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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백신수급 감사, 속 깊은 재고 필요하다

  • 이정환
  • 2022-09-01 16:51:08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등 의료·방역물품 수급·관리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계획이 정치권 화두에 올랐다.

감사원의 직무 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향한 야권 우려가 짙은 상황 속 후기 감사 목록에 코로나19 백신 수급이 포함되면서 여당과 야당이 기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이 정치적 중립을 어긴 채 문 정부 흠집내기를 위해 새 정부 공무원들을 표적으로 정치 감사를 벌인다는 주장이다.

반면 여당 국민의힘은 전 정부 백신 수급 감사는 보복 감사가 아닌 시스템 감사라는 감사원 입장에 힘을 싣는 상황이다.

결국 감사원 감사 계획을 놓고 여야가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야당이 코로나19 백신 도입 지연 등을 살피는 감염병 대응체계 분석 감사를 정치 감사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동의하지 못한다"며 "더 나은 백신 수급 시스템을 위해 좋은 처방을 내리려는 시스템 감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견 일리가 있는 답변으로 보이지만 과거 정부부터 지금까지 백신 등 방역물품 수급 업무를 담당 중인 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후반기 감사 목록에 백신 수급 지연을 포함한다는 뉴스 만으로 해당 업무 담당자나 관계자들은 사기 저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처럼 "정권 이익에 따라 매번 이런 식"이자 "재난 상황에서 고생한 공무원들만 괴롭히는 것"으로 읽힐 여지가 농후하다.

코로나19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전체가 처음으로 겪는 신종 팬데믹이다. 더욱이 당시 우리나라는 자체 개발 백신을 보유하지 못한 탓에 해외 개발사들과 대통령, 고위 공무원, 실무진들이 원격으로 소통하며 국내 수급·비축량 확보에 진력했던 게 사실이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감사원이 정권이 교체된 지 100여일 만에 팬데믹 혼란기 백신 수급 지연 원인을 밝히겠다는 감사 계획을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 예고한 것은 감염병 대응 최전선에서 국가·국민 방역에 진땀 흘렸던 공무원들에겐 날벼락 같은 결정일 수밖에 없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도 감사원의 백신 수급 지연 감사가 방역 업무를 저해하고 공무원들의 소극 행정을 야기할 것이란 야당 지적에 "공감한다"고 답하고 감사원과 감사 재고를 협의할 뜻을 밝혔다.

감사원법 제2조는 감사원의 지위를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해당 조항은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해서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고 명기하고 있다.

그런데도 감사원은 정권에 따라 과거 정부 주요 사업을 감사해 정 반대 평가를 내놓는 등 정치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통령과 여당 눈치를 보기 급급하다는 비난도 받아왔다.

코로나19 백신 등 방역물품 수급은 인류가 처음으로 겪는 신종 감염병 대유행의 혼란 속 이뤄졌다는 점과 오늘날 재확산 위험이 가시화 한 점을 감안해 감사 일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가·국민 방역을 최우선에 둔 감사원의 현명하고 속 깊은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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