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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첫 성적표 '뚝'...캐시카우 세대교체 성장통

  • 천승현
  • 2019-05-01 06:15:18
  • 1분기 영업익 14년만에 100억 못 미쳐...수두백신 입찰 지연으로 매출공백 발생
  • 헌터라제·독감백신 등 순항...인슐린 제품 장착으로 반등 가능성

녹십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실적도 고개를 떨궜다. 수두바이러스 백신의 입찰 지연이라는 변수로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 도입상품 판권 이전도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가 새로운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한데다 수입 인슐린 제품의 장착으로 수익창출원(캐시카우)의 세대교체가 활발히 전개 중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녹십자의 지난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0.5% 줄었다. 매출액은 2868억원으로 전년보다 2.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53억원으로 71.4% 줄었다.

지난해에 이어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3349억원으로 전년보다 3.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02억원으로 전년대비 44.5%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6년만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녹십자의 영업이익은 독감백신 폐기 대비 충당금이 반영되는 4분기에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이듬해 1분기부터 반등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4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인 흐름이다. 녹십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00억원에 못 미친 것은 2005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분기별 녹십자 매출(왼쪽) 영업이익(오른쪽)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녹십자의 1분기 실적부진은 자체 연구개발 역량보다는 외부 요인의 영향이 크다.

수두바이러스 백신의 입찰 지연이라는 돌발 변수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녹십자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와 입찰을 통해 수두바이러스 백신 수두박스를 공급해왔다. 녹십자는 지난 2017년 초 PAHO의 입찰을 통해 2년간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수두박스는 지난 2년간 11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수두박스의 매출은 2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155억원보다 87.1% 축소됐다. 회사 측은 “PAHO가 올해 공급분의 입찰을 아직 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두박스 매출은 PAHO 공급물량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데 PAHO의 입찰공고가 지연되면서 올해 수두박스의 수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셈이다. 수두박스의 1분기 수출실적은 10억원에 그쳤다.

PAHO가 조만간 수두백신의 입찰을 실시해 녹십자가 공급계약을 따내면 예년의 수두박스 실적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PAHO의 입찰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입찰이 이뤄지더라도 낙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수두박스의 매출 공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도입상품의 매출 공백도 녹십자의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녹십자는 지난해까지 노보노디스크의 인슐린 제품을 판매해왔는데 올해부터 쥴릭파마가 해당 제품의 유통을 담당하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노보노디스크 인슐린 제품으로 14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녹십자가 자체 R&D 역량을 통해 개발한 영역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인 고무적이다.

녹십자가 자체개발한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는 1분기에 1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 늘었다.

지난 2012년 국내 허가를 받은 헌터라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2형 뮤코다당증'으로 불리는 헌터증후군은 남아 10만~15만 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인 헌터증후군은 골격이상, 지능 저하 등 예측하기 힘든 각종 증상을 보이다가 심할 경우 15세 전후에 조기 사망하는 유전병이다. 국내 환자 수는 70~80명 가량에 불과하다.

녹십자는 헌터라제의 해외시장도 공략도 순항 중이다. 녹십자는 현재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등에 헌터라제를 공급 중인데 1분기 수출 실적이 57억원으로 내수 매출(41억원)보다 많았다.

녹십자의 주력제품 독감백신도 실적 호조를 기록 중이다. 녹십자는 최근 PAHO의 2019년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3570만달러(약 403억원)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남반구 지역으로의 수출보다 55% 증가한 규모다.

녹십자는 지난 2017년 독감백신의 누적 수출액이 2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6년째 PAHO 독감백신 입찰 부문 점유율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이번 입찰에서는 국산 4가 독감백신이 PAHO 시장에 처음으로 공급됐다. GC녹십자가 이번에 수주한 전체 물량 중 4가 독감백신 비중은 20%를 차지한다.

녹십자는 노보노디스크 인슐린 제품 매출 공백에 따른 대비책도 마련한 상태다. 녹십자는 지난해 11월 인도 제약사 바이오콘이 개발한 당뇨병치료제 ‘글라지아(인슐린글라진)’를 출시했다. 글라지아는 하루 한 번 투여하는 장기 지속형 인슐린으로 사노피가 판매 중인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국내에 앞서 유럽과 호주에서도 출시된 바 있다.

녹십자는 지난 1월 한독과 글라지아 프로모션 및 도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글라지아의 국내 마케팅과 영업 활동은 한독이 담당한다. 글라지아가 기존 도입상품의 매출 공백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는 분위기다.

녹십자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원가 상승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연간 실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최근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대규모 독감백신 수주를 이끌어낸 만큼 2분기에는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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