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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상과 현실 : 빅 파이브를 위하여

  • 데일리팜
  • 2017-10-25 06:14:54
  • 김경호 SK케미칼 상무

김경호 상무
흔히 우리는 백신시장을 논할 때 각종 통계자료와 도표를 들이대면서 자신있게 말한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전세계 백신시장은 빅4(big four)회사가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도나 중국. 브라질에 있는 내수용(local)회사와 지역(regional)회사들이 나머지 15%를 채우고 있다는 식이다.

이는 사실일까? 여기에 의외로 대단한 착시현상이 존재한다. 이는 정확한 데이타일수도 있지만 크게 왜곡된 자료이기도 하다. 금액기준으로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런데 많이 인용되지는 않지만 또다른 사실인 생산물량기준, 즉 도스(dose)기준으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실제로 물량기준으로 빅4가 공급하는 전세계 공급물량은 전체의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52%)이며 전세계적으로 생산되는 52억도스중 28억에 불과하다(2010년 자료).

이중에서 빅4 생산량가운데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백신이 폴리오백신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폴리오백신은 두창에 이어 두 번째로 박멸을 목표로 WHO의 주도하에 대규모로 백신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만일에 이 폴리오를 빼고 계산하면 실제 빅4의 공급규모는 볼륨상으로 20%에 불과한 상태가 된다. 박멸시점에 대한 예측이 전문가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폴리오는 멀지않은 장래에 박멸이 될 것이고 그이후 폴리오백신접종은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빅4는 미국의 두 개, 그리고 유럽에 두 개가 있다. 미국과 유럽이외 지역에 백신회사는 증가하고 있다. 얼추 빅4가 전세계 백신시장의 85%를 금액으로는 장악하고 있지만 폴리오를 제외한 백신공급물량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느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백신 역시 전제가 되는 것은 효과와 안전성이다. 간혹 백신의 효과나 안전성에 논란이 일기도 하지만 접종자체가 문제가 될 정도의 백신은 이제 지구상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보다 위생시설이나 깨끗한 물이 공급되었다고 해서, 영양상태가 좋아졌다고 해서 백신접종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백신이 개발되기 전보다 발병이 사라졌거나 발생률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병원체가 없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억제(control)된 것이기 때문에 백신접종이 중단되면 다시 나타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백신에서는 안전성과 효과 못지않게 중요시되는 것이 이다.

백신은 개발되고 허가가 끝났다고 해서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의약품들과 달리 백신은 허가가 된 이후 안정적인 공급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원료로 해서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하여 생산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니 늘 예상못한 돌발상황의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따라서 어느 나라든 방역당국이 백신산업에서 가장 주목하는 지점은 바로 물량부족현상(shortage)이 생기는 만일의 상황에 대해 대비를 하는 것이다.

1950년이후 지금까지 백신회사들과 WHO, 그리고 각국정부가 백신개발과 생산, 허가를 위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는 가장 큰 이유도 전혀 예상치않게 지구적 규모로 벌어지곤 하는 이 물량부족현상을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십여년사이에 우리가 겪은 물량부족의 사례만 해도 비일비재하다.

1990년대말 IMF시절 DTaP부족, 홍역창궐때의 홍역백신, 9.11테러이후 바이오테러에 대한 불안감속에 한일월드컵을 치렀을 때의 두창백신, 만성적으로 십년간 반복되던 플루, 신종플루 때 H1N1백신 그리고 현재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BCG와 폴리오백신의 수급차질로 접종스케줄에 혼란을 일으키는 상황에 이르기 까지.

물론 이것이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경험은 아니다.

모든 것을 다 가졌을 것같은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2004년 노바티스 공장의 공급차질로 인해 미국에서 플루백신접종을 하려면 100불을 넘는 상황이 생겨 캐나다로 원정접종을 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고 2000년말에서 2003년사이 미국 소아 NIP접종백신 11종중 8종이 예상대로 공급이 안돼 물량부족으로 접종에 곤란을 겪기도 했다.

신종플루이전 십년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국내의 백신은 이후 플루백신의 국산화가 현실화되면서 제약분야에서 가장 핫한 산업이 되었다. 가히 백신산업의 르네쌍스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부 우려의 시선도 있긴 하지만 한국의 백신산업을 한 덩어리로 보면 전혀 과잉운운할 단계가 아니다. 벌써 한반도에서 만성적으로 반복되던 플루의 물량부족이라는 말은 완벽하게 사라진지 오래다.

28종중 20종의 백신, 즉 백신종류기준으로 70%의 국내생산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백신주권 프로젝트는 진행중이지만 플루의 안정적인 국내생산에 힘입어 접종도스(또는 생산량)기준으로는 국내자급률이 70%를 이미 넘어선 상태이다.

양적팽창이 질적향상을 가져온다.`

이 테제에 충실하는 동안, 모든 백신, 특히 NIP백신의 백신주권을 목표로 국내셍산을 늘리다 보면 한국의 백신산업은 어느 순간 금액과 도스 두 기준 공히 글로벌의 대열에 성큼 들어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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