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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위기의 제약, 중요한 건 꺾지 않는 마음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코로나 대유행이 가고 세계 경제 침체가 왔다.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밀가루와 설탕, 식용유 등 식품을 비롯해 기름값, 공과금 등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다. 지금도 '자장면 값이 올랐다' '계란 값이 金값이다'와 같은 기사들이 쏟아진다. 뭐든지 오르는 고물가 시대에서 딱 하나 예외가 있다면 의약품이다. 우리나라 약가는 국가의 강력한 통제 속 오로지 하락세만 있었다.

예외적으로 최근 감기약 약가가 인상됐는데,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감기약 수요가 폭증한 탓이다. 감기약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기업들이 적자 우려로 생산을 꺼리자 정부가 약가 인상이라는 '조커'를 꺼낸 것이다. 그 인상이라는 것도 50원짜리를 90원으로 올린 것에 불과하다. 이조차도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정부의 행보를 살펴보면 내년은 더 깜깜하다. 국내 제약사에 직격탄을 준 급여 재평가 대상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타격을 입었고, 스트렙토키나제, 알마게이트, 아보카도-소야 등 여러 제제들이 재평가 대상에 오르며 급여 범위가 축소되거나 약가가 인하됐다. 내년에도 급여 재평가는 계속될 예정이다.

신약이라고 장밋빛 미래가 있는 게 아니다. 최근 정부는 약가 참조국에 호주와 캐나다를 포함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호주는 선진국 중에서 약가가 낮은 국가로 꼽힌다. 우리나라와 약가가 비슷하거나 낮아 업계에서는 정부가 약제비 절감을 위해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호주가 약가 참조국으로 포함되면 지금도 글로벌에서 낮은 수준에 속하는 한국 약가가 더 낮게 설정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제조와 유통, 모든 것이 오르는 와중에 최종 산물인 의약품 값은 떨어질 일만 남은 것이 제약업계의 현실이다. 신약 개발이라도 맘 놓고 할 수 있나, 그것도 아니다. 신약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텍들은 요즘 곡소리가 즐비하다.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로 투자금은 말라가고, 상장은 점점 어렵게 됐다. 바이오 대표들은 당장 내년이 걱정이라고 한다. 임상 결과는 당장 나오지 않고 바닥을 보이는 투자금을 어떻게 하든 붙들어야 한다. 대다수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제약바이오가 차세대 먹거리라는 정부의 장담은 경기침체 우려 속에 조용히 사라진 걸까. 말과 다르게 업계를 옥죄어 오는 정부 기조에 내년에도 이 업계는 좁아지는 시장에서 최대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싸움을 벌여야 한다. 그 와중에도 업계는 35호, 36호 국산 신약을 배출했고, 아시아 최대 종양학회에서 신약 발표를 했다. 하지만 이는 대형 제약사 몇몇에 국한된 성과로, 아직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커나가기 위해 필요한 자양분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한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 했던가. 내년 제약바이오 업계에 필요한 건 '꺾지 않는 마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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