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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편법 난무하는 비대면진료

  • 강혜경
  • 2022-11-06 13:42:45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여드름약 부당 청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하지만 국감 지적사항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장에서는 무분별한 여드름약 급여처방 등이 시정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어 문제다.

'급여처방을 위해 위장약이나 바르는 여드름 약을 함께 처방하면 된다'는 편법성 정보는 이미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며 보다 저렴한 가격에 여드름약을 처방 받으려는 이들에게 꿀 정보가 되고 있다. 여드름약을 상시 복용하는 이들에게는 급여 처방을 내주는 특정 앱들이 '성지'처럼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달 새 블로그나 카페 등 SNS에 올라온 여드름약 비대면 진료 관련 후기들을 직접 살펴봤다.

특히 A앱과 관련된 후기들이 많았다. A앱은 비급여 진료 항목으로 여드름, 다이어트, 탈모처방, 사후피임약을 명시하고 있었으며 여드름의 경우 처방 급여 5000원, 비급여(야간, 주말, 공휴일) 6300원, 이소트레티논 계열 비급여 처방 1만5000원으로 명시돼 있었다. 이 앱은 약국을 희망하는 순서대로 최대 5개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 최저가 약국은 '착한 가격'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결국 B블로거는 '진료비 5000원에 약제비 1만8000원, 총 2만3000원으로 한 달에 1만원 정도 비용으로 일반 피부과 처방보다 저렴하고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C블로거가 작성한 '이소티논 처방 싸게 받는 법 후기'에 따르면, 의사는 통화에서 '전에 먹어본 적이 있는지, 임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은 뒤 '너무 건조하면 2~3일에 한 번 먹을 것'과 '위장약과 함께 급여로 처방해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블로거는 '비대면 처방이 처음이라 걱정했는데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쉽고 빠르고 싸게 처방 받을 수 있었다'며 '배송비가 포함돼 있는데도 오프라인에서 처방 받던 것보다 2배 이상 싸게 약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편법 처방 문제는 생각보다 더욱 심각하다. 지난 달 국감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2022년 1월부터 4월까지 비대면 진료를 통해 1만2797건이 급여처방됐고 이 중 1만2400여건이 전북 소재 A의원에서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이소티논 비대면 급여처방 건의 97%를 전북 A의원에서 처방한 것이다.

신 의원은 이 중 상당 부분은 비급여로 처방했어야 할 건을 급여로 처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비대면 진료에서 가장 우려했던 나쁜 사례"라고 꼬집었다.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무시하고 피부미용과 관련된 약물처방을 조장해 과잉의료, 의료의 상업화를 유도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실제 신 의원은 "이번 여드름약 부당 청구 적발 건들은 민원사항을 중심으로 적발한 건들이기 때문에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비대면 진료의 무제한 허용을 방치해 불법 사례들이 속출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대면진료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활용하는 안전한 의료생태계로 갈 수 있도록 꼼꼼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의 지적처럼, 비대면 진료를 무제한 허용해 발생하고 있는 불법 사례들을 더 이상 '한시적'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방치해 둘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비대면 진료, 약 배달에 대한 사각지대 없는 맵 구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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