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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4년·한국 무제한...유효 특허기간에 상한 도입되나[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가 미국·유럽과 유사한 방식으로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청은 총 4개 안을 마련했는데, 그 중 하나로 신약 품목허가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남은 특허기간(유효 특허기간)의 상한을 최대 14년 혹은 최대 15년까지로 두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 개편안이 도입될 경우 오리지널사의 특허 기간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예고된 의약품 한 품목당 연장 가능한 특허권의 수를 하나로 줄이는 방안과 맞물려 오리지널사의 특허기간을 줄이는 이중장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허가 시점부터 14년' 유효 특허기간 상한제 운영 중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에선 유효 특허권에 기간 한도를 두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최대 14년 혹은 15년까지만 특허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제약사가 특허기간으로 20+5년(통상 특허기간+연장기간)을 인정받았더라도 '허가 시점으로부터 최대 15년'까지 상한을 두는 방식으로 전체 특허기간이 짧아지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허가 시점부터 적용하는 별도의 존속기간 한도가 없다. 현행 특허법에선 의약품 허가에 따른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을 최대 5년으로 한정하는 규정만 있을 뿐, 유효 특허기간에 대한 상한 규정은 없다. 주요 국가의 유효 특허기간 상한(캡) 제도를 보면 미국은 최대 14년, 유럽과 중국은 15년으로 규정한다. 일본과 한국은 별도의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젤코리 특허기간, 유럽보다 8개월·미국보다 16개월 길어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같은 제품, 같은 특허임에도 한국에서의 특허기간이 미국·유럽보다 길어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화이자의 ALK 표적항암제 젤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를 예로 들면, 미국에선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남은 특허기간이 14년으로 한정된다. 이 같은 상한 규정으로 젤코리는 미국에서 특허 연장기간을 1년 6개월(547일)만 인정받았다. 유럽의 경우도 대동소이하다. 유럽은 최초 시판 허가일로부터 최대 15년의 상한 규정을 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럽에서 젤코리는 특허 연장기간을 2년 2개월(799일) 인정받는 데 그쳤다. 한국에선 별도의 상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화이자가 젤코리의 특허 연장기간을 온전히 인정받았다. 한국에서 인정된 젤코리의 특허 연장기간은 2년 10개월(1034일)로 유럽보다 약 8개월, 미국보다 약 16개월 길다. ◆유효 특허기간 '14년 이상' 의약품 79개…상한제 적용될까 이 방안이 도입되면 오리지널사의 유효 특허기간이 다소 짧아진다. 반대로 말하면 국내에서 제네릭 발매 시점이 빨라진다는 의미다. 적잖은 의약품이 적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에서 유효 특허기간이 소멸되지 않은 의약품은 총 360개다. 특허권 수로는 612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남은 특허기간이 10년 미만인 제품이 108개(특허권 225개)다. 남은 특허기간이 10~14년인 제품은 173개(특허권 276개), 14~15년인 제품은 19개(특허권 28개), 15년 이상인 제품은 60개(특허권 83개)에 달한다. 특허청이 미국 모델을 도입할 경우 79개 제품(특허권 111개)이, 유럽 모델을 도입할 경우 60개 제품(특허권 83개)이 적용 대상이다. 제도가 개편될 경우 최소 60개 제품의 특허기간이 짧아지는 셈이다. 다만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신규 허가 받는 제품부터 적용할지, 기존 제품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품목당 1회 연장' 방안도 검토…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기간 축소 전망 특허청은 현재 한 품목당 한 번만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동시에 검토 중이다. 두 개편안이 동시에 처리될 경우 오리지널사의 특허기간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특허법에선 의약품 품목 하나당 여러 개 등록된 특허마다 연장등록을 출원할 수 있다. 복수의 특허 기간이 연장되는 과정에서 각 기간끼리 중첩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국내에서의 특허기간은 미국·유럽보다 길어진다. 이를 미국·유럽과 마찬가지로 품목당 연장등록이 가능한 특허권의 개수를 하나로 조정한다는 게 특허청의 구상이다. 두 방안 모두 오리지널사의 특허기간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다국적제약사들은 개편안에 반대하고 있다. 반대로 국내제약사들은 찬성하는 입장이다. 특허청은 이 같은 내용으로 제약업계에 의견 조회를 했는데, 한국제약바이오협회·한국바이오협회·한국제약협동조합은 찬성 의견을,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반대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허청은 유효 특허기간에 상한을 도입하는 데 명분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의 제약바이오 특허 뿐 아니라, 국내 다른 기술 분야의 특허와 비교하더라도 한국의 제약바이오 관련 특허기간은 지나치게 길다는 게 특허청의 판단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일반기술 분야의 특허기간은 평균 11.1년에 그친다. 특허청 관계자는 "미국은 1984년, 유럽은 1993년부터 의약품 특허에 유효기간 상한을 도입·운영 중"이라며 "국제적 조화 뿐 아니라 다른 기술 분야의 평균 특허권 존속기간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특허 유효기간 상한을 도입하는 방안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2022-09-15 12:10:34김진구 -
외국보다 복잡하고 긴 특허연장기간...특허청 손댄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의약품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이하 특허 연장제도)의 개편이 예상된다. 특허청은 관련 TF를 꾸리고 개선안을 마련,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 의견을 조회했다. 오리지널사와 제네릭사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이 제도의 개선 방향은 크게 미국·유럽 등과 국제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정리된다. ◆젤잔즈 특허기간, 한국은 27년 미국·유럽은 25년…제도 차이서 비롯 특허청은 총 4개 개선안을 마련했는데, 그 중 하나로 미국·유럽처럼 한 의약품에 등록된 여러 특허 중 하나만 골라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화이자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의 미국 내 특허 존속기간은 25년이다. 통상적인 특허 기간 20년에 임상시험 또는 규제기관의 허가·심사로 지연된 5년이 연장된 결과다. 유럽의 경우도 20+5년의 특허 기간이 보장된다. 반면 한국에서 젤잔즈의 특허 존속기간은 27년이다. 기본 특허 기간은 20년으로 같지만, 여기에 붙은 '연장된 특허 존속기간'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약물, 같은 특허임에도 미국·유럽과 한국의 연장된 특허 존속기간이 다른 이유는 국가 간 제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오리지널사는 의약품 하나를 개발할 때 되도록 많은 특허를 등록한다. 물질특허, 용도특허, 용법·용량특허, 제법특허, 제형특허, 결정형특허 등 약물 하나에 10여개 특허가 붙기도 한다. 특허가 많을수록 제네릭사의 도전을 방어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유럽에선 의약품 한 품목에 등록된 여러 특허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서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젤잔즈 사례를 예로 들면, 화이자는 미국에서 여러 특허 가운데 물질특허를 선택해 특허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그 결과로 젤잔즈 특허기간은 20+5년이 됐다. 반면 한국의 제도는 한 의약품에 여러 특허가 등록돼 있을 경우 각 특허마다 연장이 가능한 구조다. 현행 특허청 고시에선 '하나의 허가 또는 등록사항에 대해 복수의 특허가 있는 경우에는 어느 특허권도 그 존속기간의 연장 등록을 개별적으로 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실제 화이자는 한국에서 물질특허 2건과 제법특허 1건에 각각 존속기간 연장(최대 5년)을 신청했다. 세 특허의 존속기간 연장이 인정되는 과정에서 각각의 기간끼리 중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의 젤잔즈 특허 기간은 미국·유럽보다 약 2년(732일) 더 길게 잡혔다. 화이자가 한국에서 젤잔즈 특허 기간을 2년 더 오래 유지함으로 얻는 이득은 상당하다. 우선 젤잔즈 제네릭 발매에 따른 약가 인하를 피할 수 있다. 제네릭이 발매되면 첫 해 70%, 이듬해부터는 53.55%로 약가가 인하되지만, 이를 2년 뒤로 미룰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제네릭 발매 시점을 늦춰 시장 독과점을 2년 더 유지할 수 있다. 