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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5%가 얼마지?…기등재약 약가인하 '기준 시점' 초관심

  • 김진구 기자
  • 2026-07-22 06:00:59
  • 요약
  • ‘45% 인하율’ 적용 기준 시점 따라 최종 약가 결정…약가인하 핵심 변수
  • 정부 “현 시점” vs 업계 “일괄인하 시점”…추가 손실 수천억원 규모 전망
  • 사용량 연동‧실거래가 등 이미 낮아진 약가에 45% 적용 ‘이중 규제’ 비판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개편 약가제도 시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등재 제네릭의 약가를 얼마나 인하할지에 대한 ‘기준 시점’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는 개편안이 시행되는 현재 시점의 약가를 기준으로 45%의 인하율을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약업계는 지난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수차례 약가가 낮아진 만큼, 당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기준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제약업계의 추가 손실액이 수천억원 규모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현장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2026년 9월 vs 2012년 4월…약가 산정률 기준 시점 두고 이견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편안의 골자는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45%로 낮추는 것이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8.55%p 낮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산정률을 적용할 ‘원래 약가’를 언제 기준으로 잡느냐에 따라 실제 인하폭은 천차만별이다.

정부는 오는 2026년 9월 약가개편 시점을 오리지널의 53.55%로 보고, 이를 기준으로 삼아 45%의 산정률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제약업계는 53.55%라는 기준이 처음 도입된 2012년 4월, 혹은 제도가 안착한 2014년 1월 약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약업계는 최근 약가개편안 행정예고 의견 수렴을 통해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사용량 연동‧실거래가 인하에 깎이고 또 깎인 약가…“이중 인하” 우려

제약업계는 사용량-약가 연동제와 실거래가 인하제 등 정부의 사후관리 제도에 따라 급여 의약품의 약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는 근거를 댄다.

여기에 제네릭 약가 재평가나 급여‧임상 재평가 과정에서 인하된 사례, 자진 약가인하 사례도 상당하므로 현 시점(2026년 9월)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이중 규제라고 비판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각종 사후관리 규제에 따라 이미 약가가 수차례 인하됐다”며 “정부안은 이렇게 낮아진 현재 약가를 다시 인하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기존의 약가 인하를 무시하고 규제를 이중으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애초에 53.55%라는 숫자 자체가 2012년 일괄 약가인하와 함께 만들어졌다”며 “해당 시점에 맞춰 제네릭 산정률 45%를 적용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14년 새 7.5% 인하된 플래리스…기준 시점 따라 57억 추가 손실

기준 시점의 차이가 실제 제약사의 예상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삼진제약의 클로피도그렐 성분 항혈전제 ‘플래리스’ 사례에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동일하게 45% 수준으로 약가를 인하하더라도, 기준 시점을 어디로 두느냐에 따라 연간 57억원 규모의 손실이 추가된다.

플래리스의 약가는 지난 2012년 4월 일괄 약가인하 직후 정당 1164원이었다. 현재는 1077원으로 14년 새 7.5% 낮아졌다.

정부안대로 2026년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현재 약가(1077원)를 0.5355로 나눠 오리지널 약가(100%)는 2011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제약업계 주장대로 2012년을 기준으로 삼으면 당시 약가(1164원)를 적용해 2174원으로 계산된다.

사용량-약가 연동제 등에 의해 인하된 현재 시점의 약가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인하율을 적용할 오리지널 약가(100%) 자체가 163원 낮아진 상태에서 출발하게 되는 셈이다.

환산된 오리지널 약가에 정부의 새 산정율인 45%를 적용하면, 최종 약가는 정부안의 경우 2011원의 45%인 905원이 된다. 현재 약가(1077원)보다 172원 낮아진다. 현재 약가 대비 실질 인하율은 16.0%다.

제약업계가 요구하는 방식에 따라 2173원에 45%를 적용하면 987원이 된다. 현재 약가(1077원)보다 99원 낮아진다. 실질적인 약가 인하율은 9.2%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기준 시점을 현재에 두느냐, 2012년에 두드냐에 따라 약가인하 폭이 16.0% 대 9.2%로 6.8%p 차이가 발생한다.

이 인하율을 플래리스의 지난해 연간 처방실적에 적용하면 처방실적 감소분의 격차가 뚜렷해진다.

정부 방식을 적용하면 16.0%가 인하된다는 계산에 따라 연간 처방실적 손실 규모는 134억원에 달한다. 반면 업계 요구 방식에 따르면 9.2%의 인하가 적용돼, 연간 손실 규모는 77억원 수준이다. 기준 시점이 달라진 것만으로 삼진제약은 연 57억원의 손실이 추가되는 셈이다.

클로피도그렐 성분 전체로 환산 땐 추가 손실 270억원 수준

이런 차이는 특정 품목에 국한되지 않는다. 클로피도그렐 성분의 다른 제네릭 제품들 역시 플래리스와 거의 동일하게 약가인하 기전을 거쳐왔기 때문이다.

현재 클로피도그렐 성분 항혈전제의 원외처방 시장 규모는 5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오리지널 제품인 플라빅스(약 1300억원)를 제외한 제네릭 시장은 4000억원에 이른다.

정부와 업계의 기준시점별 인하율 차이를 클로피도그렐 제네릭 시장 전체에 적용할 경우 차액은 270억원에 달한다. 정부 방식을 적용했을 땐 제네릭 전체의 손실액이 639억원 규모인 반면, 반면 업계가 요구하는 방식을 적용하면 367억원에 그친다.

스티렌, 2012년 기준 적용 시 이미 45% 미만으로 낮아진 상태

제네릭 약가 재평가나 임상 재평가를 거치며 약가가 낮아진 사례에선 이러한 격차가 더욱 두드러진다. 동아에스티의 위염 치료제 스티렌 제네릭 제품군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티렌 제네릭의 상한가는 2012년 157원이었으나, 이후 정부의 사후관리 과정을 거치며 2026년 현재 90원으로 42.7% 낮아진 상태다.

이때 정부안대로 2026년을 기준 시점으로 정할 경우, 이미 90원으로 낮아진 현 시점 가격을 적용해 오리지널 약가는 168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45%의 산정률을 적용하면 약가는 76원으로 떨어진다.

반면 2012년을 기준 시점으로 정하면 오리지널 약가는 293원으로 산출된다. 여기에 45%를 적용하더라도 132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약가(90원)가 이미 훨씬 낮아진 상태다.

이밖에 국내 제네릭 시장에는 발사르탄, 암로디핀, 아토르바스타틴 등 연간 수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대형 성분이 다수 존재한다. 시장 전체로 이 계산법을 확장할 경우 기준 시점을 어디에 두드냐에 따라 국내 제약업계의 연간 손실 격차는 수천억원 단위로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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