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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미등재 이대로 괜찮나...허특제도 무력화 위기[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제약업계에선 오리지널사의 특허 미등재 사례가 업계 전반으로 일반화할 경우 '허가-특허 연계제도(이하 허특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허가와 연계된 특허 등재는 사실상 형식적인 정도에 그치고, 대부분의 특허분쟁이 민사의 영역에서 다뤄지게 될 것이란 우려다. 문제는 특허 미등재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규모조차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등재 특허와 관련한 현황 파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트라젠타 말고 특허 미등재 사례 또 있나…"업계 전반으로 확산 중" 제약업계에선 대규모 특허 미등재 사례가 '트라젠타(리나글립틴)'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력한 사례로 꼽히는 약물은 또 다른 당뇨병 치료제인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다. 현재 식약처 특허목록집에 등재된 자디앙 특허는 2개 뿐이다. 2025년 3월 만료되는 물질특허, 2026년 만료되는 결정형특허다. 이 가운데 결정형특허는 종근당 등 53개사가 회피 심판에서 승리했다. 이들은 물질특허 만료일인 2025년 3월에 맞춰 제네릭을 발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트라젠타 사례와 마찬가지로 미등재 특허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업계에선 자디앙에 2개 이상 미등재 특허가 숨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제네릭 발매를 위해선 이 미등재 특허까지 극복해야 하므로 앞으로 한동안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 트라젠타와 자디앙 모두 베링거인겔하임의 제품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특허를 등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약사법에선 식약처 특허목록집 등재를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규정하고 있다. 식약처 특허 등재 여부에 대한 판단은 제약사의 전략에 기반한 고유의 결정 사항"이라면서도 "개별 특허마다의 미등재 사유는 대외비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허 등재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고, 오히려 기업의 소송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등재하지 않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베링거인겔하임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오리지널사가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얼마 전까지는 주로 다국적제약사가 이런 전략을 취했다면, 최근엔 오리지널 약물을 보유한 국내사들도 특허 미등재 전략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허 미등재 전략 늘어날수록 허특제도 힘 잃을 것" 우려 특허 미등재 전략이 업계 전반으로 보편화할 경우 현행 허특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허가와 연계된 특허 등재는 사실상 형식적인 정도에 그치고, 대부분의 특허분쟁이 민사의 영역에서 다뤄지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실상 허특제도 도입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특허 도전 업체들에게 제네릭 9개월 간 제네릭 독점 판매권을 부여하는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제도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제네릭사 입장에선 등재 특허에 대한 심판·소송에서 승리해 우판권을 받더라도, 미등재 특허까지 추가로 극복해야 후발의약품을 발매할 수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미등재 특허를 직접 찾아내고, 관련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긴 시간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우선판매 기간이 시작되더라도 정작 제품을 발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우판기간 내 제품 발매가 불발에 그칠 수도 있다. 또 숨어있는 특허를 하나라도 찾아내지 못할 경우 오리지널사로부터 특허 침해소송과 제네릭 판매금지 가처분신청, 그리고 여기에 뒤따르는 손해배상 소송까지 역공 당할 가능성도 있다. 오리지널사는 오리지널사대로 지금의 허특제도가 이미 본래 도입 취지를 잃었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한 오리지널사 관계자는 "미국과 달리 제네릭 판매금지 조치가 거의 발동하지 않는다. 허특제도에서 오리지널사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제네릭 허가 신청 사실을 통지받는 것 외에는 전무하다"며 "신약 허가와 특허를 연계해 오리지널의 특허권을 보호하려는 제도 도입 취지가 이미 수년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허 등재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매우 적고, 오히려 등재된 특허가 제네릭사들로부터 도전의 타깃만 된다는 점에서 향후 특허 미등재 사례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등재 특허 얼마나 될까…식약처 "현황 파악 나설 것" 문제는 특허 미등재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규모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라젠타나 자디앙 사례처럼 특허 도전 업체가 제네릭의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는 과정에서 수면 위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무부처인 식약처도 미등재 특허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다. 식약처는 미등재 특허와 관련해 현황 파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꾸준히 특허 등재 신청이 들어오곤 있다"며 "약사법에선 특허 등재를 의무로 규정하지 않는다. 다만 물질특허·제형특허·조성물특허·용도특허 등 4종의 경우 등재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허 미등재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우선 확인이 필요하다"며 "일부 업체 혹은 제품에 국한된 특수한 상황인지, 업계 전반으로 특허 미등재 전략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지 현황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2023-07-26 06:20:52김진구 -
"특허등재 실익 없다"...오리지널사의 이유 있는 변심[데일리팜=김진구 기자] 2015년 본격 도입된 '허가-특허 연계제도(이하 허특제도)'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오리지널사들이 특허를 특허청에 등록만 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목록집에는 등재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해지는 모습이다. 특허 등재로 얻는 이득보다 손실이 더 크다는 게 오리지널사들의 판단이다. 허특제도의 설계 취지와는 달리 '제네릭 판매금지 조치'를 비롯한 장치들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데다, 오히려 특허 등재로 인해 번거로움만 더 크다고 오리지널사들은 입을 모은다. 오리지널사도 제네릭사도 모두 웃길 바랐던 제도 설계 허특제도는 의약품 품목허가 절차에서 신약에 대한 특허 침해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를 두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도다. 모태는 미국의 '해치-왁스만법(Hatch-Waxman Act)'이다. 2007년 체결된 한미 FTA를 통해 도입이 결정됐고,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친 약사법 개정을 통해 2015년 3월부터 허특제도가 전면 시행됐다. 제도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각각 ▲의약품의 특허목록 등재 ▲제네릭 허가신청 사실의 통지 ▲판매 금지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등이다. 이 가운데 우판권의 경우 한미FTA에서 요구한 사항은 아니다. 소송에 따른 부담을 감수하며 특허에 도전한 업체의 시장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제도 도입 과정에서 추가됐다. 오리지널사와 제네릭사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분석이다. 오리지널사의 경우 특허를 등재하는 것만으로 제네릭사의 특허 도전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하면 자동으로 9개월 간 제네릭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반대로 제네릭사는 특허권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으며, 관련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즉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특히 특허 도전에서 승리해 제네릭을 발매하면 같은 성분 의약품의 시장진입 없이 9개월 간 독점권을 누릴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오리지널사는 제네릭의 진입을 9개월 간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제네릭사는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우판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각에 유리한 조항이 포함된 셈이다. 유명무실 '제네릭 판매금지'…8년 간 실제 조치된 사례 단 1% 그러나 오리지널사에게 이득이 되는 판매금지 조치는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제도가 본격 시행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8년 간 제네릭 허가신청 사실이 오리지널사에 통지된 사례는 총 2773건이다. 이 가운데 오리지널사가 판매금지를 신청한 경우는 146건(5.3%)에 그친다. 나머지 95%는 제네릭사의 특허 도전에 대해 판매금지 신청조차 없었다. 