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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514억 사회 환원…유한재단, 100년 경영철학 실천[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사람은 죽으면서 돈을 남기고 또 명성을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값진 것은 사회를 위해서 남기는 그 무엇이다." 오는 20일 창립 100주년을 맞는 유한양행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가 남긴 말이다. 그는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제약업에 뛰어들었고 기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얻은 부와 지분을 다시 사회에 돌려줬다. 그의 철학은 유한양행을 한국 기업사의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상징으로 만들었다. 유한양행의 사회공헌은 유한재단을 통해 이뤄진다. 회사가 거둔 이익이 배당을 통해 재단으로 유입되고 재단은 이를 장학·교육·복지사업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다. 지난 10년간 유한재단이 공익사업에 집행한 금액은 514억원에 달한다. 재단 출범 이후 장학금 지원 인원만 누적 1만200여명에 육박한다. 유한재단, 작년 공익사업비 101억…제약업계 공익법인 중 집행 규모 1위 15일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에 따르면 유한재단이 2025년 장학·교육·복지 등 공익사업에 투입한 사업수행비용은 101억503만원이다. 전체 비용 104억8812만원의 96.3%를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했다. 일반관리비는 3억8309만원으로 전체 비용의 3.7% 수준이다. 유한재단 공익사업은 크게 ▲장학금 지원 ▲교육사업 지원 ▲사회복지사업 ▲사회봉사자 시상 ▲재해구호사업 등 5개 분야로 나뉜다. 장학 분야에서는 대학생과 대학원생 등록금·생활비를 지원하고 지원 대상을 북한 출생 대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연구인재 등으로 넓히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공업계 고교 실험·실습 기자재와 의료인 양성기관 교육시설 확충을 돕는다. 사회복지 측면에서는 저소득가정과 독립유공자 후손, 암환자,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생계와 의료·돌봄을 지원한다. 사회봉사자 시상 분야에서는 간호·교육·복지·약사 현장에서 헌신한 인물에게 유재라 봉사상을 수여하고 재해구호 분야에서는 지진·홍수·산불 등 재난 발생 시 의연금과 긴급 생계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집행 내역을 보면 유한재단이 가장 많은 재원을 투입한 분야는 장학사업이다. 장학금 지원액은 68억5942만원으로 전체 사업수행비용의 67.9%를 차지했다. 유한재단은 작년 사업수행비용의 3분의 2를 웃도는 금액을 대학생·대학원생 등 미래 인재 지원에 사용한 셈이다. 사회복지사업에는 24억7299만원을 투입했다. 전체 사업비의 24.5%다. 장학금과 사회복지사업을 합한 집행액은 93억3241만원으로 전체 공익사업비의 92.4%에 달한다. 유한재단 공익사업 무게중심이 인재 양성과 취약계층 지원에 맞춰져 있다는 의미다. 이 밖에 유한재단은 지난해 교육사업 지원에 3억4159만원, 재해구호사업에 3억원, 사회봉사자 시상사업에 1억3103만원을 집행했다. 전체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4%, 3.0%, 1.3%다. 유한재단의 연간 공익사업 집행 규모는 제약업계 공익법인 가운데 가장 많다. 지난해 상위권 공익법인 사업수행비용을 보면 목암생명과학연구소 40억1557만원, 대웅재단 37억1850만원, 종근당고촌재단 32억891만원, 가현문화재단 23억9976만원, 유나이티드문화재단 15억2876만원 순이다. 유한재단은 2위인 목암생명과학연구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공익사업비를 집행했다. 10년간 514억 투입, 장학·복지에 448억…미래 인재·취약계층 지원 확대 유한재단 공익사업 규모는 최근 10년간 빠르게 증가했다. 공익목적 사업수행비용은 2016년 28억2996만원에서 2017년 30억9152만원, 2018년 32억4199만원으로 매년 늘었다. 이후 2019년 34억1112만원, 2020년 34억6645만원, 2021년 36억6535만원을 기록하며 3년간 30억원대 중반 수준을 유지했다. 2022년부터는 공익사업 규모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 유한재단 사업수행비용은 66억5326만원으로 전년 대비 81.5% 급증했다. 이어 2023년 74억2445만원, 2024년 75억1044만원으로 70억원대를 집행했고 지난해에는 공익목적 사업수행비용이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작년 공익사업 규모는 2016년과 비교하면 3.6배 늘어난 규모다. 이로써 유한재단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공익사업에 투입한 금액은 총 513억9957만원에 달한다. 세부 사업별로는 10년간 장학금 지원액이 281억437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사업수행비용의 54.8%에 해당하는 규모다. 장학금 지원액 역시 2022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2022년 유한재단이 장학금으로 집행한 금액은 38억832만원으로 전년보다 146.6% 늘었다. 대학생 생활비 장학금과 대학원생·연구인재 지원 등 신규 사업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장학금 수혜 인원도 꾸준하게 증가했다. 2016년 327명이던 지원 인원은 2019년 546명으로 늘었고 2022년에는 1238명으로 처음 10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의 경우 1315명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장학금 지원을 받았다. 재단 설립 이래 장학금 수혜 인원은 누적 1만200여명으로 집계된다. 사회복지사업에는 최근 10년간 총 166억8989만원을 투입했다. 연간 집행액은 2016년 13억5505만원에서 2021년 15억1967만원, 2022년 19억7226만원으로 늘었고 2024년과 지난해에는 25억원 안팎까지 확대됐다. 유한재단은 1991년 사회복지사업을 신규 편입한 이후 저소득가정과 독립유공자 후손을 비롯해 암환자, 노인·장애인 등으로 지원 대상을 넓혀왔다. 교육사업은 연간 2억6000만~3억9000만원 수준을 유지 중이다. 지원 규모 변화는 크지 않지만 기술·의료인력 양성기관의 교육환경을 장기간 꾸준히 지원해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는 교육을 통한 기술인력 양성을 중시한 유일한 박사의 뜻이 깃들어 있다. 유 박사는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인재를 길러내는 일을 국가 발전 기반으로 보고 공업·의학교육 지원을 강조했다. 사회봉사자 시상사업도 유한재단의 대표 공익사업으로 꼽힌다. 유한재단은 봉사자 시상사업에 매년 1억원 안팎을 집행하고 있다. 재단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유재라 여사의 뜻을 기리고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한 봉사자를 발굴하기 위해 1992년 유재라 봉사상을 제정했다. 간호·교육·복지·약사 분야 수상자에게 각각 상패와 상금 3000만원을 수여한다. 초대 수상자인 음성꽃동네 봉사자 조봉숙 씨를 시작으로 지난해 민정숙 홍익병원 행정부원장, 김지현 렉스과천치과 간호실장, 황관옥 한국가톨릭호스피스협회 감사, 두정효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 등 지금까지 113명이 상을 받았다. 유한양행 배당이 공익 재원으로…기업 성장과 사회환원의 선순환 유한재단이 장학·복지사업에 투입하는 재원은 유한양행 배당금과 기부금, 금융자산에서 발생한 이자수익 등에서 나온다. 공익법인은 출연받은 재산을 기반으로 주식 배당과 예금 이자 등 운용수익을 확보하고 여기에 기업과 개인의 기부금을 더해 목적사업을 수행한다. 유한재단은 최대주주로 보유한 유한양행 주식을 매각하기보다 장기간 보유하면서 매년 발생하는 배당금을 안정적인 공익사업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유한재단 전체 수입은 107억4463만원이다. 전년 93억8948만원보다 14.4% 증가한 수치다. 유한재단 연간 수입은 2016년 36억4471만원에서 지난해 107억4463만원으로 10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재단이 확보한 누적 수입은 총 573억1846만원 규모다. 유한재단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배당금이다. 지난해 전체 수입의 59.0%인 63억4465만원이 배당수익으로 유입됐다. 유한재단은 3월 말 기준 유한양행 보통주 1268만8782주(15.9%)와 우선주 500주(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유한양행의 배당 확대가 재단의 공익사업 재원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유한재단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배당수익으로 확보한 금액은 총 431억8981만원이다. 배당수익은 2016년 34억3545만원에서 2021년 41억7581만원, 2022년 43억8460만원, 2023년 46억383만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2024년 배당수익이 54억3827만원으로 전년보다 18.1%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63억4465만원으로 16.7% 증가하며 최근 2년간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해온 기업이다. 최근 10년간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했고 배당 규모도 꾸준히 확대했다. 배당금 총액은 2016년 205억원에서 2017년 217억원, 2018년 227억원, 2019년 238억원으로 늘었고 2024사업연도에는 375억원까지 확대됐다. 2025사업연도 결산배당으로는 전년보다 19.7% 증가한 449억원을 책정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지급한 현금배당은 2815억원에 달한다. 기부금은 배당금 다음으로 비중이 큰 수입원이다. 지난해 기부금수익은 40억원으로 전체 수입의 37.2%를 차지했다. 기부금수익은 2022년 10억원으로 처음 반영된 뒤 2023년 30억원, 2024년 35억원, 지난해 4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최근 4년간 재단이 확보한 누적 기부금수익만 115억원으로 배당금과 함께 공익사업 확대를 뒷받침하는 주요 재원으로 자리 잡았다. 금융자산에서 발생한 이자수익도 매년 재단 수입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자수익은 2016년 1억8676만원에서 등락을 거듭해 2021년 1억1049만원까지 줄었지만 2022년 2억7256만원과 2023년 4억602만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2024년에는 4억5121만원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았고 지난해에는 3억9611만원을 기록했다. 10년간 누적 이자수익은 26억227만원이다. 결국 유한양행의 이익이 배당을 통해 재단으로 흘러들어가고 재단은 이를 다시 장학·교육·복지사업에 투입하는 선순환이 자리 잡은 셈이다. 최근 10년간 유한재단이 공익사업에 집행한 금액은 전체 수입의 89.7%에 해당한다. 사실상 벌어들인 재원의 대부분을 다시 사회에 돌려썼다는 얘기다. 유일한 박사의 사회환원 철학이 숫자로 입증된 대목이다.2026-06-16 06:00:59차지현 기자 -
