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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MZ세대와 일하는 법, 궁금하세요?

  • 안경진
  • 2021-08-23 06:15:27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재택근무하라니까 정말 일주일에 한번만 나오는 거 있지. 요즘은 팀원들 얼굴 보기도 힘들어. 모니터를 사달라고 요구하는 직원들도 있었다던데. MZ세대랑 일하기가 쉽지않아."

아무래도 '라떼'를 좋아할 것만 같은 중견 제약사 A부장님의 푸념이다.

MZ세대(1980~1994년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5년 이후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표현) 직원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조직문화를 둘러싼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대차이 등 조직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관리자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장기적으로는 우수한 MZ세대 직원들의 경쟁업체 유출을 막고, 미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에 신생 바이오기업 출범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보수적이기로 이름난 제약업계 내부적으로도 이 같은 위기감이 커져가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좋은 회사'로 어필하길 원한다. 제약업계에도 '아시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일자리 으뜸 기업', '대학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등 수려한 타이틀을 장착한 업체들이 즐비하다. 호칭파괴와 복장자율화부터 각종 복지, 소통, 커리어 지원정책 등을 도입하는 모습들을 지켜보자면 많은 제약사들이 MZ세대와 어울리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상당한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상은 어떤가. 일하기 좋다는 그 회사의 실무진들을 통해 접하는 민낯은 보도자료나 광고, 홈페이지에 노출된 모습과 너무도 다르다. 이를테면 영어 이름을 쓰는 상사에게 극존칭을 사용한다거나 이메일, 메신저를 통해 형식상의 보고를 마친 뒤 오전 8시에 인쇄물(보고서)을 들고 전무님 방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식이다. 복장자율화를 도입한 이후 정장은 애매하고 청바지나 반바지는 막상 용기가 안나서 '적당히 단정하고 캐주얼해 보이는' 출근룩 2벌을 돌려 입고 있다는 웃지못할 푸념도 들었다.

MZ세대가 진짜로 다니고 싶어하는 기업은 어떤 조직문화를 갖추고 있을까. MZ세대가 열광하는 기업 2곳의 사례를 들여다봤다.

안경·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브랜드 본부 산하에 뚜렷한 팀조직이 없다. 마케팅팀을 상시 운영하는 대신, 신규 프로젝트가 발생하면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팀을 꾸려 기획안을 제시하고 경쟁을 통해 프로젝트를 따내는 일종의 '경매 시스템'을 구축해놨다. 직원 입장에선 본인이 원하고 잘 할 수 있는 업무에 배치될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선 사내 경쟁을 통해 프로젝트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림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소 무색해졌지만 1년에 한번 금액 제한없이 회사에서 항공권을 사주는 제도는 내부 직원들이 꼽는 최고의 복지로 꼽힌다.

럭셔리브랜드 '구찌'는 MZ세대의 취향저격에 성공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구찌가 비고객층이던 MZ세대를 끌어당길 수 있었던 배경으론 '그림자위원회'가 지목된다. 마르코 비자리(Marco Bizzarri) 구찌 CEO는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원투수로 MZ세대를 점찍고, 30세 이하의 핵심 직원들로만 구성된 비밀조직을 꾸렸다. 이후 매주 임원 회의와 동일한 주제를 그림자위원회에서 토론하게 하고, 임원회의 결과와 상이할 경우 전면 재검토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가르치는 일종의 '리버스 멘토링' 전략이다. 구찌가 소비자 참여형 어플리케이션을 론칭하고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SNS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등 기존 럭셔리 브랜드와 차별화된 행보를 보인 데는 그림자위원회의 조언이 주효했다고 알려졌다. 그 결과 매출의 60% 이상이 MZ세대에서 젊고 쿨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물론 패션업계의 사례를 제약업계에 고스란히 적용하기엔 괴리가 있다. MZ세대가 바라는 조직문화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외국계 기업이나 다른 회사의 제도를 어설프게 차용하기 보단, 우리 회사에 걸맞는 조직문화상을 구축하는 데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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