판매금지 신청이 수리된 사례는 더욱 적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간 29건(19.9%)뿐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식약처에 의해 반려됐다. 그나마 제도시행 초기인 2015~2016년에 26건이 몰려있고, 2019년부터는 단 한 건의 판매금지 신청도 수리되지 않았다. 전체 제네릭 허가신청 통지 사례(2773건) 중 실제 판매금지 조치로 이어진 사례(29건)의 비율은 단 1%에 그친다. 판매금지 신청 자체가 극히 드문 데다, 신청을 하더라도 대부분은 반려됐기 때문이다. 판매금지 신청이 극히 저조한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판매금지 조치가 발동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리지널사가 판매금지 신청을 하지 않은 게 아니라, 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제네릭사들은 후발의약품 품목허가 신청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무효심판이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통해 특허에 도전한다. 제네릭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시점엔 이미 특허권에 대한 무효 심결이나 권리범위확인 심결이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이므로 판매금지 조치는 발동되지 않는다. 반면 제네릭사에게 이득이 되는 우판권 제도는 매우 왕성하게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총 792건의 우선판매품목허가 신청이 있었고, 이 가운데 627건(79.1%)가 수리됐다. 우선판매품목허가를 10건 신청하면 이 가운데 8건은 승인됐다는 의미다. 허특제도의 모태가 된 미국 제도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미국은 판매금지 기간이 훨씬 길다. 미국은 오리지널사의 특허 침해소송 제기로부터 30개월 간 제네릭 판매금지 조치가 발동된다. 미국의 제도는 제네릭 진입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실하다는 의미다. 또, 미국에선 별도로 우판권 제도를 두지 않는다. 자연히 제네릭사들의 경쟁적인 특허 도전이 적다. 오리지널사 입장에선 특허 등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확실하기 때문에 대부분 특허를 등재하고 있다. '등재해도 실익이 없다'…오리지널사들 특허 등재 포기 움직임 오리지널사와 제네릭사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설계된 제도가 한쪽으로 치우친 채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제네릭 진입을 저지할 수 있는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다 보니, 제도가 본격 도입된 지 8년이 지난 현재 오리지널사들이 특허 중 일부를 아예 등재하지 않는 상황까지 펼쳐지고 있다. 제네릭사와의 특허 분쟁에서 오리지널사가 대부분 패배하고 있다는 점도 특허 등재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2015~2021년 제네릭사들이 우판권을 따내기 위해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회피 도전)은 총 641건으로, 이 가운데 632건에서 승리했다. 승률로는 98.6%에 달한다. 비교적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무효 심판의 경우도 제네릭사들은 171건 중 132건(77.2%)에서 승리했다. 대부분 제제특허·염특허·조성물특허에 대한 도전이었다. 사실상 특허분쟁 1심에선 제네릭사들의 승률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십중팔구 패배하는 싸움에서 굳이 특허를 등재해 제네릭사들의 도전 타깃이 되는 것보다는, 특허를 등재하지 않은 채로 제네릭이 발매됐을 때 특허 침해소송과 제네릭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게 오리지널사들의 판단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리지널사들은 제네릭사들리 공략하기 쉬운 제제특허·조성물특허·염특허·결정형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제특허가 10건 있다고 가정하면, 이 가운데 1~2건만 등재하고 나머지는 특허청 등록만 해두는 식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사 입장에선 특허 등재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사실상 제네릭 허가신청 사실을 통지받는 것뿐"이라며 "오히려 제네릭사들과의 수많은 분쟁에 투입되는 수고와 비용을 감안하면 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도 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으나, 빈번하진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선 제제특허나 조성물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오리지널사 입장에선 특허를 등재하더라도 제네릭 진입을 막을 수 없고, 특허 분쟁에서도 거의 대부분 패소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2023-07-25 06:20:52김진구 -
"미등재 특허 찾아라"…제네릭 조기발매 전략 '찬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오리지널사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목록집에 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사례가 점차 빈번해지는 모습이다. 이미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리나글립틴)'를 둘러싼 특허 분쟁에선 미등재 특허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제네릭사들은 식약처 목록집에는 없는 숨은 특허를 찾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제네릭사들을 중심으로 마치 허가-특허 연계제도(이하 허특제도) 도입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비판이 나온다. 허가와 특허가 사실상 연계되지 않으면서 미등재 특허에 대한 광범위한 침해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이후 매년 100건 내외 신규 등재…“최근 미등재 사례 많아졌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허특제도의 핵심은 특허 등재를 통한 오리지널 약물의 특허권 보호다. 한미FTA 체결 이후 2015년 본격 도입됐다. 오리지널사가 의약품 특허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특허목록집에 등재하면, 몇 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제네릭 품목허가 신청 사실을 통지받을 수 있고, 이후 45일 안에 판매금지를 신청하면 9개월간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제네릭 진입을 9개월 늦출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도입 과정에서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제도도 함께 마련됐다. 제네릭사가 오리지널사를 상대로 특허 심판·소송을 제기하고, 여기서 승리하면 같은 성분 의약품의 시장진입 없이 9개월 간 독점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런 이유로 제도 도입 이후 꾸준히 오리지널사들은 의약품 특허를 목록집에 등재해왔다. 식약처 의뢰로 작년 11월 제출된 ‘2022년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연도별 신규 등재 특허권 수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꾸준히 100건 내외로 나타났다. 신규 등재 의약품 수도 매년 100건 내외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오리지널사의 특허 미등재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신규 특허 등재 자체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나, 오리지널사들이 분할 출원 등의 형태로 특허권 수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특허가 등재되지 않고 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통계 자료가 없어서 얼마나 늘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체감상 최근 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형식적으로 한두 특허만 등재하고 나머지 대다수는 특허청에 등록만 하고 식약처 목록집에는 등재하지 않은 채 숨겨두는 식”이라고 말했다. "마치 고구마 줄기 같다"…트라젠타, 미등재 특허만 8개 이상 오리지널사들의 특허 미등재 경향은 최근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를 둘러싼 특허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4일 기준 트라젠타로 식약처 특허목록집에 등재된 특허는 총 6건이다. 물질특허와 용도특허가 각 2건씩, 제제특허와 결정형특허 각 1건씩이다. 이 가운데 물질특허 1건과 용도특허 2건은 이미 만료됐다. 제제특허는 제네릭사들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통해 회피하는 데 성공했다. 결정형특허 역시 제네릭사들이 특허분쟁 1심에서 승리해 무효화한 상태다. 이로써 등재된 특허는 단 하나만 남았다. 2024년 6월 만료되는 물질특허다. 트라젠타 특허에는 제뉴원사이언스를 비롯한 7개사가 도전 중이다. 이들은 내년 6월 물질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제네릭을 조기에 발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미등재 특허가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8건의 미등재 특허에 심판이 청구됐다. 미등재 특허의 경우 제네릭사가 회피 혹은 무효화하지 않아도 제품을 허가받는 데 문제가 없다. 다만 실제 제품 발매는 사정이 다르다. 오리지널사와 특허침해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만약 오리지널사가 특허침해 소송과 함께 제품 발매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경우 제네릭 발매 시점이 늦춰질 우려가 있다. 본안 소송인 특허침해 소송에서 패소하면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제네릭사 입장에선 제품 발매를 위해 미등재 특허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트라젠타의 미등재 특허가 8개 이상으로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베링거인겔하임은 또 다른 제제특허 1건을 특허청에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허가 등록될 경우 9번째 미등재 특허로서 제네릭사가 극복해야 할 또 다른 허들이 된다. 