네릭도 쏟아졌고 최근에는 주춤한 양상이다. 다만 한정된 시장에 100개 이상의 업체가 경쟁하는 난립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항혈전제 ‘클로피도그렐’과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스타틴’의 급여 등재 제네릭 개수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다. 클로피도그렐75mg 제네릭의 경우 2012년 7월 41개에서 2017년 7월 112개로 5년 간 81개 증가했고, 2018년 117개에서 2년 만에 30개 늘었다. 올해 7월에는 132개로 전년 동기보다 2개 줄었다. 로수바스타틴10mg 제네릭은 2012년 7월 41개에서 2017년 112개로 5년 간 71개 증가했고, 2018년 7월 117개에서 2020년 7월 138개로 21개 늘었다. 이달에는 131개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개 감소했다. 공교롭게도 2013년 이후 주요 제네릭 시장의 진입 개수 증가도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지난 2012년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계단형 약가제도를 폐지했다. 기존에는 최초에 등재되는 제네릭은 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의 68%를 받고, 이후에는 한 달 단위로 10%씩 내려갔는데 2012년부터는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제네릭도 최고가격(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의 53.55%)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과거에는 제약사들이 뒤늦게 제네릭을 발매할수록 낮은 가격을 받기 때문에 후발 주자들이 제네릭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도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약가제도 개편 이후 시장에 늦게 진입해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은 특허가 만료된 지 오래 지난 시장도 적극적으로 제네릭을 발매할 수 있게 됐다. 2014년 또 한번 제네릭 허가규제가 완화됐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을 생산하는 모든 공장은 3년마다 식약처가 정한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의약품 생산을 허용하는 내용의 ‘GMP 적합판정서 도입’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시행했다. 이때 허가용 의약품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규정이 완화됐다. 기존에는 다른 업체가 대신 생산해주는 위탁 의약품의 허가를 받으려면 3개 제조단위(3배치)를 미리 생산해야 했다. 생산시설이 균일한 품질관리 능력이 있는지 사전에 검증 받아야 한다는 명분에서다. GMP적합판정서 도입으로 제약사 입장에서는 위탁을 통해 제네릭 허가를 받을 때 별도의 생동성시험과 허가용 의약품 생산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난 10년 간 제네릭 허가와 약가 제도가 변화할 때마다 제약사들은 생존을 위해 제네릭을 쏟아냈다. 제네릭 난립 현상을 저지하려던 정부의 정책 목표는 번번이 실패한 셈이 됐다.2022-07-26 06:20:43천승현 -
무관심한 약사회·눈치보는 제약사...전담기구 설치 '먼길'[데일리팜=김지은·김진구 기자] 일반의약품 활성화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가 정부와 대한약사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유관 단체들의 무관심 속에 표류하고 있다. 지역 약국, 약사의 고유 권한이나 다름없는 일반약은 의약분업 이후 지속적으로 약사사회를 중심으로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이나 대응은 전무했다. 셀프메디케이션이 강조되는 시대 속 해외 약사회는 약국, 약사가 비처방의약품(일반약)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국민과 소통할 방안을 찾고 있지만, 대한약사회는 이 부분에 눈을 감은 지 오래다. 일반약 활성화를 누구보다 반기고 앞장서야 할 제약사들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전문약 위주 시장 상황에서 일반약은 사실상 찬밥 신세로 전락해 있다. 의사들의 저항도 제약사들이 일반약에 대한 관심을 드러낼 수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 제약사를 대표하는 제약협회가 20여년 전 추진했던 일반약 위원회 설치가 좌초된 데도 당시의 의료계 반발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을 감안해 이제라도 정부와 제약사, 약사 등이 참여하는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논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약사 고유 영역”…일반약 활성화·전문성 발휘 필요 일반의약품은 약국에서 약사만이 환자와 상담과 복약지도를 통해 판매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다. 어찌 보면 개국 약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유일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의약분업 이후 처방전 검수, 중재를 통한 조제, 복약지도 역시 개국 약사의 필수 역할로 꼽히지만, 일반약 상담 역시 약사의 전문성과 개인 역량을 드러내는 중요한 역할로 부각되고 있다. 일반약 활성화, 그 속에서 약사 전문성 발휘는 시대적 상황과도 맞물린다. 고령화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절감 필요성과 맞물려 셀프메디케이션이 강조되는 시대에 일반약 활성화는 뗄 수 없는 부분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약사사회의 대응은 이 같은 시대적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듯 하다. 