젤잔즈 연 매출 규모가 150억원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화이자는 2년간 '128억원+α'의 손실을 피하는 셈이다. ◆여러 특허 각각 연장 가능한 구조…오리지널사 특허기간 1~2년 길어져 특허 기간이 길수록 오리지널사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각 업체들은 한국에서의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에 매우 적극적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신규 허가 받은 신약은 총 24개 품목인데, 이들의 특허 연장등록 신청·출원은 총 63건에 달했다. 젤잔즈 사례와 마찬가지로 품목 하나당 2~3개 특허를 복수로 등록하고, 각 특허마다 존속기간 연장을 신청해 전체 특허기간을 늘린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다케다제약의 덱실란트디알(성분명 덱스란소프라졸)의 경우 총 8개의 특허가 각각 연장됐다. 로슈의 엔스프링(성분명 사트랄리주맙)은 10건의 특허가 모두 연장됐다. 문제는 의약품 특허 존속기간의 경우 오리지널사의 등록은 수월한 반면, 제네릭사의 극복은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 연장제도가 시행된 1999년부터 작년까지 오리지널사들의 특허기간 연장 신청·출원 건수는 총 75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총 612건이 등록됐고, 65건은 거절됐으며 22건은 반려·취하됐다. 나머지 48건은 작년 말 기준 심사 중인 상태다. 오리지널사가 특허기간 연장등록을 출원하면 10건 중 9건은 성공한다는 의미다. 반면 연장된 특허 존속기간에 대한 제네릭사의 도전 결과는 비관적이다. 2015년 이후 작년까지 연장된 특허 존속기간에 대한 도전이 500번 넘게 있었지만, 지금까지 한 차례로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노바티스의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가브스(성분명 빌다글립틴)'에 대한 한미약품·안국약품의 도전은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돼 현재 특허심판원에서 재심의 중인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그간 제약업계에선 현행 특허 연장제도가 오리지널사에 다소 유리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들어 국내 특허 연장제도와 미국·유럽의 제도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내제약사 '찬성' vs 다국적제약사 '반대'…특허청에 의견 전달 특허청의 구상은 한국도 미국·유럽처럼 의약품 품목 하나당 하나의 특허 연장만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대로면 오리지널사의 특허기간이 최대 25년으로 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특허청 초안대로 제도가 개편될 경우 오리지널사와 제네릭사간 유·불리가 확연하기 때문에 입장에 따라 찬반 의견이 첨예하다. 현행 제도가 오리지널사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은 개편안에 반대하고 있다. 실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특허청에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사들은 제도 개편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제네릭 비중이 높은 국내사 입장에선 특허 기간이 짧아질수록 제네릭 발매 시점을 앞으로 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국내제약사 관계자는 "연장된 특허 존속기간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에서 특허청의 제도 개편 방향은 환영할 만하다"며 "제네릭 발매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행 특허 연장제도는 일본의 제도와 상당히 유사하다"며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환경이 바뀐 만큼 미국·유럽 방식으로 한국의 제도를 개편하는 데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허청은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한 만큼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언제까지 법을 개정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며 "양 측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2022-09-14 06:20:59김진구 -
"약·건기식·식품 통합관리"…약국형 소분 모델 시험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이 시범사업을 넘어 제도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약사사회에서는 이번 사업을 약국 밖이 아닌 약국 안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약품은 물론이고 건강기능식품, 식품에까지, 환자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과 제품의 추천· 소분 판매가 가능한 약사야말로 이번 사업의 적임자라는 것이 약사사회의 생각이다. 대한약사회도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해 그간 건기식 소분 판매 실증특례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거두고, 약사가 주도하는 형태의 맞춤형 건기식 소분 사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약사회는 최근 기존 일반 기업 주도로 진행 중인 시범사업에 약사, 약국이라는 전문성을 가미한 새로운 형태의 모델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상담과 소분 조제는 약국 안에서, 환자에 대한 관리와 구독은 온라인인 플랫폼을 통해 진행하는 방식의 밑그림도 완성돼 가고 있다. “전문가가 관리해야”…맞춤형 건기식, 약국 관심 받는 이유 맞춤형 소분 건기식 사업에서 약국, 약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사업이 갖고 있는 특성에 있다. 단순 제품의 소분 판매가 아닌 상담을 통한 개인 맞춤 건기식을 조합, 추천한다는 점에서 전문성이 개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약사사회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최근 개인 맞춤형 소분 건기식 사업의 제도화를 앞두고 전문 인력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복지위 진선희 수석전문위원은 “맞춤형 건기식은 안전성 관리 측면에서 기존 건기식과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면서 “소비자 개인의 건강 정보를 파악해 적정한 건기식을 조합해 추천하는 상담 과정이 전제되는 만큼, 건강과 영양에 전문성을 갖춘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진 위원은 또 “GMP 시설을 갖추지 않은 소매 매장에서 건기식을 소분& 8231;조합한다는 점에서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개봉된 제품의 위생적 보관, 유통기한을 고려한 재고 관리, 소분 과정에서의 청결 유지 등 영업자의 특별한 위생 관리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약사회도 상담 과정에서의 전문성과 소분 과정에서의 위생을 고려하면 이번 개인 맞춤형 소분 건기식 사업에 있어 약국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약사회는 맞춤형 소분 건기식의 제도화를 앞두고 이 같은 입장을 식약처에 전달한 바 있으며, 이번 사업과 관련해 식약처와 수차례 협의 자리를 진행했다. 오원식 대한약사회 건기식이사는 “소분 건기식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던 약사사회가 오히려 적극 참여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데 대해 식약처도 긍정적인 반응”이라며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인 만큼 법 개정을 앞두고 정부도 개인의 의약품, 건기식, 식품 섭취에 대해 통합적 상담과 관리가 가능한 약사, 약국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약국형 맞춤 건기식 소분’ 규제샌드박스 추진 대한약사회는 정부의 맞춤형 소분 건기식 제도화에 맞춰 약국 중심의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 관련 기관은 물론이고 업체들과 협업 방식을 고려 중에 있다. 이번 최광훈 집행부 출범으로 신설된 건기식위원회를 중심으로 현재 소분 건기식과 관련한 사업을 준비 중인데, 약사 참여를 넘어 최근에는 약사 주도의 사업 방식을 고안 중에 있다. 앞서 약사회는 맞춤형 건기식 소분사업 법 개정을 앞두고 남인순 의원이 발의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전무개정법률안’과 관련 ▲약국 기능성식품소분업 등록 면제 ▲소분 건기식 품질관리인에 약학 전공자 추가 ▲사업 참여 약국의 안전위생교육, 별도 사업등록 면제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약사회는 기존 기업들이 진행하는 소분 건기식을 뛰어넘는 약국형 맞춤 건기식 소분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업체들의 사업에서 전문성을 추가해 약국, 약사만이 가능한 통합 관리형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약사회는 정부 기관들과 협의를 거쳐 약국형 맞춤 건기식 소분 사업에 대한 별도 규제샌드박스 사업 추진을 계획 중에 있다. 건기식위원회에서는 조만간 산업자원부에 관련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약사회가 현재 그리고 있는 약국형 소분 건기식 사업의 모델은 어떤 모습일까. 오프라인 약국과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구상 중인 안을 보면 약사회가 알고리즘을 통해 약국에서 소분 건기식과 관련해 상담할 수 있는 툴을 마련하고, 참여 약국은 해당 툴을 이용해 소비자에 대한 맞춤 상담을 진행한다. 이후 약사가 추천 제품을 선택해 전용 기구 등을 이용해 소분, 판매하고 관련 내용은 약국에서 이용 중인 PM PLUS 등 청구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것이다. 의약품 조제나 구매를 위해 기존에 약국을 방문했던 환자라면 약력과 더불어 소분 판매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데이터까지 연동돼 통합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약사회의 계산이다. 