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약사→사시합격→연수원 차석…이젠 김앤장으로
- 정흥준
- 2019-01-22 17: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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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이제하 약사의 법조인 변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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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그동안 치열하게 살지 못 했을까". 이름 모를 누군가의 합격기를 읽어내려갈 때마다, 근무약사의 마음 한 켠에는 아쉬움이 자랐다.
그렇게 시작한 신림동 고시생활. 근무약사는 2년만에 사법고시를 차석으로 패스했다. 사법연수원 역시 차석으로 수료한 이 약사는 국내 최대규모 로펌인 '김앤장'에 취직해 오는 2월 출근을 앞두고 있다.
약사 출신 변호사, 이제하(31, 영남대) 씨의 이야기다. 인터뷰를 위해 카페에서 만난 그의 첫 인상은 차분하고 따뜻했지만, 굳게 다문 입술에는 지난 수년간의 시간이 담겨있는 듯 보였다.
그는 2007년 영남대 약대에 입학 후 한 번의 휴학 없이 2011년 졸업했다. 곧장 군 입대를 한 그는 전역하던 해에 약사 국가시험에 합격한다. 이후 본가인 김해에서 근무약사로 일을 하던 그는 약 13개월 만에 사법고시 도전을 결심한다.
"2013년에 전역해 김해에서 1년간 약사 업무를 하다가, 2014년 4월에 상경해 사법시험을 준비했어요. 약사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보단 치열하게 살아본 경험이 없었던 아쉬움과 아직 도전의 기회가 남았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죠.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가족들과 친구들 중에 법조인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사법고시 도전이라는 중대 결정을 내리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다름아니라 본인의 성향이었다. 대화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도전’과 ‘치열하게’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했다.
"사법고시를 준비할 때 이정도로 열심히 살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열심이었죠. 당시에는 실패하더라도 얻는 것이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요. 물론 실패하더라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더 용기낼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아침에 시작한 고시공부가 늦은 새벽에 끝나는 것은 일상다반사였다. 때론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 태블릿을 세워놓고 교과서를 읽으면서 밥을 먹었다.
"실패의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어요. 현재 사법시험은 폐지됐지만 합격률이 높지 않기에 필연적으로 불합격률이 높은데, 노력이 끝내 보상받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공부한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다만 그는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았던 준비 기간 동안 스스로도 성장하고 있다고 체감했다. 그 결과 차석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고시를 패스할 수 있었다. 사법연수원에서의 2년도 마찬가지였다.
사법연수생들은 시험 성적에 따라 원하는 진로를 선택할 수 없게 된다는 부담감을 떠안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짓누르는 부담감 속에서도 그는 차석으로 연수원을 수료하며, 김앤장에 취직했다.
김앤장이라는 대형로펌을 선택한 이유에는 약사로서의 전공을 살리고 싶다는 판단과 개인적인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검찰 진로에 대해선 형사법보다 민사법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 배제했고, 법원은 우리 기수부터는 10년간의 법조경력이 있어야 판사로 임관할 수 있어요. 결국 재판연구원이 선택지에 남았는데 소송보다는 자문분야에 관심이 더 많았고요. 또 약사로서의 전공과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이해가 제 강점이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지식재산권, 건강보험 이슈 등의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외에도 그는 연수원에서 만난 아내와 지난 12월 결혼을 했고, 인제대 약대에 재학중인 여동생도 있었다. 때문에 장남으로서 가계에 도움을 줘야한다는 책임감도 컸다는 것.
"수입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약국을 운영하는게 더 좋을 수도 있어요. 워라밸도 마찬가지고요. 판례와 제도, 법제정 등이 매번 새롭게 변화하기 때문에 늘 공부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삶이죠. 하지만 만약 자신이 바라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약사나 약대생이 있다면, 두려워하지말고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그는 약사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군보다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든 말든 실망스러운 일은 일어난다, 그러나 그 실패를 통해 자신을 알게되고 남들과는 다른 독창성을 갖게된다'며 미국 쇼호스트 코난오브라이언의 말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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