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병 눈금-실용량 정확할까…직접 실험해 봤다
- 강혜경
- 2023-04-07 11: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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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사·시럽병 재질·제형마다 근소한 차이 발생
- 주사기 CE인증, 시럽병 별도 인증 없어…±5% 이내 규정
- 미국 포장단위 투약, 일본은 멸균포장 용기 조제 직전 개봉해 소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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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0일 데일리팜의 '"시럽병이 이상해"…약사의 눈금-실용량 측정 실험' 기사와 관련해 관심이 쏟아졌다.
로스율을 감안해 10% 가량 더 약을 투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약이 부족한 경우가 발생하면서, 개국 약사가 직접 실험에 나선 것이었다. 약사는 시럽병 눈금과 실용량 간 차이로 인한 클레임은 물론, 과량 투여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럽병 생산 업체는 금형 노후화에 따라 눈금과 실제용량에 소폭 차이가 빚어져 발생한 현상으로 보고, 문제가 된 20ml 시럽병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나 약사회에서 기준을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전 품목을 수거해 테스트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제조사마다, 시럽병 재질마다 차이= 데일리팜이 메디칼현대기획의 도움을 받아 직접 눈금과 실용량을 확인해 본 결과 시럽병 제조사에 따라, 재질에 따라 근소한 차이가 발생했다.

투약병 재질로는 흔히 말랑이로 표현하는 PE(폴리에틸렌)와 PP(폴리프로필렌),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타레이트) 등이 사용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딱딱한 PET와 PP의 경우 눈금과 실용량이 거의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가장 많이 사용하는 PE 소재에서는 오차가 발생됐다.

◆10년 넘게 캐묵은 시럽병 오차 문제, 관리기준 없어= 시럽병 오차 문제는 2006년에도 관련한 소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 병원약사회지에 실린 삼성서울병원 약제부의 '시럽제 조제 손실 보전 및 조제약 품질 관리 방안' 사례에도 관련한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은 시럽제를 소분 조제할 경우 실제 투약 시의 손실 분을 감안해 총 투여량보다 실투여량을 담보하기 위해 여유분을 추가로 충전하고, 여유분 추가 조제가 반복됨에 따라 시럽제의 손실량 누적이 증가하게 되고 유통되고 있는 투약병 눈금이 정확하지 않은 오차로 인해 조제 및 복용 용량의 부정확으로 투약 로류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돼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사용되는 시럽제의 6개월 간 총 사용금액 1억8000여만원 가운데 사용 손실량(금액)은 전체 사용금액의 2.1%인 375만원이었다는 지적이다.
약제부가 다빈도로 사용하는 시럽제 8개 품목을 선정해 유리 메스실린더를 이용해 실제용량을 측정한 결과 대부분의 시럽제는 표기 용량보다 실제 용량이 더 많이 충전되거나 일치했으며, 메게스트롤 현탁액과 아세트아미노펜시럽의 충전율은 각각 99.2%, 100.7%로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
약제부는 "시럽제 소분시 사용되는 투약 용기(병)에 대한 규격 기준 및 시험 방법 등의 관리 기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에는 소분시 사용되는 투약용기(병)에 대한 규격기준 및 시험방법 등의 관리기준은 없었다. 약사법 제31조 제1항 및 약사법 시행규칙 제40조 제1항 제6호의 규정에 의해 '소아용 의약품 투약계량기(계령컵, 계량스푼)의 기준 및 시험방법'이 2005년 고시돼 2006년부로 시행되고 있으나 투약용기(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의약품 안전용기·포장 및 투약계량기에 관한 규정'에는 '눈금의 정확도를 측정된 개개의 값이 모두 표시량에 대해 ±5% 이내로 한다'는 부분이 명시돼 있다.
◆시럽병 오차, 해외 사례는?= 삼성서울병원이 일본 큐슈대학병원과 미국 Shands Hospital(Florida), UCSF Medical Center(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Paradise Valley Hospital(Arizon) 3개 병원약국에 이메일을 통해 얻은 조사 결과, 미국의 경우 입원환자나 외래환자 모두 시판 제품을 소분하지 않고 포장단위로 투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 환자의 경우 주사기 형태의 Oral syringe에 소분조제하고 있었다.
일본의 경우 멸균 포장된 투약용기를 조제 직전에 개봉해 소분조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약제부는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서는 제약회사에서 다양한 소포장 단위의 제품을 생산하고 처방도 포장단위로 해 시럽제 소분 조제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불가피하게 소분조제가 필요한 경우는 투약용기대를 별도 산정해 정확하고 위생적인 투약용기(병)의 개발을 유도하고 투약용기(병)에 대한 품질관리 기준을 마련해 조제약의 품질저하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럽제 급여 체계의 재검토를 통한 시럽제 조제료 가산 및 적정한 약가 마진 인정으로 조제 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손실을 보완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도 잘 몰라, 업체 '난감하네'= 메디칼현대기획은 우선 20ml 금형을 전면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PE 시럽병의 경우 개별 PE 소재에 에어(air)를 주입해 제작하는 방식이지만, 온도에 민감해 조작이 쉽지 않다는 것. 또한 계절적인 요인에 따라 수축 또는 이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사기의 경우 CE인증을 거치지만, 시럽병의 경우 관련한 인증이 전무하다. 식약처 역시 잘 모른다는 입장이어서, 눈금에 대한 규격인증을 받을 수 있는지, 관련한 인증을 해주는 기관이 있는지 등을 질의해 둔 상황"이라며 "정확한 투약과 불편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마이크로 피팻 등을 동원해 정확한 용량을 맞춰 정상적으로 생산·유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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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0 05: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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