OS 데이터 부재…암질심, 항암제 급여 최대 복병[데일리팜=손형민·어윤호 기자] 50%라는 통과율을 넘어, 암질환심의위원회가 우리나라 항암제 보험급여 등재 과정에서 가장 높은 문턱으로 자리잡았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본래 약을 처방하는 전문의들이 모여 등재 신청된 항암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하는 목적으로 출범한 이 위원회는 2020년부터 재정영향을 추가로 살피게 되면서 수많은 이슈의 중심이 됐다. 약의 쓰임새를 보던 위원회가 재정 영향을 함께 본다. 그 이후 절차인 경제성평가소위원회,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등은 이미 '재정'을 집중적으로 보는 곳임에도 말이다. 이후 의학의 전문가인 의사들이 암질심 회의에서 의학적 판단에 더해 약물 경제학적 판단으로 약제의 급여 적용을 반대하는 사례들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 심해졌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약의 급여권 진입을 반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처방권을 가진 의사에게 치료옵션은 다다익선이다. 하지만 이는 보건당국에게는 '전문가인 의사들이 판단한 결과'라는 대의명분을 제공한다. 암질심 위원들은 이제 제약사들의 최우선 관리 대상으로 부상했다. OS 없이 암질심 통과를 바라지 말라? 위원 구성, 투명성, 형평성 등 암질심을 둘러싼 논란은 다양했다. 그중 어느 순간 필패의 원인이라 불리고 있는 요소가 있다. 바로 '전체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 데이터의 부재'다. OS는 말 그대로 환자가 치료를 시작해서 사망하는 순간까지의 기간을 추적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평균이 아닌 중간값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치료나 임상연구 중 사망하지 않은 환자는 확인된 가장 긴 시간으로 산정한다. 당연히 입증에 물리적으로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항암제는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 데이터를 근거로 먼저 승인을 받고, 차후 OS 근거를 추가한다. PFS는 병이 진행이 안된 상태에서 환자가 악화되거나 사망에 이르기 전까지 생존한 기간을 의미한다. 본래 PFS 역시 과거에는 충분히 가치있는 평가지표로 인정 받았다. "OS와 PFS의 절대적 우열을 가릴수 없다"고 말하는 의사들도 적잖았다. 하지만 암질심 기능과 권한이 강화된 지금, PFS는 무가치한 데이터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데일리팜의 확인 결과, 지난 3년 6개월 동안 경제성평가를 진행하고 신규 등재나 급여 확대에 도전한 고형암 약물 중 OS 없이 암질심을 통과한 약제는 '렉라자'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혈액암의 경우 특성상 OS 입증 없이도 등재된 약제가 존재했지만 고형암 영역에서 OS의 부재는 사실상 필패로 이어진 셈이다. 급여 등재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보조요법 역시 OS 확보 후 암질심을 통과한 약제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OS만 보는 것이 아니다. 암질심은 임상적 유용성을 비롯, 사회적 요구도, 재정영향 등을 모두 고려해 공정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암질심에 함께 간 동일기전 약제 이야기 좋은 사례가 있다. 지난달 암질심에서는 동일 기전의 2개 약제가 동시에 유사 적응증으로 암질심에 상정, 상반된 결과를 도출했다. 주인공은 CDK4/6억제제 '버제니오'와 '키스칼리'다. 조기 유방암 보조요법 급여 확대에 도전한 두 약물 중 해당 암질심을 통과한 약제는 버제니오 뿐이었다. 버제니오는 OS를 데이터를 갖고 있고, 키스칼리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두 약물은 암질심 상정이 예고되면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버제니오는 앞서 OS 확보 이전에 진행된 세번의 암질심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2023년 5월 최초 상정된 버제니오는 3년 넘게 비급여 약물로 표류했다. OS 부재로 거듭 실패를 맛본 약의 네번째 상정과 동일 기전의 OS 미확보 약물의 첫 상정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유다. 학계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클래스 이펙트(Class effect) 적용이냐, OS 위용의 사수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기도 했다. 암질심 위원이었던 한 종양내과 교수는 "고형암 치료제가 OS 없이 통과하긴 어렵다. 위원들 사이에서는 3년 OS 데이터도 부족하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현 추세로는 더 장기간 OS를 입증해야 암질심을 통과하게 될 가능성도 보인다"라고 털어놨다.2026-06-16 06:00:58손형민 기자, 어윤호 기자 -
"암질심이 무섭다"…숫자로 본 항암신약 등재 현실[데일리팜=손형민·어윤호 기자]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의약품 시장은 '급여'의 시대다. 비만 신약의 돌풍이 아무리 거세다 하더라도 말이다. 보험급여 등재 여부와 속도는 신약의 성패를 결정한다. 다적응증 고가약의 홍수 속에서 제약회사 약가담당자(MA, Market access)는 이제 가장 '귀하신 몸'이 됐다. 항암제는 그 중심에 있다. 최근 항암제 개발은 하나의 약물이 특정 암종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암종과 치료 단계로 확장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폐암에서 시작한 면역항암제가 위암·식도암·삼중음성유방암(TNBC)·자궁내막암·신세포암 등으로 적응증을 넓히는 흐름이 대표적이다. 과거 말기 치료 중심이던 항암치료는 수술 전·후 보조요법, 조기 재발 예방, 유지요법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며 치료 전략 자체를 바꾸고 있다. 문제는 역시 급여다. 국내에서 항암신약이 급여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암질환심의위원회,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을 거쳐야 한다. 이중 암질심은 급여기준 설정 여부를 결정하는 첫 관문이다. 허가 이후 급여 진입 가능성을 가르는 필수 관문이며 출발선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암질심은 항암제를 보유한 회사들에게 각각의 이유로 이른바 '통곡의 벽'으로 불린다. 상정 약제 절반은 탈락...3년 반 시간의 도전과 실패 데일리팜이 최근 3년6개월(2023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간 암질심과 약평위 심의 결과를 적응증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약평위 통과 이후 실제 약가협상과 건정심을 거쳐 등재에 성공한 비율은 65.2% 수준이었다. 다만 암질심에서 심의된 항암신약 적응증은 총 244건이었다. 이 가운데 급여기준이 설정된 적응증은 124건으로 전체의 50.6%에 그쳤다. 반면 급여기준 미설정은 86건(35.2%), 재논의는 34건(13.9%)이었다. 항암신약 적응증 2건 중 1건만 암질심 문턱을 넘은 셈이다. 반면 약평위 단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인정률을 보였다. 최근 3년 약평위에 오른 항암신약 적응증은 총 81건으로, 이 가운데 59건이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인정률은 75.6%였다. 재논의는 9건(11.1%), 급여 적정성 미인정은 13건(16.0%)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공단과의 약가협상을 통해 최종 급여가 결정된 비율은 65.2%였다(2026년 6차 제외). 급여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 역시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건강보험에 등재된 항암제 32개의 허가 후 급여 등재 소요기간은 평균 659일로 집계됐다. 허가 이후 실제 환자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까지 평균 1년 10개월이 걸린 셈이다. 암질심과 약평위, 약가협상, 건정심에서 항암신약의 임상적 가치 평가와 재정 검토가 반복적으로 이뤄지면서 급여 진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MSD 최다 도전…멀티 적응증 시대 본격화 회사별로는 MSD가 가장 활발하게 급여 확대를 추진한 기업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MSD 관련 항암 적응증 심의는 총 44개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적응증 확대와 관련된 안건이다. 