제약업계에선 이 외에도 트라젠타 미등재 특허가 1~2건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마치 고구마 줄기 같다. 캐면 캘수록 새로운 미등재 특허가 나타난다"며 "이미 알려진 미등재 특허 외에도 1~2개는 더 숨어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특허를 극복해야 하는 입장에선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제네릭사들 '숨은 특허 찾기' 진땀…오리지널사 미등재특허 반격 사례도 제네릭사 입장에선 숨은 미등재 특허를 찾는 게 매우 번거로운 일이다. 특허목록집에 별도로 등재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일이 특허 정보를 검색하고 관련 특허가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허청에 출원된 특허는 제품명 혹은 성분명으로 기입되지 않아 찾아내기가 까다롭다. 트라젠타의 미등재 용도특허를 예로 들면 '경구 또는 비경구 당뇨병 치료제에 의한 요법에도 불구하고 혈당 조절이 불충분한 환자에 있어서의 당뇨병 치료'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식이다. 제네릭사는 미등재 특허가 몇 건이나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몇몇 특허를 놓칠 우려도 있다. 이 상태로 제품을 발매하면 특허침해 소지가 크다. 실제 오리지널사가 미등재 특허를 무기로 제네릭사에 반격하는 사례도 나왔다. 노바티스는 지난 6월 셀트리온을 상대로 졸레어 제제특허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이란, 특허권자가 자신이 보유한 특허를 침해당했는지 특허심판원에 효력 범위의 정확한 판단을 요구하는 행위다. 즉, 노바티스는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가 자신이 보유한 미등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제약업계 일각에서 허특제도 도입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목록집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가 더 많기 때문에 모든 특허를 모두 극복하고 제네릭을 발매하기가 까다롭다. 숨어있던 특허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목록집만 보고 특허에 도전해선 낭패를 보기 쉽다. 마치 허특제도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2023-07-24 06:20:32김진구 -
"투석환자가 고함량 아르기닌을"…약보다 나은 건기식[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당뇨로 신장투석을 받는 환자가 혈관을 뻥 뚫어준단 광고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겠어요. 홀린 듯이 결제하시고는 혹시나 해 약국을 찾았다더라고요. 위험하다고 만류하자 환자는 알겠다고, 고맙다고 인사하며 떠났지만 환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건강기능식품 만능시대다. 넘치는 정보와 마케팅 속 건강한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가리지 않고 건기식은 이제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매년 건기식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섰다. 직전 해인 2021년에 비해서는 8%, 4년 전인 2019년 4조8000억원에 비해 25% 가량 시장이 성장했다. 문제는 기능성이 인정된 건기식의 시장이 성장하면서 평소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성분이나 함량에 제한 없이 건기식을 복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약품에 비해 허가의 문턱이 낮은 건기식 시장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추세가 자칫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과 의약품과의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장질환 환자가 고함량 단백질을…'이상사례' 관리 시각지대 최근 지방의 한 약사는 약국에서 겪은 사례를 전하며 과도한 건거식 마케팅의 심각성을 조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약사가 전한 사례는 이렇다. 60대 환자가 얼마 전 약국을 찾아 홈쇼핑에서 혈액순환에 좋고 혈관을 뚫어준다는 광고보를 보고 아르기닌 제품 3개월 분을 구매했다고 이야기한 것. 문제는 이 환자가 당뇨로 현재 신장투석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발가락을 절단하기까지 한 상황이라는 점이었다. 약사는 환자의 말에 놀라 신장이 좋지 않은 환자가 단백질 성분 아르기닌을 과도하게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복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돌려보냈다. 만성질환 환자가 기능성이 있는 건기식을 별다른 제한 없이 구매하고 복용하는 실태를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다. 이 약사는 “심근경색이나 만성신부전 등 신장이 좋지 않은 환자에 과도한 단백질 성분이 투여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아르기닌 성분 의약품의 경우 복용 시 주의사항이 존재한다. 용법에서 3주 이상 연속 복용은 권장하지 않고, 일부 질환을 가진 환자는 복용하면 위험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 같은 성분인데 의약품 구매 시에는 이 같은 부분이 확인되거나 고지될 수 있지만, 건기식에서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게 위험한 지점”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평소 만성질환이 있거나 특정 성분의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가 질환이나 복용 중인 의약품과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건기식을 복용하는 경우는 흔하게 발생하는 사례다. 실제 이뇨제를 처방 받아 복용 중인 환자가 알로에를 원료로 한 건기식을 함께 먹을 경우 체내 칼륨량이 지나치게 떨어질 수 있고, 면역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가 클로렐라나 스피루리나 같은 면역 증진 기능식품을 먹을 경우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약사들의 말이다. 약은 20mg인데 건기식은 100mg?…의약품 함량 넘어서는 건기식 분명 같은 성분인데 의약품보다 건기식의 일일 섭취량 기준이 높거나, 이 점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건기식 제품도 적지 않다. 의약품의 경우 엄격한 허가신고, 품질관리 기준이 적용되고 있지만 건기식은 의약품에 비해 기준이 낮다 보니 섭취량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약사들에 따르면 콘드로이친의 경우 시중에 출시된 일반의약품으로는 800mg가 최대 함량이다. 하지만 건기식에서는 1200mg를 이름에 내건 제품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콘드로이친의 하루 권장량이 1200mg이다 보니 대부분의 제품이 1200mg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엔자임Q10도 상황은 마찬가지. 약사들에 따르면 의약품으로 허가 가능한 코엔자임Q10의 경우 의약품으로 허가가 가능한 섭취량은 20mg 이하지만 건기식은 일일 섭취량 100mg까지 허가되는 실정이다. 문제는 건기식은 의약품에 비해 함량에 대한 별다른 제한이나 인식 없이 복용하는 환자가 적지 않아 필요 이상의 함량을 복용하고 이것이 자칫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오성곤 약학박사(성균관대 약학대학 겸임교수)는 “오히려 허용된 일일 섭취량이 의약품보다 높은데 질환 치료가 아닌 건강에 도움을 준다 하고 더 손쉽게 구매해 복용할 수 있다는 상황 자체가 모순되는 구조”라며 “영양제에서는 오히려 국내에 허가된 의약품이 오히려 저용량이 경우가 적지 않다. 의약품은 건기식에 비해 허가 기준이 엄격하고, 용량이 올라갈수록 그만큼 효과가 증가된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문제는 건기식이라 해도 고함량으로 갈수록 그만큼 부작용이나 다른 의약품, 특정 질환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건기식은 기본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칫하면 환자에게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 대신 건기식 먹겠다는 환자”…만성질환자 위협 약사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건기식 시장이 확대되면서 건강한 사람이 복용해야 할 건기식을 특정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무분별하게 복용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약과 같은, 오히려 약보다 더한 건기식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데다가, 건기식은 의약품에 비해 규제 문턱이 낮아 과대광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질환을 가진 환자의 오남용이나 의약품을 복용 중인 경우 상호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약사는 일부 건기식 제품의 과장 광고에 현혹돼 복용 중인 의약품을 건기식으로 대체하는 최악의 사례도 있다고 우려했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이미 여러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건강기능식품과 상호작용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어떤 관리도 책임도 전무한 상태다. 이런 부분이 종합적으로 검토되고 관리될 서비스가 필요한 것이다. 오 박사는 “이미 다른 약을 복용 중인 환자라면 건기식을 복용함에 따른 상호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복용하는 건기식의 함량이 높으면 그만큼 부작용이나 복용 중인 약, 다른 건기식 성분과의 상호작용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라며 “약은 약사의 상담이나 복약지도라는 1차적 제한장치가 따르지만 건식은 이런 제한 장치가 전혀 없다는 데서 문제의식이 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연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건기식은 의약품과 달리 진입 장벽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보니 너도 나도 판매에 뛰어들어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키워드를 조합해 광고, 마케팅을 하다 보니 환자가 본인 몸 상태에 맞춰 복용하는 것보다 잘못된 섭취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2023-07-23 17:45:12김지은 -
