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유년기 보낸 80대 약사, 장학기금 10억 출연
- 이정환
- 2018-11-26 16: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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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호 약사, 선행 화제... 약사 이름 딴 '동호장학재단'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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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약사회에 약사 이름을 딴 '동호장학재단'이 출범했다. 김동호(81, 조선대) 약사가 출연한 10억원이 재단 초석이 됐다.
김 약사 출연으로 내년부터는 전북지역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30명이 약 100만원 가량 장학금 혜택을 받는다.
김 약사는 26일 데일리팜과 통화에서 "추후 추가 출연으로 지역 학생들의 학업 지원 폭을 넓힐 생각이다. 작은 재단 설립에 전북약사회와 언론 등 많은 관심을 쏟아준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북 부안, 가난한 농사꾼의 10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난 김동호 약사에게 공부는 사치에 가까웠다. 김 약사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때 까지도 쌀밥이나 보리밥을 제대로 먹어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김 약사는 중학교 때는 30리, 고등학교 때는 40리 길을 걸어 등하교 할 만큼 어려웠던 유년기였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교육열의 부모님을 만난 게 약사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회상했다.
사실 김 약사는 의사를 꿈 꿨던 의학도였다. 전남의대를 입학했던 김 약사는 4.19 혁명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퇴교 조치된 뒤 다시 복교 기회를 얻으면서 조선약대 편입을 결정했다.
김 약사는 약대 입학이 행운을 가져 왔다고 했다. 약대생인 부인을 만나 결혼에 골인하는 동시에 부부약사로 일하며 차곡차곡 돈을 모아 나가는 기틀 마저 마련했기 때문이다.
대내외 적으로 활달한 성격 탓에 김 약사는 약국 경영과 함께 한 차례 전주시약사회장과 세 차례 전북약사회장을 맡았고 대한약사회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김 약사에겐 약사로서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소명의식이 있었다. 어렵게 돈을 벌어 학업을 성취했던 과거를 요즘 학생들에게 대물림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몇 해째 거듭한 게 김 약사가 전북약사회 서용훈 회장 장학재단 설립 제안을 수락한 계기다.
김 약사는 "쌀밥 같은 것은 학창시절 꿈꾸기도 어려웠다. 소나무 껍질을 벗겨 절구에 찧고 솥에 쪄 먹는 게 끼니였다. 이런 가난을 학생들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며 "요즘 젊은이들도 취업이며 생활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안다. 빈 손으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지금이 장학재단 설립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약사는 "나는 내가 약사로 일군 것도 있지만 사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인을 만난 게 지금의 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며 "약사 중 재력이 상당하지만, 사회공헌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안다. 내 노력이 이 분들에게 긍정적 자극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부를 축적한 약사들이 장학재단 설립 등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더 바랄 게 없다는 게 김 약사 생각이다.
특히 김 약사는 아직까지 자신의 부를 대대손손 물려주는 정서가 국내 만연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김 약사는 "어차피 돈을 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생을 마칠 때 모두 짊어지고 갈 수 도 없는 일"이라며 "그런데도 한국 사회는 여전히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바쁘다. 나는 부인과 아들 둘과 논의 끝에 10억원을 재단 출연하고, 추후 10억원을 추가 출연할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김 약사는 최근 운영하던 약국을 접었다. 전주 구세약국은 새벽 2시까지 심야운영되며 주민 의약품 안전에 앞장서는 지역 랜드마크였다. 하지만 최근 건강이 악화된 아내를 염려해 김 약사는 약국 경영을 멈추고 건강관리에 전념키로 했다.
김 약사는 오늘날 현업에 종사하는 약사들에게 "장학재단 설립이 너무 늦었다. 왜 더 빨리 사회공헌 사업에 눈 뜨지 못했는지 아쉽다"며 "약사는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이다.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동시에 공헌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 때 약사 품격이 향상된다"고 했다.
오는 12월 대한약사회, 전국 약사회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 김 약사는 출마 후보들이 우수한 정책과 공약으로 약사회 대외활동과 약권신장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약사는 "과거 중앙회 부회장을 맡던 시절을 떠올리면 주요 부처와 국회에 약사 출신 인물들이 많아 회무에 큰 도움이 됐다"며 "대외활동 능력을 갖춘 약사들이 똑똑한 공약을 앞세워 선거 경쟁을 펼치고 추후 정부부처, 국회와도 활발히 소통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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