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미래 R&D에 있다, 임상진행 이어진다"
- 조광연
- 2018-01-03 0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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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인터뷰 | 3년만에 기업 체질바꾼 이정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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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좋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잘 내던 '조용한 기업' 유한양행이 '역동적 연구개발(R&D)기업'으로 일신했다. 매출 1조의 선두 제약기업으로서 경쟁사들에 비해 다소 뒤쳐졌던 R&D 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곧 R&D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3년 만의 변화인데, 그 중심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기반으로 R&D를 주도하는 이정희 대표(66·영남대)가 있다. 2015년 3월 21대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그는 기업의 DNA를 3년만에 R&D기업으로 바꿔 놓았다.
그는 "(유한양행) 미래는 연구개발에 있다"고 일갈하며 "2017년 유한양행의 최전방에는 R&D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가 취임한 이후 유한은 바이오벤처(꿀벌) 업계에서 '양봉업자'라고 불릴만큼 과감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단행했다. 올해 초 상당히 좋은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소세포암치료제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한해 사업을 종료하던 지난해 29일 그의 집무실에 들렀을 때 그는 감기에 걸려 있었지만, 쑥차를 나눠마시며 도입품목에 관한 오해와 진실, 회사의 R&D 정책, 제약산업의 미래, 국내 산업계와 정부의 역할에 대해 막힘없이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 추대론에 대해서도 '긍정적 고민의 입장'을 밝혔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인 이밸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2015년 1803억달러였던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 전체 규모는 2025년 367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유한양행 입장에서 글로벌 이야기를 하기엔 벅찬 게 현실입니다만 기회는 있다는 점을 크게 주목합니다. "
▶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국민산업',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는 '국민행복산업'이라고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규정합니다. 제약산업의 잠재력이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군요.
"그렇습니다. 건강과 생명, 보건 및 삶의 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필수적인 산업입니다.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과, 만성질환, 신종질병 증가, 웰빙 및 웰에이징에 대한 욕구 증대, 새 의료기술 출현, 신흥국가의 경제 발전 등 성장 요인은 뚜렷합니다. 국가차원에서도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산업인 셈이죠."
▶ 많은 나라와 제약회사, 바이오텍, 연구자들이 제약바이오산업을 주목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산업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구개발의 성과가 국가든, 개별 기업이든 그 성패를 좌우할 것은 분명합니다. 연구개발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죠. 다행스럽게 제약산업 시장 전체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이나 정부 정책에서도 희망의 기운이 엿보입니다. 산업계 안에서도 기업들이 나름 노력을 하면서도 스스로 역량을 의심했는데 이제 크고 작은 성과를 통해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고무적입니다."
▶ 국민 시선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있었을까요?
"가장 크게는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이 영향을 미쳤지요. 성공 사례가 생겼고, 이를 보고 많은 국내 제약사들도 우리도 해볼수 있겠구나, 희망을 얻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이어지는 크고 작은 성공사례들이 분위기를 끌어주고 있습니다."
▶ 흔히 경쟁사 이름은 거명하지 않는 게 관행이라면 관행인데, 한미약품을 언급하시는 게 꽤나 의외입니다.
"한미 성공사례 이야기를 제가 좀 했던 편이에요. 업계 관계자들 중에는 한미 이야기를 왜 그렇게 하느냐는 말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사실로 받아들여야 우리도 길을 찾을 수 있고, 산업의 위상이랄까, 자신감이랄까 좋은 기운이 확산된다고 봅니다.
▶ 그렇다면 유한양행의 연구개발은 어떻게 가는 거죠?
"솔직히 우리의 기반기술은 이거다 이렇게 내놓을 게 없었어요. 신약개발은 유한양행의 사명이며, 영속기업으로 가기위한 필수 조건인데 말이죠. 저는 R&D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연구활동의 전략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국내외 의약연구분야의 허브로 발전하려 합니다. 전략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죠. 유망 벤처, 스타트업, 대학 등과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연구개발 기간을 단축하려 합니다."
▶ 유한양행 파이프라인 보물창고의 맨 앞쪽엔 뭐가 있죠?
"파이프라인 숫자는 2015년 9개에서 지금은 19개로 2년 사이 2배 이상으로 증가했어요. R&D 투자비용도 2016년 865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도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투자금액을 집행했습니다. 1000억에 근접할 겁니다. 임상단계로 진입하는 파이프라인이 꽤 있으니 앞으로 투자금액은 급속도로 커질 것입니다. 행복한 고민거리 입니다."
