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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후 혈전증, 한국인 특성 따로 있다"

  • 김진구
  • 2022-05-11 06:16:27
  • 정영훈 중앙대광명병원 교수
  • "동아시아인, 피가 맑아 혈전증 가능성 낮지만 약물 부작용 위험은 커"
  • "코로나 후 혈전증 치료에도 한국인 특성 적용...저용량 약물이 바람직"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가 1800만명을 향해 가는 가운데, 의학계에선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들 중 이른바 '롱코비드(Long-Covid)'라 불리는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롱코비드를 '코로나 발병 3개월 이내에 시작돼 최소 2개월 이상 증상이 있으면서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로 정의한다. 잦은 기침, 피로감, 호흡 곤란, 우울·불안, 인지 저하 등이 대표적인 롱코비드 증상으로 설명된다.

다양한 롱코비드 증상 가운데 특히 혈전증에 대한 우려가 크다. 관상동맥질환이나 폐색전증 등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외에서 코로나 감염 후 회복하는 시기에 혈전증이 진단되는 사례가 동시다발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영훈 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인종에 따라 또는 국가에 따라 코로나 감염 후 혈전증 발병 위험 정도에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은 피가 비교적 맑은 편인 동시에 약물 부작용으로 출혈의 빈도가 높은 편"이라며 "코로나로 인한 혈전증 치료 역시 여기에 맞춰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스·메르스보다 혈전증 위험 크다"

정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같은 계열 바이러스인 사스(SARS)나 메르스(MERS)보다 혈전증 발병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혈전증을 유발하는 기전을 설명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몸에 들어오면 혈액에 섞여 전신을 돌면서 수없이 많은 염증 세포를 자극한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염증물질이 혈액을 탁하게 한다. 이어 사이토카인 폭풍이라 불리는 과도한 '응고-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이 응고-염증 반응은 심장근육을 포함한 주요 장기의 손상을 일으킨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사촌 격인 사스(SARS)나 메르스(MERS)에 비해 이 응고-염증 반응 성향이 훨씬 강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코로나 감염 후 혈전증 발생과 관련한 102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환자 6만4503명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선 코로나 감염 후 정맥혈전증 비율이 14.7%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심부정맥혈전증이 11.2%, 폐색전증이 7.8%였다. 동맥혈전증을 앓는 경우는 전체의 6.4%에 그쳤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3.9%, 뇌졸중은 1.6%였다.

정 교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인의 코로나 감염 후 혈전증 위험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과거 사스나 메르스보다는 확실히 혈전증 위험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혈전증에도 '동아시아인 패러독스' 적용 가능"

정 교수는 인종 별로 코로나 감염 후 혈전증 발병 위험도에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를 '동아시아인 패러독스'라고 설명했다. 대체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인들은 다른 인종에 비해 피가 맑은 편이기 때문에 혈전증 발병 가능성도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 몸에 혈전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는 콜레스테롤·혈소판·염증인자·혈액응고인자·항응고작용·비만 등으로 다양하다. 여기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다양하게 영향을 끼친다.

실제 다양한 연구에서 동아시아권과 서구권의 혈전 유발 질환의 경향성이 확인됐다. 정 교수는 "실제 35~74세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동맥질환 관련 사망률의 인종 별 차이를 살피면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서구인에서 더 높게 나타나고, 출혈성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은 동아시아권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향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선 "동아시아인들은 대체로 다른 인종에 비해 피가 맑은 편이다. 그래서 서구권에서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이 더 높다"며 "반면 동아시아인들은 약물 부작용으로 출혈 빈도가 더 높다. 이로 인해 뇌출혈 사망률이 동아시아인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 혈전증에도 이같은 동아시아인 패러독스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특히 동아시아인에서 응고-염증 성향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의 경우 서양인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혈전증 발생 등 치명적 사건 빈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런 성향에 따라 코로나 감염 후 혈전증을 치료할 때도 한국인 특성에 맞게 진행해야 한다"며 "고용량 약물을 강력하게 쓰는 것보다는 환자 상태를 관찰하면서 저용량이면서 부작용 위험이 적은 약물을 쓰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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