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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제2의 다나허를 꿈꾼다면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다나허는 로슈, 애보트와 함께 글로벌 진단 시장을 이끄는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1984년 탄생한 다나허의 성장 원동력은 공격적 인수합병(M&A)에 있다. 지금까지 50건 이상 M&A로 덩치를 키웠다. 새 시장에 진출할 때 자체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유망한 기업들을 인수해 적극적인 경영 참여로 시장에 안착하는 방식을 주로 썼다. 분자 진단 기업 '세페이드' 치아 임플란트 제조 기업 '노벨바이오케어' 진단시약 기업 '베크만쿨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며 종합 의료기기 기업으로 성장했다.

다나허가 문어발 식으로 덩치 늘리기에만 집중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나허의 모든 M&A 활동은 회사의 비즈니스 철학이라 할 수 있는 'DBS(Danaher Business System)'를 근간으로 한다. 다나허는 '지속적인 개선'을 의미하는 일본의 '카이젠(Kaizen)' 원칙에 따라 자체 비즈니스 시스템 DBS를 구축했다. DBS는 사람·계획·프로세스·성과 4가지 원칙에 따라 인수 대상 기업이나 사업을 측정하고, 인수 후 전략 계획을 마련해 적용한다. 다나허는 이 DBS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현함으로써 경쟁사와 비교해 압도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국내에도 제2의 다나허를 꿈꾸는 기업이 등장했다. 최근 국내 M&A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른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다. 꾸준히 진단 연구에 매진해 오다가 코로나19로 매출이 수직상승하며, 지난해 3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조3640억원에 달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1636억원이다.

이후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공격적 M&A에 나섰다. 브라질 진단기기 유통사 '에코디아그노스티카'를 470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이탈리아 리랩과 독일 베스트비온을 각각 619억원, 161억원에 인수했다. 그리고 지난 8일에는 미국 진단기기 업체 '메리디안' 인수도 결정했다. 총 인수 규모 2조원에 달하는 국내 제약업계 최대 딜이다. 메리디안은 소화기계 진단에 강한 진단기기 업체로 꼽힌다.

나아가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추가 인수합병도 예고했다. 글로벌 주요 국가에 유통망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 의장은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엠텐 등 다양한 진단기기 제품을 늘리며 다나허와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기업 인수로 덩치를 키우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비즈니스 철학을 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반을 닦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생각된다.

나아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나름의 철학을 세우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내실을 다지고 외형을 늘리며 글로벌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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