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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클래스

천연물약 동반 승승장구…규제 찬밥에도 더 커지는 존재감

  • 천승현 기자
  • 2026-03-03 06:00:59
  • 작년 천연물의약품 6종 처방액 1963억...4년새 41%↑
  • 조인스·신바로·레일라·모티리톤 등 고성장
  • 처방 신뢰도 확대...규제 지원 백지화에도 수요 증가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국내 개발 천연물의약품이 처방 시장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했다. 조인스, 신바로, 모티리톤, 레일라 등 오래 전 발매된 제품인데도 최근 높은 성장세를 지속했다. 처방 현장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천연물의약품의 지원을 외면하는 상황에서도 처방 현장에서는 견고한 신뢰도를 구축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연출됐다. 

천연물의약품 6종 작년 처방액 4년새 41% 증가...조인스·신바로·레일라·모티리톤 등 고성장

3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조인스, 모티리톤, 시네츄라, 신바로, 스티렌시리즈, 레일라 등 국내 개발 천연물의약품 6종의 외래 처방금액은 총 1963억원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했다. 시네츄라와 스티렌시리즈를 제외한 4종의 처방액이 작년보다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내 개발 천연물의약품은 지난 2021년 1389억원의 처방금액을 기록했는데 지난 4년 동안 41.3% 증가하며 최근 처방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SK케미칼의 조인스는 작년 처방액이 595억원으로 전년대비 11.9% 증가했다. 지난 2001년 허가받은 조인스는 위령선·괄루근·하고초 등 생약성분으로 구성된 천연물의약품으로 골관절염 치료에 사용된다. 조인스는 발매 이후 20년 이상 지났는데도 처방 현장에서 점차적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조인스의 작년 처방액은 2020년 408억원에서 지난 5년 동안 45.7% 증가하며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처방 현장에서 구축된 높은 신뢰도가 지속적인 성장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SK케미칼이 통증 분야에서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조인스 처방 확대 시너지도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SK케미칼은 소염진통제 울트라셋에 이어 리리카, 뉴론틴, 쎄레브렉스 등 통증 치료제를 연이어 장착했다. 리리카는 말초와 중추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뉴론틴는 뇌전증과 신경병증성통증 치료로 허가받았다. 쎄레브렉스는 골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척추염 등에 사용하는 소염진통제다.  

관절염치료제 신바로의 최근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다. 

신바로의 작년 처방액은 215억원으로 전년보다 23.6% 증가했다. 녹십자가 개발한 신바로는 구척, 방풍 등 6가지 생약생분으로 구성된 천연물의약품이다. 소염, 진통, 골관절증 등에 사용된다.  녹십자는 2003년 신바로의 개발에 착수해 8년 만인 2011년 천연물신약 4호로 허가받았다. 신바로는 장기 투여 시에도 위장관계 이상반응 발생률이 낮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원제약이 신바로 판권을 인수한 이후 성장세가 높아졌다. 대원제약은 2019년부터 신바로의 국내 유통·마케팅·판매를 맡았고 2024년 10월 신바로의 권리를 모두 넘겨받았다. 국내 개발 천연물의약품의 소유권이 다른 업체로 넘어가는 것은 신바로가 처음이다. 

신바로는 지난 2020년 처방액 106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 5년 동안 2배 이상 확대됐다. 대원제약의 영업력이 신바로의 제품력과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다. 대원제약은 주력 의약품 펠루비를 통해 진통제 영역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국내개발 신약 15호로 허가 받은 펠루비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다. 골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허리통증, 급성 상기도염의 해열 등의 적응증을 확보했다. 펠루비는 작년 처방액 572억원을 기록했다. 처방 현장에서 펠루비와 신바로의 병용 투여를 유도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에스티의 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은 작년 처방액이 403억원으로 전년보다 9.0% 증가했다. 지난 2011년 허가받은 모티리톤은 나팔꽃씨와 현호색의 덩이줄기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을 이용해 만든 제품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9년부터 일동제약과 모티리톤을 공동으로 판매 중이다. 모티리톤은 지난 2020년 처방액 277억원에서 5년 동안 45.3% 확대되며 공동판매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피엠지제약의 레일라는 지난해 처방규모가 165억원으로 전년보다 7.5% 증가했다. 레일라는 당귀, 목과, 방풍, 속단, 오가피, 우슬 등 12개의 생약 성분이 함유된 골관절염치료제다. 레일라는 20여개 제네릭 제품이 침투했지만 여전해 견고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레일라의 처방액은 2020년 114억원에서 5년 동안 44.4% 증가했다. 

안국약품의 시네츄라는 작년 처방액이 380억원으로 전년보다 20.3% 줄었다. 시네츄라는 생약 성분인 황련과 아이비엽에서 추출한 유효성분으로 만든 천연물의약품으로 기침, 가래, 기관지염 등 치료에 사용된다.  

