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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불확실성의 제약환경과 황금열쇠

  • 노병철
  • 2019-09-02 06:13:02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증권시장 격언 중 '시장에 항거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장이 무너지거나 폭등하는 상황에서 편협한 자기 판단과 예견/재단을 삼가라는 뜻이다. 한자성어로 표현하면 당랑거철(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힘은 헤아리지 않고 강자에게 함부로 덤빔)과도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금언은 헬스케어산업에도 정확히 들어맞는다. 지난 30년간 한국제약산업은 8배의 양적 성장을 이뤘다. 1988년 연간생산 기준 2.3조에서 2017년 17.3조원을 기록했다. 산업적 성장의 이면에서는 개별 제약사들의 팽창과 도태라는 희비가 양존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가장 실증적 사례는 2000년 의약분업 시행 이후 제약산업의 180도 판도변화다. 그야말로 당시 전문의약품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명확한 시그널이 지속됐지만 D사와 Y사 등 일부 제약사들은 변화와 변신에 둔감했고, 매출과 기업 브랜드 등을 막론하고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반면 시대의 흐름을 읽었던 H사 M사 등은 일약 수직상승해 30위권 상위제약사에 이름을 올렸고, 여전히 건재함을 자랑한다. 의약분업 이후 전문의약품 품목 수는 평균 11% 증가하고 있고, 일반의약품은 -1.97%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기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전문약:일반약 생산 비중은 83.4: 16.6이며, 유통 비중은 90:10로 나타났다.

1987년 이후 내국인의 특허 출원 수와 신약의 발매 그리고 R&D 투자비의 증가를 볼 때 물질특허제도 강화는 국내 제약산업의 혁신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88년 물질특허제도 강화 이후 국내 제약업계의 특허 출원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15년경에는 8000건에 육박하고 있다. 이중 내국인의 특허 출원건수는 연평균 27.7% 증가했다. 이는 1999년 국산 1호 신약인 SK케미칼 항암제 선플라주의 탄생에 크게 기여했고, 2018년 현재 30개의 국산신약과 100품목의 개량신약 개발의 주춧돌 역할을 담당했다. 지금도 제약기업의 성장 가능성 바로미터를 특허팀의 존재 유무와 역량에 둘만큼 중요한 업무와 비전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제약산업의 30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7.59%다. 이를 10년 단위로 나눠서 보면 1988~1997년: 13.7%, 1998~2007년: 5.45%, 2008~2017년: 4.25%로 집계된다. 저성장 시점의 이벤트로는 1998년 IMF: -4.1%, 2000년 의약분업: -5.9%, 2012년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일괄약가인하): -2.5% 등으로 대별된다. 여기서 생산량에 주목해보면, 1994년 GMP 의무화 제도 도입 전에 비해 후는 2.3배 증가하고, GMP생산시설을 선제적으로 투자한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해 7.41배 증가한 점도 특이점이다.

지난 30년간 규제와 제도변화에 따른 한국제약산업의 성장과 퇴보 요인을 분석한 결과 선제적 대응 또는 진취적 적응에 앞장선 곳이 혁신 제약사로서의 면모를 다하고 있다는 점은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다. 한 국가에서 제약산업의 성장, 시장의 진입과 퇴출, R&D 및 혁신의 방향성, 규제에 대한 영향 등을 알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역사적 흐름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 향후 30년 후의 경쟁적 이점의 필수조건은 새로운 컴파운드(NCEs), 연구개발 역량(R&D capability), FDA 승인 획득 능력(ability to obtain FDA approval) 등으로 대별된다. 역사적 거울로 반추할 때, 어쩌면 이는 새 시대 그리고 불확실성이 난무한 지금의 정책에 맞설 유일한 무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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