이어 얀센(28개), 로슈(17개), 화이자·릴리(각 10개), 아스텔라스(9개), 아스트라제네카(8개) 순이었다. '다잘렉스(다라투무맙)',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 '테빔브라(티슬렐리주맙)' 등 블록버스터 품목이 다양한 암종과 치료 단계로 적응증을 넓히면서 반복적으로 암질심과 약평위 심의에 오른 영향이 컸다. 이는 단순히 특정 기업의 신청 건수가 늘었다는 의미를 넘어 항암신약 개발 패러다임 자체가 멀티 적응증(multi-indication)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나의 신약이 단일 암종에 머무르지 않고 조기·전이성 치료, 병용요법, 바이오마커 기반 환자군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면서 급여 심의 역시 반복적·연속적으로 이뤄지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제품별로 구분해도 키트루다가 가장 활발했다. 키트루다는 최근 3년간 폐암·위암·식도암·삼중음성유방암·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신세포암 등 총 11개 고형암 적응증에서 급여 확대를 추진했다. 세부 심의 기준으로 보면 총 41개 적응증 심의가 이뤄졌다. 초기 일부 전이성 암종 중심에서 시작한 면역항암제가 수술 전·후 보조요법, 바이오마커 기반 환자군, 병용요법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급여 심의 대상 역시 빠르게 증가한 결과다. 뒤를 이어 다잘렉스(11개), 리브리반트(9개), 엔허투·테빔브라(각 7개),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 5개), 컬럼비(글로피타맙)·폴라이비(폴라투주맙 베도틴)·파드셉(엔포투맙 베도틴)·옵디보(니볼루맙)(각 4개) 순으로 나타났다. 희귀암 영역에서도 적응증 확대 시도는 이어졌다. '웰리렉(벨주티판)'은 폰히펠-린다우(VHL)병 관련 신세포암과 진행성 신세포암(mRCC) 등에서 급여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제한적 환자군과 비용효과성 문제 등이 맞물리며 논의가 길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면역항암제는 적응증 추가 속도가 가장 빠른 분야로 꼽힌다. 키트루다와 옵디보, 테빔브라 등은 전이성 치료를 넘어 조기 치료와 병용요법으로 확장되며 급여 논의 범위도 함께 넓히고 있다. 반면 적용 환자군 증가와 치료기간 장기화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암질심과 약평위 판단 역시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브리반트·버제니오·웰리렉…암질심에 멈춘 치료제들 급여기준 미설정 또는 재논의가 반복된 품목도 적지 않았다. 가장 많았던 품목은 키트루다였다. 최근 3년간 키트루다의 미설정·재논의 적응증은 총 30개로 집계됐다. 적응증 확대 속도가 빠른 만큼 급여 논의 역시 반복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리브리반트와 다잘렉스는 각각 8개 적응증에서 재논의 또는 미설정이 반복됐다.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과 1차 병용요법 등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환자군에서 반복적으로 급여 확대를 시도했지만 다수 적응증이 급여기준 설정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엔허투와 버제니오는 각각 4개, 웰리렉과 옵디보·여보이(이필리무맙)·폴라이비는 각각 3개 적응증에서 미설정 또는 재논의가 확인됐다. 버제니오의 경우 HR+/HER2- 조기 유방암 보조요법 급여 논의가 반복되며 재발 예방 효과와 비용효과성 사이 균형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결국 최근 3년 성적표는 국내 항암신약 급여 체계가 허가 확대 속도를 완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면역항암제와 ADC처럼 멀티 적응증 확대가 빠른 치료제가 늘어날수록 급여 판단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환자 접근성과 건강보험 재정 지속 가능성 사이 균형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가 향후 암질심과 약평위 논의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통과율 절반…허가와 급여 기준 사이의 간극 최근 수치만 놓고 보면 국내 항암신약 급여 구조에서 가장 높은 문턱은 암질심 단계에 형성돼 있었다. 암질심은 항암제 급여기준 설정 여부를 결정하는 첫 단계로, 원칙적으로는 임상적 필요성과 치료 대체 가능성, 적용 환자군 등을 검토한다. 반면 약평위는 비용효과성과 재정 영향, 위험분담계약(RSA) 적용 여부 등을 평가하는 절차다. 그러나 실제 심의 과정에서는 암질심 단계에서도 재정 영향이 주요 고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여기준 설정 여부 자체가 향후 건강보험 재정 부담 규모와 직결되는 만큼, 비용효과성 평가 이전 단계부터 사실상 재정적 판단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항암신약 급여 여부가 암질심 단계에서 상당 부분 결정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표준치료로 자리 잡은 치료제조차 급여기준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비용효과성 검토가 약평위와 암질심에 이중으로 반영되면서 환자 접근성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조기 암 보조요법(adjuvant) 확대가 급여 논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수술 이후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 CDK4/6 억제제 등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재발 예방 효과를 어디까지 급여 가치로 인정할 것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암질심의 낮은 통과율을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항암신약 적응증 확대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급여기준 설정 단계의 재정 영향과 비용효과성 판단이 지나치게 앞단에 배치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암질심 참여 전문가들은 제한된 건강보험 재정 안에서 실제 치료 가치와 적용 환자군을 선별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암질심 위원은 항암신약 급여 논의가 단순히 약효 여부만으로 결정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치료 효과와 삶의 질, 재정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인 판단이라는 의미다. 이 위원은 "환자 입장에서는 좋은 약을 빨리 쓰고 싶겠지만 건강보험은 국민 재정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비용 대비 효과를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항암제는 적응증 확대가 빠르고 고가 치료가 많아질수록 어떤 환자군에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더 엄격히 평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존기간 차이가 크지 않더라도 독성이 낮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치료는 의미가 있지만, 결국 재정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항암신약 급여 논의는 임상적 가치와 재정 지속 가능성 사이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장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항암신약 급여 논의가 임상 혁신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한 종양내과 전문의는 "재발 환자는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여러 약제를 순차적으로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결국 사회·경제적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조기에 재발 위험을 낮춰 건강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환자 개인뿐 아니라 장기적 재정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모든 치료를 급여화하자는 접근보다는 어떤 환자군에서 임상적 가치가 높은지 선별하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며 "항암신약 급여 논의는 단기 비용과 장기 치료 가치 사이 조율이 필요하다. 현재 설정된 본인부담률 5%를 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2026-06-15 06:00:59손형민 기자, 어윤호 기자 -