시네츄라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엔데믹을 거쳐 처방실적이 큰 변화를 겪었다. 지난 2021년 처방액 181억원에서 이듬해 368억원으로 1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2024년 처방액은 476억원으로 3년 전보다 162.2%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팬데믹과 엔데믹 기간에 폭발적인 상승세에 따른 기저효과로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에스티의 위염치료제 스티렌과 스티렌투엑스는 지난해 처방액이 총 205억원으로 전년보다 8.3% 감소했다. 스티렌은 쑥을 기반으로 만든 애엽 성분 의약품이다. 스티렌투엑스는 스티렌의 용량을 늘려 복용 횟수를 줄인 제품이다. 1일 3회 복용하는 스티렌의 용량을 60mg에서 90mg으로 늘려 1일 2회 복용하도록 고안한 약물이다. 스티렌은 100개 이상의 제네릭과 후발 제품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지만 유사한 시장 규모를 형성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개발 천연물의약품이 오랜 기간 의료진과 환자들의 만족도와 신뢰도가 축적되면서 처방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진단한다. 국내 개발 천연물의약품의 지원 혜택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2012년 11월 영진약품의 아토피피부염치료제 유토마가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이후 국내 제약업계는 10년 동안 천연물의약품을 배출하지 못했다. 유토마의 경우 원가 등을 이유로 발매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재심사자료 미제출을 이유로 지난해 2022년 허가가 취소됐다. 지난 2022년 7월 종근당이 10년 만에 국내 개발 천연물의약품 지텍을 허가받았지만 약가 등재가 이뤄지지 않아 판매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천연물의약품 허가·약가 우대 혜택 소멸...정부 지원 약속도 백지화

현재 국내기업이 자체 연구역량으로 개발한 천연물 의약품에 대한 허가와 약가 우대 조항이 소멸된 상태다. 

천연물신약은 보건복지부가 2000년 제정한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법’에서 용어가 시작됐다. 당시 천연물 성분을 이용한 신약연구개발과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이 법이 신설됐다. 

챗 GPT 생성 이미지

식약처는 2002년 의약품 품목허가 고시인 ‘의약품 등의 안전성· 유효성 심사에 관한 규정’에 천연물신약에 대한 허가 요건과 심사 기준을 별도로 마련했다. 천연물신약은 ‘천연물 성분을 이용해 연구·개발한 의약품 중 조성성분·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으로 규정했다. 

식약처는 천연물신약의 경우 허가시 제출자료 요건과 심사기준을 다른 신약에 비해 완화하는 혜택도 부여했다. 국내 제약업계의 천연물신약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예를 들어 천연물신약은 독성에 관한 자료 12가지 중 유전독성, 생식독성, 발암성 등 10가지 자료 심사를 면제하고 동물에 대한 약리작용 등 약효시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도 일부 면제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천연물신약 용어가 자취를 감추게 됐다. 감사원은 지난 2015년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를 통해 천연물신약이 허가 심사 과정에서 지나친 특혜를 받고 있다고 문제삼았다. 

감사원은 “기존의 한약·생약제제 등 전통적 의약품과 차별화된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천연물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과정을 적용해 유효 성분의 연구, 독성 및 약리작용 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강화하고 천연물신약의 안전성·유효성 심사기준도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천연물신약 허가심사 기준을 신약 수준으로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감사원의 지적 이후 식약처는 지난 2017년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개정을 통해 천연물신약의 정의를 삭제했다. 약사법상 신약은 이미 허가된 의약품과는 화학구조 또는 본질조성이 전혀 새로운 의약품으로 정의된다. 생약이나 한약을 사용해 만든 천연물의약품은 신약이라는 단어 뜻과 거리가 멀다는 판단에 천연물신약이라는 용어의 사용을 금지했다. 제약사들은 ‘천연물신약’이라는 용어가 들어간 광고도 금지된다. 

식약처가 의약품 허가 규정에서 천연물신약의 별도 허가 요건을 삭제하면서 기존의 천연물신약의 허가 특혜도 사라졌다. 

예를 들어 한약(생약)제제 추출물은 성분프로파일 자료를 제출토록 변경했다. 성분프로파일은 한약(생약)제제에 함유된 다양한 성분의 조성, 비율 및 함량을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분석자료의 패턴을 말한다. 한약(생약)제제의 품질관리는 주성분을 구성하는 특정한 지표성분의 함량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합물의 조성, 비율 및 함량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성분프로파일 자료를 제출토록 했다. 

한약(생약)제제의 허가를 신청할 때 잔류·오염물질에 대한 안전성 자료를 제출하는 것도 과거에 없던 규제다. 한약(생약)제제는 기본적으로 자연에 존재하는 천연물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재배과정 등에서 유해한 잔류·오염물질의 혼입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유해물질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대표적인 안전관리 강화 규제가 ‘벤조피렌’이다. 당초 식약처는 벤조피렌과 같이 제조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넣지 않고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물질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감사원이 "국민 건강에 위해가 없도록 조속히 벤조피렌 저감화 등 적정한 조치를 하고 벤조피렌의 잔류허용기준 설정을 검토하는 등 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하자 식약처는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정부는 최근 천연물의약품의 약가 우대를 약속했지만 백지화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12월 건강보험 최고 의결 기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신약의 혁신가치 반영 및 보건안보를 위한 약가 제도개선 방안’을 보고하면서 천연물의약품의 약가우대 계획을 반영했다. 

천연물 기반의 약물 중 우월성이 입증된 제품에 대해 약가 우대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복지부는 우대 기준 요건 등과 관련해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시 추후 별도 보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협의체는 2024년 1월 열린 회의에서 ‘신약 등 협상 대상 약제의 세부 평가기준’에 세포치료제 또는 천연물 기반 의약품 중 임상시험에서 대조약 대비 우월성이 입증된 의약품에 대해 약가 우대 필요성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지표를 통해 통계적으로 우월함이 입장됐다는 내용을 확인하면 약가우대 대상으로 지정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하지만 복지부가 약속한 천연물의약품의 약가우대는 실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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