'만병통치 건기식' 범람...규제완화 아닌 강화 필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팽창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 속 이상사례 발생, 질환, 의약품과의 상호작용을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현행 건기식 관련 규제를 더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기식을 약과 같이 인식하는 현 상황에서 정부가 단순 시장 확대에만 나설게 아니라 그에 따른 적절한 대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정부 정책 방향성 생산, 유통 과정에서의 규제를 강화할 수 없다면 최소한 판매 과정에서의 적절한 제한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단순 시장 확장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의약품, 질환과의 상호작용, 이상사례 관리의 필요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건기식 원료, 일부 의약품 원료까지로 확대…규제 더 풀려는 정부 정부는 최근 몇년 간 건기식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혁신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지난 2019년에는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건강기능식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건강기능식품 자유판매 허용 ▲건강기능식품 원료 범위를 일부 의약품 원료까지 확대 ▲일반 식품에도 기능성 표시 허용 ▲건강기능식품 광고의 허용 범위 확대 등을 규제 개선 과제로 선정했다. 지난해에는 식약처 규제혁신 100대 과제 중 건기식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방안으로 건기식 소분조합 판매 허용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 건기식 영업신고 제외대상 확대, 건기식 GMP 연 1회 정기평가 면제, 건기식 판매업자 교육의무 완화 등을 추진한다고도 밝혔다. 여기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소비자 수요를 반영하고 기능성 강화 등을 위해 건기식의 원료범위를 안전성이 확보된 일부 의약품 원료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점이다. 품질 관리와 광고 허용 범위에서도 현재보다 더 유연성을 둬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이 같은 정책 방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규제 범위에 속하는 건기식을 기능성보다는 지나치게 ‘식품’ 쪽에 방점을 찍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건기식 관련 정부 정책의 방향성이 규제 개선 쪽으로 향하면서 생산, 유통 과정에서의 제한을 두기 힘든 구조라면 판매 과정에서라도 제제와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복용 중인 의약품, 건기식, 혹은 질환과의 상호작용이나 이상사례 등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상담 과정에서 이를 걸러줄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준 약사(단국대 약대 겸임교수)는 “건기식은 건강한 사람이 더 건강해지려 복용하는 기능성 식품이었다면 요즘은 건강하지 않은,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가 복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렇다보니 소비자가 건기식을 복용할 때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 이 성분의 건기식을 복용해도 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건기식, 약 모두 양 조절이 문제인데 상대적으로 약에 비해 건기식은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과용량이 될 가능성이 크고, 만약 그것이 특정 질환이나 의약품과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건기식 섭취에 따른 부작용이나 이상사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해도 소비자는 그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건기식 이상사례 관리 필요성 대두…"질환·의약품과 함께 관리돼야“ 건기식 관련 정부 정책의 방향성이 규제 개선 쪽으로 향하면서 생산, 유통 과정에서의 제한을 두기 힘든 구조라면 판매 과정에서라도 제제와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증 질환자 뿐만 아니라 만성 질환자의 건기식 복용 비율이 늘어나면서 이상사례 발생 등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특정 성분이나 함량에 대한 판단을 전적으로 소비자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위험도를 평가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성곤 박사는 “건기식이 활성화되면서 일각에서는 건기식 2분류 필요성이 제기됐었다”면서 “건기식으로 허가되는 성분 중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거나 의약품, 또는 질환과의 상호작용 발생 가능성이 잇는 성분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 상담을 받게 하는 등 등급을 나눠 1차적인 제한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정부에서 건기식의 위험도를 평가해 등급을 나눠 관리하라는 것”이라며 “정부가 당장 시장을 확대하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관련 연구와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이라고 했다. 건기식도 부작용, 의약품과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약품의 경우 부작용 보고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이에 대한 평가도 이뤄지지만 건기식은 이 같은 장치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약사회는 지난해 건강기능식품위원회를 중심으로 건기식 이상사례 보고 캠페인을 추진하기도 했다. 식품안전정보원 또는 소비자 단체와 연계해 약국에서의 건기식 이상사례 수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약사와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약국에서의 건기식 이상사례 보고 활성화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인 건기식 관리자로서의 약사 역할을 홍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약사회가 실증특례로 진행되는 약국형 맞춤 소분 건기식 실증특례가 추후 제도화에 제대로 안착할 경우 안전한 건기식 관리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된다. 일선 기업이 진행하는 소분 건기식 사업과는 달리 이번 사업은 약국에서 약사가 환자의 질환이나 현재 복용 중인 의약품을 고려해 건기식의 성분이나 함량 등을 조절해 권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 속 만성질환자의 복용 약은 기본 6, 7가지에서 많게는 10여종이나 된다”면서 “건기식은 몸의 기능을 올려주는 식품이다. 제대로 먹으면 의약품의 부작용을 덜어주는 기능을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의약품과 건기식의 상호작용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만큼 전문가의 중재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히 약국, 약사가 건기식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등의 이권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 차원에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만한 부분”이라며 “건기식도 제대로 잘 활용하면 오히려 국민의 의약품 사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건강보험 재정도 절감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정부가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2023-07-23 17:43:10김지은 -
보툴리눔 시술에 드리운 '내성위험'…"1~2년 내 증가"◆방송 : DP인터뷰 ◆기획·진행 : 제약바이오1팀 정새임 기자 ◆촬영·편집 : 영상뉴스팀 이현수·조인환 기자 ◆출연 : 마이클 마틴 박사 정새임 기자(이하 정 기자): 안녕하세요. DP인터뷰입니다. 오늘 준비한 주제는 남녀 불문하고 주름이 걱정될 때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보툴리눔 톡신인데요. 시술이 워낙 대중화되다 보니 톡신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그중에서도 내성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국제적으로 톡신을 내성 없이 어떻게 잘 사용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전문가 위원회도 마련된 상황인데요. 그 위원회에 참여하고 계신 독일 교수님께서 한국을 방문해 주셔서 오늘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세계적인 면역학 석학으로 꼽히는 마이클 마틴 박사님 함께해 주셨습니다. 박사님 이번에 한국을 오셔서 세미나 강연을 하셨는데 어떤 발표를 진행하셨는지 간단히 여쭙고 싶습니다. 마이클 마틴 박사(이하 마틴 박사): 보툴리눔 독소 A형 제제(이하 보툴리눔 톡신)는 미용 분야에서 높은 가치를 띤 의약품으로서 특히 한국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치료에도 사용하는 매우 중요한 약물이기도 해 신경학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용 또는 치료 목적으로 오랜기간 동안 보툴리눔 톡신을 사용할 경우 무반응, 즉 내성이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항체 매개 무반응’이라는 표현을 선호합니다. 단어를 들으면 문제의 원인을 바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약물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었기 때문이죠. 면역학자로서 면역체계가 보툴리눔 톡신에 어떻게 반응하고, 항체가 왜 형성되는지 오전에 진행된 ‘안전한 보툴리눔 톡신 사용을 위한 글로벌 합의안 발표’ 간담회에서 설명드렸습니다. 정 기자: 보툴리눔 톡신 내성에 대한 문제를 말씀해 주셨는데, 이것이 전 세계적인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인지요? 