외형보다 체력, 남는 장사 집중…달라진 중소형제약 생존법[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중소형제약사들의 성장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는 품목 수와 매출 규모가 성장의 척도였다. 제네릭과 일반의약품 판매를 늘리면 외형과 이익이 함께 커지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가 규제와 제네릭 경쟁 심화, 원가 부담 확대로 기존 공식은 힘을 잃고 있다. 이제는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익과 현금을 남기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국내 중소형제약사의 상당수는 비상장사다. 최근 비상장사들의 실적을 보면 외형 성장보다 현금창출력과 생산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단순 외형 성장보다 현금창출력과 생산 경쟁력, 반복 매출 구조 확보에 집중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업계는 최근 비상장사들의 행보가 중소형제약업계 전반의 생존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평가한다. 현금·생산·차별화…비상장사서 보이는 변화최근 비상장 중소형제약사들은 매출 확대보다 사업 구조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금흐름을 강화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한편 차별화된 제품과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과거 성장 전략이 품목 확대와 영업력 강화였다면 이제는 반복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마더스제약과 유영제약은 현금창출력과 재무 체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마더스제약은 지난해 매출 2288억원, 영업이익 136억원을 기록하며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했다. 특히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40억원에서 347억원으로 증가했고, 전환사채 관련 파생상품 구조를 정리하며 IPO를 위한 재무 안정성을 높였다. 유영제약 역시 매출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은 26억원에서 93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7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00억원대를 유지했고, 벌어들인 현금으로 투자와 차입금 축소를 병행했다. 업계는 두 회사 모두 외형 확대보다 이익과 현금을 남기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팜비오와 이든파마는 생산 경쟁력과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한국팜비오는 충주공장을 중심으로 주사제와 프리필드시린지(PFS), 내용액제까지 생산 가능한 전 제형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총자산은 2216억원으로 늘었고 투자자산도 두 배 가까이 확대되며 성장 기반을 다졌다. 이든파마는 넥스팜코리아와의 안정적인 거래 구조를 바탕으로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그룹 내 수요 기반이 확보되면서 생산 가동률과 수익성이 동시에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과거에는 품목 수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생산 효율성과 안정적인 수요 기반이 수익성을 결정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산제약과 익수제약은 차별화된 사업모델로 수익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다산제약은 CDMO와 글로벌 확장을 통해 성장 기반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과 현금 보유 규모도 크게 늘었다. 원료의약품부터 완제품까지 아우르는 생산 체계와 글로벌 GMP 전략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익수제약은 공진단 현탁액 개발과 온라인·홈쇼핑 등 유통 채널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90% 증가하며 사업 구조 변화가 실적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피엠지제약, 메디카코리아, 유니메드제약, 한국바이오켐제약 등에서도 확인된다. 개량신약 중심 포트폴리오 강화, 현금흐름 개선, 생산 기반 확대 등을 통해 외형 성장보다 수익 구조 개선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외형 성장 시대 끝…이제는 수익 구조 경쟁업계는 이 같은 흐름을 단순한 실적 개선이 아닌 중소형제약사들의 생존 전략 변화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품목 수를 늘리고 매출 규모만 키워도 성장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약가 규제와 제네릭 경쟁, 원가 부담이 커진 지금은 외형 성장만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졌다. 대신 영업이익률과 영업활동현금흐름, 현금성자산, 생산 경쟁력, 반복 매출 구조 등이 기업 체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약가 규제와 제네릭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순히 많이 파는 전략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과거에는 제품 경쟁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수익 구조 경쟁의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반복 구매가 가능한 품목과 안정적인 현금흐름, 생산 역량을 확보한 기업들이 향후 IPO와 기업가치 평가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2026-06-11 06:00:59최다은 기자 -
약만 팔아선 힘들다…에스테틱·펫헬스로 향하는 제약사들[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제네릭(ETC)과 일반의약품(OTC) 중심 성장 공식이 흔들리면서 제약사들의 시선이 에스테틱과 펫헬스로 향하고 있다. 급여 의약품 시장은 약가 인하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비급여 의료미용과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일부 기업의 신사업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사업부 신설과 투자, 인수합병(M&A), 자체 개발까지 이어지며 전략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제약사들이 단순히 품목을 늘리는 데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스테틱이 만든 고수익 성장 모델가장 적극적인 분야는 의료미용을 비롯한 에스테틱이다. 대표 사례는 파마리서치와 휴젤, 동국제약이다. 세 회사는 에스테틱 사업이 실적을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파마리서치는 PN(폴리뉴클레오타이드) 기반 스킨부스터 '리쥬란'을 중심으로 필러와 의료기기, 화장품 사업까지 확장하며 고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건강보험 약가 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비급여 중심 사업 구조가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2015년 매출 375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이었던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매출 5363억원, 영업이익 21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0% 수준을 유지하며 국내 제약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휴젤 역시 대표적인 에스테틱 성공 사례다.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와 HA 필러 '더채움'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매출 651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4251억원, 영업이익 2009억원으로 성장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해외 매출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동국제약은 전통 제약사 가운데 에스테틱과 더마코스메틱 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상처치료제 '마데카솔'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육성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지난해 기준 화장품 및 기타 의약품 부문 매출 비중은 30.8%를 기록했다. 의약품 원료와 미용기기 등을 포함한 헬스케어 사업 부문 비중도 18.8%에 달한다. 세 기업의 공통점은 비급여 중심 사업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건강보험 약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데다 브랜드 경쟁력과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에스테틱 사업이 단순한 신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수익 구조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반려동물도 환자다…커지는 펫헬스 시장에스테틱이 현재의 수익성을 보여준다면 펫헬스는 미래 성장성을 기대하는 시장이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600만 가구를 넘어선 가운데 동물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람 의약품 시장과 달리 성장 여력이 크고 아직 초기 시장이라는 점에서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중소형이든 대형 제약사든 마찬가지다. 대웅제약은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반려견용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펫' 품목허가 신청에 이어 올해는 반려견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플로디시티닙'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동물용의약품 개발뿐 아니라 동물 임상시험과 CRO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유유제약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펫헬스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 동물용 신약개발 기업과 반려견 플랫폼, 동물 백신 기업에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영국 반려동물 사료 기업에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HK이노엔은 올해 동물신사업TF를 신설하고 반려견 아토피 치료제 후보물질 'IN-115314'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올해 정관 변경을 통해 동물용 의약품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별도 사업부를 신설했다. CMG제약 역시 동물의약품 사업부를 운영하며 관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펫헬스 시장이 치료제를 넘어 예방과 영양,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 의약품 시장에서 확보한 연구개발 역량과 생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사업목적 바꾸고 조직 신설…신사업 확대 가속에스테틱과 펫헬스 외에도 신사업 확대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종근당은 올해 의약품·건강기능식품·화학물질 등의 시험·검사·분석 수탁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팜젠사이언스는 건강기능식품과 에스테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관련 투자와 인수합병을 확대하고 있다. 