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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병원은 왓슨 관심없다"…의사 대체 먼 이야기

  • 이혜경
  • 2017-09-29 06:15:00
  • 전문가들, 인공지능 보건의료 활용 '글쎄'...AI 분위기 바뀌어

[AI 현황과 미래, 그리고 그 과제 세미나]

인공지능(AI)에 대한 분위기가 살짝 바뀌었다. 지난해 가천대 길병원이 왓슨을 국내 처음 도입했을 당시만해도 미래에 사라질 직업으로 '의사'가 꼽혔다. 미래학자 토머스프레이( Thomas Frey)는 2030년이 되면 의사, 변호사, 심리전문가라는 직업이 소멸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었다.

하지만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AI 현황과 미래, 그리고 그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활용되는 인공지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건강보험공단이
주제발표를 맡은 이성환 고려대학교 뇌공학과 교수는 "구글, IBM 모두 인공지능 최우선 활용분야로 헬스케어를 지목했다"며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장이 연평균 40% 이상 고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인공지능을 이용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상용화 되는 추세다.

환자의 진료기록과 의료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료법을 권고해주는 의료 인공지능 왓슨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교수는 "미국종양학회 자료를 보면 왓슨의 암진단 정확도는 대장암 98%, 방광암 91%, 췌장암 94%, 자궁경부암 100%로 전문의 초기 오진 비율 20% 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했다.

의료 인공지능, 미래엔 가능하겠지만…

그러나 이날 세미나 좌장을 맡은 임태환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2년 전과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임 교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라서 그런지, 2년 전 곧 직업을 잃게 될 불쌍한 사람으로 보는 눈이 많았다"며 "하지만 요즘은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없다. 인간이 기계를 빌려서 함께 발전하는 것으로, 가장 영리한 의사는 인공지능을 빨리 공부해서 자신의 오른팔로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국내기술로 개발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Exobrain) 총괄책임을 맡았던 박상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능정보연구본부장은 "인공지능이 모든 걸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라며 "보건의료에 발전적으로 쓰일 수 있겠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왓슨과 관련, 박 본부장은 "IBM이 4년 전 왓슨을 적용할 때 암환자의 80%, 12개 중증암치료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는데 실제 그렇지 않다"며 "한국을 비롯한 외국의 다양한 기사를 보면 왓슨이 뻔한 답 밖에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했다.

또한 왓슨을 개발한 미국은 병원 2곳이 사용하고 있는 데 국내에서는 7곳이나 도입한 것과 관련해서는 "왓슨을 사용해본 의사가 많이 실망스러웠다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며 "우려했던 의사 직업 대체는 두려워 할 필요가 없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언급했다.

임 교수 역시 "우리나라 빅5, 빅6로 불리는 병원들은 왓슨에 관심이 없다. 아산병원 또한 왓슨에 관심을 갖는 교수들이 없다"며 "현 시점에서 왓슨이 기발하고, 새로운 답을 줄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왓슨이 답할 수 있는 부분은 의학지, 의학교과서 등에 나와 있는 공식 수준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미국에서도 외면 받고 있는데 IBM CEO들이 의료 인공지능에 너무 몰입해 있는 것 같다. 차라리 알파고로 회사 홍보를 하고 은퇴시킨 구글이 더 영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용희 한라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언급된 왓슨의 암진단 정확도와 상반되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인도 Manipal 병원의 왓슨 암진단 정확도 결과인데, 이 병원은 3년 동안 유방암, 대장암, 직장암, 폐암 등 4가지 암종의 환자 1000명에 대해 의사의 판단과 왓슨의 판단이 얼마나 일치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직장암 85%, 폐암 17.8%를 보였고 유방암의 경우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음성 유방암은 35% 일치했다.

이 교수는 "비전이성암은 80% 이상 일치했지만, 복잡한 형태나 호르몬 수용체 등 전이성 암은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왓슨이 인간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주제발표를 한 이성화 교수는 "기술 개발 측면에서 보면 인공지능은 현재 계속 개발되고 성공 사례가 발표되는 과정에 있다"며 "부정과 긍정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건 맞다"고 했다.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또한 "인공지능이 의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본다. 아마 보조적인 측면에서는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라며 "건강보험에서는 검진 및 치료 정보를 가지고 예측하고 관리하는 역할에서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인공지능의 행위를 어떻게 보상할 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왓슨에 수가를 매길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병원에서 활성화 되면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의료서비스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재원조달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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