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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제약바이오 옥석 가리기 시작됐다

  • 천승현
  • 2019-07-01 06:15:24

지난 한주 제약바이오 주식 시장은 한마디로 ‘곡소리’가 났다.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개발 중인 항암제의 글로벌 임상3상 실패 소식으로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으며 주가가 반토막났다. 이틀 만에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시가총액은 각각 1조4399억원, 2759억원 증발했다.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로 희귀질환치료제를 개발 중인 메지온은 같은 기간에 주가가 45.2% 빠졌다. 시가총액은 이틀 만에 4492억원 사라졌다.

헬릭스미스, 앱클론, 제넥신, 유틸렉스, 압타바이오, 테고사이언스, 신라젠, 올릭스 등 주목받던 바이오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의 하락을 경험하면서 기대감이 불안감으로 바뀌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마치 지난 2016년 9월말 한미약품의 베링거인겔하임 기술이전 과제 반환 소식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걸쳐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을 때가 연상된다. 당시 한미약품은 올무티닙의 권리 반환 이후 주가가 9월29일 62만원에서 두달여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당수 제약바이오주도 하염없이 곤두박질쳤다.

2015년부터 시작된 한미약품의 연이은 초대형 기술이전 소식에 업계 관계자나 투자자들은 마치 글로벌 성공에 근접한 듯한 착각으로 환호했다. 하지만 기술수출 과제의 반환이 실망으로 돌아오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됐다.

기술수출 과제의 개발 중단이나 권리 반환은 충분히 예상 범주에 포함되는 변수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됐고 주식 시장은 한층 성숙해졌다. 이후에도 기술이전 신약의 악재 소식이 들려왔지만 주식 시장은 예전처럼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최근 바이오기업들의 들쭉날쭉한 주가 흐름은 한편에서는 더욱 위태해보인다는 걱정이 든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의 기술수출 계약 성사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돌연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의 성분 변경 논란이라는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국내 최초의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받은 인보사의 성분이 허가사항과 다르다는 어처구니 없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허가 취소가 예고됐고, 해당 업체의 주가는 폭락했다. 정부가 허가한 신약에서 심각한 결점이 드러나자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거품을 제기하는 시선이 확산됐다.

최근 들어 매년 수십곳의 바이오기업이 주식 시장에 상장하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을 열광케 했다. 바이오기업들은 저마다 글로벌 시장 성공을 자신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대박의 꿈’을 품게 했다. 일반투자자들로부터 1000억원 이상의 자금도 거뜬히 수혈받기도 했다.

지난 28일 기준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순위 10위권에 제약바이오기업이 무려 6곳 포진해 있다. 이중 상당수 기업들은 아직 뚜렷한 개발성과나 실적을 보여주지 않은 상태다. 그만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뜨겁다는 방증이다.

바이오기업들의 주가는 끊임없이 냉온탕을 반복했다. 새로운 임상시험에 착수한다는 소식이라도 들리면 주식 시장은 즉각 화답했다. 경쟁약물의 임상 결과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임상 실패 소문만으로도 주가 종목창은 파란불이 커지기도 했다. 가끔 들려오는 주요주주의 주식 처분 사실은 실망으로 둔갑한 적도 있다. 일부 기업은 장 마감 후나 금요일 오후 늦게 불리한 내용을 공시하는 ‘올빼미 공시’로 투자자들을 분노케 하기도 했다.

사실 신약개발은 과학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일반인들은 명확한 가치를 판단하기 힘들다. 기업들이 발표하는 임상 데이터가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보여주는지 파악하기는 더욱 어렵다. 신약은 개발 단계마다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높지만 많은 이들은 성공에 베팅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극적으로 상업화 단계까지 도달하더라도 실제로 잘 팔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은 바이오기업들이 성공에 근접해 가는 상황에서 거쳐야 하는 성장통일지도 모른다. 개발 과정에서 적잖은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성공 사례를 배출할 가능성도 크다. 국내에서 아직까지 글로벌 무대에서 한 번도 내지 못한 성과가 머지 않은 시간내 가시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연구개발비를 어떤 기준으로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는지도 최근에서야 제시됐다.

지난 몇 년간 많은 바이오기업들은 성공을 자신하는 청사진을 숱하게 제시했다. 모든 신약은 개발단계가 진전되면 성패가 판가름 날 수 밖에 없다. 많은 신약 후보물질들이 주요 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며 성패의 기로에 서 있다. 냉정해야 할 때다. 이미 옥석 가리기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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