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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항암제 FDA 희비…단일제·병용법·제조시설 변수 작용

  • 최다은 기자
  • 2026-09-26 14:28:32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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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픽투, 후기 임상서 도입해 13개월 만에 NDA…FDA 허가까지 직행
  • 리보세라닙, 2007년 초기 도입 후 16년 개발…글로벌 3상에도 CRL 반복
  • 단일제와 병용요법 허가 구조 차이…제조·품질 관리가 최종 관문

[데일리팜=최다은 기자] HLB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가 도입한 표적항암제 '리픽투(리라푸그라티닙)'는 FDA 허가 관문을 넘은 반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고도 세 차례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두 약은 허가 구조가 다르다. 리픽투는 한 약의 허가 요건을 충족하면 되지만, 리보세라닙은 병용하는 캄렐리주맙의 허가도 필요하다. 실제 심사에서는 병용약물의 제조·품질 문제와 리보세라닙 신청서에 등재된 제조시설 실사가 잇따라 허가를 늦췄다.

500만달러 계약금 주고 후기 자산 확보…13개월 만에 NDA

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 23일 엘레바의 리픽투를 FGFR2 유전자 융합 또는 기타 재배열을 보유한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절제 불가능·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했다. HLB 계열사가 미국에서 확보한 첫 항암제 품목허가다.

리픽투는 FGFR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다. 엘레바는 2024년 12월 릴레이테라퓨틱스와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리픽투의 전 세계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5억달러다. 계약금과 허가 관련 마일스톤을 합쳐 최대 7500만달러, 상업화 마일스톤은 최대 4억2500만달러로 구성됐다. 여기에 글로벌 매출에 따라 최대 10%대 초반의 단계별 로열티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릴레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엘레바가 계약 체결 당시 지급한 계약금은 500만달러다. 이후 원료의약품(API)과 기타 물질 이전 대가로 270만달러를 추가 지급해 2025년 3월 말까지 계약 관련 지급액은 770만달러를 기록했다.

계약 당시 리픽투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이나 초기 임상 단계가 아니었다. 릴레이는 글로벌 임상 1·2상 'ReFocus'를 통해 FGFR2 융합·재배열 담관암 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였다. FDA 혁신치료제와 미국·유럽 희귀의약품 지정도 받은 상황이다.

릴레이는 2024년 FDA와 리픽투의 허가 경로까지 사전 협의했다. FDA는 우선 FGFR2 기반 담관암을 대상으로 NDA를 제출한 뒤 환자 수와 추적 데이터를 추가해 다른 FGFR2 변이 고형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엘레바가 파이프라인을 넘겨받았다. 계약에 따라 NDA 제출을 포함한 후속 임상개발과 글로벌 상업화 책임도 릴레이에서 엘레바로 이전됐다.

엘레바는 계약 체결 약 13개월 뒤인 올해 1월 FDA에 담관암 NDA를 제출했다. FDA는 이를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했고 9월 최종 허가했다. 엘레바가 리픽투를 도입한 지 약 1년 9개월 만이다.

FDA가 허가 근거로 평가한 ReFocus 임상에는 이전 치료 경험이 있고 FGFR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담관암 환자 116명이 포함됐다. 독립평가위원회 평가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46%,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11.8개월로 나타났다.

글로벌 3상을 새롭게 수행하지 않고도 기존 임상 1·2상 데이터를 토대로 허가까지 연결한 것이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희귀암을 대상으로 한 정밀항암제라는 특성과 기존 임상 데이터, FDA와 사전에 조율한 허가 전략 등이 빠른 NDA 제출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15만달러로 도입한 리보세라닙…개발만 16년

리보세라닙의 출발점은 리픽투보다 훨씬 앞선다. 엘레바의 전신인 LSK바이오파트너스는 2007년 12월 미국 어드벤첸 래버러토리스(Advenchen Laboratories)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리보세라닙의 전용실시권을 확보했다.

