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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제약, 정부소유 시설 활용·민간위탁 바람직"

  • 최은택
  • 2018-03-22 14:00:19
  • 거버넌스 주무부처·컨트롤타워 복지부 가장 선호

권혜영 교수, 복지부 의뢰 연구결과 발표

국가필수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 관리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공공제약을 설립하더라도 생산시설을 정부가 직접 설립하는 건 비효율적인 대안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신 첨단복합의료단지 내 시설 등 현 정부소유 생산시설을 적극 활용하고 민간위탁 등 민간과 협력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제안이다.

공공제약 거버넌스 체계 주무부처와 컨트롤타워는 보건복지부가 우선 선호됐다.

권혜영 목원대 의생명보건학부 교수는 22일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이 주최한 '국가필수의약품 공급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권 교수 발표는 보건복지부가 의뢰한 '국가필수의약품 공급 및 관리를 위한 공공제약 컨트롤타워 도입 세부실행 방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구성됐다.

국가필수의약품 공급관리 문제를 조명하고 국가가 선제적으로 개입해야 할 국가필수의약품으로서 '공공관리의약품'을 정의한 뒤, 정부의 역할과 이를 수행하기 위한 거버넌스 구조를 제시했다.

◆국가필수의약품은?=권 교수는 '국민의 의학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국가가 개입해 안정적 공급을 도모해야 하는 의약품'으로 개념을 요약했다.

또 해당 의약품은 필수성에 기반해 선별하고 접근성 보장을 위해 정부가 선제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는데, 국가적 맥락에 따라 필수성과 정부개입의 범주는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고 했다.

따라서 권 교수는 이를 통합할 '공공관리의약품' 개념을 제시하고, '필수성을 지난 의약품 가운데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안정적으로 공급을 도모해야 하는, 다시 말해 국가의 선제적 관리대상이 되는 의약품'으로 정의했다.

◆필수성은?=공공관리의약품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필수성'과 이에 기반한 선정기준을 정하는 게 중요한 과제다.

WHO(2001)는 필수의약품을 '국민의 보건의료상 우선적 필요(needs)를 만족시키는 것으로 질병분포와 약효 및 안전성에 관한 근거, 상대적 비용효과성에 의거해 선택된다. 어느때나 적절한 양만큼, 적절한 제형으로, 품질이 보증된 상태로 개입 및 지역사회가 구매 가능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필수의약품 결정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정의했다.

권 교수는 한국의 경우 필수의약품 개념에 대한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수대중집단의 치료목적에 부합하는 필수성을 이야기하기하고, 대체약제 유무와 임상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1차 약제, 비용효과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개별 환자의 특수성도 감안하는 유연적 판단이 강조되고 있다는 것. 또 정부차원의 안정적 공급지원이 필요한 의약품으로 관리하려고 하면서도 객관적이고 일관된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권 교수는 설명했다.

가령 현행 약사법은 국가필수의약품으로 공급중단지원의약품과 국가비축의약품을 설정하고 있는데, 명확한 기준은 없다. 그만큼 국가개입이 필요한 공공관리의약품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공공관리의약품 기준은?=권 교수는 우선순위 도출을 위해 지난해 9월15~11월31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는 총 160명이었다. 현행 의약품관리체계를 중심으로 관리목록 통합의 필요성, 안정적 공급관리가 필요한 의약품 목록의 개입범위, 공공관리의약품 기준의 중요도, 접근성 확보를 위한 이용가능성과 지불가능성에 대한 중요도 등을 이번 설문에서 조사됐다. 또 AHP를 통해 공공관리의약품 기준에 대한 우선순위를 도출했다. 보건의료 학계 전문가 패널 10명이 참여했다.

권 교수는 조사결과 의약품 목록 통합관리 필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공공관리의약품 선정기준 우선순위는 설문에서는 다수대중집단의 치료 목적성 필요성, 질환의 희귀성, 임상가이드라인, 합리적 사용, 개별환자 특수성, 우수한 효과=비용효과성 순으로 조사됐다.

전문가 조사에서는 대체약제가 없는 필수의약품, 채산성이 낮아 기피대상 의약품, 희귀질환, 취약대상(유소아 등) 의약품, 임상가이드라인, 우수한 효과, 개별환자 특수성, 다수대중집단의 치료목적상 필수성, 비용효과성 순으로 우선순위의 중요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공적역할의 범위는?=의약품 규제정책의 목적은 질 관리와 접근성 확보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질 관리는 효과와 안전성, 접근성은 이용가능성과 구매가능성의 영역이다. 권 교수는 생산 및 수입, 유통, 소비, R&D 측면에서 안정적 공급을 위한 의약품의 생애주기별 공적역할을 조명했다.

생산 및 수입에서는 사전중단예측, 민관협력방식(수익보장/위탁생산), 직접생산수입방식(생산역량강화/공공제약생산시설) 등이 검토됐다.

권 교수는 사전중단예측과 관련 해당 정보가 사전에 요양기관이나 환자들에제 제공되지 않고 대체의약품에 대한 정보제공도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급이 필요한 의약품으로 판단될 경우 해당 의약품의 이용가능성과 구매가능성을 어떤 방식으로 담보할 것인가에 대한 대처방안 모색기전도 없다고 했다.

