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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현장] "의·약사님 설명에 속이 다 시원해요"…통합돌봄의 힘

  • 김지은 기자
  • 2026-04-17 12:01:24
  • 화성시 의‧약사 함께 찾은 가정…약물관리 사각지대 메운다
  • 진료는 의사, 약료는 약사…'다학제 방문 돌봄' 첫발
  • 단순 복약지도 넘어 '약물 중재'까지… 화성시 방문관리의 혁신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이 너무 많기도 하고, 여기저기 병원에서 받다 보니 무섭기도 했어요. 궁금한 건 많은데 어디에 물어야 할지도 몰랐는데…선생님, 너무 감사해요.”

16일 오후 경기 화성특례시의 한 가정. 낯선 방문객에 경계심을 보이던 어르신의 표정은 상담이 끝날 무렵 눈에 띄게 풀려 있었다.

이날은 화성시약사회가 화성특례시와 함께 시작한 ‘방문약물관리 사업’의 첫 현장 방문이 이뤄진 날이다. 의사와 약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지자체 담당자가 한 팀을 이뤄 대상자 가정을 찾는 다학제 통합돌봄 모델이 본격 가동된 순간이었다.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의료진은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눴다. 의사는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살피고, 약사는 식탁 위에 놓인 약 봉투와 약통을 하나씩 펼쳐 확인했다. 서로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들이 뒤섞인 채 쌓여 있었다.

약을 하나씩 짚어가며 복용 여부와 복용 방법을 확인하자 그동안 쌓였던 궁금증이 쏟아졌다. 보호자는 “이 약은 왜 먹는 건지 몰라서 그냥 계속 먹였다”고 했고, 약사는 성분과 효능, 중복 가능성을 차근히 설명했다.

설명이 이어질수록 경직됐던 분위기는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 “이건 빼도 되는 약일 수 있다”는 말에 보호자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보호자는 “이제 좀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경기도와 화성특례시가 추진하는 통합돌봄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핵심은 단순 방문진료를 넘어 ‘약물관리’를 포함한 다학제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이날 방문상담에 참여한 화성시약사회 황보영 병원약사 위원장(동탄성심병원 약제부장)은 대상자의 복약 이력과 현재 복용 약을 대조하며 불필요하거나 중재가 필요한 약물을 선별했다. 이후 보호자에게 실제 복용 과정에서의 반응과 문제점을 묻고, 잘못된 복용 습관을 바로잡는 데 집중했다.

상담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약사는 방문 상담 2회와 유선 상담 1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상태를 점검하고, 상담 내용을 정리해 대상자와 지자체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약 20명의 약사가 참여하며, 대상자 1인당 총 3회의 관리가 이뤄진다. 올해 책정된 예산은 1억7000만원 규모로, 방문 상담과 유선 상담에 대한 수가도 별도로 마련됐다.

황보영 약사는 “의료진과 현장에서 곧바로 환자 상태나 처방약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처방약에 대한 중재가 필요한 경우 처방의사와 직접 소통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 시스템 마련 등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서광욱 동탄시티병원 돌봄의료 센터장은 “의사, 약사, 사회복지사가 함께 움직인다는 점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며 “그동안 진료 과정에서 약물관리 필요성을 느껴왔는데, 약사와 함께하니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동행한 원지영 간호사 역시 “방문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가 어떤 약을 실제로 복용하는지, 보관만 하고 있는 약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약사가 함께하면서 환자 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확인된 것은 단순 약사의 복약지도 이상의 변화였다. 분산된 처방으로 누적된 약물 부담, 중복 복용 위험, 관리 사각지대가 하나씩 해소되며 ‘돌봄’의 필요성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약사회와 지자체는 이번 사업을 통해 약물 중복 및 부작용 감소, 복약 순응도 향상, 나아가 불필요한 입원과 의료비 절감까지 기대하고 있다.

화성시약사회는 향후 데이터 기반 성과 분석을 통해 사업을 지속 가능한 모델로 발전시키는 한편, 상담 약사 교육과 실무 지원 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중재가 필요한 약이 있네요. 중재레터를 작성해 관련 병원 쪽에도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약사)

“흠, 그렇네요. 이 약은 중재가 필요해 보입니다. 지자체 쪽에서 협조해 주세요.”(의사) 

현장에서 의사와 약사가 얼굴을 맞대고 진지하게 상의하는 모습에서 '돌봄'이 그려갈 미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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