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용량-약가연동제의 모순과 역주행
- 데일리팜
- 2019-01-14 06:20:21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김성호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전무
- PR
- 전국 지역별 의원·약국 매출&상권&입지를 무료로 검색하세요!!
- 데일리팜맵 바로가기

합리적 약품비 관리를 위한 협상 개선이란 제목도 달렸지만 누가 봐도 약가인하가 주 목적이고 주요 골자는 현행 10%의 약가인하 상한을 20~40%까지 확대해야 된다는 게 핵심이다.
이 제도는 보험등재 당시 추계된 예상 사용량보다 청구량이 늘거나 전년도보다 일정부분 청구량이 늘면 약가를 인하하는 규정인데, 사실 회사가 약가인하를 막기 위해 전문약의 사용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다. 달리 말해, 연구비를 투자해 좋은 약을 만들어 경쟁사보다 마케팅을 더 잘하면 약가인하 벌칙을 받게 되는 구조다. 비약하자면 많이 팔리면 이윤도 더 남으니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단순 논리인데, 여기에 연구개발비의 선순환 구조 또는 사용량확대의 원인과 파급효과는 안중에도 없는 듯 보인다.
보고서에서는 상한선을 올리는 해외 사례로 일본의 높은 인하율을 들었다. 왜 일본만 볼까 의구심도 있지만 두 나라 비교에서 간과한 점 몇 가지가 있다. 일본에서는 간염치료제나 면역항암제의 시장확대에 따른 약가재산정으로 인하폭이 30~50% 에 이른다고 강조하지만 등재 당시 가격 수준을 놓고 한일간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C형 간염치료제는 일본이 그렇게 높은 비율로 인하를 했음에도 현재 50만원 대인데 반해 국내보험상한가는 1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면역항암제도 대폭 인하했지만 지난 6월 기준으로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위험분담제로 등재되었으니 여기에 환급율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모든 약제를 허가 후 60일 이내 보험등재를 원칙으로 하는 일본의 제도적 차이 외에도 일본은 신약가격을 결정할 때 외국약가 비교해서 프리미엄까지 챙겨준다. 이에 반해 선별등재 방식을 택한 우리나라는 등재기간이 18~29개월 가까이 걸리는데다 제네릭을 포함해 대체약제와 비교해서 낮추고 추가로 외국과 비교해서 더 깍는 약가결정의 이중구조를 일본과 동등하다고 보는 것은 비교 자체가 무리다. 산이 커야 굴도 크다고 한다. 사용량에 따른 인하율을 외국처럼 높이고 싶으면 먼저 약가결정구조를 바꿔서 사후관리제도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는 게 순리일 것 같다. 오죽하면 대기업 총수가 바이오시밀러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국내 오리지널 약가를 올려야 한다고 역설을 폈을까.
이번에 합리적 관리라는 명분하에 합리적 근거없는 절감액 크기를 미리 산정해 놓고 인하율을 제시하는 개선 방안은 목표를 정해 놓고 의도적으로 앞뒤를 끼워 맞췄다는 합리적 의심마저 든다. 그렇게 인하시키면 사용량이 조절되는지 정책의 실효성도 의문이다. 적정 사용량의 해법은 의료 환경의 개선에 달려 있음을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 제도하에서도 신약의 등재 후 5년 평균 인하율은 17%에 이른다. 사후관리의 무리한 합리화는 결국 신약등재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약가인하의 불확실성을 키워 국내약가를 참조하는 차이나리스크에 덧대어져 코리아패싱의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다.
단지 명분이 좋다는 이유로 국내 실정을 감안하지 않고 이미 제약강국이 된 특정 국가의 규제를 취사선택하여 정책에 활용하는 건 지나친 왜곡이다. 사후관리가 미흡하다고 해서 건보공단이 약가결정 연결고리의 구조적 문제점을 간과한 채 자기만의 역할에만 충실하다 보면 좁은 논리의 모순에 빠질 수 있다. 이래저래 약가결정의 일원화가 필요한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13년 전 악몽 재현되나"…유통·CSO업계 약가개편 촉각
- 2'묻지마 청약' 규제했더니...상장 바이오 공모가 안정·주가↑
- 3의사 남편은 유령환자 처방, 약사 아내는 약제비 청구
- 4[기자의 눈] 절치부심 K-바이오의 긍정적 시그널
- 5비대면 법제화 결실…성분명·한약사 등 쟁점법 발의
- 6[팜리쿠르트] 삼진제약·HLB·퍼슨 등 부문별 채용
- 7유통협회, 대웅 거점도매 연일 비판…“약사법 위반 소지”
- 8제일약품, ESG 경영 강화…환경·사회 성과 축적
- 9희귀약 '제이퍼카-빌베이' 약평위 문턱 넘은 비결은?
- 10약사회, 청년약사들과 타운홀 미팅...무슨 이야기 오갔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