직접적인 예로 최근 약사 연수교육의 커리큘럼은 일반약보다 건강기능식품에 집중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휴베이스 모연화 부사장은 “일반약의 주체인 약사가 약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자체가 활성화의 시초가 될 수 있다”면서 “약은 정확한 용법, 용량, 사용법을 지킬 때 제대로 된 효능과 효능을 낼 수 있다. 약사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교육이나 정보 전달 등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약사회 연수교육조차 최근에는 건기식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모 부사장은 또 “미국 약사회에서는 비처방의약품(일반약)에 대한 책자를 정기적으로 발간해 약사에 대한 교육, 신제품 소개 등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곧 약사들에게 일반약 상담, 그것을 통한 전문성 발휘에 대한 동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제약사들에는 일반약 신제품을 개발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약, 한약, 건기식도 있지만…일반약은 글쎄" 약사사회는 그간 일반약 활성화와 더불어 일반약 상담, 복약지도에 있어 약사의 역할 강화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이를 집중 논의하고 연구하는 창구 마련은 고려되지 않았다. 그간 약사사회의 일반약 관련 활동을 보면, 대한약사회와 지역 약사회 차원의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포스터 제작이나 특정 질환, 제품 관련 연수교육을 통한 상담, 복약지도 스킬 전수 등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약사사회가 일반약을 바라보는 시각은 약사회 내 가동 중인 위원회만 봐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현재 대한약사회는 21개 상임위원회 체제로 가동되고 있는데, 그 안에는 동물약품위원회, 한약위원회 등이 포함돼 있다. 건기식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건기식 소분 사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최광훈 집행부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약사회 내 동물약, 한약,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약국의 역할, 정책을 연구할 위원회는 있지만, 정작 약국만의 고유 권한인 일반약 활성화, 그 안에서 약사 역할을 논의할 전담 위원회는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전 약사회 집행부에서도 일반약 관련 전담 위원회나 TF 등의 별도 논의 기구 마련 전력은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일본 약사회에 해당하는 약제사회의 경우 위원회 중 ‘Non-prescription Drugs Committee(비처방의약품 위원회)’가 포함돼 있다. 주요 사업 중에는 ‘셀프메디케이션 의약품의 적정 사용 추진’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구체적인 사업은 ‘약국 일반약 보급, 개발을 위한 동영상을 제작, 자체 홈페이지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다. 약국의 일반약 취급, 판매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한 연수교육 자료를 제작, 제공한다. 회원 약사들이 법령 준수를 통해 약국에서 일반약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등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일반약은 그간 약사회 내 약국위원회 사업의 한 파트로 포함됐었지만 집중적으로 논의되거나 관련해 의지를 갖고 추진된 사업 등이 전무한 것은 사실”이라며 “일반약 재분류를 포함한 활성화 방안과 더불어 일반약을 적절하게 상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캠페인 등도 필요한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대한약국학회 이동한 부위원장은 “정부는 수년 전부터 셀프메디케이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 절감 차원에서도 예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정부와 제약사, 약사 등 이해 당사자들이 모인 협의 기구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 됐고, 그 중심에 일반약 활성화가 있다. 일반약의 주체인 약사, 약사들의 대표인 약사회가 협의체 구성 등을 적극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반약 전담기구 설치 계획 없다" 선 긋는 제약협회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대표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사업 계획은 우선순위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다양한 이유가 얽히고 설켜 있다. 우선 전문약 위주의 시장 상황이 오랫동안 고착화됐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1 식품의약품 통계연보'에 따르면 전문약 생산실적은 2010년 11조7037억원에서 2020년 17조8457억원으로 10년 새 52.2% 증가했다. 반면 일반약은 같은 기간 2조5302억원에서 3조1779억원으로 25.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존에도 4배 이상 차이가 나던 일반약 대 전문약 시장 규모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벌어져 2020년엔 5.6배까지 확대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선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일반약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대다수 제약사의 캐시카우가 제네릭·전문약 위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설 뚜렷한 동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바이오협회도 제약사들의 의견이 모이는 곳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제약바이오협회는 '일반의약품 전담기구'의 구성 계획에 대한 질문에 대해 "현재로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반약 활성화가 의약품 재분류를 통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원사들의 이해관계를 한 데로 모아 일반약 활성화를 추진하기에 부담이 적지 않다. 