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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중환자실 필수로 자리잡은 'CRRT'…코로나에도 대활약

  • 정새임
  • 2023-02-24 06:17:19
  • 황원민 건양대의대 신장내과 교수
  • 급성 신부전 온 중환자의 인공 신장 역할…사망률 낮춰
  • 만성 신부전으로 악화될 가능성 줄여…초기 관리 중요
  • 글로벌 CRRT 연구 활발…"국내 연구활동 지원 이어져야"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증 환자가 급증하던 시기 인공 심폐장치 에크모(ECMO)와 함께 환자들의 생명을 살린 기계가 있다. 코로나19 합병증으로 급성 신부전이 온 환자들에게 인공 신장(콩팥) 역할을 해 준 '지속적 신대체요법(CRRT, 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이다.

CRRT는 신장이 망가진 중증 급성 환자의 혈액을 24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체외순환을 통해 정화해주는 생명유지 장치다. 급성 신부전으로 콩팥이 망가진 환자들에게 인공 신장 기능을 수행하게 해준다. 중증 환자에서 CRRT를 써야 할 급성 신장 손상이 나타나는 비율은 약 30% 정도다. 갑자기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져 사망률이 50%까지 증가하게 된다.

CRRT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ECMO와 함께 중증 환자를 살리는 지대한 역할을 했다. 황원민 건양대의대 신장내과 교수는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는 바이러스로 인해 사이토카인 등이 발생하며 혈관이 수축되고, 수축된 혈관에 혈전이 생기게 된다. 이로 인해 신장 기능이 갑자기 망가지는 급성 신부전을 겪는다"라며 "이들이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동안 CRRT를 쓰게 되면 신장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CRRT는 ECMO와 함께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한 기계"라고 설명했다.

황원민 교수
일반적인 투석은 단시간에 많은 혈액을 빼 거르느라 혈압이 급격히 떨어진다. 반면 CRRT는 피를 빼내는 속도를 약 3분의 1로 낮춰 지속적인 신 기능 대체 효과를 낸다. 혈압이 조금만 낮아져도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중환자에게는 CRRT가 더 적합하다.

중환자실에서 투석 역할을 하는 CRRT는 이미 중환자실 내 필수 장비로 자리잡았다. 한국도 CRRT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보급하며 선진국 수준으로 대비가 된 상태다. 이는 코로나19로 급작스럽게 기계 수요가 늘어났을 때 빠른 대처를 가능하게 했다.

일반적으로 신장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급성 신부전이 왔을 때 CRRT로 적절한 대처를 해 주면 신장 기능을 원상태로 회복할 수 있다. 급성 신부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만성 신부전으로 악화하는 비율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황 교수는 "CRRT를 쓰는 동안 신장 기능을 망가지게 한 원인 질환을 빨리 치료하면 신장은 100%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원인 질환 치료가 잘 안 된 소수 환자들만 신장이 온전한 상태로 회복을 못해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진다"며 "결국 급성 신부전을 초기에 잘 컨트롤하면 만성 신부전 환자를 줄이고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초기 치료에 따라 환자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CRRT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적으로 CRRT를 잘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오는 9월 21일 국내에서 개최되는 2023 아시아태평양 AKI-CRRT 국제학회(APAC 2023)가 대표적이다. 이 학회는 매년 급성 심부전 환자에 따른 적절한 CRRT 치료법을 논의하고 새로운 연구 결과를 살펴보는 국제 학회다. 코로나19로 4년 만에 열리는 올해 학회 개최지로 대구가 선정됐다. 대한신장학회가 올해 학회를 주도한다.

황 교수는 APAC 2023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으로서 학회를 이끌 예정이다. 그는 "경험이 풍부한 미국, 유럽 석학 40여명을 초청해 그들의 연구 경험을 듣고, 코로나19 때 급성 신부전 환자 치료 경험, 새로운 연구 결과나 새로운 시도 등을 토의하는 자리"라며 "약 1000~1500명이 참석해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연구와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신장내과 전문의가 중환자 전문의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고, 실제 우리나라 젊은 선생님들도 최근 중환자 치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전문가들이 모여 더 나은 치료를 위한 국제적 학술의 장이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며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많은 역할을 하는 과가 신장내과다. 약, 독성물질, 탈수 등 어떤 요인으로라도 신장에 문제가 생기면 중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젊은 의료진들이 중증 환자들을 살릴 수 있는 연구를 활발히 이어갈 수 있도록 활발한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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