마틴 박사: 네, 분명 전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보툴리눔 톡신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환자 중에서 이전보다 약한 치료 반응을 보이거나, 혹은 아예 무반응을 보인다는 보고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고는 보툴리눔 톡신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때도 있었으며, 이미 이러한 문제가 존재한다는 임상 연구들이 저명한 학술지에 발표된 바 있습니다. 반면 의료전문가들은 미용 분야에서도 위와 같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오랫동안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이를 문제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항체 형성 기전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첨언하자면 현재 미용 분야에서 내성의 보고 빈도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매년 전 세계적으로 보툴리눔 톡신이 수백만 회 주입되고 있고, 허가된 보툴리눔 톡신의 적응증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보툴리눔 톡신의 미용 시술 연령이 더 낮아지고 있습니다. 유럽과는 달리, 한국을 비롯한 아태지역 국가에서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받는 연령대는 점점 더 어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툴리눔 톡신을 사용할 때 내성이라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할 뿐만 아니라 인정해야 하며, 이에 대해 적절히 대처해야 합니다. 정 기자: 사실 '나는 굉장히 국소적으로만 시술을 하고 또 그 기간도 빈번하지 않고 치료처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분도 계실 텐데요. 박사님께서 '신경독소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에스테틱 위원회(ASCEND)'라는 전문가 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보툴리눔 톡신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세계 전문가가 모인 다학제 기구 위원으로서 보시기에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바로잡아 주신다면요? 마틴 박사: 보툴리눔 톡신은 백신 접종과 다를 바 없습니다. 백신의 효과는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나는 용량이고 더 중요한 또 하나는 조성물, 즉 성분입니다. 팬데믹 이후에는 백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신과 마찬가지로 보툴리눔 톡신을 반복적으로 투여하면, 박테리아 단백질이 몸에 들어가면서 면역체계가 반응하게 됩니다. 따라서 내성이 생기는 것은 이상한 게 아니라 오히려 당연한 것이 때문에 내성의 유무에 대해서 논란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보다 보툴리눔 톡신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때와 미용 목적으로 사용할 때 내성 보고 빈도수에서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 둘 간에 차이가 나는 충분히 설명 가능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 기자: 그러니까 내성은 무조건 발생하는데 왜 치료용보다는 미용에서 조금 더 낮게 발생하냐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하고 계신 거죠. 마틴 박사: 맞습니다. 말씀대로 다릅니다. 그리고 어떻게 다른 지도 알려져 있습니다. 굳이 과학적인 연구를 할 필요 없이 아태지역, 특히 한국 상황을 관찰하면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치료 분야와 미용 분야 간에 보고되는 내성 빈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여러 이유 때문입니다. 한 가지 이유는 최근까지는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보툴리눔 톡신 용량이 미용 목적보다 훨씬 더 높았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까지 그랬고 유럽은 아직도 그러합니다. 하지만 아태지역이나 한국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최근 젊은 사람들에게 사용되는 미용 시술 용량은 신경학적 장애 치료용으로 사용되는 용량에 가깝습니다. 즉, 미용 용량이 치료 용량과 거의 같은 수준까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성을 일으키는 중화항체 발생 빈도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른 내성 보고가 이루어지기까지는 몇 달에서 몇 년까지 시간이 걸릴 겁니다. 앞으로 1~2년 내 미용 분야에서도 내성 발생에 대한 보고가 증가하기 시작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 허가 관계당국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보툴리눔 톡신으로 환자를 시술할 때 내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면역체계는 몸에 들어오는 보툴리눔 톡신의 목적을 구분해서 반응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툴리눔 톡신이 미용 목적으로 몸에 들어온 것인지, 혹은 신경학적 장애 치료 목적으로 들어온 것인지는 면역체계 차원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면역체계는 용량과 순도에 반응합니다. 특히 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정 기자: 그러면 실제로 내성이 발생하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 궁금하거든요. 그러니까 면역학적 측면에서 환자가 겪을 수 있는 문제점을 명확하게 말씀해 주신다면요? 마틴 박사: 보툴리눔 톡신의 작용기전을 알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보툴리눔 톡신은 주사를 통해 몸에 주입되는 분자인데, 이 분자는 신경말단에 이입되어야 신경세포 안으로 전달되어 작용하게 됩니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미용 목적이든 치료 목적이든 상관없이 일단 중화항체가 형성된 후 보툴리눔 톡신을 맞게 되면 보툴리눔 톡신 분자가 항체와 결합해버려 표적인 신경말단과 상호작용할 수 없게 됩니다. 신경말단에 이입되지 못하면 제 기능을 못하게 되죠. 보툴리눔 톡신을 주입해도 표적인 신경세포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반응 수준은 항체 역가에 따라 다릅니다. 주입된 보툴리눔 톡신 분자 모두와 결합할 만큼 중화항체 수가 많지 않으면 부분적인 반응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항체 역가가 더 높다면 백신접종 때와 유사합니다. 백신에 잘 반응한다면 항체 역가가 높다는 것이고 바이러스 감염이 안됩니다. 마찬가지로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항체 역가가 높다면 보툴리눔 톡신은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이럴 경우 중증 신경학적 장애 등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할 때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미용 분야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효과가 없으면 환자들이 시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정 기자: 내성이 얼마나 잘 발생하는가와 관련해 보툴리눔 톡신 A형이 여러가지 제품들이 있고, 제품의 순도에 따라서 중화항체 발생률이 좀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틴 박사: 말씀대로 시중에 다양한 제품이 있습니다. 굳이 제품명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들 제품은 제조방법 측면에서 다릅니다. 활성 성분은 다르지 않은데 동일한 신경 독소라도 제조 방법이 다른 것이죠. 그리고 제조사마다 신경 독소의 정제 수준도 다릅니다. 보툴리눔 톡신 제품 중 제오민과 같이 오로지 핵심 신경 독소 성분만을 함유한 제품이 있는가 하면, 어떤 제품들은 약리활성에는 불필요하지만 정제가 되지 않아 제품에 남아있는 복합단백질을 함유한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제품은 박테리아를 사용하여 생산됩니다. 그리고 모든 제품이 불순물인 박테리아 단백질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치치만 일부 제조사들은 끝까지 정제하지 않습니다. 반면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순수한 성분만을 고도로 정제해 내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많이 투자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순수 성분을 얻기 전에 정제를 끝냅니다. 그렇게 제품에 남은 박테리아 단백질은 신경 조절에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결과만 가져옵니다.2023-06-19 06:18:21정새임 -
팽창하는 반려동물 시장 제약-약국 모두 '기회의 바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확대된 만큼 동물약국 역시 외연적으로는 급성장한 모습이다. 2019년 5800곳이던 동물약국은 2023년 3월 기준 1만200곳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약국 2곳 중 1곳에서 동물약을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동물의료 개선 종합대책 마련을 위해, 동물의료개선 전담반(TFT)을 구성하고 진료비 부담 완화를 포함해 동물병원 의료사고 분쟁조정 지원체계 마련, 부적절한 동물의료행위 처벌 강화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송남근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동물의료 서비스 수요는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으나 서비스 질은 반려인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전담반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수요와 현장에 기반한 동물의료 서비스 정책을 만들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오는 10월 동물의료 개선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인체약 제조시설서 반려동물약 생산, 제약사에 '기회' 제약사를 포함한 기업들이 동물 관련 용품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관련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동제약, 대웅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등 제약사가 동물용의약품 시장에서 선두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규제심판부의 제조시설 기준 완화도 제약사들이 동물용의약품에 눈을 돌리는 데 한 몫 했다는 게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올해 3월 규제심판부는 인체의약품 제조회사(제약회사)가 기존 제조시설을 활용해 반려동물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권고했다. 