설령 일반약 활성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더라도 이는 '소수 의견'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전문약과 일반약은 사용 방법에 대한 분류일 뿐, 생산자 입장에서 의약품의 분류는 아니다"며 "협회는 산하에 약사제도위원회를 운영 중이며 여기서 전문약과 일반약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단체 반발에 무산된 지 18년…요원한 '일반약 위원회' 의사단체의 저항도 제약바이오협회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로 설명된다. 제약바이오협회는 과거 일반약 위원회 출범을 눈앞에 두고 무산된 경험이 있다. 지난 2004년 대웅제약 등 13개 제약사가 일반약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일반의약품 위원회를 결성했으나, 의료계의 반발로 좌초됐다. 위원회는 일반약의 광고·홍보 문제와 유명 제품의 난매 문제를 집중 논의하기 위해 꾸려졌다. 이에 의료계는 "국민에게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개원의들을 중심으로 위원회 소속 제약사의 전문의약품 처방을 다른 의약품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커지자, 위원회를 구성했던 제약사들이 속속 탈퇴했고 결국 첫 상견례를 끝으로 와해됐다. 시간이 오래 흘렀지만 여전히 의료계에선 의약품 재분류를 통한 일반의약품 활성화에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바이오협회가 별도의 위원회를 꾸리는 것은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한국보다 일반약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도 제약협회 산하에 별도의 위원회를 조직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설명된다. 현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하 위원회는 총 10개로 ▲기획·정책위원회 ▲홍보위원회 ▲글로벌협력위원회 ▲윤리위원회 ▲R&D정책위원회 ▲약가제도·유통위원회 ▲약사제도위원회 ▲바이오의약품위원회 ▲기초필수의약품위원회 ▲백신의약품위원회 등이다. 일본 제약협회의 경우 12개 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와 큰 차이가 없다. 각각 ▲코드컴플라이언스 추진위원회 ▲산업정책위원회 ▲유통적정화위원회 ▲의약품평가위원회 ▲품질위원회 ▲바이오의약품위원회 ▲약사위원회 ▲지적재산위원회 ▲연구개발위원회 ▲국제위원회 ▲환자단체협력위원회 ▲ICH프로젝트 위원회 등이다. 한국의 약사제도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약사위원회가 담당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의약품 재분류는 의약품평가위원회가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 제약협회도 산하에 별도의 OTC 담당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 사례가 없다는 점 역시 제약협회 산하 일반약 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제약협회 내 일반약 위원회 설치 필요성을 역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반약 시장은 더욱 더 침체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도 제약사들도 일반약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나서야 한다. 국민의 의료 접근성 확대와 건보재정 절감이라는 큰 틀에서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제약협회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2022-07-25 06:00:00김지은·김진구 -
9월 시범사업, 공단이 관리...공적모델에 가장 가까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 주도 공적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현재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서 추진 중인 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기관에서 추진 중인 사업인 데다 공단이 서버 관리, 전송 시스템까지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로서는 약사회가 추구했던 ‘공적’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에 가장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제도화 논의가 진전되면서 이미 정부 주도, 혹은 민간 기업에 의해 전자처방전을 도입한 해외 국가들 사례 역시 눈 여겨 볼 부분으로 꼽힌다. 이미 정부 주도로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을 운영 중인 북유럽, 영국, 호주와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나서서 전자처방전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일본 등의 상황도 참고 대상이 될만하다. 약사회도 참여…공단 주도 전자처방 시범사업 관심 현재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주도로 원주에서 진행 중인 ‘공익적 전자처방전 및 진료지원 플랫폼’ 사업은 정부 기관이라 할 수 있는 공단 주도 하에 약사회가 참여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 특히 약사회가 그간 전자처방전 도입 과정에서 주창해 왔던 ‘공적’ 전자처방 시스템을 표방한 최초의 시범사업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다. 