오 이사는 “현재 참여 중인 업체들의 한계는 건기식 추천과 구독에 그친다는 점”이라며 “약국은 소분 추천 뿐만 아니라 약물 상호작용, 건기식 필요 여부에 대한 상담, 체질 변화 등에 따라 지속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 메리트다. 관련 기업은 알고리즘 고도화로 경쟁을 한다면, 약국의 알고리즘은 집단지성을 프로그램화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국이 주도하는 사업 모델은 기존 소분 건기식 사업을 완성형으로 가게 하는 보완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단순 기존 업체들과 경쟁이 아니라 약사의 영역으로서 해야 될 일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의약품 전문가인 약사가 약과 건기식, 식품까지 환자에 맞춤 관리를 해줄 수 있다는 측면”이라고 덧붙였다. “약사 의지 관건”…약사회 “1000개 약국 참여 목표” 현재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약국과 협업 모델을 진행 중인 업체들은 무엇보다 참여 약국의 의지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분 건기식 상담과 판매가 주 업무가 아닌 약국의 시스템을 고려할 때, 참여하는 약사가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투자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모노랩스 관계자는 “약국이 여타 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있는 건 맞다”면서 “하지만 약국마다 상황이 워낙 다르다 보니 소분 건기식 사업에 대한 관심과 약사의 의지가 관건인 것 같다. 제도화 이후의 약국과 업체 간 협업도 약국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약국의 규모나 위치 등에 따라 소분 건기식 사업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면서 “그래서 시범사업 단계인 현재 우리 업체도 다양한 규모,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약국들과 협업을 진행해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사회는 추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약국형 맞춤 건기식 소분 사업을 진행할 경우 1000개 약국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약국에서 부담 없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에 있다는 게 약사회의 설명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전체 약국의 4%에 해당되는 1000개 약국을 모집해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약사의 역할을 증명할 수 있는 한 부분이다 보니 약국 진입 장벽을 최대한 낮춰 상담 약국을 꿈꾸는 약사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덧붙여 "정부, 식약처, 산자부에서도 약사 참여에 대해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진행 절차에 있어 협조적인 상황"이라며 "오프라인, 플랫폼 온라인 투트랙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설적으로 한계가 있는 약국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참여가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온라인 플랫폼 준비를 위해 관련 업체들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2022-09-13 15:55:12김지은 -
소분 건기식 시범사업 2년…약국 주도 가능할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가 허용된 지 2년이 지난 가운데 정부의 제도화를 통한 본사업 진입을 앞두고 관련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개인의 맞춤 상담을 통해 필요한 건기식을 추천, 소분해 판매한다는 개념에서 향후 관련 시장에서 약국, 약사의 역할도 주목되고 있다. 건기식 소분 판매는 지난 2020년 개인 맞춤형 건기식 추천, 판매에 대한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안건이 의결되면서 시행된 사업이다. 정부는 건기식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 속 관련 시장의 확장과 소비자 오남용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당시 시범 운영을 허용했다. 시범사업 격인 실증특례가 마무리되는 2024년 정부가 소분 건기식 제도를 법제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맞춤형’ 소분 건기식 이용자 증가세…약국 50여곳 참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진선희 수석전문위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맞춤형 소분 건기식 사업과 관련 아모레퍼시픽, 풀무원건강생활 등 15개 사업자가 168개 매장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았고, 그 중 12개사업자 86개 매장이 영업을 하고 있다. 시범사업 시행 초였던 2020년 6월 전국에서 2개 매장이 운영을 개시한 점을 감안하면 2년 간 80여개의 매장이 늘어난 셈이다. 이번 사업에 대한 실증특례 모집 1차에는 ▲풀무원 ▲아모레 ▲암웨이 ▲허벌라이프 ▲코스맥스엔비티 ▲모노랩스 ▲빅썸이 참여했고, 2차에는 ▲한풍네이처팜 ▲온누리H&C ▲녹십자웰방 ▲바이오일레븐 ▲누리텔레콤 ▲투비콘 ▲한국야쿠르트 ▲다원에이치앤비 ▲유니바이오 ▲필로시스헬스케어 등이 참여했다. 이중 일부 업체는 중간에 사업을 철회했다. 업체 별로 사업을 개시한 시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시범사업 2년 종료 후 2년 연장이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참여 업체 대부분은 내년에도 3년차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신청 업체 중 약국과 함께 하는 모델을 진행 중인 곳은 곳은 모노랩스와 빅썸이다. 사업 초기 빅썸은 100여개, 모노랩스는 20여곳 제휴 약국을 모집하겠다고 공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 업체는 현재 약국에서 상담을 하면 자동 소분기를 갖춘 건기식 제조업체서에서 소분, 포장해 소비자에 배송하는 형태의 모델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빅썸의 경우 참약사체인과 함께 플랫폼 형태의 ‘핏타민’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재 플랫폼을 통해 약사가 상담한 후 맞춤 건기식을 처방하면, 업체에서 제품을 환자에게 배송하는 형태로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빅썸에 따르면 현재 참약사체인 가입 약국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 중인데, 42곳의 약국이 참여하고 있다. 빅썸과 함께 약국 참여 모델을 진행 중인 모노랩스는 현재 17곳 약국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참여 약국 규모나 형태는 다양하다고 밝혔다. 모노랩스는 현재 맞춤형 건기식 소분 정기 구독 서비스 ‘IAM(아이엠)’을 운영 중이다. 빅썸 관계자는 “소분 건기식 사업은 참약사 체인과 협업을 진행 중에 있는 만큼, 체인 가입 약국에 한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재 42곳의 약국이 참여하고 있다. 복합몰에 위치한 약국들이 주를 이루고 일반 약국들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약국 100곳을 목표로 신청 했지만 사업계획 상 42곳을 운영 중으로 협업 모델을 계속 가져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4년 6월 목표로"…법 개정 계획 밝힌 정부 진선희 복지위 수석전문위원에 따르면 현재 시범사업 격으로 진행 중인 맞춤형 소분 건기식 이용자는 5만4000여명이고, 매출액은 약 56억이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진 위원의 설명이다.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제도화 움직임도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맞춤형 소분 건기식 시범사업이 2년차를 맞으면서 관련 법 개정, 하위법령 마련 계획 등을 언급해 왔던 식약처는 최근 밝힌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과제'에 맞춤형 건기식 신시장 창출을 포함시켰다. 개선 내용을 보면 기존의 ‘건강기능식품 완제품의 소분·판매 금지’를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업 및 건강상담관리사를 도입하고, 건강기능식품의 소분행위 허용’으로 개선한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관련 법 개정 계획에 대해 “건기식 완제품에 대한 소분 금지로 개인 별로 다르게 조합되는 맞춤형 판매가 어려웠다”면서 “건기식 소분, 조합 판매 허용으로 시장 활성화와 소비자 편리성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약처는 또 이번 계획에서 오는 2024년 6월까지 맞춤형 소분 건기식 사업과 관련한 건강기능식품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을 진행하겠다고 명시했다. 