종전의 경우 제약회사가 동물의약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동물용 전용 제조시설을 설치하도록 돼 있어, 중복투자에 대한 부담이 있어 왔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EU,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도 인체의약품 제조시설에서 동물의약품을 생산하는 것을 이미 허용하고 있으며 엄격한 제조품질관리기준을 적용해 사람과 동물의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제조시설을 운영·관리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규제심판부는 ▲국내에서 인체용으로 제조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 성분으로서 아직 동물용으로는 허가받지 않은 성분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의약품과 ▲인체용·동물용으로 모두 허가받은 성분 중 기존 업계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은 22개 성분의 의약품을 대상으로 인체의약품 제조시설을 활용한 반려동물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반려견·반려묘 등에 인체용의약품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동물용의약품에 대한 관심을 갖는 제약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3월부터 공동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동물약 유통사를 중심으로는 출시 제품에 대한 홍보나 제안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사 관계자는 "그간 동물약국이 수적인 성장을 했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취급 품목 확대 등 내실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약국 진정한 '윈윈' 위해 필요한 것은 실제 동물약을 취급하고 있는 약사들은 보다 다양한 제품이 출시, 유통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약사는 "초창기에는 단순 구색용으로 동물제품을 가져다 둔 약국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동물약을 중점적으로 취급하는 약국도 늘어나고 있다. 약국에 유통되는 제품들 역시 다양해 졌고, 소비자들의 니즈 또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인들 가운데는 온라인을 통해 관련한 판매 정보 등을 입수하고, 약국을 찾는 경우가 많아 약국과 별개로 동물약을 주제로 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약국도 적지 않다는 것. B약사는 "취급 품목이 다양해 지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의 경우 영양제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약국에도 도움이 되고, 보호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의약품 및 제제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반려견·반려묘 등 영양제 수요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메인 품목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약사는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약물이 실질적으로 가장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심장사상충약이나 구충제, 외부기생충약, 안약, 항히스타민제 등이 대표적"이라며 "제약사가 관련한 품목에 주력해 준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C약사 역시 "동물약의 경우에도 지명구매가 높다. 하지만 수의계와 갈등으로 인해 일부 제품의 유통이 어려워지면서 소비자가 지명하는 품목을 미처 구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런 부분이 가장 아쉽다"며 "소비자와 약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2023-06-16 14:29:05강혜경 -
견옥고·댕댕카솔·개시딘·견사돌…동물용제품 작명 트렌드[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 늘면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모니터가 밝힌 2022 국내 펫 영양제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영양제 시장 규모는 224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25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펫팸족의 수요 증가로 인해 동물용의약품 사업에 진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데다, 일부 제약사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도 역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약사들 역시 동물용의약품이 늘어나는 데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다. 수의사단체와의 갈등으로 인해 일부 동물용의약품의 유통이 원활치 않은 데다, 라인업 확대가 약국 경영에도 톡톡히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네…이름 비슷하지만 동물약·외품 혼재 경옥고-견옥고, 임팩타민-임팩타민펫, 인사돌-견사돌, 이가탄-묘가탄, 베스타제-제스타제, 후시딘-개시딘, 마데카솔-댕댕카솔, 스멕타-개멕타…. 익숙한 일반의약품을 본 딴 동물용의약품 혹은 비의약품이다. 광동제약 경옥고가 병중병후, 허약체질, 육체피로, 권태, 갱년기 장애 등에 효능·효과가 있는 일반의약품이라면, 견옥고는 광동제약이 만든 프리미엄 반려견 영양제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3월 면역력과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견옥고활'을 출시한 이후, 종합영양제 '경옥고본', 장 건강과 면역기능을 위한 '경옥고장', 반려견의 위장을 편안하게 한다는 콘셉트의 '경옥고안'을 연달아 선보였다. 대웅제약 자회사 대웅펫도 고함량 활성형 비타민 임팩타민의 특징을 그대로 반영한 '임팩타민펫 강아지', '임팩타민펫 고양이'를 지난해 11월 출시했으며 12월 '애니웰 식물성rTG오메가3'와 '애니웰 프로바이오틱스 이뮨'을 출시했다. 제약사들이 동물용의약품에 그대로 일반약 네이밍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동안 쌓아온 소비자 인지도와 브랜드 특징을 그대로 반려동물에게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반응도 나쁘지 않다는 게 약사들의 설명이다. 관련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A약사는 "사람이 영양제를 챙기듯 반려동물 건강을 위해 관련 제품을 지명하는 반려인들도 있다. 사람이 먹는 걸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먹을 수 있다는 데서 제약사가 출시하는 제품들이 프리미엄을 지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한양행도 토탈펫케어 브랜드 '윌로펫'을 론칭하고 펫푸드 시장에 본격 진출했으며, 동국제약 역시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정'을 유통하고 있다. 일동제약 또한 펫영양제 브랜드 '후디스펫'을 출시해 관절·장·면역·눈케어 등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약사 뿐만 아니라 일반 사기업의 관련 제품 출시도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대상홀딩스는 자회사 대상펫라이프를 설립해 펫시장에 뛰어들었으며, 동원F&B와 hy(옛 야쿠르트), KGC인삼공사도 펫푸드 및 영양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디펫바이오는 반려동물 잇몸·치아·구강건강에 도움을 주는 '견사돌'과 '묘가탄'을 유통하고 있다. 상처연고 '복합개시딘'과 피부병 진정연고 '댕댕카솔'도 있다. 인사돌, 이가탄, 후시딘, 마데카솔이 연상되지만 해당 제품의 경우 제약사와는 무관한 제품이다. "신박하다" vs "그래도 이건 좀"…약사들 의견도 분분 약사들은 라인업이 다양해 지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약품과 유사한 네이밍으로 출시되는 동물용의약품 및 비의약품을 놓고는 엇갈린 시선을 보이고 있다. 인지도 높은 제품과 유사한 명칭이나 포장 등을 사용하는 부분이 펫이라는 연장선상에까지 영향을 미쳐 상대적으로 잘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지명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B약사는 "제약사들이 전혀 다른 네이밍이 아닌 자사의 주요 제품을 본 따 반려동물용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일정부분 효과가 있을 거라 본다. 특히 펫팸족의 경우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먹는 영양제를 동물도 먹는다'는 부분에 대해 만족스러워 하기 때문에 신박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의약품과 동일한 네이밍을 사용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C약사는 "재미라면 재미일 수 있겠지만, 자칫 의약품이 희화화 하거나 약처럼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약사법 제61조 제2항은 '누구든지 의약품이 아닌 것을 용기·포장 또는 첨부문서에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거나 이와 같은 내용의 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이와 같은 의약품과 유사하게 표시되거나 광고된 것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저장 또는 진열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표절 등 시비도 불거질 수 있다는 게 약사들의 시각이다. D약사는 "동물용의약품의 경우 인체용의약품처럼 구분이 명확치 않은 경우가 있다. 가령 제스타제의 경우 약국에서 사용되는 소화효소제이지만 의약품으로 허가받지는 않았기 때문에 혼용돼 사용되고 있다"며 "견사돌, 묘가탄 등의 경우 의약품이 아님에도 마치 의약품처럼 네이밍하는 부분은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가 실제 법적분쟁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KGC인삼공사는 정관장의 상표와 유사한 애견건강보조식품 견관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으며, 법원으로부터 상표권 침해라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법원은 "정관장은 일반 소비자에게 KGC인삼공사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현저히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무형적 가치가 축적된 주지 저명한 상품 표지에 해당한다"며 "견관장 제품의 표장은 정관장과 전체적인 색상, 배경, 모티브 등이 상당히 유사해 일반 수요자들은 견관장이 인삼공사의 제품과 동일한 출처의 상품으로 인식하거나 적어도 두 상품의 영업자 간의 연관이 있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KGC인삼공사 측 손을 들었다. E약사는 "의약품을 모티브로 한 제품이 2019, 2020년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관련한 인식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지만,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약사사회가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2023-06-15 16:35:28강혜경 -