이번 사업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발주한 ‘바이오나노 산업 개발형 생태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료지원 플랫폼 지원사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검진, 처방 내역을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진료지원 플랫폼 사업의 핵심이다. 공단은 사업 참여기관이며 해당 사업을 주관하는 곳은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다. 이번 시스템은 QR코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병원에서 알림 톡으로 전자서명 처리된 처방 내역을 환자에게 알리면 환자는 휴대전화에서 처방 내역을 확인하고 공단 서버로 전송한다. 이후 공단의 애플리케이션인 'The건강보험(앱)'에 접속해 QR코드를 발행 받아 약국에서 보여주면, 약국은 QR코드를 스캔해 공단 서버에 저장된 처방 내역을 전송 받아 조제한다. 공단은 오는 9월 시범 운영을 목표로 중개 서버 등 시스템 구축 작업 중에 있으며 올해는 원주세브란스병원과 문전약국 2곳 정도에서 시범 운영을 한 후 2024년까지 원주시에 있는 요양기관에 한해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대한약사회 정일영 정책이사는 “공단에서 추진 중인 시범사업 모델이 일정 부분 약사회가 요구하던 공적 처방전 모델과 유사한 측면은 있다”면서 “해당 사업이 확대될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부터 민간까지…해외 전자처방 시스템 모델은 그렇다면 우리보다 먼저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이 도입된 해외 국가들의 상황은 어떨까. 이미 도입된 국가들에서도 전자처방전의 개념부터 목적까지 상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정부 주도이냐, 민간 기업이 주도하냐에 따라 운영 상황은 확연하게 달랐다. 정부 주도로 전반적인 시스템이 운영 중인 국가로는 북유럽 스웨덴이 대표적이다. 이 나라에서는 전자처방전이 병원에서 국가 저장고를 거쳐 약국으로 전자시스템을 통해 전송되고 있으며, 모든 처방전의 75% 이상이 이 시스템을 통해 전송되고 있다. 저장고는 나라에서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의료기관에서 처방전이 전송되면 그것을 약국에서 요청하거나 다운 받는 형태로 시스템이 운영된다. 환자는 신분증 제시를 통해 전국 어느 약국에서나 자신의 처방전대로 조제를 받을 수 있는 형태다. 약국에서 조제한 처방 내역은 15개월 간 저장되며 의사, 약사는 정보를 검색하고 환자는 보안 적용된 전자서명으로 등록 체계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모든 조제 의약품을 15개월 저장하는 스웨덴의 제도를 국민조제등록이라 하는데, 이 서비스를 통해 의사, 약사는 환자의 약물 치료를 최적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환자 동의를 얻어 데이터베이스에서 환자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국대 약대 김대진 교수는 “북유럽, 영국 등에서는 전자처방전 중앙 서버 관리를 정부가 주도해 하고 있다. 기본적인 단계에서는 민간이 개입되지 않는 방식이란 것”이라며 “이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국가 차원의 국민건강헬스포털이 마련돼 있다. 환자는 해당 포털에서 자신의 의료 정보를 모두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을 통해 전자처방전도 전달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일본도 그간 지지부진했던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복병을 만나 정부 주도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그간 일본에서도 종이 처방을 전자처방전으로 전환하는 방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지속됐지만, 정보통신기술 문제와 함께 시스템을 민간이 주도할 건지, 정부가 주도할지에 대한 논의로 인해 상당 기간 전자처방 제도화가 표류돼 왔다. 하지만 일본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진료 확산이 전자처방전 제도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 역시 전자처방전 관리 서비스의 운영 주체가 누가 될 것인가가 제도화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사업의 연속성과 시스템 안정성,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고 의료기관, 약국에 대해 인증하는 구조의 확보, 전자판 약수첩과 휴대폰 등과의 연계 확보, 전자처방전 운용에 관한 문의 대응 등을 누가 주도해야 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진행된 것이다. 김대진 교수는 “일본의 전자처방전이 전국 단일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지역 민간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지역 단위로 이미 국내 DUR과 같은 제도가 운영되고 있고 그 시스템에 전자처방전을 입힌 방식이다. 그렇다 보니 민간이 자연스럽게 개입된 형태다. 10여개의 업체가 참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정 한 곳이 통합, 조율하는 방식이 아닌 이미 마련된 시스템에 전자처방전이 입혀지고, 여러 민간이 개입된 구조이다 보니 일본 정부 차원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하더라”면서 “국내에서도 이런 부분은 참고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순환 가능해야”…환자도 병원도 약국도 도움될 방향은 전문가들이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는 정보의 쌍방향 전달에 있다. 