그간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해 법제화 여부를 고려하겠다던 정부의 방침이 이번 법 개정 일정 명시로 관련 사업의 가능성 확인을 통한 제도화 쪽으로 노선이 확정된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데일리팜에 “그동안 법 개정 시점을 밝히는 것이 조심스러워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법 개정 이후 시행령, 시행규칙도 개정해야 하는데 2024년 6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앞당겨지거나, 늦어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제도화에 사업 확장 노리는 기업…온·오프라인 결합 방식 정부의 법 개정 추진 움직임에 관련 업계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현재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업체 뿐만 아니라 본사업 추진 시점을 보며 관망하던 업체들도 제도화 시점에 맞춰 사업을 개시할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대기업들의 진출이 눈에 띄는데, 풀무원과 이마트, 이랜드에 이어 아모레퍼시픽도 맞춤형 건기식 구독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현재 약국과 협업 방식으로 건기식 소분 사업을 진행 중인 업체들도 잇따라 대기업과 손을 잡거나 대규모 투자를 통한 사업 확장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약국 40여곳과 소분 건기식 사업을 진행 중인 빅썸은 최근 롯데칠성음료가 지분의 약 53%를 인수하며 건강기능 식품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스타트업 회사인 빅썸 인수를 통해 건기식 포트폴리오 확대에 본격 나설 계획을 밝혔다. 맞춤형 건강기능 소재 확보와 이를 통한 기능성 제품 개발, 출시를 통해 전 생애주기에 걸친 식품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약국과 소분 건기식 사업을 추진 중인 모노랩스도 최근 시리즈B로부터 12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모노랩스 측은 이번 투자 유치로 맞춤형 건기식 뿐만 아니라 의약품 유통, 원격의료, 시니어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체들이 개인 맞춤형 소분 건기식과 관련,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는 사업은 크게 두가지 압축된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상담과 판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구독 서비스가 그것이다. 두가지 모델을 결합하거나 플랫폼 등 온라인 쪽으로 집중할 계획인 업체도 있다. 모노랩스 관계자는 “아직 시범사업이 종료되는 2년 후 계획을 확정 짓지는 않았지만 법 개정에 맞춰 사업을 확대할 방침은 갖고 있다”며 “현재 시범사업이 잘 운영되고 있는 만큼, 제도화 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사업 확대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2022-09-13 10:01:57김지은 -
약사 52%, 보험일반약 비급여 찬성...'품목확대' 시급[데일리팜=강신국 기자] 개국약사 절반 이상은 조제용 일반약의 비급여 전환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일반약 활성화의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품목수 확대를 첫 손에 꼽았다. 데일리팜 팜서베이는 2022 연중기획 'K-일반약, 상생의 길을 찾자' 시리즈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개국약사 4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조제용 일반약의 비급여 전환에 대해 약사 52.2%는 '찬성한다'고 답했고 '반대한다' 29.4%, '잘 모르겠다' 18.4% 순이었다. 반대와 판단을 유보한 의견이 47.8% 인데 이는 비급여 전환으로 인한 의사처방의 상실을 일반약 매출로 상쇄하지 못할 것 같다고 예상하고 비급여 전환을 매출 하락의 요인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OTC 스위치가 일반약 매출 중대에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약사 26.5%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고 '조금 도움이 된다'는 약사도 44.2%나 됐다. 즉 약사 70.8%는 OTC 스위치가 약국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영향없다' 16.6%, '잘 모르겠다' 12.6%였다. 또한 약사 54.6%는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도 '품목확대를 꼽았다. 이어 '허가기준 완화' 14.6%, '광고규제 완화' 14.2%, '급여 일반약의 비급여 전환' 11.1%, '정부 전담기구 설치' 5.5% 순으로 조사됐다. 약국에서 정부 전담기구의 설치에 대한 응답률이 낮았는데, 이는 전담기구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홍보 부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일반약 전담조직 설치에 대해 약사 45.4%는 '찬성한다'고 응답했고 '반대 한다' 21.2%, '모르겠다' 33.4%였다.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전담조직 설치에 대해 찬성을 하는 기류지만 정부 조직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해 반대의견과 판단을 유보한 약사가 50%를 넘어섰다. 품목 확대나 허가기준의 완화, 광고규제 완화 등의 과제 등이 국가의 전담기구 설치를 통해 추진돼야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개국약사 78.5%는 현재 일반약 가격 수준이 다른 분야의 물가 수준과 비교할 때 아주 낮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특히 일반약 가격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응답한 약사가 39.9%에 달해, 적정 가격회복을 위한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는 데일리팜 팜서베이를 통해 지난달 31일 진행됐다. 팜서베이는 데일리팜이 약업계 주요 현안과 보건의약·헬스케어 전반에 대한 트렌드 분석을 위해 선보이는 서비스다.2022-09-04 21:59:46강신국 -
값싼 조제용약 없나요…급여·판매 일반약 불편한 공존[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그 어느 때보다 약국에서 ‘조제용 일반의약품’이 핫하다. 코로나 환자에 다빈도로 처방 되는 감기약 중 조제용 의약품이 품절을 겪으면서 일부 약국은 손해를 감수하고 판매용 약의 PTP를 일일이 분해해 조제하는 게 현실이다. 판매용 일반약은 제대로 유통되는데 유독 조제용 의약품만 품귀가 심각한 상황,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조제용 약의 물량을 제약사들이 조절하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이처럼 의약분업 이후 20여년 약국에서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조제용’ 일반약과 약사 상담에 의해 판매가 가능한 일반약의 불편한 동거는 지속돼 왔다. 분명 같은 약인데, ‘조제용’이라는 글귀 하나로 처방 조제용 약과 약사의 상담을 통한 판매용 약으로 구분되는 상황에서 환자도, 약사도 혼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대용량 조제용 일반약의 가격 메리트를 인지한 소비자, 보험급여의 안정성에 기대고자 하는 제약사들 사이에서 일반약 활성화의 길은 점차 요원해져 가고 있다. 일부러 처방전 받겠다는 환자…낭비되는 건강보험 “어디 조제용 약 판매하는 약국 없나요? 그냥 처방전을 받아야겠죠?” 일부 블로그에 심심치 않게 게재되는 질문이다. 약국에 조제용 일반약과 판매용 일반약이 공존하는 상황은 의약분업 이후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불협화음을 양산해 왔다. 지명구매가 많은 유명약들이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병원 처방이 많은 다빈도 약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약사들은 환자가 조제용, 판매용 일반약이 공존한단 점, 그 속에서 사입가부터 판매가까지 2~3배 이상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단 점에서 불편함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환자 입장에서도 분명 같은 약인데 처방을 받았을 때와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했을 때 가격 차이를 체감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한 무피로신 성분의 연고제는 환자가 처방을 받아 조제할 경우와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매했을 때의 판매가 차이는 3배 이상이다. 약국 판매 가격은 약국마다 일정 부분 차이가 있지만, 해당 제품은 평균 조제용과 일반 판매할 때의 가격이 3배 이상 차이가 발생한다는 게 약사들의 말이다. 약 가격 차이로 인해 환자가 일부러 처방을 받아오는 일반약의 대표적인 사례에는 특정 성분의 점안제가 꼽히기도 한다. 일반약으로 분류된 점안제는 조제용, 판매용이 약국에서 함께 취급되는데, 한번에 다량을 구매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아 처방을 받는 게 이득이란 점을 환자들이 다른 어떤 약보다도 잘 알고 있단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환자는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도 조제용 일반약의 판매를 요구하거나, 일부러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와 약을 구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같은 약인데 가격이 싼 약을 구매해 복용하겠다는 게 환자의 생각인데, 불필요한 처방이 곧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한 약대 교수는 “처방용 일반의약품은 본인 부담은 30%, 비처방용 일반약은 본인 부담 100%인 이중가격 구조는 의료 소비를 부추기는 작용을 할 수 있다”면서 “이런 일반약에 대한 가격 차이로 인해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이용해 결국 건강보험 재정 절감 측면에서는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약은 보험급여에서 제외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의 구조로는 건강보험 재정에 기여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제용? 판매용?…포장 구분조차 배려 없는 현실 약사들은 조제용 의약품과 비급여 일반약의 포장이 구분돼 있는 제품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도 한다. 