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약사가 바라보는 한국 의료체계 문제점
- 데일리팜
- 2019-07-19 09: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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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소민 강원도약사회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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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미국을 포함한 대다수 OECD국가와 제약회사는 전문의약품 대비 일반의약품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개발·영업을 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조제용약 비중이 클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이어진 우리나라의 의약분업. 하지만 상황은 미국과 달랐다. 전문약과 일반약 비중이 역전돼 약국은 조제에만 올인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제약사는 전문약이었던 자사의 외용제가 일반약으로 재분류되자 이에 불복하는 '분류조정 신청거부' 마저 진행했다. 특정 사례긴 하지만 외국 제약사와 상반된 태도를 보인 셈이다.
심평원의 '2018 급여의약품 청구현황'에서 청구금액 1위를 제외 하면 급성기관지염, 혈관운동성 및 알러지성비염, 급성편도염, 다발성 및 상세불명 부위의 급성 상기도감염 등이 큰 청구금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이를 약국에서 일반약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질환에 막대한 보험재정이 낭비되고 있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본다.
아울러 'OECD 건강통계 2017'에 의하면 공공의료가 취약한 우리나라 특성상 OECD국가 중 의료비 가계 직접부담 비율이 3위에 달한다. 한국은 1위에 랭크된 미국에 이은 상위 랭커다. 간단한 질환도 건강보험을 이용해 혜택을 보고 있는 현실 속 정작 각 가계에서 의료비로 지출하는 금액이 어마어마하다는 뜻이다. 결국 우린 고비용 저효율 사회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다.
어쩌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됐을까.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 '건강보험보장률 ={건강보험급여비 ÷ (건강보험급여비+법정본인부담금+비급여본인부담금)}×100' 위 계산 공식은 결국 병원을 찾은 환자로 인해 정부가 각 개인이 낸 금액이 건강보험 지불 금액 중 얼마를 차지하는지를 따진다. 건강보험보장률에서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환자가 지출한 금액은 전혀 집계되지 않는 셈이다.
반대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숫자가 많고, 보험이 적용되는 경우라면 그 비율이 높아진다. 경질환을 보험적용하는 것으로 건강보험보장률 수치는 높아지는 결과가 나온다. 반면 정작 돈이 많이 들어 가계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질환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밖에 없다. .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문제는 이 건강보험보장률을 중시하는 기본 정책방향에서 출발한다. 경질환은 열심히 보험적용을 하면서 보장률을 높이고, 정작 큰 가계 부담을 주는 분야 지원은 적어 의료비의 가계 직접부담이 커진다.
굳이 보험적용을 하지 않아도 경질환은 가계 부담이 작다. 경질환에 보험을 적용하면 오히려 사람들을 병원으로 유도해 불필요한 건보재정 지출을 촉진한다. 환자 입장에서 경질환에도 불구 병원을 다녀오면 약값 지출이 크게 줄어 무조건 병원을 가는 게 이득이란 인식이 커진다.
안구건조증에 인공눈물 일반약을 약국에서 그냥 사는 것보다, 같은 약을 병원에서 처방받아 오면 약값이 반 이하로 줄어드는 식이다. 이런 상황은 일반약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경질환으로 인한 건보재정 부담도 늘어만 간다.결국 정부가 건강보험보장률을 최우선의 덕목으로 붙잡고 있는 한,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의 바람직한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제약업계도 책임이 있다. 약료 공급시스템 왜곡 주원인이 정부라고 해도 제약업계 역시 정부가 만든 왜곡에 편승해 이익창출에만 급급할 뿐 아무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세티리진염산염은 일반약인데도 그 약의 일부 성분인 레보세티리진은 전문약이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많이 쓰이는 오메가3 역시 전문약이 있다. 전문약인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건강기능식품 허가를 앞 둔 상황에서도 제약협회는 이런 불합리 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전혀 내지 않는다. 반대로 전문약에서 일반약 전환된 제품의 허가변경조치를 취소하란 소송에만 바쁘다.
경질환은 약국이 다루는 게 사회적으로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선진국에서 이미 입증됐다. 이를 본 받지는 못해도 역행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제약업계 무관심 속 우리나라 의료체계 왜곡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환자와 함께 호흡하는 약사로서 눈살을 절로 찌푸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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