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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연질캡슐, 코스맥스 제약사업 본격진출 신호탄"

  • 김진구
  • 2021-04-22 06:14:12
  • 박명훈 코스맥스파마 연구개발팀장
  • 두 액상성분 섞이지 않게 하면서 용출률·용출속도 높여
  • 현재는 게보린에만…"향후 타 진통제·감기약 등으로 확장"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최근 삼진제약은 자사 간판 브랜드인 게보린의 네 번째 제품으로 '게보린 릴랙스'를 출시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제품에 적용된 기술이다. 삼진제약은 '이중연질캡슐' 제형기술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두 개의 액상성분을 한 연질캡슐 안에 넣는 기술이다. 코스맥스파마는 세계 최초로 이 기술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코스맥스파마는 화장품 ODM 전문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코스맥스의 자회사다.

코스맥스파마는 이중연질캡슐로 의약품 ODM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개발을 주도한 박명훈 코스맥스파마 연구개발팀장은 "게보린 릴랙스뿐 아니라 다른 진통제와 종합감기약, 스타틴-오메가3 복합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액상성분 섞이지 않도록 한 알에 넣는 게 기술의 핵심"

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속 쓰림이다. NSAIDs 계열 진통제의 주요 부작용인 위장장애가 속 쓰림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처방현장에선 속 쓰림을 달래주는 제산제를 함께 처방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런 고민은 삼진제약도 마찬가지였다. 통증완화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속 쓰림은 없는, 그러면서도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는 진통제를 개발하고자 했다.

문제가 있었다. 빠른 효과를 위해 이부프로펜(진통제)과 마그네슘(제산제)을 액상으로 한 알에 넣고자 하니, 두 액상성분이 섞이는 것이었다. 산성인 이부프로펜과 염기성이 마그네슘이 섞이면 습윤·착색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안정성이 저하될 우려가 컸다.

삼진제약에 손을 내민 곳은 코스맥스파마였다. 전에 없던 기술인 '이중캡슐제형'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두 액상을 한 연질캡슐 안에 넣었음에도 성분이 섞이는 일이 없었다.

박명훈 팀장은 "유효성분 하나는 수용성으로, 다른 하나는 지용성으로 오일에 현탁해서 한 알에 두 성분을 액상으로 넣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제품을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시제품을 살피면 가운데 하얗게 띠처럼 굳어진 부분이 마그네슘에 해당한다. 양쪽으로 노란 빛을 띠는 부분에는 이부프로펜 성분이 자리한다.

박명훈 팀장은 "두 성분을 섞이지 않도록 하면서, 동시에 마그네슘 성분이 굳을 때까지 나머지 이부프로펜 성분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중연질캡슐의 확장성…진통제·감기약부터 스타틴 복합제까지

박명훈 팀장은 용출률과 용출속도를 이중연질캡슐의 장점으로 꼽았다. 몸에 흡수가 빠른 액상성분이 체내에서 각각 분리 흡수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당장은 게보린 릴랙스에만 적용된 기술이지만, 향후 다른 진통제나 종합감기약 등 OTC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감기약이나 진통제의 경우 빠른 효과를 원하는 환자를 겨냥해 연질캡슐로 만드는 것이 추세다. 이때 두 액상 성분을 한 알에 넣는 이중연질캡슐 제형이 활용될 것이란 설명이다. 종합감기약을 예로 들면, 감기약 성분을 액상으로 넣고 지용성 비타민을 한 알에 함유하는 식이다.

박명훈 팀장은 "지금은 두 가지 성분만 액상으로 연질캡슐에 넣었지만, 기술특성상 세 가지 성분을 넣는 것도 어렵지 않다"며 "다양한 액상성분의 복합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연질캡슐의 또 다른 장점은 생산성이다. 기존에도 연질캡슐 안에 또 다른 성분을 넣는 제형기술은 있었다. 액상성분 안에 정제를 넣고 연질캡슐로 감싸는 '콤비젤' 방식이다.

다만 콤비젤 방식은 생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정제가 액상성분과 섞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제를 만든 후 코팅을 하고 이를 다시 연질캡슐 안에 넣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정이 늘어나고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다.

반면 코스맥스파마의 이중연질캡슐 기술은 한 공정만으로 두 액상성분을 동시에 넣을 수 있다고 박명훈 팀장은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스타틴-오메가3 복합제로도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찬가지로 액상화한 스타틴 성분에 지용성인 오메가3를 더하는 방식이다.

◆코스맥스파마 의약품 ODM 사업 본격 진출의 핵심기술

코스맥스파마는 화장품 ODM 전문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코스맥스의 자회사다. 코스맥스는 전 세계 내로라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연구개발·생산한다. 지난해 매출은 1조6000억원으로, 화장품 ODM 기업 중에는 글로벌 1위다.

코스맥스그룹이 의약품 ODM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이다. 당시 코스맥스바이오 안에 의약품사업부를 신설했다. 다만 여전히 건강기능식품 ODM 사업이 중심이었다. 의약품 ODM은 비중이 적었다.

2018년 4월 의약품 CMO 업체인 투윈파마를 인수했다. 코스맥스파마로 이름이 바뀌었다. 지난해 3월엔 기존 코스맥스바이오 의약품사업부와 합쳐지며 재출범했다. 의약품 ODM 사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그룹사 차원의 결정이었다.

재출범 이후 코스맥스파마는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건기식 사업에서 노하우를 터득한 연질캡슐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 이중연질캡슐이다. 박명섭 팀장은 "2019년 4월쯤 개발에 착수했다. 실험실 설비를 제작한 것은 그해 12월이었다. 2020년 초부터는 시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지난해 말 기술을 완성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현재는 심사를 받는 중"이라며 "국내에선 최초다. 세계에서도 이런 기술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의약품 분야에선 여전히 정제와 주사제가 대세지만, 앞으로 연질캡슐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 우리 기술이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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