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줄 때까지 못 나가"…명도소송 걸린 상가 임차인의 오해
- 강신국 기자
- 2026-10-05 22:50:27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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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주 방해로 권리금 못 받자 점포 붙들고 버티는 임차인 잇따라
- 엄정숙 변호사 "버티면 차임 상당액만 늘어… 명도소송에 반소로 권리금 청구하는 게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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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강신국 기자] 건물주의 방해로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한 상가 임차인이 "권리금 손해배상을 받기 전에는 점포를 비울 수 없다"며 만기 후에도 버티다가 명도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보증금을 받기 전에는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법리를 권리금에도 그대로 적용한 결과다.
그러나 권리금 손해배상채권은 보증금 반환채권과 성격이 달라 점포 인도를 거부할 근거가 되지 못하며, 버티는 동안 발생하는 차임 상당액이 오히려 임차인의 손해로 쌓인다. 권리금을 받아 내는 길은 점유를 붙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소송 절차 안에 있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5일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은 임대차 종료를 전제로 발생하는 별개의 금전채권이어서, 보증금 반환처럼 건물 인도와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라며 "임차인이 권리금을 이유로 인도를 거부하면 명도소송에서 지고, 점유한 기간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까지 물게 되므로 권리금은 인도와 분리해 별도로 청구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카페를 운영하던 A씨의 사례를 보자. A씨는 만기 3개월 전 신규 임차인을 주선했지만 건물주는 뚜렷한 이유 없이 계약을 거절했다. A씨는 권리금 5,000만 원을 받기 전에는 나갈 수 없다며 만기 후에도 영업을 계속했고, 건물주는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권리금 손해배상채권이 인도 거부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보아 A씨에게 점포 인도를 명했고, 만기 후 점유 기간의 차임 상당액도 보증금에서 공제되도록 했다. A씨가 반소로 제기한 권리금 손해배상 청구는 방해행위가 인정돼 받아들여졌지만, 버틴 기간의 차임 상당액이 배상액에서 사실상 빠져나간 셈이 됐다. 만기에 점포를 비우고 곧바로 권리금 소송을 냈다면 받을 금액이 그만큼 온전했을 사안이다.
법리를 나눠 보면 이렇다. 보증금은 임대차 관계에서 생기는 임차인의 채무를 담보하는 돈이어서 계약 종료 시 그 잔액 반환과 건물 인도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다. 반면 권리금 손해배상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3항에 따라 임대인의 방해행위라는 별도 요건이 충족될 때 생기는 채권이고, 그 금액도 감정평가 등으로 소송에서 확정돼야 하므로 인도 시점에 액수가 정해져 있지 않다.
대법원(2019. 7. 10. 선고 2018다242727) 판결은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는 임대차 종료로 발생하고 임대인의 권리금 손해배상의무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회수기회 보호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하므로 두 채무가 동일한 법률요건이 아닌 별개의 원인에서 생긴 것이고, 공평의 관점에서도 이행상 견련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임차인의 동시이행 항변을 배척했다.
이 사건에서 임차인은 권리금 손해배상을 받을 때까지 점포를 인도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따라서 임대인이 명도소송을 제기하면 임차인은 인도를 막을 수 없고, 점유가 이어지는 동안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발생한다.
임차인이 취할 절차는 분명하다. 임대인이 명도소송을 냈다면 그 사건에서 반소로 권리금 손해배상을 청구해 한 재판부가 두 청구를 함께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반소에서는 신규 임차인 주선 사실, 임대인의 거절 경위, 신규 임차인과 약정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감정 결과를 증거로 정리해야 한다.
점포는 판결 전이라도 자진 인도해 차임 상당액이 더 쌓이는 것을 막고, 인도 사실을 문서로 남겨 배상액 산정 시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대인이 명도소송을 내지 않았다면 임차인이 먼저 권리금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되,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의 시효 안에 청구해야 한다.
엄 변호사는 "권리금은 점포를 붙들고 있다고 받아지는 돈이 아니라 방해행위를 증명해 판결로 확정받는 돈"이라며 "명도소송이 들어왔다면 인도를 거부할 것이 아니라 반소로 권리금 청구를 붙이고, 점포는 먼저 비워 차임 상당액이 배상액을 갉아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임차인의 실익을 지키는 순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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