단순히 병원에서 약국으로 단방향 처방전 전달만으로는 국가가 나서서 시스템을 마련할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발행한 처방전에 대해 약국에서는 조제를 완료하고, 이것을 다시 병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하는 것인데, 한마디로 병원과 약국 간 처방전을 매개로 쌍방향 중개, 순환 구조가 가능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약국의 모든 정보 처리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개별 민간 업체들이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김대진 교수는 “현재는 병원에서 약국으로의 한 방향 전달에만 포커스가 돼 있는 측면이 있는데,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구조는 병원에서 환자, 약국으로의 과정에서 순환 구조가 돼야 하는 게 초점”이라며 “전체 요양기관을 포괄하는 중심이 있어야 쌍방향도 가능해진다. 어떤 민간 기업도 이런 중개가 가능한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시대에 단순 처방전 전달을 목적으로 전자처방전 제도화를 추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단순 처방전 전달을 넘어 환자의 처방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시대적 상황과 안전성을 고려하면 정부가 데이터의 중앙 저장소로서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현재로서는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구축이 제1의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제도화 이후에는 ‘시장 수용성’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일영 이사는 “정부가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도입을 고려하는데는 단순히 처방전을 병원에서 약국으로 전달한다는 데에 목적이 있지 않을 것”이라며 “빅데이터 시대에 국가 차원의 건강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데이터 사업이 강구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민간이 개입하게 된다면 개인정보 누출 위험 등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데이터 중앙 저장소로서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2022-07-23 06:00:00김지은 -
전자처방전 제도화 급물살...이제 디테일만 남았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비대면 진료 법제화 바람을 타고 그간 지지부진한 논의와 논란이 지속돼 왔던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제도화에도 드라이브가 걸렸다. 제도화를 위한 본격적인 정부와 이해 당사자, 환자 간 협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표준화'된 전자처방전 도입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분위기다. 범용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표준 코드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쟁점은 남아 있다.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을 위한 서버 운영 주체를 어디로 할 것인지, 데이터 전송, 인증서 전달 주체, 비대면 진료 시 전달 방식 등 시스템 구축에서의 크고 작은 어젠다들도 논의 대상에 포함된다. 처방 주체인 의사들의 반대 속에서도 코로나19와 비대면 진료 활성화는 전자처방전 도입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에 힘을 실어줬고, 그 방향 역시 ‘공적’으로 추진돼 가는 분위기 속 9부 능선은 넘었다는 평가다.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도입·표준화’에는 공감 전자처방전은 이미 의료법을 통해 법적으로 허용된 사안이다. 의료법 제17조 2(처방전)에는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해 환자에게 교부하거나 발송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처방전은 의사나 치과의사가 전자서명법에 따른 전자서명이 기재된 전자문서 형태로 작성한 전자처방전을 포함한다. 정부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전자처방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현행 문서 처방전 방식에서 전자처방전으로 시스템 전환을 고려해 왔다. 2000년대 초반 건보 재정 악화 타개책, 의료정보화 방안의 일환으로 전자처방전달시스템 및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을 고려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팩스나 이메일을 통한 처방전의 경유 방식에 대한 기술적 한계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 예산 낭비 등에 대한 시민단체의 반대 등으로 정부의 계획은 좌초됐다. 종이 없는 처방전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수년 전부터 민간 업체 주도 하에 중·대형 병원에서는 속속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을 도입했고, 주변 약국, 지역 약사회의 반발은 거셌다. 약사회는 전자처방전 도입이 시대적 흐름이라면 민간이 아닌 공적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이를 위한 전방위적 정부 설득을 진행해 왔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라는 복병이 찾아왔고, 국내 보건의료 시장은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공고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가 그간 막혀 있던 원격진료의 둑을 허문 것이다. 