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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내 아이가 쓸 연고니까요"…예비아빠의 개발 스토리

  • 김진구
  • 2021-11-04 06:15:58
  • 이승원 동아제약연구소 신제품연구팀 연구원
  • 화장품 성분 '쉐어버터' 업계 최초 연고류 부형제로 함유
  • "끈적임 적고 피부친화적…화장품연구원 시절 경험 살려"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연고·크림 제형 의약품도 화장품처럼 촉촉하고 끈적임 없이 바를 순 없을까.'

이승원 동아제약연구소 신제품연구팀 연구원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다. 그의 앞에는 덱스판테놀 성분 연고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가 놓여 있었다.

동아제약은 지난 2019년 연고 제형의 덱스판테놀 성분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덱스판테놀은 만성피부염과 습진, 기저귀발진, 일광피부염, 화상, 찢긴 상처(수유기 중 유두균열 등)에 효능이 있는 성분이다.

이미 해당성분 치료제 시장에선 한 제품이 약 95%의 점유율로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존 제품과는 뭔가 다른 특장점이 필요했다. 이승원 연구원이 아이디어를 냈다. 새 제품에 '쉐어버터'를 함유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쉐어버터는 아프리카에서 자라는 시어트리라는 열매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이다. 기존의 광물성 오일이나 합성 오일, 파라벤보다 피부친화적이고 안전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화장품연구원으로 4년간 일했던 경험을 살려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쉐어버터는 화장품 업계에선 피부친화적이고 끈적임이 적다는 장점으로 이미 널리 쓰이던 물질입니다. 기존 시장리딩 제품의 경우 윤활제·보조제로 파라핀 오일이 쓰인다는 점에서 더 피부친화적인 장점을 부각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개발 당시 그가 예비아빠였다는 점도 쉐어버터 아이디어를 내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덱스판테놀 성분 치료연고는 대부분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습진이나 기저귀 발진 등에 주로 쓰인다. 그 역시 아이가 태어나면 덱스판테놀 성분 치료연고 사용이 불가피했다.

"곧 태어날 아이에게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식물성 오일인 쉐어버터가 아무래도 광물성 오일이나 파라벤 보다는 피부친화적이기 때문입니다. 조금이라도 아기에게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쉐어버터를 함유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문제가 있었다. 의약품에선 한 번도 쉐어버터를 부형제로 사용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광물성 오일이나 합성 오일, 파라벤은 부형제로 허가돼있었지만 쉐어버터의 경우 비교적 최근 등장한 물질이기 때문에 부형제로 적용된 이력이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료보완 요청이 반복됐다. 부형제로 의약품에 첨가하더라도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했다. 부형제로 첨가했을 때 주성분의 효능·효과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근거도 마련해야 했다. 원료 규격부터 새로운 설정과 등록이 필요했다.

"꽤나 고생했습니다. 새로운 물질을 부형제로 등록하기 위해 안전성 입증 자료를 찾고 자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2년여 만에 제품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완제품을 테스트해보니 기대했던 대로 끈적임이 적고 밀착력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은 지난 7월 출시됐다. 이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약국가에서 꽤 좋은 반응을 얻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아제약 관계자에 따르면 'D-판테놀'은 출시 3개월 만에 시장 2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아이가 지난 6월 태어났습니다. 곧이어 제품이 출시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를 위한 선물을 마련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지금도 제 아이에게 이 제품을 쓰고 있습니다. 아내뿐 아니라 주변에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는 향후 다른 연고·크림 제형 의약품에도 그의 화장품 개발 경력을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D-판테놀 사례처럼 충분한 시너지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동아제약은 '노스카나겔'이란 대형 품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노스카나겔을 중심으로 연고·크림 제형 의약품 분야에서 라인업을 확장하고 싶습니다. 여기에 제 화장품 개발 경력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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