일부 의약품은 조제용, 판매용 간 별다른 구분이나 포장의 차이가 없어 약사는 물론 환자까지 혼란을 겪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한 연고제는 조제용과 판매용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사입 가격에도 차이가 나지만 별다른 구분이 없는 상태다. 상황에 따라 조제를, 혹은 판매를 해야 하는 약사 입장에서도 불편한 부분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해당 약을 처방 받았던 환자 입장에선 약국의 일반적인 판매 가격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부 제약사는 약국가의 이 같은 목소리를 반영해 포장에 변화를 주거나 조제용 의약품에는 ‘조제용’이라는 글귀를 추가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약사들의 설명이다. 결국 이 같은 상황은 환자와 가격 시비를 넘어 약국 간 갈등의 소지가 되기도 한다. 같은 공급 가격으로 약국에 유통된 조제용 일반약을 환자 요청으로 처방 없이 판매하는 경우 약국 별로 판매가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한 약사는 "처방 조제용 일반약은 모든 약국의 사입 가격이 같지만, 판매용 일반약은 약국마다 사입가도, 판매가도 다른 게 현실“이라며 ”하지만 조제용 일반약을 처방 없이 판매하는 게 약사법에 저촉되는 부분은 없다. 그렇다 보니 조제용 약의 판매를 요구하는 환자가 있으면 약국마다 가격을 다르게 책정해 판매할 수 있는데, 이것이 곧 인근 약국 간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또 “조제용 일반약의 경우 일반 판매용보다 대용량일 경우가 많다”면서 “300T에서 500T까지 되는데, 이것을 처방 없이 환자가 구매했을 때의 의약품 오남용이 될 확률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반약 가격 고지하는 의사…제약사 “이왕이면 급여” 일각에서는 일반약에도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현실이 제약사의 일반약 개발, 마케팅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일반약 시장은 의약분업 이후 매해 평균 1%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약값 인상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시장에도 보험급여가 적용되면 기본 매출은 올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약사들 입장에서는 약사 상담에 의해 판매되는 약보다 의사 처방에 의해 판매되는 일반약이 더 보장된 길이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일반약보다는 전문약, 판매용 일반약보다는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약에 더 집중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약사들은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일반약과 더불어 현재 전문약, 일반약 동시분류 의약품의 일반약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고령사회 속 보험 재정 절감 차원에서 셀프메디케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시점에서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제도적 고려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소아과에서 엄마들이 상비 목적으로 의사에 특정 약의 처방을 요구하고, 의사는 별다른 제한 없이 해당 약을 처방하는 관례도 있다”면서 “조제용 일반약이 존재하고, 그것의 가격이 일반 판매용보다 싸다는 사실을 인지한 환자, 그리고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처방하는 의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일종의 모럴 해저드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의약분업 후 20여년 간 급여 일반약의 비급여 전환이나 동시분류 의약품에 일반약 전환이 극소수에 그친 데는 정부가 의료계의 반응에 신경을 쓴 측면도 없지 않다”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히알루론산 성분 점안제가 있을 것이다. 일반약, 전문약 공존이 가능함에도 제약사들이 의사들 눈치를 보느라 일반약을 만들지 못하는 현실을 정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2022-08-28 17:18:13김지은 -
생산·공급 독려가 전부...감기약 사용단계 대책이 없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코로나19 이후 의약품 수급 불균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약국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약 부족 현상을 개별 약국의 부담으로 돌려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생산·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사용량을 검토해 쏠림 없이 고루 치료제로서의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약국가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내놓는 대책은 생산·공급에만 초점이 맞춰졌을 뿐, 사용 단계에 대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A약사는 "적정한 양의 약이 생산되고 공급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되고 공급된 약이 얼마나 잘 사용되고 있는지 분석이 전무하다"면서 "때문에 마지막 단계에 있는 약국들이 고충을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심 대변' 약사회는 뭐하나= 약 부족 현상에 대한 비난은 약사회로도 쏟아졌다. 현장에서 약사들은 매일 같이 약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데 비해 약사회 측의 움직임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사회도 약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제약바이오협회, 의약품유통협회 등과 간담회를 갖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설명이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이 직접 지오영 인천물류센터와 코오롱제약을 방문해 생산과 유통의 협조를 구하는 등 균등한 공급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 다만 약사들은 실효성 없는 정부 감기약 신속대응시스템을 왜 약사회가 나서 건의했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사실상 십 년 넘게 방치돼 오던 소포장 공급 시스템을 이용해 감기약 수급 현상을 풀겠다는 것은 약사들이 볼 때도 실현 불가능한 조치였기 때문이다. 사용 약국이 많지 않고 실제 요청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소포장 의약품이 잘 공급되지 않는다는 한계로 무용지물에 불과했던 SoSDrug에 감기약 신속대응시스템을 붙이는 것은 애초에 예상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약사회 관계자는 "확진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식약처가 코로나 관련 제제들의 모니터링을 중단한다고 밝혀 약사회가 관련 모니터링을 계속해야 한다고 적극 의견을 피력했던 부분"이라며 "SoSDrug에 매주 10품목씩 관리하자는 논의가 식약처, 의사협회, 제약계, 유통계와 함께 이뤄졌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사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생산이 안 돼 사실상 무용지물인 프로그램이 돼 버렸다는 것. 이 관계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원료가 수급이 돼야 하고, 지금 만들어 져도 2개월 뒤에나 현장에 나오다 보니 식약처도 이 기간을 1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것"이라며 "생산과 사용, 약가 등 얽혀 있는 문제가 유기적으로 풀릴 때 수급이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매주 6000통씩 수입…재유행땐 긴급조치 검토"= 정부는 우선 이번 주부터 매주 조제용 타이레놀 500정 덕용제품을 6000통씩 수입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2만여개 약국이 한꺼번에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공급받을 수는 없지만 여기에 국내 생산 물량이 함께 공급되면 일정 부분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또 재유행 시 긴급조치 등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약사회와 가진 감담회에서 "9~10월에 재유행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사전에 품절약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공적 공급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부가 품절약 사태에 적극 개입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긴급조치는 특정 품절 의약품에 대한 퇴장방지 의약품 지정, 긴급 명령에 따른 관련 제약사에 대한 손실 보상, 약사회 긴급 수정 조정 요청권 부여 등이 포함된다. ◆"한시적 조치, 약국에도 적용해 달라"= 약국은 의약품 재고 부족 사태에 있어 정부가 약국에도 한시적 사후통보 제외, 성분명 처방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계와 의료계에 대체조제 독려를 당부하는 정도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약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약국이 중간에서 중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국에서 약이 없는 경우 동일 성분으로 대체조제를 하는 게 우선이고, 그 다음이 동일효능군에 대한 처방변경 조제를 하는 순서라면, 현재는 동일효능군에 대한 변경 조제가 절실하지만 일부 의사들의 비협조와 인식 부족으로 인해 약국에서 환자를 돌려 보내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재 역할을 하는 약국에 협조하지 않고, 동선을 왜곡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아세트아미노펜이 품절일 경우 처방 목록에서 제외하거나, 대란이 빚어지고 있는 품목에 대해 성분명 처방을 적용하거나, 한시적으로 품목군을 지정하는 등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 약사회장도 "약사의 의약품 중재 활동인 동일성분명 조제와 변경 조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국민 홍보와 적정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감염병 심각단계에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는 것처럼 사후통보 등 행정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회장도 "마스크와 자가검사키트, 일반약 타이레놀 대란 때는 정부가 수요와 공급을 제한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해 왔다. 