당시 계약금은 15만달러였다. 이후 임상개발 단계에 따라 개발 마일스톤 80만달러를 지급했고, 상업화 이후에는 지역별 매출에 따라 3.5~10%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구조다. 재실시권(Sub-license) 또는 라이선스아웃 권리도 계약에 포함됐다. 이후 LSK바이오파트너스가 보유했던 권리는 사명 변경을 거쳐 엘레바가 승계했다.

리픽투가 후기 임상에서 도입된 것과 달리 리보세라닙은 엘레바가 장기간 직접 개발에 관여한 자산이다. 위암과 선양낭성암, 간암, 대장암 등으로 적응증을 넓혀가며 임상개발을 진행했다.

현재 FDA 허가를 추진하고 있는 간암 1차 치료제는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PD-1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을 병용하는 방식이다. 

2019년 글로벌 13개국에서 임상 3상 CARES-310을 시작했고 2022년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한 결과를 공개했다. 같은 해 10월 FDA와 Pre-NDA 미팅을 마쳤고 2023년 5월 NDA를 제출했다. 최초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부터 약 16년 만에 미국 허가 신청이 이뤄진 것이다.

이처럼 리픽투는 이미 FDA와 허가 경로까지 논의된 후기 임상 자산을 확보해 약 13개월 만에 NDA를 제출한 후기 도입형 파이프라인인 반면, 리보세라닙은 초기 단계에서 권리를 확보해 약 16년에 걸쳐 직접 임상개발을 진행한 장기 개발형 파이프라인이라는 차이가 있다.

임상 1·2상 리픽투는 허가…글로벌 3상 리보세라닙은 CRL

개발 과정은 달랐지만 FDA 허가 단계에서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임상 3상을 거치지 않은 리픽투는 허가됐지만 임상 3상까지 마친 리보세라닙은 여전히 FDA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글로벌 임상 3상 CARES-310을 완료했다. 최종 분석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3.8개월을 기록했다.

그러나 문제는 임상 유효성 이외 영역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FDA는 2024년 5월 첫 번째 CRL을 발행했다. 당시 지적사항에는 캄렐리주맙을 생산하는 항서제약 제조시설의 GMP 결함과 FDA의 여행 제한으로 완료하지 못한 임상시험 실사(BIMO)가 포함됐다. 엘레바에 따르면 당시 FDA는 리보세라닙의 임상 데이터나 리보세라닙 제조시설에는 별도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엘레바와 항서제약은 지적사항을 보완해 같은 해 9월 재심사를 신청했지만 2025년 3월 다시 CRL을 받았다. FDA는 리보세라닙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캄렐리주맙과의 병용요법으로 확립됐다는 점에서 캄렐리주맙의 규제 결정이 이뤄지기 전에는 리보세라닙을 승인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

HLB는 추가 보완을 거쳐 올해 1월 세 번째 심사에 들어갔지만 지난 7월 또다시 CRL을 받았다. 이번에는 리보세라닙 NDA에 등재된 제조시설에 대한 FDA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실사에서 결함사항이 확인됐다.

HLB는 이후 해당 원료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한 FDA 실사 지적사항이 종결됐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리보세라닙은 글로벌 임상 3상에서 허가를 뒷받침할 데이터를 확보하고도 제조시설이라는 비임상적 변수로 FDA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단일제 리픽투 vs 병용요법 리보세라닙…허가 구조 차이

리픽투는 엘레바가 전 세계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한 단일제다. 반면 간암 치료는 엘레바의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을 함께 쓰는 병용요법이다. 엘레바가 리보세라닙 NDA를, 항서제약이 캄렐리주맙의 바이오의약품 허가신청서(BLA)를 각각 담당한다.

병용요법에서는 한 약의 허가 문제가 다른 약의 승인 일정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 첫 두 차례 심사에서는 캄렐리주맙 관련 문제와 규제 결정이 쟁점이 됐다. 세 번째 심사에서는 리보세라닙 NDA에 등재된 제조시설이 문제가 됐다.

두 사례가 보여주는 차이는 임상 1·2상과 3상의 우열이 아니다. 리픽투는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해진 환자군의 허가 경로를 밟았다. 리보세라닙은 3상 데이터를 확보했지만 병용약물의 허가와 제조시설 실사까지 충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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