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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 퇴치에 필수 '빠른 진단'…국가검진 도입해야

  • [C형간염 인터뷰] ②7년간 공전 중인 선별검사 지원
  • 치료제 발전으로 완치 시대 열어…재치료 옵션까지 등장
  • 백신 없어 보균자 빠른 감별이 절실…무증상 많아 난항
  • 한국, 국가검진 도입 논의만 7년…"비용-효과성은 이미 입증"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BMS·길리어드·애브비 등 제약사들이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DAA) 치료제들을 선보이며 C형 간염은 완치 시대를 열었다.

치료에 실패한 소수 환자를 위한 재치료 옵션도 올해 등장했다. 이제 C형 간염의 목표는 아직 진단받지 않은 '숨은 환자'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검진에 C형 간염 여부를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길리어드사이언스에서 C형 간염 치료제 개발을 총괄한 브루스 크레터(Bruce Kreter) 글로벌 메디컬 총괄과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나 국내외 C형 간염 검진 현실을 물었다.

◆정부 주도 C형 간염 선별검사 vs 수년째 논의만 반복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C형 간염 퇴치를 선포하고 국제적 노력을 촉구했다. 치료제가 완성된 만큼 C형 간염 보균자를 찾아내기만 하면 관리할 수 있다. 국내 유병률은 1%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별도의 백신이 없어 감염원이 될 수 있는 환자를 빠르게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으로 여겨진다.

WHO 선포에 따라 정부 주도로 C형 간염 선별검사를 실시한 미국과 달리 한국은 국가 검진에 C형 간염 검사를 포함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수년째 논의만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브루스 크레터 길리어드 글로벌 메디컬 총괄(좌)과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우)
C형 간염 치료는 DAA 제제가 도입된 후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라졌다. 100%에 가까운 치료 성공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고, 유전자형에 관계 없이 치료를 할 수 있으며, 1년에 달했던 치료 기간도 두 세 달로 대폭 줄었다. 심지어 올해에는 내성으로 치료에 실패한 소수의 환자가 쓸 수 있는 재치료제도 탄생했다. 재치료 성공률도 100%에 가깝다.

질병 퇴치를 위한 두 가지 요소인 '예방'과 '치료' 중 치료는 완성형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문제는 예방이다. C형 간염은 백신이 없어 빠른 진단이 최선이다. 예방 없이 환자만 치료하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안 교수는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C형 간염 검사를 받아본 적 없고, 본인이 보균자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안 교수는 "국내 C형 간염 환자의 70% 이상은 본인이 C형 간염임을 모르는 무증상 환자였고, 60% 이상은 살면서 한 번도 C형 간염 검사를 받아본 적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마약이나 문신 등 C형 간염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들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어 선별검사로 감염원을 빠르게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2020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주도 하에 C형 간염 선별검사를 권고하기 시작했다. 이는 WHO가 발표한 C형 간염 퇴치 목표에 발맞추기 위한 변화다. 미국은 모든 성인들이 최소한 1회 C형 간염 선별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있다. 대만과 일본, 이집트처럼 국가 검진프로그램이 있는 국가는 C형 간염 검사를 항목에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터 총괄은 "C형 간염은 혁신적인 치료제들이 출시된 만큼 검사가 더욱 중요한 시기다. C형 간염은 무증상으로 검사를 통한 진단이 아니면 환자 스스로가 보균자라고 인지할 수 없다. 다만 이 환자들은 오래 전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텐데, 치료를 통해 본인의 삶의 질 향상을 느끼게 된다. 국가 차원에서도 C형 간염 완치 시 간경변이나 간세포암으로 진행될 확률을 낮춰 의료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검진항목 포함' 논의 제기된 지 7년째 제자리

한국도 매년 C형 간염 검사를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하자는 논의가 2015년 말부터 나왔지만 7년이 지난 지금도 아무 결론이 나지 못했다.

국가 사업에 포함할 만한 효용가치가 증명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대한간학회를 중심으로 타당성 연구, 시범사업 등을 통해 일관되게 비용-효과성을 입증했지만 여전히 진전이 없다. 대한간학회는 정부의 재정영향평가를 분석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안 교수는 "간학회는 2020년 만 55세 국민 10만5000명을 대상으로 C형 간염 조기발견 시범사업을 통해 C형 간염 국가검진의 비용-효과성을 확인했다. 선별검사로 치료할 때와 방치해 간경변으로 진행됐을 때 비용을 비교해보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며 "이에 더해 정부의 재정영향평가를 통해 국가 검진에 대한 정부의 재정 소모가 가능한지를 검증하는 연구도 거의 마무리 단계로 연내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숨은 C형 간염 환자들의 빠른 진단과 치료를 위해 검진에 대한 제도적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크레터 총괄은 "C형 간염은 치료가 곧 예방이다. 환자 한 명을 치료하면, 이 환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속한 집단에서의 추가 감염을 막아 사회·경제적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안 교수도 "C형 간염 퇴치를 위해서는 감염원 차단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국가가 C형 간염 선별 검사를 지원했으면 한다"며 "국가 검진을 통해 젊은 연령대의 환자를 '0'에 가깝게 만든 B형 간염 사례가 있는 만큼, C형 간염 퇴치와 국민의 간 건강을 위해 더 기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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