문제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정부가 손을 놓고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라며 "생산부터 사용까지 식약처와 복지부가 유기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B약사도 "감염병 상황에서 필수의약품 처방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확진자 1인에게 아세트아미노펜 650mg을 2정씩 1회, 3회 7일분으로 총 42정을 처방하는 등의 문제가 현재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관계 부처와 현장의 '품절약에 대한 정의' 개념이 상이하여 생기는 행정적 오류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약사 자생능력 키울 수 있는 제도, 위기대응시스템 절실= 제약사들도 할 말은 많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철야, 주말 근무에 연구소 직원들까지 생산라인에 투입해 가동량을 최대로 올린 지 오래라는 설명이다. 제약회사 관계자는 "생산 물량을 최대로 잡고 있다. 일부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경우 작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생산량만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된다. 여기에 약가 인하 등이 발목을 잡는 것도 사실"이라며 "회사 차원에서는 손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건정심이 가격을 통제하다 보니 낮은 약가와 원료 생산에 따른 인센티브 등이 전무한 점, 사용량 약가 연동제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 등이 복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제약회사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구축돼 있지 않다는 문제도 유념해야 한다. 저약가 우선 정책으로 인해 제약사들이 특허약에만 매진하고, 그 외 약들은 위수탁을 맡기는 등의 일련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원료 수급이 가능하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약가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한다"며 "이미 오미크론 사태로 해열진통제와 감기약, 진해거담제가 망가진 전적이 있는 만큼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우크라 사태 등 변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국내 자생 환경이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상시 위기대응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 정부가 이 같은 위기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약국에서 자체적인 위기 관리 방식인 사재기를 할 수밖에 없고,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품절 문제를 오롯이 약국의 문제로 돌릴 게 아니라 그들의 처방 중재 등에 대한 역할 부여와 의약단체의 협업 등이 이뤄질 때 제2, 제3의 품절 대란으로부터 환자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2022-08-26 11:43:13강혜경 -
"그 많던 AAP 다 어디 갔나"…공급난에 약국만 운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지방의 한 대학병원 문전약국을 운영 중인 A약사는 처방전을 들고 오는 환자들을 보면 품절약이 먼저 떠올라 예전만큼 반갑지 않다. 대학병원이다 보니 비교적 다양한 약제들이 골고루 처방 나오지만 요즘같이 품절약이 많을 때는 품절 약 장기 처방만큼 곤란한 일이 없다. 이달 22일 받은 순환기내과 처방이다. 품절인 타세놀이알서방정650mg 처방이 무려 120일치나 나왔다. 1일 2회*120일분이다 보니 조제에 필요한 총량은 240정이다. 26일 신장내과에서 나온 처방 역시 품절로 인해 구하기 어려운 코푸시럽20ml 1일 3회*30일분이다. 무려 90포다 보니 남은 재고가 얼마나 되는지 걱정이 앞선다. 거래 도매상마다 몇 번이고 당부하고 아쉬운 소리를 해가며 약을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입고되는 양보다 한 번에 조제돼 나가는 양이 많다 보니 매일이 전쟁이다. 동네 약국을 운영하는 수도권의 B약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확진자가 늘어 나면서 인근 의원 처방이 종종 B약사까지 흘러오는 일이 잦아졌지만 의원 처방약을 미처 모두 구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약사는 동일효능군으로 처방 변경을 부탁하려 했지만 간호사는 의사가 진료 중이라 통화가 어려우니 다른 약국으로 환자를 보내면 안되겠느냐고 했다. 확진 환자를 그냥 돌려보낼 수 없던 B약사는 인근 약국들에 수소문해 환자를 보냈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약국이 또 다시 품절 사태를 겪고 있다. 불과 몇 달 만에 속수무책으로 의약품 부족 현상이 재현되다 보니 약사들은 여느 때보다도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하고 있다. 문제는 약국에 약이 없어 약사들은 전전긍긍인 반면 환자들은 커다란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수급난 속에서 약국이 어떻게 하든 재고를 구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중간 단계에서 중재를 하다 보니 환자까지 피부로 느껴질 만큼의 대란은 모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이번 주를 정점으로 확산세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10만명 안팎의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 긴 꼬리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환절기와 초중고·대학교 개학, 추석 명절 등이 겹치는 데다 하반기 재유행이 예고되면서 대규모 조제 곤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약국가의 우려다. 의약품의 경우 사용량이 증가했다고 수요를 반영해 생산량을 실시간으로 수정하는 게 어렵다 보니 지속적인 코로나 재유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감기약 신속대응시스템 3회차도 무용지물, 약국에 맡기겠다?= 7월부터 재유행이 본격화됐음에도 두 달 가까이 대응책이 전무한 데 대해 약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사실상 코로나 확진자가 자연 감소하기를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방역도, 의약품 수급도 각자도생일 수밖에 없다는 것. 정부가 이달 8일 운영에 들어간 정부 감기약 신속대응시스템 역시 당초 취지 달성은 커녕 3주째 약이 없다는 것만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가 될 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감기약 관련 전문의약품 보유 추정 정보 역시 현장 데이터로 사용하기 역부족이라는 게 약국가의 지적이다. 결국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하더라도 개별 약국이 제약과 도매상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약을 구하는 상황은 한 발도 개선되지 못한 것이다. 데일리팜이 정부 감기약 신속대응시스템의 1회차부터 3회차까지 운영 상황을 살펴본 결과 달라진 부분은 공급 가능 여부 표기가 '불가'에서 '곤란'으로 바뀐 것이외는 없었다. 공급할 수 있는 약이 없다 보니 사실상 3회차 내내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회차 별 약사회 요청 품목을 살펴보면 1회차(8월 8일)는 ①코푸정 ②부루펜정200mg ③대화이부프로펜정400mg ④세토펜정 ⑤세토펜정325mg ⑥세토펜정80mg ⑦세토펜현탁액 ⑧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 ⑨코대원포르테시럽 ⑩코대원에스시럽이 리스트에 올랐다. 2회차(8월 15일)에는 ①코푸시럽 ②코푸정 ③부루펜정200mg ④슈다페드정 ⑤대화이부프로펜정400mg ⑥세토펜정 ⑦세토펜정325mg ⑧세토펜정80mg ⑨세토펜현탁액 ⑩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으로 1회차와 8품목이 동일하며, 공급 가능 품목 역시 코푸정 한 품목에 그쳤다. 3회차(8월 22일) 역시 ①코푸시럽 ②코푸정 ③부루펜정200mg ④슈다페드정 ⑤대화이부프로펜정400mg ⑥세토펜정325mg ⑦세토펜현탁액 ⑧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 ⑨애니펜정300mg ⑩애니펜정 150mg으로 세토펜정, 세토펜정80mg만 애니펜정300mg, 애니펜정 150mg으로 변경됐을 뿐 1회차부터 3회차까지 요청 품목이 사실상 대동소이하다. 3회차 공급 가능 품목도 코푸정이 유일했다. 