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명함 버리고 심평원行…"건강보험 연구 결심"
- 이혜경
- 2018-07-02 06: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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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허윤정 심사평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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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일명 문재인케어)과 저출산 및 고령화 등 건강보험에 관심이 많은 허 소장은 국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심평원 어느 위치에 있던 문제의식을 가진 조직과 기관, 사람이 협력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느 자리든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했다.
허 소장은 오늘(2일)로 취임 두 달을 맞는다. 그가 계획한 '100일'의 시간까지 아직 한 달여가 남았지만, 벌써부터 연구소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당장 이번 주 월간 이슈리포트가 발행되며, 5일에는 120여명의 연구소 직원들이 다 함께 참여하는 워크숍을 진행한다. 9월에는 건강보험공단 건강정책연구원과 공동세미나가 기획됐다.
심평원은 최근 '2018년 낭비되는 의약품 설문조사를 위한 조사 용역사업'을 발주했는데, 이는 문케의 성공을 위한 재정 지출효율화 마련을 위한 연구이기도 하다. 허 소장은 연구목록 우선순위를 정해 연구소 직원들의 역량을 한껏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음은 허 소장의 일문일답.
▶다양한 명함을 버리고 심평원 연구소장으로 오기까지 꽤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아주대학교에 있으면서 민주당 일을 했고, 1999년부터 국회에서 일했다. 심평원 조직에 누가 되지 않도록 가지고 있었던 중앙당 4개, 지역당 3개의 직함을 모두 사퇴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공공기관인 심평원에서 연구소장 지위와 역할에 맡는 일을 하려고 작심했다. 어느 위치에 있던 문재인케어, 고령화, 저출산 등 대한민국이 맞고 있는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 시기에 공공기관의 한 파트에서 연구를 이끌 수 있다는건 굉장히 영광스럽다.
5월 2일 근무를 시작하면서 세웠던 계획이 몇 개 있다. 취임 100일 안에 해보겠다고 생각한게 있다. 우선, 매년 국감에서 지적 받았던 심평원 연구소와 건보공단 연구원의 중복 연구를 해결하고 싶었다. 이용갑 연구원장을 두 번 만나 건강보험정책협의체를 만들었다. 실·부장 급 연구소 직원들끼리 실무협의체를 만들어 분기별로 회의를 하기로 했다. 양 기관 모두 국감 지적 사항을 알고 있었고, 앞으로 사전 리뷰를 통해 중복 연구를 없애자고 협의를 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양 기관 자료가 많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동연구를 하자는 의견을 주고 받았다."
▶심평원과 공단의 공동연구의 필요성은 알지만 실천하기 힘든 과제 중 하나였다. 취임 하자마자 큰 성과를 보인 것 같은데.
"사실 심평원 연구소, 공단 연구원 모두 건강보험 연구를 위해 짧게는 몇주, 길게는 몇년 동안 설계하고 백업해서 현실에 맞는 정책을 제언하는데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국민 건강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심평원과 가입자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공단의 자료가 제대로 결합한다면 국민과 가입자들을 위한 새로운 장르의 연구가 탄생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오는 9월 1차 공동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2차 공동세미나는 12월 즘으로 이야기를 했다. 공동세미나에서는 각 기관의 본연의 전문성 뿐 아니라 융합으로 인한 시너지도 보일 거라 생각된다.
연구주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얼마 전 실무협의체에서 논의한 내용을 확정 짓기 위해 연구소장과 연구원장이 참여하는 협의체의 2차 모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공동세미나 주제로 단기과제가 아닌 50년, 100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주제가 정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아 주제를 밝힐 수는 없다."
▶건강보험정책협의체에서 공동세미나 이외 논의된 이야기는 또 무엇이 있나.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심평원 연구소와 공단 연구원 직원 교류를 하자는 이야기가 오갔다. 심평원 직원이 공단에서 공단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를 해보고, 공단 직원은 심평원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를 하는 것이다. 인력 교류를 시작으로 공동연구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 본다. 또한 협의체에서 논의된 사안은 각 기관장에게 보고하고 발전적인 방향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어, 앞으로도 무리 없이 협의체가 진행되리라 본다."

"심평원이 가지고 있는 전문적인 심사나 평가는 도전적인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문케어와 같이 전면적인 보험정책이 획기적으로 개편될 때, 조직이 보다 선제적으로 심사나 평가, 질관리까지 획기적으로 변해야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이 과정 속에서 연구소가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때문에 그동안 산발적으로 외부에 위탁으로 줬던 연구과제를 꼼꼼히 챙겨보려 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외부기관에 연구를 위탁하는게 적절한지, 다른 방법이 있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고민 중이다.
