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 혈우병A치료제 오비주르, 새 치료옵션 각광
- 황병우
- 2025-08-25 06: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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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석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
- 우회치료제 한계로 재출혈 잦아…유일한 8인자 대체제 등장
- 오비주르 급여 1년, 모니터링 기반 맞춤치료로 의료진 부담↓
- 항체 역가 기준 보험 적용 한계…출혈 중증도 기반 제도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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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황병우 기자] 100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초희귀 출혈 질환이 있다. 건강하던 사람이 이유 없이 전신에 멍이 들고 심각한 출혈을 일으키는 후천성 혈우병A가 그것이다.
최근까지도 응급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치료제가 제한적이라 의료진이 지혈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성인 후천성 혈우병A 치료제로 국내 처음 도입된 '오비주르(서스옥토코그알파, 혈액응고 8인자 제제)'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치료 환경에 변화가 찾아왔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오비주르 도입이 가져온 변화와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김진석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인 없는 자가면역성 출혈…조기진단 지연되면 치명적

김 교수는 "후천성 혈우병은 악성 종양, 자가면역질환, 약물, 임신 등과 연관된 2차성 사례도 있지만, 전체의 약 50%는 명확한 원인 없이 특발성(idiopathic)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드물고 생소한 질환인 만큼 환자로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일부는 중증 출혈로 진행돼 응급치료가 필요한 때도 있어 빠른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구권 통계를 보면 인구 100만 명당 1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리나라 인구에 비추어 연간 약 50명 정도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실제 국내에서 보고되는 환자는 그보다 훨씬 적어 연간 20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 교수는 "후천성 혈우병A가 워낙 희귀질환이다 보니 일반 의료진의 인지도가 낮아 초기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원인 불명의 전신 출혈 환자나 비전형적 출혈 양상을 보이는 환자를 진료할 때는 혈액내과에 적극적으로 협진을 의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후천성 혈우병A 치료의 기본 목표는 치명적인 출혈을 신속히 지혈하는 동시에 항체를 제거해 재발을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혈 치료와 면역억제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다.
김 교수는 "후천성 혈우병A는 단순 지혈뿐만 아니라 자가항체 제거를 위한 면역억제요법이 반드시 병행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치료가 복잡하고 위험할 수 있다"며 "항체를 제거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나 사이클로포스파미드 같은 강력한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고령 환자에서는 폐렴, 패혈증 같은 중증 감염의 위험이 커 치료 도중 감염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밝혔다.
오비주르 등장, 후천성 혈우병A 치료 패러다임 전환
지혈을 위한 응급치료제 선택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오비주르가 나오기 전까지는 후천성 혈우병A의 표준 지혈치료제로 우회인자 제제(bypassing agents)가 사용됐다.
인체에서 부족한 8인자를 우회하여 다른 경로로 피브린 혈전을 만들도록 돕는 약제들인데, 국내에서는 주로 재조합 활성화 7인자(rFVIIa, 에프타코그 알파) 제제가 1차 치료로 쓰였다. rFVIIa는 짧은 시간 혈액응고 인자들을 활성화해 일시적으로 지혈을 유도하지만, 약효 지속시간(반감기)이 약 2시간으로 매우 짧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김 교수는 "반감기가 2시간으로 매우 짧은데다 약가 부담과 보험 급여 제한으로 권장 투여 간격(2시간)을 지키기 어려워 지혈이 충분하지 않거나 출혈이 재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급여가 적용된 오비주르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
오비주르는 인간 VIII인자에 대한 자가항체와 교차 반응하지 않도록 개발된 돼지 유래 VIII인자(rpFVIII) 제제로, VIII인자를 대체하여 지혈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반감기도 10시간 내외로 길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혈 관리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오비주르가 도입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아직 임상 경험이 축적되고 있는 단계지만, 현장에서는 의료진들이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며 "기존 우회 치료제들과 비교해 지혈 효과와 효능은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치료 반응을 보다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기존 우회치료제의 경우 용량 감량이나 치료 종료 시점을 환자의 임상적 출혈 소견에만 의존해 판단해야 했는데, 오비주르는 혈중 VIII인자 활성도를 측정하면서 객관적으로 치료 용량과 기간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출혈이 잡히면 수치로 확인해 치료를 조기에 종료할 수 있고, 반대로 충분히 오르지 않으면 추가 투여하는 방식으로 맞춤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과투여를 줄여 혈전증 등 부작용 위험을 낮추고, 환자별 최적 용량만 사용하니 치료 비용 부담도 경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급여 기준은 한계…"임상적 판단 고려돼야"
후천성 혈우병A 치료 환경은 오비주르 도입으로 확연히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제약과 남은 과제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다.
현재 국내 보험 기준상 선천성 혈우병 환자와 동일하게 '항체 역가 5BU 이상'일 때에만 우회인자 제제나 오비주르를 급여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항체가에 따라 약제를 선택하는 현행 기준은 항체가와 출혈의 중증도 간 연관성이 낮은 후천성 혈우병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김 교수는 "현 급여 기준으로 인해 치료 시작 전 항체 역가를 확인하고 보험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하므로, 치료가 지연되거나 행정적 번거로움 등이 발생한다"며 "국내외 어느 치료 지침에도 없는 5BU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후천성 혈우병은 항체 역가가 낮더라도 중증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검사 수치가 유사하더라도 임상 양상은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정량적 기준보다 환자의 출혈 양상과 임상적 판단을 중심으로 보험 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질환 인식 개선 등을 통해 신속한 조기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치료제가 존재하더라도 진단이 지연되면 예후는 나빠질 수밖에 없고, 결국 치료의 성패는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며 "후천성 혈우병이 희귀질환이다 보니 일반 의료진의 인지도가 낮아 초기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초기 심각한 출혈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질환 인식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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