일부 대체 가능 품목에 대해 공급이 가능하다고 뜨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대체 품목마저도 공급이 곤란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약사회 요청 품목인 삼일제약 슈다페드정의 경우 19개 대체가능 품목이 있지만 이 가운데 재고가 있는 품목은 전무했으며, 대화제약 대화이부프로펜정400mg 역시 56개 대체가능 품목 모두 재고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속대응시스템이라는 이름을 달고 시작을 했지만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시스템은 시스템대로, 약국은 약국대로, 유통은 유통대로 따로 움직이는 탁상공론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아세트아미노펜 포함 감기약 품절, 대체 왜?= 그렇다면 대체 왜 흔하디 흔한 아세트아미노펜이 구하기 힘든 약이 된 것일까.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 부족 현상은 비단 한, 두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현상이 아닌 코로나19 상황에서 예고된 참사이자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사용량을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며 "의약품의 경우 제약회사가 연간 생산량을 예측해 연간 계획을 수립하기 때문에 확진자가 증가했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절대적인 생산량이 부족해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올 초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제약회사들과 도매상, 약국들이 비축해 뒀던 재고를 모두 풀어 사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10만명대 확진에도 약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이 귀한 몸이 된 이유는 크게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다 보니 의약품 수요 증가로 인해 원료 수급이 어려워진 문제가 있다. 그동안은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원료를 중국이나 인도 등으로부터 수입해 사용했지만 중국 등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유통 폐쇄 조치를 실시하면서 원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 낮은 약가도 문제다. 정당 51원으로 약가가 낮게 책정돼 있다 보니 제약회사는 상대적으로 약가가 비싼 일반약 생산에 주력하게 되고, 원료 가격이 올라 51원에 맞춰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제제가 대부분 위탁생산되는 것도 주원인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공급하는 제약사는 많으나 대부분 위탁생산을 통해 동일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생산량 증대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품목의 경우 1개 공장에서 26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용량 연동에 따른 약가 인하로 생산 동기가 감소할 수밖에 없어 개선이 필요하며, 한국 얀센 향남 공장이 철수한 것도 일정 부분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유통단계에서도 직거래와 도매거래를 병행하는 제약사가 직거래 약국에 우선 공급을 하는 정책으로 공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제약사·유통업체가 약국 별로 공급량에 차등을 두는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소위 바잉파워가 큰 약국에는 품귀 속에서도 약이 공급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바잉파워가 약하거나 규모가 작은 약국에는 제한적으로 공급을 하면서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품절이 잦아지면서 약국들이 적정 재고 이상의 재고를 확보하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소위 잦은 품절약들에 대해서 재고가 있을 때 사재기를 해둔다는 것인데 약사회와 약국가는 의약품이 균등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적 아세트아미노펜 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경기도약사회는 성명을 통해 "방역용 의약품도 긴급 수급조정 조치를 고시해 치료제 물량이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적정 물량이 꼭 필요한 기관에 효율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수입, 생산, 판매 등에 대한 명령 및 처방·조제방식을 지정해야 한다"며 "일선에서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약사회에 품절사태 예방을 위한 긴급 수정조정 요청권을 부여하라"고 촉구했다. 또 공황상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약사의 의약품 중재 활동인 동일성분명조제와 변경조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적정 보상을 통해 시행을 적극 독려할 것과 감염병 심각단계에서 약사의 방역용 의약품 조제 시 사후통보 등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지원 조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충남도약사회도 성명을 통해 힘을 보탰다. 도약사회는 "대규모 조제 불가 사태는 시간 문제"라며 "행정명령을 발동해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최우선으로 생산·공급하도록 하고 정부와 민간 합동 대책위원회를 꾸릴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2022-08-25 19:12:16강혜경 -
"공직약사 처우개선·약무장교 신설" 커지는 목소리[데일리팜=김지은 기자] 2023년 전문약사제도 시행과 더불어 통합 6년제 시행으로 약사의 전문성 강화가 눈 앞에 다가온 만큼 약사사회에서는 약사의 처우, 위상 강화를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 대한약사회가 현재 약대 통합 6년제 전환과 전문약사제도 시행과 맞물려 대표적으로 추진 중인 직능 발전을 위한 사업은 공직 약사 처우 개선과 약사 장교 제도 시행으로 압축된다. 전문약사가 배출되는 상황에서 수십년째 7만원에 고정돼 있는 공직 약사 수당과 7급에 머물러 있는 직급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보건의료 직능들과 형평성 차원에서도 이 문제는 수 년 간 논란이 돼 왔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는 부분이다. 약대 학제가 2+4년에서 통합 6년으로 늘면서 병역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약무장교, 공중보건약사제도는 수년 전에도 화두가 됐었지만, 진정한 의미의 통합 6년제가 시행된 만큼 약대생들은 물론이고 약사회 차원에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언제까지 7만원”…공직약사 수당 37년째 제자리 공직약사 면허수당은 1986년에 책정된 월 7만원에서 37년째 제자리다. 공직 약사 면허 수당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화두 중 하나다.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수의사, 간호사 등 타 보건의료 직능이 꾸준히 수당을 올려온 것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1991년 6월 서울시 3급 전문의·일반의 수당은 41만원, 4급 55만4000원, 5급 47만1000원이었다. 1993년 7월 3급 전문의·일반의 수당 71만원, 4급 전문의 60만9000원·일반의 55만4000원, 5급 전문의 60만9000원·일반의 51만8000원으로 인상됐다. 수의사도 꾸준히 수당이 인상됐는데, 1994년 약사와 같이 7만원이던 수의사의 수당은 2012년 15만원, 2017년 25만원으로 조정됐다. 광역시·도 관할 구역 내 시·군 공직수의사는 월 25만원 초과, 50만원 이하 범위에서 시·군 조례로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도 붙었다. 하지만 약사의 상황은 다르다. 약사회에 따르면 37년 동안 면허 수당 변동이 없는 보건의료계 직렬은 약사(7만원), 간호사(5만원)가 유일한데 간호사 일부 직렬은 몇 년 전 '간호진료 가산금 5만원'을 인정받는 데 성공해 사실상 간호직렬 역시 약무직렬 수당을 뛰어 넘은 상태다. 공직약사의 수당과 더불어 임용·진급에서 불이익도 지적되는 부분이다. 수십년째 약사 공무원의 초기 직급이 7급에 머물러 있다 보니 약사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낮은 약사 수당과 직급이 공직약사 인력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약대 학제가 6년제로 개편되고 임상약학 전문 업무도 고도화됐지만 공직약사 처우에 전혀 반영되지 않아 일선 약국가나 병원, 제약업계와 비교해 낮은 보수로 인해 공직약사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약대가 통합 6년제로 학제가 늘어난 데다 전문약사가 배출되는 만큼, 공직약사의 처우 또한 이를 반영해 현실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공무원의 경우 현재 약사가 7급으로 시작하는 것을 6급으로 직급 상향을 추진 중”이라며 “더불어 수 년째 7만원에 고정돼 있는 수당도 임금 상승률,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인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현재 의사, 수의사, 간호사 등 상대 직역을 고려할 때 50만~60만원 선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약사보다 수당이 높은 의사와 간호사도 공직에 대한 수당 인상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수의사는 2차례 걸쳐 인상이 진행됐다"면서 "현재 약사의 직능 발전 차원에서 관련해 계속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 정부 투트랙으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통합 6년제에 ‘약무장교·공중보건약사’ 카드 다시 꺼낸 약사회 약대 통합 6년제 시행으로 약사회가 공직 약사 처우 개선과 더불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제도 중 하나가 약무장교, 공중보건약사 제도 도입이다. 