안국약품은 의료미용 사업 확대를 위해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하고 전담 조직을 구축했다. 동아에스티는 의료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제약사들의 신사업 확대는 단순한 사업 다각화와는 결이 다르다. 기존 연구개발 역량과 생산시설, 영업망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어떤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수익 구조를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며 "에스테틱과 펫헬스는 기존 역량을 활용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2026-06-10 06:00:59최다은 기자 -
약가·CSO·원가 삼중고…흔들리는 중소형제약 수익 공식[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중소형제약사들의 수익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과거에는 제네릭과 일반의약품(OTC) 판매 확대만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약가 인하와 원가 상승, CSO 확산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기존 사업 모델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실제 상장 주요 중소형제약사들의 영업이익률 분포를 보면 두 자릿수 수익성 기업은 줄고 저수익 기업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중소형제약사들의 판단 기준이 외형 성장에서 수익성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얼마를 남기느냐'가 더 중요한 경영 과제가 됐다는 의미다. 두 자릿수 수익성 기업은 줄고 저수익 기업은 늘었다중소형제약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데일리팜이 상장 주요 중소형제약사 40곳의 영업이익률을 분석한 결과 수익성 분포는 지난 10년 동안 뚜렷하게 달라졌다. 영업이익률 10% 이상 기업은 2015년 18곳에서 2020년 13곳, 2025년 8곳으로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률 5% 미만 기업은 같은 기간 7곳에서 12곳, 21곳으로 늘어났다. 10년 전만 해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기업이 절반 가까이 됐지만 이제는 5곳 중 1곳 수준으로 줄었다. 반대로 영업이익률 5% 미만 기업은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특정 기업의 부진이 아니라 중소형제약업계 전반의 수익 구조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제네릭과 OTC 중심 사업만으로도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출이 늘어도 원가와 판매비 부담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함께 움직이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국 지난 10년은 단순한 실적 변화가 아니라 중소형제약사들의 사업 환경과 수익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진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약가 인하 압박 커지는 제네릭 시장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배경은 약가 제도 변화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제네릭 약가 관리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사용량-약가 연동제와 약가 사후관리 강화에 이어 최근에는 제네릭 약가 산정체계 개편까지 추진하면서 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약가제도 개편은 중소형제약사들의 수익 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낮추는 개편안을 확정했다.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 기업은 각각 49%, 47% 수준의 약가를 적용받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45%를 적용받는다. 표면적으로는 2~4%포인트 차이지만 박리다매 구조인 제네릭 시장에서는 수익성을 좌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연구개발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제약사일수록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원가 상승·CSO 확산…팔아도 남기 어려운 구조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사용하는 원료의약품 상당수는 해외에서 조달된다. 환율 변동성과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면서 원료 가격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물류비와 에너지 비용 상승도 제조원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CSO 확산도 부담 요인이다.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자체 영업조직 대신 외부 영업대행사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품목에 따라 35~65% 수준의 판매수수료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네릭 약가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원가와 CSO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중소형제약사들은 팔아도 남기 어려운 구조에 직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팔수록 남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팔아도 남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사업 환경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중소형제약사들의 전략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새로운 품목을 확보하고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성장 전략이었다면 최근에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찾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에스테틱과 건강기능식품, 반려동물 헬스케어 등이 대표적이다. 의약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고 기존 생산·영업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수년간 다수 중소형제약사들이 관련 사업부를 신설하거나 신규 법인을 설립하며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어떤 약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어떤 수익 구조를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며 "중소형제약사들의 판단 기준이 매출에서 수익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2026-06-09 06:00:59최다은 기자 -
해외는 이미 AI 조제로봇 확산…약사, 환자 케어 전문가로[데일리팜=강혜경 기자] AI로 인해 글로벌 약국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중국에서는 사람처럼 두 팔과 두 다리, 몸통을 갖추고 움직이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이 약사 일을 돕거나 대체하고 있다. 조제오류 등 실수 확률 역시 제로에 가깝다. 우리나라 역시 2030년까지 504억원을 투입해 지능과 신체 능력을 갖춘 '한국형 AI 휴머노이드 플랫폼'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 제시에 나섰다. 최근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대응해 국가적 역량을 결집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게 배경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관협력 기반 인공지능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원천기술 고도화 사업' 착수 회의를 개최하고, 민관 협력체계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주관기관으로 LG전자, LG AI 연구원, LG에너지솔루션, 로보스타, 위로보틱스 등 산업계와 서울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 고려대학교, 경희대학교 등 학계,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이 힘을 모아 기술개발부터 양산, 실증까지 연계되는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개발된 기술은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등 의료·돌봄 환경에서 검증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무균 조제나 항암제 조제 등 병원 내 약국에서의 활용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먼저 AI를 도입하고 있는 해외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까. 