▶ 파이프라인 이야기를 하셨는데, 오픈 이노베이션에 힘입은 것들이라는 것이죠?
"우리는 국내사 중 가장 많은 21개 타법인에 출자해 다양한 R&D 파이프라인을 확보했어요. 또 신사업 기회 창출을 위해 외부 전략투자를 병행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것들은 직접적 R&D 투자금액으로 환산되지 않아 우리의 R&D 활동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지만, 기업의 지속 성장동력 확보에 대해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방증일 것입니다."
※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바이오니아, 제넥신 등 바이오벤처에 활발한 지분 투자를 통해 원천기술 확보와 R&D 파이프라인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2016년 9월 미국 항체 신약 전문기업인 소렌토와 조인트벤처로 '이뮨온시아'를 설립해 면역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2016년 말 치위생 생활용품 전문회사인 씨앤씨에 35% 지분을 투자했다 2017년 축산백신 R&D 전문회사 바이오포아와 임플란트 전문회사 워랜텍, 개량신약 전문회사인 애드파마에도 투자했다.
그래서일까? 유한은 기술은 갖고 자본을 기다리는 바이오텍으로부터 '양봉업자'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바이오텍들이 꿀을 따오는 꿀벌로 상징되기 때문이다.
▶ 오픈이노베이션 성과물 중 대표적 파이프라인은 뭐죠?
"올해 초 임상에 진입한 3세대 돌연변이형 EGFR 억제제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YH25448이죠. YH25448은 제노스코(Genosco)로부터 2015년 7월 기술 도입한 프로젝트에요. 전임상 결과 YH25448은 기존 경쟁약물대비 약효와 부작용이 개선되고 뇌로 전이된 폐암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8년 초 임상 1상 완료를 목표하고 있는데, 내외부적으로 좋은 임상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합작법인 이뮨시아가 얼마전 PD-1 관련 파이프라인에 대해 FDA 임상시험승인계획서를 제출했고, 면역항암제분야의 연구도 임상단계로 진입하게 될 겁니다. "
▶ 유한은 '돈은 많은데 R&D를 안한다'는 식의 오해를 받아온 게 사실입니다. 오픈 이노베이션 3년 성과, 어떻게 요약해 볼 수 있을까요?
"이게 성과다, 이렇게 말하기는 성급한 측면이 있어요. R&D 특성, 다시말해 그 성과가 그리 쉬 오지 않으니까요. 그렇지만 짧은 기간 면역, 항암, 내분비 분야에서 파이프라인을 상당히 구축한 것은 사실이고 성과라 할만 합니다. 내부적으로 유한가족들의 R&D에 대한 자각도 큰 성과죠. 가야할 길을 분명히 제시했으니까요. 그간 R&D 금액이 작다는 세간의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도 그럴게 그동안 임상을 하지 못했어요. 꺼리가 없었던 셈이죠. 앞으로 임상비용이 지속 투입될 예정이라 연구개발비가 작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임상비용은 그 규모가 상당해 이를 뒷받침하는 노력을 철저히 해야하는 또다른 숙제가 생겼죠.
다른 면에선 기술중심의 업체들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R&D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를 들 수 있습니다. 기술가진 업체에게 우리의 명확한 의사를 전달해 놓은 것도 향후 R&D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도 적극적으로 찾겠지만 협력의 손을 내미는 곳에는 한발 더 다가설 것입니다."

"전형적인 외부의 시각인데,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주인이 없는 회사다, 주인없는 회사라 R&D 투자를 못한다 같은 이야기들인데, 결론부터 말씀드려 유한양행 이사회는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체라 자부합니다.
큰 투자는 반드시 이사회에 상정하고, 통상 4시간씩 진행되는 회의를 수 차례 열어 치열하게 토론하며 투자가 가져올 효과와 위협 같은 요소들을 판단합니다. 1인 결정체가 아니에요. 안건이 회사의 발전에 필요한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면, 다음부터 어느 1인이 말릴 수 없어요. 그동안 주인이 없어 투자를 못했다기보다 투자할 안건을 상정하지 못했다는 게 오히려 맞는 말입니다. 회사를 경영하는 대표의 경영 철학에 따라 이사회 모습은 달라지는 거라고 봅니다."
