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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국 주인공은 약이 아닌 환자다

  • 강혜경
  • 2023-08-24 14:31:14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일본에서 열린 드럭스토어 쇼를 참관하고 돌아왔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행사인 만큼 쇼를 참관하기 위해 모인 인파는 북새통을 이뤘다.

사실 드럭스토어 쇼 참관이 달갑지만은 않았다. 일본이 물리적으로는 가깝게 위치해 있다고 하지만, 완전 분업이 실시돼 있지 않고 약국 역시 법인약국 형태로 우리와 차이가 크다 보니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칫 '그래서 뭐'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약국과 드럭스토어를 관람하면서, '와! 우리나라 약국들이 정말 많이 진화하고 발전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손 조제가 100%를 차지하던 우리 약사들과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ATC와 제품, 진열을 구경하고 배워보겠다며 일본으로 향했다. 약국에 보편화된 가루약 분배기나 시럽 분주기, 반자동 조제기기도 일본에서 들여와 국내에 보급된 경우가 상당했다. 하지만 그 짧은 사이, 우리 약국이 시스템화되고 선진화된 것만은 팩트였다.

물론 조제약 자동 검수기나 주사기처럼 일회용 포장단위로 멸균돼 공급되는 투약병은 우리 약사들이 "부럽다"고 한 부분이었지만, DUR이나 POS 시스템, 자동발주 시스템, 처방전 리딩 시스템은 일본과 비교할 때 오히려 선진화된 모습이었다.

허나 이번 출장을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우리는 얼마나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우리 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약국 한 면이 기저귀와 개호식품으로 가득차 있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쇼핑 편의를 돕기 위해 약국체인에서 이동형 트럭을 통해 의약품과 식료품을 판매하고, 대형화면을 통해 약사와 상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역시 놀라웠다.

남의 일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에는 우리도 전체 인구 가운데 20.6%가 65세 이상이라고 한다. 2035년에는 30.1%, 2050년에는 40.1%를 고령인구가 차지하게 된다.

우리 약국은 고령화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돼 있을까. 일본 약국의 이념이 '물건에서 사람으로로 변화하고 있다'는 말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그간 약국이 물건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장소로서의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환자 한 명, 한 명을 상담하고 관리하는 쪽으로 약사의 역할과 미션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약사가 가구를 방문하는 재택약료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고 한다.

노인의 경우 복용하는 약물의 종류와 개수가 더 많고, 같은 약을 복용한다고 하더라도 약물의 흡수에 대한 개인 차가 크다 보니 약사가 이러한 부분을 잘 관찰해 주치의에게 알려주고, 보다 건강한 삶을 오래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팀 의료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약국의 주인공은 약이 아닌 환자 개개인이 돼야 한다. 약(상품)을 가운데 둔 상담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을 케어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상품을 추천하고 걸러주는 것이 머지않은 미래에 있어 약사의 역할이 되리라 생각한다. 챗 GPT도 미처 닿을 수 없는 영역에서 약사의 활동이 더욱 강조되고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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