현재 약대생에 적용되는 병역 제도는 전문약제병, 약제장교, 전문연구요원 등으로 압축된다. 적은 모집 규모 등으로 인해 군대에 복무 중인 전문 약제병과 약제 장교 인원은 2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 역시 전문적인 약료, 약무 활동보다 행정 업무에 치중돼 있는 게 현실이라는 점이다. 의대생이 군의관, 공중보건의 제도 등을 통해 전문성을 발휘하는 데 비하면 군대 내에서 약사의 전문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약사 병역제도 개선은 약사회 뿐만 아니라 약대생들 사이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통합 6년제로 학제가 늘어남에 따라 병역에 대한 제도 개선 뿐만 아니라 타 직능과 형평성 제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는 약대생 1962명을 대상으로 병역 문제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서 남성 미필자 869명에게 타 보건의료직능과 비교해 병역 형평성을 묻자 73.3%(637명)가 불공평하다고 응답했고, 군필자와 여성을 포함해도 60.7%(1190명)에 달했다. 약사회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고, 통합 6년제 시행에 맞춰 군대 내 약사의 전문성을 강화하자는 측면에서 그간 주장해 왔던 약무장교, 공중보건약사 제도 도입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현재 국방부와도 관련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전약협의 병역제도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약무장교, 공중보건약사제도가 도입되면 복무 의사가 있다는 약대생이 다수를 차지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공중보건약사 제도화 시 복무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미필자 중 78.5%(681명)가, 약무장교 도입 시 지원하겠다는 학생은 55.4%(481명)를 차지했다. 약사회 또 다른 관계자는 “약대 6년제 전환 이슈에 맞춰 병역제도가 이슈가 되기도 했었지만, 학제가 2+4일 때는 상대적으로 크게 다가오지 않았었다”며 “하지만 통합 6년제로 전환되면서 남학생들도 병역 제도 개선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군대가 의약분업 예외 지역인데 그간 크고 작은 약화사고 발생 등 약사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면서 “전문약제병 제도가 있지만, 현재는 약료에 집중하기보다 일반 행정 업무와 병행하는 구조인 것으로 알고 있다. 통합 6년제로 전환되고 전문약사제도가 시행되는 시점에서 약무 일에 집중하는 약무장교, 의료취약지역에서 일할 공중보건약사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공중보건약사제도의 경우 현재 본사업을 앞둔 공공심야약국의 인력 활용 방안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국방부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고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인 만큼 국회, 정부와도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2022-08-23 11:29:59김지은 -
급여 일반약, 품목수 6.5%에 청구액 3%…영향력 뚝[데일리팜=이탁순 기자]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급여 일반약을 비급여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은 꾸준히 있었다. 약제비가 급증하자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2001년부터 2002년까지 복합제와 경증 질환 일반약 1410개가 비급여로 전환됐으며, 2006년에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 일환으로 복합제 중심으로 742개 품목이 비급여로 빠졌다. 분업 직후 OTC 활성화 측면에서 일반약 비급여 전환 주장도 있었으나, 비급여 전환 정책의 가장 큰 요인은 늘어나는 약제비에 있었다. 분업 이후 약제비 늘자 일반약 비급여 전환…복합제·경증 치료제 중심 김보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 평가위원은 "분업 이후 약품비 증가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을 우려하는 여러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다"며 "이에 전반적인 등재 상황을 점검하면서 치료에 정말 필수적이지 않은 일반의약품들은 건강보험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 당시 심평원 약제관리실장이었다. 그는 "당시 조사했을 때 일본이나 영국은 일반약 비급여 정책을 쓰는 등 나라마다 건보 목록에 특성이 있었다"면서 "재원 측면을 고려해 일반약을 급여하지 않고 약국에서 바로 살 수 있도록 하는 나라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일반약 비급여 전환 정책은 급여 일반약 비중의 축소로 이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1년 급여 일반약이 전체 약제급여목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5%였으나, 2022년에는 6.5%까지 떨어졌다. 일반약 등재 품목수는 2011년 1796개에서 2022년에는 1636개로 하락했다. 2022년 기준 일반약과 전문약을 합친 총 등재 품목은 2만5047개였다. 2005년 급여 일반약 등재 품목수가 3688개였다는 점에서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당연히 급여 일반약 청구액도 감소했다. 2011년 8111억원이던 급여 일반약 청구액은 2021년에는 6547억원으로 10년 간 19% 줄어들었다. 2021년 급여 일반약이 전체 청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에 불과하다. 일반약 급여등재 품목 매년 줄어…청구액 비중은 더 약화 급여 일반약의 비급여 전환에 대해 의약분업 초기와 현재는 분위기가 다르다. 의약분업 초기에는 약국 뿐만 아니라 제약사들도 환영하는 목소리였다. 당시 분업이 정착되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분업 이전과 같이 처방을 거치지 않고 판매할 수 있는 약이 늘어나면 약국 경영이나 OTC 중심 제약사들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생각이었다. 하지만 2006년 일반약 비급여 전환 정책에서 제약사 반발이 크게 일어난 것처럼 지금도 제약사들은 비급여 전환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국내 제약업체 한 개발임원은 "애초 급여 일반약도 OTC 판매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일반약 비급여 전환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이보다 OTC 활성화를 위해서는 개발 허들을 낮추고, 특히 현재 답보 상태인 표준제조기준 확대를 위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급여 일반약으로 전환된 약이 약국에서 매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제약사의 마케팅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 투자나 포장 다양화같은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영달 경기도약사회 회장도 "제약사 마케팅이나 포장라인이 다양해져야지, 단순히 비급여 전환만으로 약국 판매에 영향을 따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반약 비급여 전환, OTC 활성화에 제한적…마케팅 뒷받침돼야 인터넷을 통한 정보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도 예전처럼 급여 일반약이 저렴하다는 인식 하에 병의원을 찾지 않는다. 오히려 대량포장 약물의 경우 매약이 급여보다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박 회장은 "병의원에서는 한번에 많은 약을 처방할 수 없기 때문에 진료비를 감안하면 차라리 약국에서 대형포장 의약품을 사는 게 낫다고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면서 "제약사들도 이를 알기 때문에 급여든 비급여이든 소비자들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쓴다"고 말했다. 의약분업 직후와 달리 급여 일반약의 비급여 전환이 약국 경영이나 OTC 활성화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급여 일반약의 비중이 3%에 불과한 상황에서 더 이상 정책적으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반면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면 OTC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예를 들어, 동시분류인 인공눈물의 경우 전문약 비중이 절대적인데, 재평가를 통해 비급여가 된다면 약국 경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약국이 내년 예정된 히알루론산 점안액 급여재평가에 관심을 표명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럼에도 일반약에 급여를 주는 정책 자체가 OTC 활성화에 역행한다는 시각은 여전하다.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약국 판매 일반약을 활성화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급여 일반약을 의사 처방에 맞춰 조제용으로만 공급하는 제약사들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급여 일반약도 일반약이기 때문에 의사 처방전 없이 구입이 가능하지만, 제약사들이 일반 판매용으로 공급하지 않는 것이다.2022-08-22 16:08:43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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