권 교수는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대체약제 유무, 진료상 필수성 유무, 유통현황 등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와 함께 반드시 공급이 이뤄져야 하는 약제인지에 대한 판단과정과 적용기준, 원칙 등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생산영역에서는 사전중단예측을 통해 수집된 정보에 기반해 공공관리의약품의 지속적인 공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의약품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정부개입이 이뤄질 수 있다.

민관협력방식, 직접생산 및 수입 등이 여기서 짚어봐야 할 쟁점이다. 권 교수는 우선 민관협력방식으로 수익보장 방식과 위탁생산 방식을 설정했다. 그러면서 품목허가를 갖고 있는 민간제약사가 지속적으로 공급과 생산을 이어갈 수 있도록 수익성을 지원(약가인상, 인센티브)하는 수익보장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위탁생산방식의 경우 허가권 이양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권 교수는 직접생산 및 수입에서는 단기-수입공급처 관리, 중장기-생산역량 강화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기존 공공제약시설을 활용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특허, 생동, 허가권 등의 이슈가 수반될 수 있다고 했다.

공공제약생산시설에 대해서는 별도로 조명하기도 했다. 현재 가동주인 시설은 대구첨복의료재단, 오송첨복의료재단, KBCC, 녹십자백신, 대전TP바이오 등이 있고, 여기다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미생물실증지원센터, 인수공통감염병백신생산시설, 방사선 백신전용 특수시설 등은 가동예정이다.

유통영역에서는 정보관리와 공적 공급물량 확보 및 지역별 공급거점 마련 필요성을 제안했다. 정보관리 측면에서는 심사평가원 의약품유통관리종합정보센터에 정보와 모니터링 기능을 부여하고 식약처가 시행 중인 공급중단의약품 사전보고 기능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적 공급물량 확보 등의 측면에서는 지정도매상이나 공공창고를 구비해 수급상황에 따라 공급을 조절(독감치료제, 백신 등)하고, 수요가 너무 적은 의약품은 희귀의약품센터가 공급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소비영역에서는 구매 가능성 확보와 취약계층 부담경감, R&D 영역에서는 정부투자통합관리와 공공R&D·공공특허 등을 공적역할 범주로 제시했다.

◆거버넌스 구조는?=권 교수는 공적개입이 필요한 의약품에 대한 통합적 관리와 생산-유통-소비 전 영역에서 정부의 선제적 개입이 필요하다면서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거버넌스 구성체계는 컨트롤타워, 주관부처, 실행조직, 수행사업 등으로 구분해 역할을 제안했다.

컨트롤타워(공공관리의약품위원회)의 경우 의사결정기구 및 부처간 조정총괄 기능 등을 수행하고, 주관부처는 모니터링과 공급-종합계획 수립-공공관리의약품 기준 및 목록관리 등을 담당한다. 실행조직(공공관리의약품센터)은 이에 기반해 연구사업, 통계조사, 정보사업, 공공제약인프라사업(민간협력/국제협력/직접생산) 등을 수행한다.

권 교수는 이중 정부가 직접 생산시설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의견도 제시했다. 현재 생산시설을 직접 설립한 국가는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국가는 의약품 생산기반과 건강보장제도의 취약성으로 인해 의약품 접근성에서 절대적인 제약이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권 교수는 "이는 현실적 제약이 존재해 비효율적인 대안"이라며 "정부소유 생산시설을 적극 활용하고 민간협력으로 접근하는 게 합당하다"고 검토의견을 내놨다. 대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충분한 제품구비, 공공R&D와 공공특허, ODA 의약품 원조 활성화 등 제도적 환경변화를 봐 가면서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거버넌스 구성안은?=권 교수는 구체적인 공공제약 컨트롤타워 거버넌스 구성체계로 3가지 안을 제시했다. 국가필수의약품안전공급협의체-식약처-희귀필수의약품센터(1안), 공공관리의약품위원회-복지부-공공관리의약품센터(2안), 공공관리의약품위원회-국무총리-실행사무국설치(3안) 등의 모델이다.

1안의 경우 집행조직, 위원회 등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인프라 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는 반면, 조직 역할 상의 한계점과 부처별 조정 통합력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했다.

이어 2안은 공공관리의약품의 관리부처로 가장 잘 부합한 모델이지만 집행조직과 위원회를 설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했다. 또 3안은 부처간 협치나 조정기능 측면에서는 탁월하지만 역시 집행조직과 위원회 설립, 집행력의 분석 및 약화 가능성은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주관부처와 컨트롤타워 위상으로 복지부가 가장 선호됐다. 구체적으로 의약품 통합적 관리 주관부처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들은 복지부 55.6%, 식약처 35%, 건보공단 3.8%, 심사평가원 3.1%, 기타 2.5% 등으로 답했다.

통합적 관리를 위한 의사결정체계인 컨트롤타워 위상에 대해서는 복지부 47.5%, 국무총리 36.9%, 식약처 14.4%, 기타 1.3% 등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임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강아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정책국장, 김훈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의약생산센터장, 엄승인 제약바이오협회 상무가 지정토론자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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