정경인 차의과학대학교 AI의료데이터학 교수는 AI를 통한 업무 자동화가 약사를 임상 서비스에 재배치함으로써 환자를 케어하는 데 있어 약사의 역할과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AI가 약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AI가 환자와 약사간 상호작용을 증가시키고 업무 재편을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AI로봇 월 1600만건 조제·포장…약사 '관리·상담 업무' 증가 경기약사학술제에서 정 교수는 미국,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의 사례를 유형별로 나눠 소개했다. 조제 자동화로 인한 약사 임상 재배치의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이다. 월그린은 12개 'Wallgreens MFC(Micro Fulfillment Center)'를 통해 전국 5000개 이상의 매장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곳들에서 조제·포장되는 처방 처리량만 월 1600만건에 달한다. 대신 약사는 MTM(복약치료관리), 백신접종, 만성질환 상담에 집중한다. 지난해 5월 오픈한 월마트의 'Walmart Central Fill' 역시 700개 매장을 지원, 하루 최대 10만건의 조제·포장을 담당하고 있다. 월마트에 따르면 로봇 조제 이후 약사의 환자 상호작용은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VS 역시 기존 약국을 만성질환 관리 허브로 전환해 당뇨,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중심 임상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Walgteens MFC 도입 후 약사의 환자 서비스 시간이 증가했다는 것이 '약사 재배치' 전략의 핵심"이라며 "다만 자동화로 확보된 약사 시간을 임상 서비스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가 체계 설계 역시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AI가 복약지도 자동 요약·기록…비대면 상담 채널 확대 일본 약국체인 아인HD는 약국 AI 약력 시스템을 통해 약사의 업무 시간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사 구두 복약지도를 AI가 자동으로 요약·기록해 주는 시스템으로, 약사는 물론 소비자들의 복용 이행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라쿠텐 요야쿠스리 체인은 약사와 환자간 비대면 상담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독일 역시 전자처방전과 전자환자기록 의무화를 통해 약사의 약물 검토 결과가 의사에게 자동 피드백되는 등 협력 구조를 높이고 있다. 캐나다·영국·호주 경증질환 처방권 인정, 수가 지급 의료계 반발에도 2007년 세계 최초로 약사의 독립 처방권을 도입한 캐나다는 임상 성과 데이터를 통해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부분을 입증해 냈으며 경증질환과 피임 등 30여가지와 약사케어에 대한 수가를 통해 보상을 하고 있다. 영국 역시 2024년부터 인후통·부비동염 등 7개 질환을 약사가 직접 진단·처방·치료할 수 있도록 하며, 건당 17유로(한화 약 3만원)를 수가로 인정하고 있다. 이미 2024, 2025년 242만건의 상담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수가 역시 15유로에서 17유로로 인상됐다. 호주 역시 퀸즈랜드에서는 약사가 경증질환과 피임, 건강관리 등에 대한 처방을 허용하고 있다. 또 올해 3월부터는 약국에 AI Scribe(임상 노트 자동 생성)를 도입해 파일럿 약국에 적용하고 있다. 정경인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와 디지털 의료 법제화 등을 갖고 있지만, 역할 활용 구조는 아직까지 미비한 부분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다제약물 관리 서비스 건강보험 수가 신설, 전자처방전-DUR 연동 강화, 경증질환 약사 처방 파일럿, 약사 임상 처방 훈련 과정 표준화 및 국가지원 체계 마련 등을 준비해 볼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제언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약국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수가 체계를 법제화하고, 성분명 처방 확대를 통해 약사의 조제 전문문성을 강화하고 약제비를 절감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 정밀의료 시대 도래, '개인' 중심으로 변화 정경인 교수는 치료 기준이 평균에서 '개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A신약, B신약 같은 기성품 형태가 아닌 유전체·바이오마커 기반 개인별 최적 약물·용량으로 설계가 되고 있고 표적항암제·희귀질환치료제 역시 경구제로 넘어오고 있어 지역 약국으로의 유입이 증가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병의원 밖에서 쌓인 환자생성데이터를 해석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보건의료기관은 약국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AI가 약물정보를 다 알려주면 전문가가 덜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환자들은 정보가 많아질수록 '나에게 맞는 진짜 정보'를 찾지 못해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여러 정보 중 환자에게 안전하고 적절한 것을 우선순위화·맥락화하는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약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가 지식을 독점하던 시대에서 올바른 해석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영역으로 무게 추가 옮겨가고 있다는 것. 그는 "AI가 조제하면 약사는 환자 상담에 집중할 수 있고, AI가 약력을 정리하면 약사는 복약을 최적화할 수 있다"면서 "AI를 활용하는 약사가 더 많은 환자에게, 더 깊이 기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2026-06-08 12:00:38강혜경 기자 -
"AI 오류 책임은 결국 약사에게"…AI기본법 핵심은?[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존재하지도 않는 판례를 꾸며내거나, 정확하지 않은 약물 정보를 사실인양 답변하는 'AI환각(할루시네이션)'은 AI의 가장 큰 맹점으로 꼽힌다. AI가 계속해 학습함에 따라 AI환각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AI는 생성형 답변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다 보니 약사들 역시 'AI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공통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강조되는 부분이 '교차 검증'이다. AI가 제공한 정보가 틀렸다면 그 책임은 약사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I가 생성한 잘못된 정보 전달, 책임 주체는 '약사' 미국에서는 AI가 쓴 가짜 판례를 변론 자료로 제출한 변호사들에 대해 법원이 제재를 가한 사례도 있다. 뉴욕 맨해튼 연방지원법원은 가짜 판례를 제출한 2명의 변호사에게 5000달러, 우리 돈 약 650만원씩의 벌금을 부과했다. 법원은 변호사들의 AI 사용이 아닌 'AI가 생성한 자료를 검증하지 않고 법정을 기만한' 부분에 대해 일갈했다. 전문가로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조차 하지 않은 태만과 아무리 도구가 발전해도 최종 결과물에 대한 도덕적·법적 책임은 결국 인간에게 있다는 게 법원의 입장이었다. 실제 해당 사건 이후 미국 일부 법원에서는 '재판에 제출하는 변론서에 AI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반드시 밝히고, 인간이 직접 검증했다는 서명을 첨부하라'는 등의 세부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I가 훌륭한 비서가 될 수 있지만, 결코 책임을 대신 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약사출신 우종식 법무법인 규원 변호사는 "앞선 미국의 사례처럼 AI가 생성한 잘못된 정보를 약사가 환자에게 전달했을 때 최종 책임 주체는 면허를 가진 약사가 될 수밖에 없다"며 "AI개발사가 아닌 약사에게 최종 책임이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특히 약사법, 개인정보보호법과 더불어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약칭 인공지능기본법)은 약국에도 직접 적용되는 부분으로, 약국 역시 관련한 부분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약국이 알아야 할 'AI(인공지능) 기본법'은? 2025년 AI기본법이 공포, 올해 1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약국의 AI사용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AI 기본법 제2조는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영역을 '고영향 AI'로 분류하고 있는데, 여기에 보건의료의 제공 및 이용체계 구축·운영이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다. 따라서 AI 프로그램이 복약지도 문구를 자동 생성하거나 병용금기 약물을 걸러내지 못해 투약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법적 최종 책임은 면허를 가진 약사에게 돌아가게 된다. 우종식 변호사는 AI기본법에서 약사가 알아야 할 3대 핵심 의무로 ▲투명성 확보 ▲안전성 확보 ▲설명 가능성을 꼽았다. 