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으로 하나된 보건의약인들...200명 모여 열전
- 이정환
- 2019-06-23 17: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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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로회복조-원상재 약사, 활력충전조-추삼호 의사 우승
- 이진수·곽형준·이동희·이광열 최강부 4강 진출
- 유한양행, 올해도 후원..."보건의료전문가와 함께 발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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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들이 반상 위 백돌과 흑돌로 바둑 기량을 겨루는 자리가 마련됐다. ‘신선들이 무릎 썩는 줄 모르고 둔다’는 우스개가 붙을 정도로 매력있는 바둑, 보건의료계 최강자는 누구일까.
23일 일요일 오전, 데일리팜과 메디칼타임즈, K바둑은 소위 대한민국 두뇌 상위 2%로 불리는 '보건의료전문가 바둑 대회'를 개최했다.
개막 시간인 오전 10시가 가까워지자 보건의료인들은 편한 복장으로 대회장인 서울 신촌 연세대 백양누리홀에 모여 들었다.

지난해 약사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바둑 대회가 올해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로 대회 규모를 넓힌 게 영향을 미쳤다.
정식 대회는 5단 이상 최강부인 면역증강조, 4단~1단의 피로회복조, 1급 이하 활력충전조로 나눠 진행됐고, 보건의료인 가족·친지 중 바둑애호가들도 명사초청 A조와 B조로 나눠 대회에 참여했다.
상금 시상 기준은 면역증강조의 경우 우승 100만원, 준우승 70만원, 3위 50만원, 4위 30만원, 5위~8위 각 10만원으로 책정됐다.

흑돌과 백돌을 주고 받으며 상대방의 수를 먼저 읽고 내 수를 펼쳐 유리한 대국을 이끌려는 보건의료인 간 수 싸움은 소란스러웠던 장내 공기를 한 순간에 차분히 가라앉혔다.
대회에는 지난해 제1회 약사 바둑대회에 참가했던 다수 약사들을 비롯해 총 200여명의 보건의료인들이 자리했다.

다수 참가자들은 대회 규모가 커지는 동시에 대국 진행도나 대회 완성도 역시 전년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최강부(면역증강조)의 경우 지난해 대비 기력이 크게 상승해 예선 통과 조차 만만치 않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최강부는 총 8개조로 구성됐는데, 4인으로 짜인 조별 리그전에서 3전 전승을 해야 안전하게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최강부는 4강 진출자까지만 대국을 완료했다. 준결승과 결승은 추후 K바둑이 계획한 일정에 따라 치러진다.
대국 결과 면역증강조 4강 진출자는 김해 메가병원 이광열 정형외과 전문의, 천안 한마음 정형외과 이동희 원장, 한국노바티스 곽형준 약사, 이진수 약사(약국 휴업중)로 결정됐다.
결승전 대진은 이광열 전문의와 이동희 원장 간 대국 승자와 곽형준 약사와 이진수 약사 간 승자가 맞붙게 돼 의·약사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아울러 유창혁 사범과 이창호 사범, 양재호 사범, 하호정 사범, 김미리 사범은 참가자들에게 다면기 지도대국도 진행했다.
다면기(多面棋)란, 한 사람이 여럿을 상대로 동시 대국하는 바둑을 일컫는다. 프로기사가 아마추어 애호가들에게 지도바둑으로 베푸는 게 일반적이다.
참가자들은 보건의료인이 바둑으로 화합하는 장이 마련된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의약사와 치과의사, 한의사가 각자 직능과 상관없이 오로지 바둑으로만 기량을 겨루고 소통하는 풍경이 흔했던 과거를 떠올리는 대회가 마련돼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보건의료인들과 대국할 수 있다는 자체가 큰 즐거움"이라며 "다만 대회가 아직 의료계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의사 참가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이승호 약사는 "데일리팜 홈페이지를 통해 대회 소식을 듣고 참가를 결정했다. 바둑을 둔지는 4년 정도로 기력은 짧지만, 대회에서 내 바둑을 둬보고 싶었다"며 "홍보가 더 활성화되면 주변 보건의료인 동료들도 참석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우승자이자 올해 최강부 4강에 오른 곽형준 약사는 "확실히 참가자들의 기력 수준이 올랐다. 3승으로 예선 통과했지만, 가까스로 이겼다"며 "데일리팜과 유한양행이 보건의료인들에게 바둑을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준데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곽 약사는 "초등학교 2학년때 바둑을 접해 연구생 시정을 보냈었다. 바둑이 주는 매력은 역시 끊임없이 사고를 요구한다는 점"이라며 "때론 정석이 주효하고 어쩔 땐 창의적인 바둑이 먹힌다. 나이를 초월해서 기력으로 소통하며 단박에 사람 간 거리를 좁혀주는 게 바둑의 묘미"라고 했다.
이 약사는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바둑을 접하고 매력에 빠졌다.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이 단지 바둑을 즐겨왔는데 4강에 올라 얼떨떨하고 기쁘다"며 "후배 약사와 타 직능 보건의료인들과 함께 바둑판을 마주하며 삶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준결승전에서 좋은 대국을 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강부 4강 타이틀을 얻은 이동희 원장도 "천안의사회 부회장직을 맡으며 기우회장도 겸하고 있다. 목표는 우승"이라며 "유치원 때 처음 접한 바둑은 군의관 시절 다시 제대로 두게 됐다. 유창혁 사범과는 국민학교 시절 대회 결승에서 맞붙어 졌었다. 세월이 흘러 대회에서 만나게 돼 즐겁다"고 했다.
이 원장은 "바둑은 오묘하고 변화무쌍하다. 진 줄 알았던 대국이 순식간에 뒤집힌다. 죽었던게 되살아날 수 있는 스포츠는 바둑이 유일하다"며 "대회를 통해 다양한 직능과 바둑으로 호흡하고 이창호, 하호정, 유창혁 사범도 만날 수 있었다"고 표했다.
서울 광진구약사회 손효환 회장은 "초등학교 때 부터 바둑을 뒀다. 약사 기왕전 수상 경력을 갖고 있어 대회에 참가했다"며 "10년 전에는 각 지부별, 분회별 바둑대회가 활성화됐고, 동호회도 많았는데 지금은 침체된 상태다. 이런 대회가 더 반가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의약 4개 단체와 바둑 대항전이 펼쳐지는 풍경도 흔했는데 많이 사라졌다"며 "바둑은 정신적 피로를 풀어주는 두뇌 운동이다. 많은 약사들이 바둑으로 약국 스트레스를 해소하길 바란다"고 했다.
다면기 지도대국에 나섰던 유창혁 사범은 "지금까지 보건의료전문가들의 바둑 행사가 많았는데 최근 빠른 속도로 줄었다"며 "오늘 대회가 성대한 행사로 자리매김해서 기쁘고 개인적으로도 즐거웠다"고 피력했다.
유 사범은 "다면기에 실력이 강한 바둑 애호가들이 많이 참여했고, 평소 개인적 친분이 있는 분들도 많아 반가웠다"며 "젊은층의 바둑을 향한 관심이 줄어들어 안타깝다. 많은 보건의료전문가들이 바둑을 배우고 즐기길 응원한다"고 했다.

정 상무는 "이른 아침 대회장에 도착하는 보건의료인들을 바라보며 후원자로서 바둑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체감했다"며 "유한양행은 약사를 비롯해 보건의료전문가와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기업 이념으로 대회 단독 후원을 결정했다. 내년 대회에도 함께 호흡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데일리팜, 메디칼타임즈, K바둑이 공동주회하고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가 공동주관했다. 유한양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단독 후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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