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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덤핑낙찰...입찰시장 붕괴

  • 최봉선
  • 2004-02-17 06:33:59
  • 수도권 2500억 쉐어에 1백여 도매상 ‘이전투구’

입찰이 품목별 단가방식에서 총액방식 추세를 보이면서 단독제품까지 경쟁품목들과 뒤섞어 저가 낙찰되고 있다.(사진은 모병원 현설 장면)
그렇다면 이들 12개 병원에 과연 몇 곳의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일까. 서울시도협 회원사는 210곳이며, 이중 산하 병원분회 회원사가 70여 곳에 이르고 있다.

병원분회 회원사 대부분은 입찰시장에 참여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고, 여기에 비회원사들을 포함하면 적어도 100곳 정도의 도매업체가 입찰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계산하여 2,500억 시장을 공평히 나누었을 때 업체당 연간 25억원의 쉐어를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열악한 시장이다. 이러한 시장구조 속에서 이전투구식 가격경쟁은 어쩌면 필연적으로 당연할 수 밖에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분업이후 적어도 40% 이상의 쉐어가 원외처방으로 빠져나온 반면 병원전문 도매업체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에서 잃어버린 매출을 채우는데 적지 않은 도매상들이 한계를 느끼고 있다. 지난달 실시된 200억 규모인 산재의료관리원 입찰을 놓고 무려 51개 도매상이 참여하기도 했다.

S약품 사장은 “분업이후 약국시장에 적극 대처하지 못한 도매업체들은 외형이 급격히 줄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거래가 없었던 다른 병원) 더 많은 입찰시장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고, 기존 거래업체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가격을 더욱 내려써야 하는 가격경쟁의 악순환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도매사장은 “실거래가상환제 이후 병원의 입찰방법이 대부분 총액입찰로 전환하면서 입찰가격은 걷잡을 수 없게 내려갔다”고 지적했다.

서울 및 수도권지역 12개 병원 2,500억 규모의 쉐어를 놓고 100여 도매업체가 이전투구식 가격경쟁을 하고 있다.(사진은 도매업체 창고모습)
일례로 서울대병원은 수년전만해도 외형이 큰 단독제품은 대부분 품목별 단가입찰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품목을 그룹으로 묶어 단가총액이나 비율총액 등 총액입찰로 완전 돌아섰다. 이런 입찰방식으로 인해 단독제품들도 경쟁품목들과 뒤섞어 저가 낙찰되기 일쑤다.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한번 저가 낙찰로 인해 계약된 제품은 다음해에도 좀처럼 가격이 회복되지 않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소규모 품목들의 경우 도매들이 시중구매로 공급하는 사례가 많아 제약사 입장에서는 손쓸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 입찰을 지켜본 모도매사장은 “상상할 수 없는 가격에 낙찰시킨 도매들은 과연 이윤추구가 가능한 남모르는 비결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브레이크 없이 죽음을 향해 질주하는 자동차와 같은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시장경제체제에서 낙찰업체가 손해를 보면서 능력껏 공급하고, 능력이 없으면 부정당업체로 제재조치를 받는 것은 각 업체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도매업계는 생존을 위한 경쟁이 아닌 룰(rule)이나 승자가 없는 무차별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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