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환자에게 '5% 진실' 이야기하기 위해 약사는
- 데일리팜
- 2018-02-05 12: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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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연화 약사(경기 성남시 모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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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부분 진실한 말을 진심을 다해 이야기 하면 상대가 알아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약국에서 매일 다짐한다. 진심을 다해 잘 설명하자고. 약사의 진심은 한 줄로 설명하면 이런 거다. '당신의 건강을 위해 함께 노력해요.' 이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은 약력관리, 부작용관리, 영양요법 등이 있다.
그런데 정작 현실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약력관리를 해주려는 나에게 그저 빨리 약이나 달라하고, 약을 드시고 불편한 점이 없었냐고 살뜰하게 챙기고 싶어 말을 걸면 '없어요'라고 딱딱한 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몸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보여, 영양물질이라도 추천하려 하면 상대의 눈동자는 위태롭게 흔들리며 '다음에 올게요'라고 한다.
나는 그저 나의 진심 '당신의 건강을 위해 함께 노력해요'가 전달되길 원할 뿐인데…
주홍글씨의 저자 나다니엘 호손은 "5퍼센트의 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95퍼센트의 농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듣는 상대의 마음을 농담이라는 수단으로 말랑말랑 하게 해 놓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계란 옳은 말을 전달하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장 선생님의 1시간 훈화 말씀은 옳은 말로만 이루어져 있고, 주례선생님의 말씀도 그러하지만, 그런 말들은 우리의 딱딱한 가슴을 뚫지 못한다.
그래서 요새 리더들은 웃기려고 난리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말랑하게 해주기 위해 유머를 보내고, 편하게 말을 툭툭 던진다. 위엄 있어 보이기보다는 상대의 마음을 열어 진심을 5% 라도 넣어 보려 애를 쓴다.
우리도 약국에서 고객과 좋은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한다. 대부분 상대에게 전달할 '약학지식'을 쌓기 위한 노력을 가장 많이 한다. 우리 머릿속에 있는 멋진 전문가의 모습은 '블라블라'로 표현되는 어려운 말 전달자이다. 지적 권위를 보여야 상대가 'Yes, Sir' 할 거라는 환상을 우리는 아직도 가지고 있다.
상대의 마음을 열어주는 유머의 힘을 배워 본 적이 없다. 실없는 소리를 하는 약사의 이미지를 가져본 적이 없다. 아프고 불편한 상대를 웃겨 주려는 배려 속에서 건네지는 조금은 가벼운 단어들이 지식으로 무장한 단어 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음을 잘 모른다.
약국이라는 공간은 문제 혹은 불편함을 가진 사람들 즉 특정 목적을 가진 소비자들이 방문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무언가를 사고, 처방약을 받으면 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약국의 진심 '당신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가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진심이 전달되기 위해 95%의 농담이 필요하다는 호손의 말을 기억하자. 나의 약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나와 한마디를 나누고, 웃으며 문을 열고 나가는 장면을 그려보자. 미소와 웃음으로 말랑해져야, 지식이 신뢰로 쌓이고, 약사와 고객이 relationship을 가질 수 있다.
참고로, 유머를 잘할 수 있는 정해진 방법은 없다. 그저 상대를 살짝 미소 짓게 만들어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아무 말 대잔치처럼 던져봐야 한다. 던지다 보면 초반에는 어이없어하는 고객을 마주하게 되고, 잠자리에서 이불 하이킥을 하는 순간들을 맞닥뜨린다. 매순간 나는 유머는 안 된다며 포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포기 하지 않고, 고객을 관찰하고, 듣고싶어하는 즐거운 말을 던지고, 마음을 말랑하게 해주면, 그 따뜻함 들이 관계의 단단한 주춧돌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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