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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첫 백혈병신약'의 힘겨운 시장경쟁과 기대감

  • 천승현
  • 2019-06-13 06:15:40
  • 슈펙트 1분기 매출 11억...글리벡·타시그나 등 경쟁약물과 큰 격차
  • 일양 "국내 매출 증가세...중국 시장 등 성공 기대감"

‘아시아 첫 만성골수성백혈병 신약’ 타이틀을 달고 등장한 일양약품의 ‘슈펙트’가 좀처럼 시장에서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영업력 강화, 사용범위 확대 등 다양한 여건이 마련되면서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경쟁약물과 비교하면 아직 역부족이다. 다국적제약사의 신약보다 뒤늦게 시장에 진입한 후발주자라는 이유로 힘겨운 경쟁을 펼치는 형국이다. 일양약품 측은 점차적인 국내 매출 확대와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12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슈펙트 매출은 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5% 늘었다. 지난 2012년 1월 국내개발 신약 18호로 승인받은 슈펙트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사용하는 약물이다. ‘아시아 최초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시장에 등장했다.

슈펙트의 발매 초기 매출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2017년 4분기부터 분기 매출 10억원대를 유지하며 점차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 집계에 따르면 슈펙트의 지난해 매출은 6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16억원어치 팔렸다.

하지만 경구용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시장이 연간 1000억원 가량을 형성하는 것을 고려하면 슈펙트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바티스의 글리벡이 창출한 경구용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시장은 2007년 BMS의 스프라이셀과 노바티스의 타시그나 등이 진입하면서 경쟁체제가 형성됐다.

지난 1분기 글리벡이 가장 많은 1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타시그나와 스프라이셀이 각각 97억원, 65억원으로 글리벡을 추격 중이다.

이중 타시그나는 2015년 1분기 46억원에서 4년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타시그나는 지난해 4분기 글리벡의 매출을 앞지르기도 했다.

분기별 경구용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매출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아이큐비아)
당초 스프라이셀과 타시그나는 글리벡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 내성 환자에 사용하는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지만 슈펙트 허가 직전에 1차치료요법 승인을 받았다. 슈펙트가 발매 초기에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은 배경이다. 글리벡을 포함해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4개 중 슈펙트만이 2차치료제로 남았기 때문이다.

슈펙트는 2015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규환자 처방이 가능하도록 허가사항이 변경됐고 2016년 2월 건강보험급여 대상도 1차치료제로 확대됐다. 그럼에도 좀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슈펙트의 국내 마케팅과 영업은 대웅제약이 맡고 있다.

사용범위 확대로 매출이 급등한 '놀텍'의 사례처럼 일양약품이 내심 기대했던 반등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일양약품의 첫 신약인 항궤양제 놀텍은 지난 2009년 허가받은 이후 적용 질환이 다양하지 않다는 이유로 매출은 미미했다. 놀텍은 2012년 시장 규모가 큰 역류성식도염 적응증을 따냈고, 이후 헬리코박터(H.pylori) 제균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놀텍은 지난해 262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슈펙트의 더딘 성장세 요인은 후발주자의 한계로 지목된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이라는 특성상 신규 환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스프라이셀과 타시그나가 한발 먼저 시장에 진입하면서 슈펙트의 확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글리벡 제네릭의 등장도 슈펙트의 부담 요인이다. 지난 2013년 6월 글리벡의 특허가 만료되자 한미약품, 종근당, 동아에스티 등 10여개 업체가 제네릭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 업체는 제네릭 가격을 특허만료 전 글리벡의 10%대 수준까지 떨어뜨리며 공격적으로 시장에 침투했다.

슈펙트는 지난해 2차치료제 적응증과 보험급여 기준이 삭제되는 악재를 경험했다. 하지만 2차치료제 시장은 연간 100억원에도 못 미쳐 매출 타격은 미미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슈펙트의 누적 처방 건수가 많지 않아 시판 후 조사 일정도 수정되기도 했다. 슈펙트는 시판허가를 받으면서 6년 동안 3000건의 시판 후 조사(PMS)를 진행하도록 약속했지만 기한내 조사 건수를 채우지 못했다. 결국 식약처는 지난해 PMS 기간을 3년 연장하고 조사 건수는 3000건에서 300건으로 줄여주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슈펙트의 점차적인 처방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슈펙트의 사용 경험과 신뢰도가 축적되면서 매출도 증가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43개 국공립 대학병원에 랜딩됐고 신규환자 처방 등으로 매출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슈펙트의 해외시장 공략도 진행형이다. 중국 시장 성공이 일양약품이 기대하는 가장 큰 반전카드다.

일양약품은 지난 2013년 10월 양주일양 유한공사와 슈펙트의 판매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공장 건설을 완료했다. 이 계약으로 일양약품은 계약금 100만달러를 2016년 11월에 받았다. 양주일양은 일양약품과 중국 고우시 정부가 투자 설립한 회사다.

일양약품과 양주일양은 지난해 중국 의료기관 24곳에서 총 238명(슈펙트 시험군 119명, 글리벡 대조군 119명)의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중국은 매년 1만2000명 이상의 백혈병 신규 환자 발생과 고가의 다국적사 백혈병 치료제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많다”라면서 “슈펙트를 경쟁적인 약가와 양주일양의 중국 진출 후 굳건히 쌓아 온 입지를 기반으로 성공적인 중국 출시를 기대한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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