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약배송 편의성과 동시에 드는 우려
- 이혜경
- 2022-03-22 16:04:07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PR
- 전국 지역별 의원·약국 매출&상권&입지를 무료로 검색하세요!!
- 데일리팜맵 바로가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던 때라 보건소에 다녀왔다. 2시간 대기 끝에 PCR검사를 받았고,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7일 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PCR 양성 결과를 통보 받기 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던 동네의원에서 인후통 관련 약을 5일 치 처방해줬다. 세균감염증치료제, 해열진통소염제, 해열진통제, 가래제거약, 진해거담제 등 5정이 처방됐다. 확진자는 약국에 들어오지 말고, 전화를 하라는 안내문이 붙은 약국 밖에서 약을 받았다. 복약설명서가 종이로 프린트되어 봉투 안에 함께 들어있었다. 하지만 확진 1, 2일 차에 복용한 약은 인후통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새로 약을 처방 받아야 했다.
자가격리 재택치료를 경험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보건소에서 보낸 문자에는 심평원 사이트에서 재택치료 병원을 확인 후 약 처방을 받으라고 되어 있을 뿐, 1인 가구의 약 배송과 관련된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다. 먼저 확진을 받아 재택치료를 경험한 후배에게 연락했다. 닥터나우, 올라케어 등 배달 플랫폼을 알려주면서 "전화 상담 후 약국에 처방전이 전송됐지만, 자가격리 해제일까지 약 배송은 받지 못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자가격리 기간이었던 12일부터 18일까지 뉴스 헤드라인이 매일 '역대 최다 코로나 환자'로 도배되던 시점이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40만명을 넘어설 때였고, 14일부터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확진으로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오전에 배달 플랫폼에 접속해도 대기 시간 때문에 오후에야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격리해제일 즈음엔 배달 플랫폼에서 당일 약배송비를 5000원으로 책정하겠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넘치는 수요를 따라갈 수 없는 배달 플랫폼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넘치는 수요에 약사들이 우려하는 약화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서울시의 경우 보라매병원과 지자체에서 재택치료팀을 운영하면서 1인 가구의 약배송을 돕는다는 정보를 얻었다. 답은 보건소가 보낸 문자 속에 있었다. 자세한 설명이 없던 문자였지만, 결론은 심평원 홈페이지에서 동네 재택치료 병·의원을 검색해 전화하면 원스톱 해결이 가능했다. 물론 동네의원의 의지가 가장 중요했다. 내원한 환자 진료에 신속항원검사까지 정신없을 상황에서 코로나 재택치료 환자 전화상담까지 떠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자들이 가장 빠르게 전화상담부터 약배송까지 받는 방법은 배달 플랫폼도 보라매병원도 아닌 동네의원일 수밖에 없다.
환자들이 직접 지자체 재택치료팀에 전화해서 약배송을 문의하더라도 결국은 병·의원의 처방이 약국에 전달된 이후에나 원하는 답변을 듣게 된다. 하지만 동네의원이 전화상담 이후 약국에 처방전을 전송하고, 지자체 재택치료팀으로 약배송을 의뢰하면 '원스톱'으로 전화상담부터 약배송까지 완료된다. 자가격리 환자는 여러 루트로 문의 전화를 하지 않아도 동네의원에서 전화상담만 받고 기다리면 지자체 재택치료팀으로부터 약배송 주소지 확인 등의 전화를 받게 된다.
자가격리로 난생 처음 전화진료와 약 퀵배송을 경험했다. 2분 동안 의사와 전화상담을 하며 증상을 설명했고, 목이 아파 시럽제 처방을 요청했고, '콜대원시럽' 전국 품귀현상으로 정제로 처방해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의사는 지자체 재택치료팀으로 약 배송을 의뢰하겠지만, 코로나 환자 급증으로 퀵 배송이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더할 나위 없이 꼼꼼한 진료였고, 전화상담 2시간 후 지자체 재택치료팀에서 연락이 왔다. 주소지를 확인하고 최대한 오늘 내 배송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늦으면 새벽 배송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했다. 14일 오전 9시 쯤 전화상담이 이뤄졌고, 약은 15일 새벽 1시쯤 도착했다.
재택치료 전화상담으로 처방 받은 약은 진해거담제, 가래제거약, 기침가래약, 소염진통제, 위점막보호제, 가글액제 살균소독제, 스테로이드 등 7일 치가 퀵배송으로 왔다. 스테로이드는 따로 포장이 되었고, 증상이 심할 때 복용하라는 설명을 전화상담 때 들었다. 약국에서 보낸 봉지에는 따로 복약설명서는 들어있지 않았다. 약봉투에 복약안내가 간단하게 프린트돼 있었고, 혹여 있을지 모를 약화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약봉투에 그려진 약 모양을 확인해야 했다.
자가격리자가 되어 재택치료로 이뤄진 병·의원 전화상담과 약배송의 편의성을 경험하면서, 한 번 경험한 사람들의 원격진료 요구 목소리가 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진료를 위해 전화통화만으로 알려줘야 하는 개인정보(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보호와 퀵배송으로 받는 의약품 약화사고 우려가 함께 드는 것을 보니,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것 같다.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무상드링크에 일반약 할인까지…도넘은 마트형약국 판촉
- 2실리마린 급여 삭제 뒤집힐까...제약사 첫 승소
- 3췌장 기능 장애 소화제 국산 정제 허가…틈새시장 공략
- 4임상 수행, 사회적 인식…약국 접고 캐나다로 떠난 이유
- 5안과사업부 떼어낸 한림제약…'한림눈건강' 분할 속내는
- 6대웅 '엔블로', 당뇨 넘어 대사·심혈관 적응증 확장 시동
- 7주사이모 근절..."신고포상금 최대 1천만원" 입법 추진
- 8비상장 바이오 투자 건수↓·금액↑...상위 6%에 40% 집중
- 9“약 수급불안 조장”…제약사 거점도매 정책 약사회도 반발
- 10'엘라히어' 국내 등장…애브비, ADC 개발 잇단 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