전문연구인력의 위상 강화도 계획 중 하나다. 최근 연구소 직원 모두가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면서 조직 내 위상이 달라졌다. 내·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체 직원이 모이는 워크숍을 오는 5일 진행한다. 이번 워크숍에서 문케어로 인해 생기는 심평원 전체의 변화 속에 연구소 전문연구인력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하려 한다. 심평원은 전문조직으로 실무부서와 연구소가 자칫 잘못하면 스콥을 좁게 보고 자기 일만 몰두하는 분위기가 된다. 가능하다면 연구소 인력과 실무인력이 교류하고, 정부정책을 큰틀에서 봐야 좌표와 균형점을 일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연구소장의 공석으로 연구소와 실무부서 간 연구교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내부 민원 해결도 중요할텐데.
"심평원 자체의 과업을 연구소가 어떻게 백업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많다. 심평원 위치에서 정부를 어시스트 해야 하는 과제들이 있다. 연구소장으로서 바람은 심평원 각각의 구성원들이 잘 다듬어진 진주라고 한다면, 연구소는 진주를 꾀어서 훌륭한 목걸이로 만들어 내기 위해 꾀어지는 '실'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실' 역할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건 무엇인지.
"매월 이슈리포트를 발행하기로 했다. 따끈한 정보를 간단한 페이퍼로 심평원 내부 뿐 아니라 외부까지 환기시킬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꼭 연구소라고 완결된 연구보고서를 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완결성이 없어도 이슈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매월 발간하고, 이를 묶어 연간리포트로 발행하는게 목표다.
이번 주 중으로 발행될 이슈리포트 주제는 주사제 사용의 해외사례다. 연구소 직원들이 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이대목동병원 주사제 문제가 터졌고 이 부분까지 사례를 조사하고 왔다. 이슈리포트를 통해 우리나라의 주사제 고민을 선진국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로 했다. 만약 이 내용이 연구보고서로 제출된다면, 주사제 이슈를 다 지나간 후였을 거다. 이슈리포트는 정책을 제언하는게 아니라, 사례를 보여주면서 중요한 정보를 늦지 않게 공개하는데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전문인력이 상당히 많지만, 이를 활용하는 것 또한 중요한데.
"심평원 데이터는 상당히 무겁다. 데이터를 녹여야 하는데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연구원들은 주어진 일을 해내는데도 '헉헉' 한다. 내 역할은 여기서 '창의적인 도발'을 하는거다. 좌표를 잃지 않고, 뚜렷한 방향과 목표에서 스콥을 조금 씩 깊고, 넓게 하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지금 118명의 직원이 있는데, 굉장히 부족한 인원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기에 정보를 융합하고 분석하고 관찰해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문제 또한 시급하다."
▶창의적인 도발의 예를 든다면.
"예를 들어 심평원의 심사체계를 경향심사로 바꿔야 한다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심평원은 지금도 데이터마이닝 기법으로 경향심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창의적, 도발적인 의미로 해석한다면 현재의 심평원 심사데이터 뿐 아니라 자동차보험, 산업재해보험 등의 데이터를 합친다고 생각해보자. 건강보험 뿐 아니라 자동차보험, 산업재해보험 등의 환자들이 방문하는 정형외과 등의 특정 교통사고 환자, 새로운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평균 범위를 벗어난 '지나치게 영리한' 사무장병원, 보험사기 연루 등을 찾아내는 '도발'을 할 수 있는데 엄청난 공이 들어간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이 같은 연구를 해볼 수 있다면, 경향심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도 있다고 본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했다. 3년의 시간이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좋은 정책은 페이퍼를 만들어 일방적으로 제시를 하는게 아니라, 상호 소통하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의사와 환자의 신뢰관계를 깨뜨리는 정책은 좋은 정책이 아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하는 과정이 준비돼야 좋은 정책이 마련된다고 본다. 한 사람, 한 쪽의 노력으로 안되는 만큼 좋은 정책을 쿠킹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문케어를 진행하면서 정부가 의료계와 협상하는 대화와 과정은 요식행위가 아니라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심평원 연구소 또한 연구소에 맞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늘 연구소가 본연의 궤도 이탈을 하지 않았나, 가려고 하는 길에서 도움이 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가, 시너지를 내는 과제인지 힘을 빼는 과제인지 판단해서 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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