"시작은 제한적이지만 의약분업보다 더 큰 파급력"[데일리팜=김지은·강혜경·정흥준 기자] "시작은 제한적이지만 의약분업 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가질 것이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이달 시행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안이 종전 당·정협의안 대비 대상이 축소됐다고는 하지만 이미 '육아부부의 고통을 외면한 정책'이라는 비판부터, 소아청소년과의 약 처방을 제한한 데 대한 시비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약사들은 당장 피부로 와닿을 만한 변화는 없더라도, 비대면 진료에 따른 조제·복약지도가 약국 서비스의 한 축이 된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변화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약국이 준비해야 하는 부분과 바뀌어야 하는 제도 등에 대해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日동네약국 활성화…처방전 흐름이 바뀐다= 전문가들 역시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한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처방의 흐름을 분석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민구 우석대 약대 교수는 "비대면 진료는 해외에서도 시행되고 있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약료서비스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물론 안전장치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민 전 대한약사회 정책실장은 "처방전 흐름의 판도가 바뀔 것이다. 초기에는 극소수일 수 있지만 비대면 진료는 처방의 흐름에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연간 발행되는 외래 처방 5억장 가운데 3억장 가량이 재진 처방이다. 비대면 진료 처방 대상이 엄청난 숫자라는 점은 인지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박정관 DRxSolution대표(위드팜 부회장)은 "일본의 경우 전체 의료 가운데 비대면 진료가 6~8% 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 이후 동네약국이 활성화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반면 중국의 경우 비대면 진료 이후 동네약국이 몰락했다"며 "제도를 어떻게 세팅하냐에 따라 보건의료시스템의 성쇄가 나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좋은 기억을 남겨라…단골약국이 중요해진다= 처방전 흐름이 변화하는 속에서, 단골약국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손현순 차의과학대 약대교수는 "설령 비대면 조제가 이뤄지더라도 국민들이 약국에서 약사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대면과 비대면 서비스의 차이를 국민이 경험했을 때, 약사와 대면하고 상담하는 쪽을 택하게 될 것이다. 비대면 진료를 받고 거주지 인근 약국으로 갔을 때, 해당 약국에서 단골약국, 주치약사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이용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지역주민들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손 교수는 약사회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약국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약사 역시 주요과 이외의 처방에 대한 이해와 공부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익 휴베이스 대표 역시 "복지부 시범사업안에 따라 비대면 진료가 시행될 경우, 환자들은 기존에 이용하던 의원과 약국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1의원과 다수의 약국, 다수의 의원과 다수의 약국이 붙어있는 구조에서 장기적으로 환자들이 약국을 선택함에 있어 변별력이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는 거리적 이점이 약국을 선택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지만, 마치 식당에 가거나 물건을 구입하기 전 포털 등에서 평점과 후기를 확인하듯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가 약국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더 괜찮은 약국, 더 괜찮은 약사를 선택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는 얘기다. 김현익 대표는 "때문에 약국을 방문했을 때의 느낌이 약국을 다시 선택하는 데 있어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약국을 방문하는 고객이 약국과 약사를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기본기를 탄탄하게 갖추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제·투약 넘어 고객 관리로…약국이 진화한다= 전문가들은 조제, 투약, 일반약 판매라는 기존 역할을 넘어, 토탈 헬스케어 컨설턴트로서의 약사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윤영미 대한약사회 정책홍보수석은 "비대면 진료를 넘어 현재 보건의료계는 ICT와 코로나19 사태라는 변수를 만나 전반적인 패러다임에 변화를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약국, 약사의 직능 강화와 지역 약국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비대면 진료로 인해 대면 중심의 보건의료체계 질서가 와해되는 것이 아닌, 기존 서비스 외에 환자에게 더 다양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수석은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이 계속 확대되고 관련 기술이 발전해가면서 보건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고자 하는 바람은 꾸준히 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약사가 어떻게 능동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지 고민"이라며 "약사회 역시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관 대표는 "약 전달 방식을 대면으로 하느냐, 비대면으로 하느냐는 중요치 않다. 약국의 투약·전달이 일부 온라인으로 전환됐을 때 약사가 어떻게 역할을 확장하고 지속할 수 있는가 고민해야 한다"며 "환자가 약을 얼마나 잘 복용하고 있는가, 약을 복용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은 없는가, 기존 복용하고 있는 약이나 건기식과 상호작용은 괜찮은가 등 환자의 궁금증을 그때 그때 해소할 수 있고 전문적으로 조언해 줄 수 있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표는 "때문에 약국을 벗어난 환자가 약사와 직접 연결돼 소통할 수 있는 창구,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약사가 보다 환자와의 소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민 전 실장은 "동네약국에게는 단골 환자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관련 의약품을 잘 구비하고, 대체조제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한다면 속도는 느리지만 조금씩 처방전이 늘어나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통해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는 쪽으로 역할이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후통보 간소화, 동일성분조제 등 제도개선 수반돼야= 약국의 노력을 넘어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동일성분조제 등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비대면 진료가 실시될 경우 메인 처방 이외의 다양한 병·의원과 진료과 처방이 분산되다 보니 현재의 상품명 처방, QR바코드 시스템 하에서는 어려움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광민 전 실장은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실시하는 만큼 약국의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성분명 처방 도입 등 제도적 장치 마련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영미 수석도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대면 진료 처방 조제에 따른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현재 약국의 품절약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은 등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기본적인 대책들이 선행돼야 한다"며 "복지부가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약이 전달되는 과정에 있어 