복약 지도문이나 블로그, SNS 등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AI기반 서비스임을 소비자에 고지하고, 생성형 AI결과물에는 AI생성을 표시해야 한다는 것이 투명성 확보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가령 '본 복약지도 정보는 AI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등을 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AI 결과물 검증 절차를 마련, 오류 대응 매뉴얼을 구비하고 환자 이의 제기시 약사가 이를 직접 설명해야 한다. 우 변호사는 "내년 1월 21일까지 계도기간 중에 있지만, 시정 명령은 즉시 가능하다"며 "약국에서는 AI 활용 현황을 파악하고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 업무매뉴얼)와 환자 고지 문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처방내용, 질환명 등을 AI에 입력하는 것은 명백한 위반으로, 반드시 비식별화해 활용해야 한다. 환자의 나이, 성별, 처방 약물 등의 데이터를 결합해 역으로 특정 개인을 유추할 수 있는 재식별 위험이 존재하는 경우 비식별화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환자 개인정보를 고스란히 입력하는 등의 경우 매출액의 3%에 해당하는 과징금과 5년 이하 징역·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우 변호사는 "환자 정보는 외부 AI에 직접 인력하는 것이 금지되며, 비식별화 해 활용해야 한다"며 "또한 사용하는 AI서비스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확인해 입력한 데이터가 AI학습에 재활용되는지 등 정책과 보안성이 높은 AI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 환각에 의한 조제·복약지도 역시 AI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약사에게 책임이 귀속된다. 때문에 AI가 생성한 잘못된 약물 정보를 검증 없이 복약지도에 활용하는 경우 약사법 위반(자격정지·먼허취소), 민사손해배상, 형사책임(업무상과실치상) 등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그는 "AI생성 이후 답변이 의학적·약학적으로 정확한지 등을 DUR, 약학정보원 등과 대조하고 오류가 없음을 확인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약사의 판단에 따라 내용을 수정·보완해야 한다"며 "최종 검증된 내용을 환자에게 전달하고 해당 상담 내용을 약국 시스템에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약국에서 이력·결과물 기록 등도 최소 3년간 보관해야 한다. 우종식 변호사는 "AI 환각, 데이터 편향, 맥락 이해 부재, 최신 정보 미반영이라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계도기간 중 사전 준비를 갖춰야 한다"며 "약사는 AI를 사용하되 대체되지 않아야 하며, 반드시 AI를 동반자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인간의 존엄성, 사회의 공공선, 기술의 신뢰성이라는 AI 개발·이용의 '3대 가치'와 개발·이용 과정에서 충족·확인돼야 할 인간의 자율성, 프라이버시, 공정성·포용성, 지속가능성, 안전성, 투명성 등 '6대 원칙'을 담은 AI 윤리원칙 초안을 28일 공개, 7월 8일까지 공개 의견 수렴에 돌입했다. 부처와 기관별로 파편화되어 있던 가이드라인을 하나로 묶어 사회적 혼선을 줄이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적 기준선을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류제명 과기부 제2차관은 "AI시대의 주도권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얼마나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새롭게 정립되는 윤리원칙이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규범의 기준선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폭넓고 실질적인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2026-06-05 11:54:13강혜경 기자 -
실무 깊숙이 침투한 AI…업무 단축 뒤에 숨은 고용 불안[데일리팜=천승현 김진구 기자] 제약바이오업계 실무에서도 인공지능(AI)이 깊숙이 침투하며 업무 능률 상승과 시간 단축이라는 긍정적인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AI의 업무 성과에 대한 불신과 데이터 유출 우려는 고도의 정밀도가 요구되는 제약사 업무에서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AI로 업무 도움을 가장 많이 받는 마케팅‧학술 부문은 역설적으로 고용 위기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분야로 지목됐다. AI 도입 확산이 단순 반복 업무 인력의 구조조정과 신입 채용 축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대체 불가능한 대면 업무 역량이 주목받으며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데일리팜이 창간 27주년을 맞아 제약업계 임직원 219명을 대상으로 AI 활용 실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AI 활용 확대로 인한 우려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활용 중 가장 우려되는 변화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3%(157명)가 신뢰도 문제를 지목했다. AI가 생성한 답변의 오류를 실무자가 걸러내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업무상 실수를 크게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데이터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101명으로 46%에 달했다. 보안이 필요한 업무를 오픈 AI 활용해 수행함에 따라 내부 기밀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응답자의 6%는 소속된 회사에서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사내 전반의 AI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AI 의존도 심화에 따른 개인 역량 퇴화를 걱정하는 답변도 60명으로 조사됐다. 기존에 스스로 수행하던 단순 검색이나 반복 업무를 AI에 맡기게 되면서 장기적으로 실무자의 직무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다. AI로 인한 업무 효율화는 제약바이오업계에 고용 불안이라는 무거운 화두를 던졌다. 응답자 중 3분의 1이 넘는 80명은 ‘직무 역할 축소 및 장기적인 인력 대체에 대한 위기감’을 가장 큰 위기요인으로 지목했다. AI의 업무 수행 범위가 넓어질수록 인력 채용 감소나 고용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다. 고용 위기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직무로는 마케팅‧학술이 7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마케팅‧학술 부문은 AI 업무의 도움을 가장 많아 받는 직무로 지목된 분야다. AI가 업무 효율화에 가장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직무를 묻는 질문에 마케팅‧학술( 44%)이 연구개발(28%)을 크게 앞질러 1위를 차지했다. 예를 들어 의료진 대상 마케팅과 콘텐츠 제작 등에 AI가 높은 비용 대비 효율을 증명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마케팅‧학술 부문 종사자 25명 중 마케팅‧학술 업무에 AI가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은 19명(76%)에 달했다. 이들 중 AI를 매일 사용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7명으로 68%에 달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주요 제약사들의 AI 도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생성형 AI를 영업·마케팅에 전면 투입해 자료 준비 시간을 1시간 미만으로 단축했으며, 자체 챗봇 3종을 활용해 전략 실행형 영업으로 체질을 개선했다. 동아제약은 보안이 강화된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동지니AI'를 도입해 시장 분석 효율을 높였고, 유유제약은 5종의 유료 AI를 비교·분석해 실무 최적화 AI툴을 제공하고 있다. 안국약품과 한미약품은 MR 전용 챗봇을 통해 복잡한 보험심사 기준과 학술 정보를 실시간 조회할 수 있도록 해 영업현장과 거래처 간 디지털 접점을 강화했다. 마케팅‧학술 업무가 AI 도움으로 효율이 커질수록 관련 인력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영업 직무는 고용 위기 우려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10명만이 영업을 고용 위기가 가장 큰 업무로 답했다. 의사와 약사를 대상으로 직접 제품을 소개하고 학술 정보를 제공하는 업무 특성상 AI가 전통적인 대면 업무를 대체하기 힘들다는 인식이다. 영업 담당 응답자 39명 중 AI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업무로 영업으로 지목하는 답변은 1명도 없었다. 영업 업무 응답자 39명 중 AI를 매일 사용한다는 답변은 12명에 불과했다. 제약업계 종사자들은 AI 활용 활성화가 인력 구조의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AI 도입이 가져올 고용 변화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153명이 ‘단순‧반복‧정형화된 직무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목했다. 기초 계산이나 자료 정리 등 난이도가 낮은 업무는 AI가 대체 가능해 실무자의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같은 맥락으로 ‘신입사원 채용이 축소될 것’이란 답변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112명에 달했다. ‘보고‧검토‧자동화에 따른 중간 관리직 인력이 감축될 것이’란 답변도 56명으로 집계됐다. AI 도입이 새로운 고용 기회를 창출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응답자 75명은 데이터 및 AI 활용 역량을 갖춘 IT 전문직 채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AI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는 인재를 확보함으로써 기존 인력들이 담당하던 단순 업무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견해다. 