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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기업 통 큰 투자가 주목되는 이유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LG화학이 지난 18일 미국 바이오텍 인수 소식을 알렸다. 약 8000억원을 들여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지분 100%를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국내 제약사 인수합병 역사상 3번째로 큰 규모다. 단일 기업 투자로는 SK의 앰팩 인수와 함께 최대 금액이다.

아베오는 VEGF(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억제제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얻는 데 성공한 20년 경력의 항암제 전문 바이오텍이다. 아베오의 신약 포티브다(성분명 티보자닙)는 계열 최초를 뜻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는 아니지만 활용 가능성이 많다. VEGF 억제제는 암을 직접 공격하기보다 암세포 증식에 필요한 영양소 공급로를 차단해 암세포를 굶겨 죽인다. 기전 특성상 다른 항암제와 쓰기 좋고, 특히 최근 항암제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면역항암제와 좋은 짝꿍이 된다.

LG화학은 예전부터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진출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22년 전 미국에 현지 연구법인을 세우고, 항암제 개발을 위해 미국 바이오벤처에 5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연구개발 비용도 매출액 대비 20%에 달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미 FDA 신약 승인을 따낸 곳도 LG화학이었다.

하지만 혁신신약 개발은 무척 까다로운 데다 경영상 문제로 글로벌 진출 결실을 쉽사리 맺지 못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는 분사와 구조조정, 흡수합병을 거치는 과정에서 신약 개발의 지속성을 이어가지 못했고 전문 인력도 대거 잃었다.

2016년 LG생명과학을 흡수한 LG화학은 다시 글로벌 제약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당뇨병 치료제나 필러, 백신 등으로 캐시카우를 확보해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등 신약 파이프라인에 투자했다. LG화학이 진행 중인 신약·백신 파이프라인은 23개에 달한다.

최근 회사는 개발 중인 통풍 신약으로 글로벌 3상 임상에 나섰다. 미국과 중국, 유럽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항암제 분야에서는 바이오텍 인수를 택했다. 물론 LG화학은 자체적으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고, 개수도 7개에 달한다. 하지만 모두 초기 1상 단계이고, 항암제 개발 경력이 풍부하지 않아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막대한 비용은 둘째 치고 상용화 경력이 풍부한 빅파마들도 후기 임상에서 개발이 고꾸라지는 경우가 많다.

아베오 인수는 LG화학이 항암제 개발과 글로벌 허가, 판매 전 영역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항암제 개발 전문 인력들을 얻게 됐을 뿐 아니라 아베오와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인 빅파마들의 개발 노하우도 습득할 수 있다. 추후 자체 보유하던 항암 파이프라인을 아베오로 넘기면 보다 효과적으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수도 있다.

올해 글로벌 3상 진입과 아베오 인수로 LG화학의 글로벌 제약 시장 진출이 도약기에 들어섰다. LG화학의 투트랙 전략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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