가이드라인과 지연배송, 오배송에 대한 책임 소재도 명확해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민구 교수는 "국민 편의로 비대면 진료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약이 구비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성분명 처방은 필요하다"며 "당장 이뤄지기 힘들더라도 방향성이 맞다면 약사회에서 꾸준히 요구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플랫폼의 습격, 비대면 진료 전면허용에 대비하라= 플랫폼이 공식화 됐다는 부분과 비대면 진료 허용 범위 확대도 약사사회가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이광민 전 실장은 "민간 플랫폼이 사실상 비대면 진료의 한 참여자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제한적이지만 플랫폼이 공식화된 부분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거동불편자, 도서벽지 환자, 감염병 환자에 대한 제한적 허용은 전면 허용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한 것이지만, 허용된 부분도 적은 포지션은 아니라는 부분과 불편이 따른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요구도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현익 대표 역시 "플랫폼 업체의 대상자 확대 등 요구가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이비인후과의사회나 대한의사협회처럼 정부의 비대면 진료, 약 배달 안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처벌규정이나 비급여 의약품 제한 등에 대한 보다 명확하고 체계적인 규정·조항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2023-06-01 10:31:07약국경제팀 -
"진료는 서울, 약은 지방에서"…처방 흐름이 달라진다[데일리팜=김지은·강혜경·정흥준 기자] 비대면 진료·조제 시대가 도래했다. 법제화 전초전 개념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됨에 따라 보건의약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지역 약국은 당장 비대면 진료에 따른 처방전을 전송받는 것부터 조제, 투약, 처방약 전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크고 작은 변화에 적응해야 할 상황이 됐고, 미진한 제도와 불안정한 시스템 속 적지 않은 혼란도 예고된다. 비대면 진료, 조제 본격화가 약국가에 미칠 여파와 법제화를 앞두고 개선돼야 할 부분, 마련돼야 할 제한 장치 등을 짚어봤다. ◆비대면 진료, 처방전의 흐름은=비대면 진료에 따른 처방전 전송 형태와 방향성은 지난 3년 간 약사사회가 꾸준하게 문제를 제기해 왔던 부분이다.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다면 표준화 되고 개방화 된 형태의 전자처방전 전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3년의 한시적 허용 모델에 이어 이번 시범사업 역시 환자도, 의·약사도 안심할 만한 비대면 처방전 관리 장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시범사업 추진방안 중 처방전 전송 관련 내용을 보면 우선, 의사는 비대면 진료 이후 환자가 지정한 약국으로 ‘사본’ 형태의 처방전을 이메일 또는 팩스로 전송하도록 하고 있다. 한시적 모델과 동일한 조치인 것이다. 문제는 현행 의료법과 약사법에서는 ‘사본’ 형태의 처방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면 진료와 조제에 따른 처방전 원본과 더불어 처방전을 전송할 시에는 ‘전자처방전’만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들은 추후 정부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비대면 진료에 따른 처방전 전송 형태를 어떻게 설정할 지 약국가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만큼 공정하고 안전한 처방전 전송, 분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약사사회의 지적이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현재의 비대면 진료는 처방전 흐름이나 처방전 형태, 관리 등에 대한 그 어떤 명확한 그림도 나와있지 않다. 무방비 상태”라며 “대면 진료·조제에서 원본 수령을 원칙으로 하는 법적 근거가 명확한 상태에서 사본 형태 처방전을 팩스, 이메일로 전달하도록 갈음한 것은 처방전의 효력은 물론이고 법적 근거를 명확하게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약국에서 조제 후 원본 형태 처방전 보관이 원칙인데, 현행 비대면 진료에서는 사본 형태만 약국에 전송되고 있는 점도 문제”라며 “법망 안에서 안전하게 전송하고 전달 받을 수 있는 전자처방 시스템 마련 등에 대한 정부와 협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비대면 조제·복약지도’가 가져올 변화=시범사업 시행으로 약국의 비대면 진료에 따른 조제, 복약지도도 약국 서비스의 한 축이 됐다. 시범사업 최종안에서 정부는 약사가 환자와 대체조제 여부 등을 포함한 조제 가능 여부, 의약품 수령 방식 등을 사전에 논의한 후 협의한 내용에 따라 조제, 구두와 서면으로 복약지도를 실시하도록 했다. 기존 민간 플랫폼 중심의 한시적 모델보다는 환자의 약국 선택권이 비교적 확대된 셈인데, 그만큼 이전보다 지역 약국들의 비대면 진료에 따른 조제, 투약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약사들의 예상이다. 이진형 화성시약사회장은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 시·공간이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며 “가령 서울 A의원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환자가 지방에서도 A의원에 연락해 비대면 진료를 받고, 조제와 투약은 집과 가까운 지방의 B약국에서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진료와 조제, 투약의 과정이 시·공간의 제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태윤 약사도 “재진 위주의 이번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지역 약국 약사들이 바라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면서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비대면으로 재진 진료를 받고 약국에서 약을 조제, 투약받는 '처방전 리필제'와 유사한 형태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지역 약국의 비대면 조제, 투약의 길이 열리면서 관련 조제 건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는 계속됐고, 정부도 이를 반영해 이번 시범사업 최종안에 비대면 조제 전문 약국 운영을 방지하는 취지의 ‘비대면 조제건수 제한’ 장치를 마련했다. 정부는 ‘의료기관의 비대면 진료와 약국의 비대면 조제 건수 비율(월 진료건수·조제건수의 30%)을 제한해 비대면 진료만 전담하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운영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두고 허울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조건은 내걸었지만 조건이 지켜지지 않았을 시에 제재나 처벌 조치 등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북의 A약사는 “약국에서 30%를 넘겨 비대면 조제를 실시할 경우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규제하는 내용이 빠져있다”며 “청구 자체가 안된다는 건지, 삭감이 된다는 건지 구체화된 내용이 없다. 비급여 처방조제나 추후 주말, 야간은 제외하는 등 허용 범위를 늘리는 등의 조치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B약사는 “당장은 대면 처방 조제의 30%를 비대면 조제로 채울 수 있는 약국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대면 조제의 30%로 제한돼 있는 만큼 총 대면 조제가 300건인 약국은 100건, 30건인 약국은 10건만 받을 수 있도록 제한되는 것은 추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약사 당 제한 건수를 두는 등의 더 구체적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제한적 비대면 처방약 전달 허용, 안도하기에는=비대면 진료에 따른 처방약 배송 허용 여부는 핵심 아젠다 중 하나였다. 민간 플랫폼을 통한 약 배송을 전 범위에 걸쳐 허용했던 한시적 허용 모델과는 달리 시범사업에서는 비대면 약 전달을 극도로 제한했다. ‘약사와 환자가 협의해 본인 수령, 대리 수령, 재택 수령 등 의약품 수령 방식을 결정하고, 재택 수령의 경우 직접 의약품 수령이 곤란한 섬·벽지 환자, 거동불편자, 감염병 확진 환자, 희귀질환자에 한해 허용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사실상 대면 수령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 예외 환자에 한해 약사와 협의해 약 배송이 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일단 의약품 배송 허용 범위를 최소화한 것은 다행이지만, 일부 환자에 한해서라도 배송이 가능한 상황인 만큼 이에 대한 명확한 책임 소재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 시범사업 시행으로 본격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시행될 경우 약 배송 허용에 대한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기도의 B약사는 “약 배송 범위를 확대해 달라는 요구는 계속 있을 것이고, 이것이 곧 약국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문약 배송이 허용되면 다음은 일반약이 될 것이다. 미래 예측이 쉽진 않지만 범위 확대 시도는 계속될 것이고, 이것이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제한적 환자에 대한 약 배송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안전한 의약품 전달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가져갈지는 약사회와 복지부가 보다 구체적이고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처방전 발행 이후의 의약품 투약까지의 단계에서는 약사의 책임이 부과되는 구조가 될 수 있는 만큼 복지부가 심각하게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하고 대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2023-05-31 17:09:56약국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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