▶ 얼마전 정부는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2018~2022)을 내놓는 등 제약산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산업계를 대표해 기대하는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제약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꽃입니다. 스마트 공장과 제조공정,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R&D, 첨단 바이오 의약품 R&D 등이 잘 맞죠. 정부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행이죠. 그런데 글로벌과 견줘 여전히 따라가야할 간극이 있습니다. 정책적 협력이 필요하죠.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과 세계적 혁신 바이오 신약 수출 중심의 선도산업으로 도약하려면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가 늘어야 합니다. 징징대려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전체 연구투자 금액의 8% 정도인데 벨기에 40%, 미국 37%, 일본 19%에요.
현실화된 정책도 필요해요. 제약산업은 세율 민감성이 큽니다. 기존 법인세율은 유지하되 선도 기술과 경제 파급효과가 큰 산업에 조세특례조항을 적용해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접적 세제지원 정책이나 무엇보다 부담되는 임상비용에 대한 세제지원 정책이 절실합니다."
▶ 정부 역할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유한은 어떻게 하죠?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쟁과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약이나 핵심기술을 가진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에 격차가 생길 겁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의 신기술들이 제약산업의 미래를 바꿀 것으로 보이죠. 국내 제약산업도 글로벌 트렌드를 선점하고 연구개발 속도와 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핵심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우리의 선택은 오픈 이노베이션입니다."
▶ 유한양행은 원료수출이 많고,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등 제약바이오 산업의 허브 역할을 하면서도 도입품목 비중이 많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는 합니다.
"도매상이냐는 비판이죠. 어불성설입니다. 제품이 4000억원 규모나 되고, 계열사 품목을 구매해 판매하는 것도 상품으로 잡히죠. 우리 원료수출이 많은데 이것도 유한화학 생산품목이어서 상품으로 잡힙니다. 기업의 영속성, 활동성, R&D 투자를 위한 체력비축 등을 감안하면, 일면을 부각한 비판은 억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도 상품비중을 줄여야 겠다는 계획을 갖고 추진 중입니다. 전문약이든, 일반약이든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을 대형화 시킴으로써 상품의 비중을 낮추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제품 비중의 상향 조정 노력, 결실은 보고 있나요?
"살충제 해피홈은 2년 노력해 올해 150억원 정도 판매했고 300억까지 육성할 계획입니다. 종합영양제 메가트루도 100억 이상 키우고, 출시 2년이 안된 로수바미브도 200억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형 품목 육성인 셈이죠. 상품 매출은 꼭지점이고 우리 품목을 성장시켜 R&D 여력을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 R&D에 더 주력했으면 하는 1등 기업에 대한 기대감 측면의 비판일듯한데, 다국적사 도입품목 판매도 저는 기업 입장에선 역량이라고 봅니다.
"다국적사 도입품목을 서로 탐내하는 분위기도 현실입니다. 그렇다보니 마진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이는 국내 제약사들이 깊이 생각해볼 지점이죠. 경쟁을 부정할 수 없지만 R&D 투자 등 미래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순환의 출발점으로 보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파트너들은 마진 조정이나 계약 종료 등 계약을 함부로 변경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유한이 CP 및 약속 이행이라는 점에서 신뢰할만 하기 때문이라고 듣습니다. 우리를 듀 딜리전스 하려던 기업이 우리의 윤리경영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 단도직입적으로 유한양행 CEO 이정희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제약업은 그 자체로 숭고한 비전을 내포하고 있어요. 생명관련 산업이니까요. 유한양행의 안정적 성장도 중요하다고 보지만, 저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미래는 연구개발(R&D)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고 유일한 박사님의 창업이념과 같은 것이고, 우리들의 소명입니다. 유한양행의 최전방에 R&D가 있고, 미래 R&D 중심으로 갈 수 있는 회사와 당연히 투자하고 손잡고 갈 겁니다."
▶ 성격이 다른 질문인데요, 일각에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차기 이사장으로 이정희 대표를 호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유한양행의 대표로서 할일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동안 유한이 협회에 봉사한 게 없다'는 지적도 아프게 새기고 있습니다. 저를 돌아볼 때 능력은 부족하지만, 업계가 그러한데도 쓰임새가 있다고 판단해 부른다면, 그렇게 중론이 모아진다면 그 또한 마다할 수 만은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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