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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사장 건물에 약국 들어서니…처방독점 현실화

  • 이정환
  • 2019-01-17 15:54:58
  • 금천 H병원 인근 약사들 "개설허가 이해 못해...처방수요 50% 급락"

편법 원내약국 개설 논란에 휘말렸던 금천구 H병원 인근 약사들이 급격한 처방전 하락으로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논란이된 원내약국이 자리한 H병원 이사장 건물에 입원병동·간호사실·내시경센터·산부인과·종합검진센터 등이 차례로 입점, 정상운영을 시작하면서 사실상 원내약국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H병원 인근 A약사는 "당초 병원 이사장 별도 건물 1층에 약국을 들일 때 H병원 진료실이나 병동은 들이지 않기로 했지만 12개 층 중 9층을 H병원이 쓴다. 이게 어떻게 원내약국이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 약사는 H병원과 1분거리 별도 건물 1층에 약국이 들어서면서 기존 대비 처방전 유입률이 50% 가까이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지금까지 십 수년간 약국을 운영한 업력탓에 단골환자 등 고정매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편법약국으로 약국가 생태계가 파괴됐다는 게 A약사 주장이다.

실제 H병원 이사장 소유 건물은 입구를 들어서면 1층 로비 중앙에 약국이 표기된 병원 안내도가 배치되는 등 환자나 방문객이 해당 건물을 H병원으로 인식할 만한 요소가 눈에 띄었다.

층별 건물 정보에는 1층 약국·커피숍, 2층 치과·의료기 3층 소아과의원이 기재된 동시에 4층부터 12층까지는 H병원 병동과 간호사실, 내시경센터, 종합검진센터, 산부인과, 간호부·심사팀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인근 약사들은 H병원이 별도 건물을 짓고 약국을 들이면서 법망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1층, 2층, 3층에 커피숍, 치과, 소아과를 임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근린생활시설로 인정받아 병원 단독 건물이 아닌 점을 어필, 원내약국 불법성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약사 주장에 보건소도 일정부분 공감하면서도 법적 기준을 들이댔을 때 모호한 점이 다수고, 실제 1층~3층은 병원이 아닌 근생시설로 허가받아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A약사는 "건물 착공 초기부터 약국 입점 소문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완공 이후엔 정도가 더 심해졌다"며 "논란 당시 보건소나 병원은 별도 건물에 약국을 넣으면서 상위 층을 병원 진료 용도로 쓰지 않을 것이란 구두 약속을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A약사는 "아무리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지만 누가봐도 H병원 건물인데다 실제로 9층에 걸쳐 진료와 검진행위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게 어떻게 편법이 아닌지 납득이 어렵다"며 "꾸역꾸역 약국을 운영하고 있지만 좌절감이 앞선다"고 했다.

해당 건물에 약국 개설을 허가한 관할 보건소는 건물 외관이 병원인지 알 수 없도록 홍보물 등을 설치하지 말라는 조치를 내렸다면서도 이미 개설된 약국을 취소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논란이 있던 사안이지만 여러가지 절차를 거쳐 최종 개설이 확정된 건으로 약국 취소는 불가능하다"며 "건물 내 홍보물 관련해서는 사실로 확인된다면 실사로 현장을 확인하고 약사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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