이 상황을 틈타 정부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도 한 축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정부,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한 협의체가 구성됐고,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제도화를 위한 방향 설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 제도화의 초석을 마련할 이 자리에서 현재 정부는 물론이고 이해 당사자들도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도입 필요성과 더불어 표준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협의체에 참여 중인 동국대 김대진 교수는 “회의를 거치면서 정부도 회의 참석자들도 표준을 만드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표준코드를 통해 범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병의원에서 전송한 처방전이 표준화된 코드로 전달되고, 전국 어는 약국에서나 관련 코드를 입력, 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기업이?…관리 서비스 운영 주체 누가될까 처방 코드의 ‘표준화’가 중요한 쟁점 중 하나였다면 다음은 전자처방 데이터가 모일 서버의 운영, 관리가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있다. 그간 약사회가 주장해 왔던 ‘공적’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 도입 여부도 일정 부분 여기에 달려있다. 약사회는 줄곧 중앙 서버를 운영, 관리할 주체가 정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준 코드를 통한 전송으로 누구나 접속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정부 또는 정부 기관이 중앙 관리 서비스 운영 주체가 돼 정보 관리와 인증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서버 관리 주체가 정부가 아닌 민간 업체 등이 될 경우 처방 데이터가 업체들에 의해 활용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한약사회 정일영 정책이사는 “약사회는 전자처방전 데이터가 모이는 중앙 서버가 공적 영역에서 관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여러 곳의 병원에서 처방전이 발행되고 여러 개 업체에서 처방전을 전송할 수는 있지만, 이 처방 데이터들은 하나의 저장소에서 집약되고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는 “그 저장소 관리 주체는 민간이 아닌 정부, 또는 정부 기관이 돼야 한다”면서 “그래야 약국은 물론 병원도 특정 업체에 종속돼 별도 수수료를 지불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고, 환자의 처방 정보가 무분별하게 활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키오스크? 모바일?…비대면 진료 시의 전달방식은? 표준화와 중앙 서버 운영 주체가 중차대한 쟁점이라면 전자처방 시스템이 도입됐을 때의 구체적인 전송 방식, 비대면 진료 시의 전달 방식 등은 추후 논의돼야 할 과제들로 남아있다. 현재 활용 중인 전자처방 데이터 전송 방식은 크게 ▲OCR ▲2D바코드 ▲키오스크 ▲모바일앱 등으로 분류된다. 전자처방전이 제도화되면 전송 방식도 표준화 될 필요가 있다는 데 정부와 협의체에 참여 중인 이해 당사자들, 학계, 환자 역시 공감하는 대목이다. 협의체에 참여 중인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모바일 앱을 통한 방안이 가장 주효한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 업체에 따르면 모바일을 활용한 전송 방식은 별도 구축 비용이나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데다 환자가 약국을 직접 지정하는 방식인 만큼 담합 논란 등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현재 국내의 모바일, 특히 스마트폰 보급률과 사용률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 역시 정부도 별다른 부담 없이 모바일 앱 기반 전자처방 전달 시스템을 고려하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전자처방 시스템 업체 관계자는 “모바일 앱이 현 시대에 가장 적합한 형식이라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자처방 시스템을 도입한 해외사례를 봐도 모바일 앱이 활용되고 있다”면서 “모바일을 통한 처방전 전송 방식이 진행된다면 그 안에서 선결제도 가능해지게 된다. 추후 문제이지만 그에 따른 밴사 등과의 연계 필요성 등도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가 병원, 약국을 직접 찾아가지 않는, 즉 비대면 진료가 진행됐을 때의 전자처방전 전송 방식도 고려해 볼 부분이다. 정부 주도의 서버 관리와 단일한 전송 체계가 마련된다면, 이 부분 역시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하지만 전송 체계가 다변화될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김대진 교수는 “전자처방 중앙 서버에서 전달 서비스가 이뤄지는 구조인데, 이것을 정부가 담당한다면 플랫폼 등 민간업체가 개입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해외 국가의 사례 등을 볼 때 정부가 헬스 포털, 단일 앱을 운영하고, 거기서 전자처방전 전송 등이 이뤄지는 방식이 사용자들에게는 가장 편리할 수 있다. 그 방식이 여의치 않으면 기존에 이미 약국들이 활용 중인 청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식 등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2022-07-19 16:52:00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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