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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약업계 장미란"...역도대회 휩쓴 여약사

  • 정흥준
  • 2022-08-17 17:44:32
  • 마리아 한국노바티스 RA
  • 최근 경기도의장배·서울시의장배 대회서 잇달아 1등
  • 크로스핏 6년-역도 4년... "행복한 취미가 업무 효율을 높여"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커다란 바벨이 달린 바가 체육관 가운데 놓여있다. 잠시 숨을 고르는 선수. 들이마신 숨을 깊이 눌러 담는 것도 잠시. 순식간에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역기의 무게를 버티며 다부진 몸이 가볍게 떨린다.

경기도의회의장배 생활체육 역도대회 영상에 담긴 마리아 (31·서울대 약대)약사의 모습이다. 이날 마리아 약사는 인상(역기를 한 번에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종목)과 용상(역기를 가슴 위로 받쳤다가 머리 위로 올리는 종목)을 합산해 122kg를 기록하며 1등 시상대에 올랐다.

일주일 뒤 열린 서울시의회의장배 역도대회에서도 적수는 없었다. 49kg 체급에서 잇달아 1등을 차지했고, 대회에서 보여준 놀라운 괴력 뿐만 아니라 약사라는 의외의 직업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인터뷰를 위해 카페에 앉아있는 마 약사의 작은 체구를 보며 역기를 들어 올리던 대회에서 모습을 떠올리긴 힘들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의 마 약사는 인터뷰가 끝나면 곧장 운동을 갈 예정이라며 수줍게 웃어 보였다.

한국노바티스 RA로 일하고 있다며 명함을 건넬 때까지만 해도 사무실에 앉아있는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질문을 주고받으며 얘기를 이어갈수록 영상 속 모습이 오버랩됐다.

“강동경희대병원에서 1년 근무를 하고 쥴릭에서 RA를 했었어요. 2020년 초에 노바티스로 옮겼죠. RA를 하는 대학 동기들 얘기를 듣다가 직무에 관심이 생겨서 시작했는데 벌써 4년 이상이 됐네요.”

“학창 시절부터 활동적인 걸 좋아했어요. 당시에도 체력이 좋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운동을 찾아서 하진 않았죠. 졸업 무렵 친구가 크로스핏을 추천하면서 시작했어요. 크로스핏은 크게 유산소, 체조, 역도 동작으로 구분이 되는데 운동을 할수록 점점 더 무거운 무게를 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마 약사는 크로스핏 2년차부터 역도체육관을 찾아 나섰고, 2019년부터 전문적으로 역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크로스핏과 역도를 매일 빠짐없이 2~3시간 해오며 힘을 길러왔지만 코로나로 그동안 대회는 열리지 않았다.

올해 대회가 열리기 시작하자 수백명이 참여를 했고, 그중에서도 마 약사는 두각을 보이며 상을 휩쓸었다.

“정확한 자세를 배우면 다치지 않고 무게도 늘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죠. 2019년도부터 역도 체육관을 다니기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예요. 코로나로 안 열리던 대회가 올해 재개됐고 체육관 대표부터 트레이너까지 수백명의 참가자들이 접수했어요. 숨은 고수들이 많다는 생각에 수상을 기대하진 않았어요.”

49kg 체급으로 참가한 마 약사의 경기도의장배 공식 기록은 인상 54kg, 용상 68kg으로 합산 122kg다. 비공식 기록인 인상 57kg, 용상 70kg을 경신하기 위해 대회 이후에도 매일 체육관을 찾고 있다.

“취미로 역도를 하고 있다고 하면 몸집이 커야 되지 않냐고 묻거나, 자주 다치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해요. 그런데 역도를 하면서 다친 적은 없었어요. 오히려 제대로 배워서 하다 보니 기존에 있던 허리 통증도 사라졌죠. 오히려 코로나가 한창 심해 체육관이 문을 닫을 때 몸이 더 쳐졌던 거 같아요.”

평일에는 가능하면 매일 운동을 하려고 하고, 퇴근 후에 시간이 안되면 아침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짧게 1시간에서 길게 2~3시간을 운동에 쓰고 있다.

일을 하느라 운동할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냐는 질문에 마 약사는 “일과 운동은 다른 에너지”라고 답했다.

“오히려 회사 생활이랑 개인 생활을 구분하지 않으면 계속 업무 관련 잡념에 빠지게 되죠. 운동을 통해 그걸 잠시 끊어주는 게 정신적으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돼요. 직장에서 나와 이후의 나를 분리하는 의식으로서 취미 활동은 도움이 많이 됩니다. 오히려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죠.”

또한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는 일로서도 취미 활동은 의미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존감을 갖게 되는 힘이라는 설명이다.

“학교 다닐 때는 약대생이고, 약사고시를 보고 나서는 약사가 정체성이죠. 그런데 그건 모든 약사들이 가진 정체성이에요.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지내다 보면 어느 순간 회의감이 들 수 있어요. 좋아하는 것들을 퍼즐 맞추듯 찾다 보면 내가 어디서 행복감을 느끼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자존감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아직 특별한 취미가 없으시다면, 여러 가지 취미를 해보며 찾아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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