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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칼럼] 발기부전과 세조각 보형물수술

  • 데일리팜
  • 2021-03-03 06:12:53
  • 최형기 연세의대 비뇨기과 명예교수

어느날 우연히 60대 중반의 아랍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어떻게 찾아온 것인지 의아해서 병력을 자세히 들어 보았다. 이 환자는 10년 전부터 발기부전으로 다수의 미국 유명대학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고 말했다.

메이요클리닉에서 처음 세조각 보형물 삽입 수술을 받았었고, 그후 기계 고장으로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필자의 은사인 Montague 박사에게 두번째 수술을 받았다.

이후 다시 문제가 생겨 콜롬비아대학에서 3차 수술을 받았다. 다시 존스홉킨스대학에서 4 차 수술을 또다시 뉴욕대학에서 5차 수술을 받았다.

병원을 찾았을 당시 보형물이 요도를 뚫고나와 모두 빼 버리고 이제는 아무것도 없는 빈 페니스 상태가 돼 있었다. 다시 고쳐달라고 하니 미국의 유명의사들이 모두 고개를 저었고, 모든 네트워크를 가동해 이 문제를 해결할 의사를 찾아 나선 것이다.

수소문 끝에 발기부전 수술분야 최고 영예 '브란틀리스콧' 상을 받은 동양인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한국까지 찾아온 것이다. 처음엔 일본인인 줄 알고 일본에서 찾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고, 물어물어 한국까지 오게 된 것이다.

미국 유명대학병원에서의 시술도 실패로 돌아간 터라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경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10여 번의 수술에도 음경 사이즈는 그래도 비교적 큰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완전히 오그라들어 사이즈가 안 나오면 수술이 도저히 불가능할 텐데 그래도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여러 번 수술을 받으셔서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성공 가능성이 10% 정도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랍인 H씨는 "그래도 경험이 많으시니 잘해서 꼭 성공 시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수술 성공가능성이 10%도 안된다는 말에 H씨는 실망했지만 3일간 매일 병원을 방문해 수술을 요구했다. 집도했던 미국 의사들도 모두 포기를 했으니 이제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실패 가능성이 높아 포기하고 싶었지만 파트너 집도의인 최현민 원장은 한번 도전해 볼만 하지 않겠느냐고 수술 시도를 권유했다. 여러 번의 수술로 정상 해부구조가 다 망가졌으므로 허물어진 굴속에서 요도 손상을 피하고, 제 길을 찾아야하는 매우 어려운 깜깜이 수술이다.

보통 이런 사례는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모르기 때문에 국소마취가 아닌 전신마취가 필요하다. 고민 끝에 친정인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자문을 구해 그곳에 입원시키고, 수술은 우리팀이 하기로 결정했다.

전신마취 하에 수술이 시작됐다. 최현민 원장이 집도하고 필자가 조수/감수 역할을 맡았다. 많은 수술로 조직이 모두 굳어 있어서 정상적인 해부구조가 나오지 않았다. 섬유화된 조직을 조심스레 박리하며 해면체로 접근했지만 해면체 백막이 모두 섬유화돼 주위 조직과의 감별이 매우 어려운 상태였다. 무엇보다 주위 요도를 손상치 않게 관건이다. 다행히 한국인 평균 크기보다 커서 제 길을 찾아 CXR 18cm 보형물삽입이 가능했다.

실패를 예상했지만 수술은 기적적으로 대성공이었다.

7일간 입원 후 퇴원하는 그에게 "이젠 더 이상 욕심 내지마시고 잘 관리하면서 사용하세요. 그리고 행복하세요"라는 말을 건넸다.

*이 칼럼은 최형기 세브란스병원 명예교수의 비뇨기 임상 경험을 근간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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