의사결정과 AI 결과물 검증이 가능한 실무형 시니어 고용이 확대될 것으로 인식하는 답변도 48명에 달했다. AI가 기초 반복 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최종 의사결정과 결과의 정확도를 검증할 숙련된 경력자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영업 현장에서는 AI로 도출한 데이터와 실제 현장 분위기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AI는 정량적 지표에 기반해 방문 우선순위를 도출하지만 병원 내 미묘한 인간관계나 원장 개인의 진료 환경, 돌발 상황까지는 읽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숙련된 시니어의 경험이 결합될 때 AI 활용도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종사자들은 AI 활용의 확대로 가장 주목받는 업무 역량에 대해 ‘AI가 대체 불가능한 대면 업무 역량’(124명)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AI 결과물 검증 및 감수 능력’(100명), ‘전략적 의사결정 및 통찰력(92명) 등을 가장 주목받는 업무 역량으로 지목한 응답자가 많았다.2026-06-05 06:00:59천승현 기자 -
알부민 질문에 다른 답…AI 프롬프트 맹점 채울 주체는 약사[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프롬프트] 나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50대 여성이야. 최근에 홈쇼핑에서 알부민 광고를 봤는데 어떤 효과가 있는지, 어떤 제품을 먹으면 좋을지 추천해 줄래? [AI] 병원에서 맞는 알부민 주사는 혈액으로 직접 들어가기 때문에 효과가 즉각적이지만 먹는 알부민은 위와 장에서 일반 단백질(아미노산)로 완전히 분해된 뒤 흡수됩니다. 따라서 알부민 영양제는 특별한 약리 효과가 있다기 보다는 '질 좋은 고농축 단백질 보충제'로 이해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고기 소화가 잘 안 되거나, 평소 식사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 만성 피로를 느끼는 50대 여성분들에게는 훌륭한 아미노산 공급원이 될 수 있습니다. 알부민 효능에 대한 AI의 답변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당뇨가 있다'고 입력하자, '참고용으로만 사용, 의학적인 자문이나 진단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에게 문의하라'는 안내와 함께 '신장 수치(크레아티닌, 사구체여과율/eGFR)'와 '당류, 과일 농축액, 꿀, 아가베 시럽, 기타 탄수화물 부원료 등 당분(부원료)'를 조심하라는 솔루션을 내놨다. '어떻게 질문했느냐'에 따라 AI의 답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다. AI의 경우 주어진 질문(프롬프트) 안에서 판단하기 때문에, 질문이 불완전하거나 중요한 정보가 빠져 있을 경우 불완전한 답을 낼 가능성 또한 높아지는 것이다. 만약 늘 당뇨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50대 환자가 약국을 찾아 관련한 질문을 했다면 약사의 답은 어땠을까. AI가 대체하는 것은 '단순 기계적 업무' 김명규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AI가 대체하는 것은 약사라는 직업 자체가 아닌 처방전 입력, 약 포장·조제 검수, 재고 관리 같은 '약사의 기계적인 업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AI의 해석을 판단하고, 환자와 공감하고, 복약 이행도를 높일 수 있도록 소통하는 '휴먼터치'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약사만의 영역이라는 주장이다. 김명규 교수는 최근 경기약사학술제에서 AI가 약사를 대체할 수 없는 이유를 7가지로 압축해 설명했다. 그는 "AI는 대규모 기반의 '평균값 분석'에 강하지만, 약국에서 마주하는 환자는 데이터가 아닌 '사람'으로 환자 개개인의 생활습관, 식이, 심리상태 등의 미묘한 차이를 포착해 내고 더 나은 솔루션을 제시할 임무를 가진다"며 "AI가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 없는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그럴 듯 하게 생성하는 환각현상, 질문에 따라 답변의 질 등이 달라지는 프롬프트 의존성 역시 한계"라고 꼬집었다. 특히 AI가 참고할 문서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위해 상위 몇 개 문서만 선택하는 부분적 근거 기반 추론의 한계와 AI 모델간 변동성 등은 전형적인 맹점으로 꼽힌다. 설명과 설득이 배제된 단순 정보 전달과 법적·윤리적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부분 역시 아직까지는 AI가 뛰어넘지 못하는 한계다. 가령 이 약은 왜 먹는지, 부작용은 어떤지 같은 설명과 설득이 배제돼 있다 보니 환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기 쉽지 않고, 현재 기술 수준에서 AI에게 의료 결과에 대한 책임을 맡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환자의 불안과 두려움을 읽고 마음을 안심시키는 인간적 공감과 환자의 배경과 가치관을 고려한 맞춤형 소통, 복잡한 상황에서 무엇이 옳은지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 환자와의 유대감과 인간적 관계 형성은 알고리즘으로 코딩하기 어려운 인간의 영역"이라며 "결국 휴먼터치로서의 약사 업무와 책임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약사 출신 헬스커뮤니케이션 1호 박사인 모연화 약사 역시 약국과 약사는 '진심과 신뢰, 언어적·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어우러진 복합 영역'이라고 정의 내린다. 모 약사는 "약국에서는 '아프다', '불편하다' 같은 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이외에도 머뭇거림, 더듬거림, 안절부절 같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도 존재한다. 하지만 AI는 이같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지 못할 뿐 더러 약국이 갖는 신뢰와 진심을 담아내지 못한다"며 "AI가 약사를 대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해석했다. 의료계에서는 판독·진단 등 '조력 업무'에 활용 의료계에서도 AI 활용은 핵심 이슈다. 로봇수술은 물론 초음파 판독, 암 진단 등 의료인의 결정을 보조하고 반복·단순 업무를 경감하는 조력자 역할로서 AI를 활용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판독 보조를 넘어 판독문 초안을 직접 작성해 주는 단계까지 진화한 모습이다. AI의 진단 정확도가 의사의 정확도를 뛰어넘는 사례도 제시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AI 연구팀이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최첨단 의료 진단 AI 시스템 'MAI-DxO(Microsoft AI Diagnostic Orchestrator)는 '여러 명의 가상 의사가 서로 회의하고 반론을 제기하며 정답을 찾아가는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85%의 진단 정확도로 화제가 됐다. 의사 집단 진단 정확도가 20%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무려 4배 이상의 성과를 낸 것이다. 한국보건복지인재원 김양우 교수는 "2025년 세계적인 학술지 PNAS에 따르면 의사와 AI가 협력할 때 단독 진단 보다 평균 30% 높은 정확도를 보였으며 환자 안전과 진단 품질이 향상된다는 연구가 있었다"며 "조력자로서의 AI도입은 더 많은 환자에게 빠르고 정확한 진료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약국에서의 AI활용은? 이윤표 대한약사회 정보통신이사는 AI가 약료 패러다임 변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제중심에서 '상담중심'으로, 단순 복약지도에서 '다제약물 관리'로, 질병 발생 후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현재를 지나 미래에는 AI가 개인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약료를 제공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약물 상호작용은 물론 유전자 기반 대사까지 분석하고 약물 부작용 예측, 임상 의사결정 지원, 복약 순응도 향상 등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약사의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던 영역에 AI가 더해지면서 데이터 분석과 예측 도구로의 보완·강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단순 조제·정보 전달이라는 벗어나 약사 역할이 '전문적 판단 중심'으로 전환, 환자 중심의 정밀 약료 실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약사들 역시 AI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AI를 도구로 전문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규 교수도 약사가 AI에 대체되지 않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4단계 역량 강화 로드맵을 강조했다. 데이터 분석 및 디지털 헬스 이해, AI와 기술 활용 능력 장착, 환자 중심 커뮤니케이션 강화, 멈추지 않은 평생 학습의 4단계가 완결될 때 약사의 역량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것. 그는 "변화되는 기술과 흐름을 지속적으로 공부해 나갈 때 AI는 약사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2026-06-04 12:07:01강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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