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조치 불사한다"...베링거 노사갈등, 해 넘길 듯
- 안경진
- 2017-12-19 0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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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조직 반토막 위기에 "한국법인 철수" 의혹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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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조직을 겨냥한 희망퇴직프로그램( ERP) 단행을 계기로 촉발된 베링거인겔하임의 노사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18일 오후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노조원 80여 명은 서울역 사옥 앞에서 2시간가량 고용안정 보장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보직전환 규모를 당초 예정보다 2배가량 늘리고, 전직지원을 포함한 ERP 패키지를 마련하겠다는 사측의 제안은 직원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노동조합은 인원감축 등에 관한 계획을 최소 50일 전까지 고지해야 한다는 의무를 져버린 회사를 향해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라닥사 매출 위기…순환기팀 해체 수순
결의대회가 열린 18일은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경영진이 순환기팀을 철수하겠다고 선언한지 엿새째 되는 날이었다.
회사 측은 의학부와 마케팅, 영업사원들까지 순환기팀 49명 중 보직전환자 10명을 제외한 나머지 39명에 대해 ERP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신청자는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 18일 아침에는 박기환 사장 명의로 "보직전환 인원을 23명까지 늘리겠다"는 메일이 전 직원들에게 발송된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인원감축을 최소화 하고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해 본사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ERP 시행 고지가 늦어졌을 뿐, 현재 정리해고를 진행하고 있지 않으므로 50일 전 통보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항응고제 '프라닥사(다비가트란)'의 매출이 2015년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유한양행과 함께 진행하던 영업활동을 자체 조직으로 돌리고, 인력 및 예산투자를 늘려도 봤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아 조직축소가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에선 싱가폴과 인도네시아 법인이 올해 초 프라닥사 투자를 중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프라닥사 매출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순환기 사업을 축소하고, 당뇨병이나 호흡기 분야 등에 집중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내의 경우 내년부터 프라닥사와 프락스바인드(이다루시주맙) 영업활동은 보령제약이 맡고, 트윈스타(텔미사르탄/암로디핀) 영업은 유한양행이 지속하기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까지 ERP 조건이 구체화 되진 않았지만 직원들 입장을 청취한 다음 퇴직자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을 때까지 이직지원을 포함한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건 떠나 수용의사 없어"…전원 '고용안정' 원해
하지만 직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ERP 대상으로 지목된 49명 전체를 보직전환 시키지 않는다면, 회사 측 제안을 일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영위기의 책임을 전부 직원들에게 돌렸다는 데 대한 분노감이 컸다.
일각에선 "시작일 뿐 한국법인 자체를 철수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내부 분위기가 더욱 혼란스럽다는 후문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김준태 노조위원장은 "보직전환자를 23명으로 늘린다지만 대부분 인원충당할 필요가 없는 부서다. 머지 않아 다시 정리될 게 자명하다"며, "49명 전원의 자리를 보전하거나 현 상황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협상의 여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ERP 조건을 떠나 상황 자체가 잘못됐기에 조합 차원에서 보직전환 지원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18일 저녁에는 임시총회를 진행하고, 집행부 차원에서 장기적인 대응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확인된다. 21일부터 공식 클로징이 예정돼 있어, 투쟁활동은 해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단협 위반에 관한 회사 측 답변을 확인한 뒤로는 법적 절차도 불사하겠다는 의사가 확고했다.
단체협약은 ‘회사가 기업의 축소 또는 천재지변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인원을 정리하거자 할 때는 그 사유를 적어도 50일 전에 조합에 통보, 협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대부분의 직원들이 밤 9~10시까지 야근에 시달렸다. 통상 한달에 1번꼴로 진행되던 웹세미나를 매일 진행하는 등 무리한 영업행태를 벌였다"며, "왜 임원진이 아니라 일선 직원들이 경영상 과오를 책임져야 하나. 한해 동안 힘들게 버텨온 직원들에게 영문을 모른 채 나가라고 하니 납득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항의에도 회사 측은 구체적인 설명없이 '경영난이 예상된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영업조직이 80명 정도인데 그 중 순환기팀이 45명이다. 사실상 영업조직이 반토막 나는 셈"이라며, "ERP도 엄연히 조직축소인 만큼 단협조항 위반에 해당한다. 오늘(18일)까지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못하면 단협 위반에 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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