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투약오류 사각지대인가
- 데일리팜
- 2005-10-10 08: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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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병원들은 투약오류에 대한 기본 통계조차 없음은 물론 보고체계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어 환자들을 불안케 하는 장소가 돼 버렸다. 부끄러운 국내 병원들의 자화상이다. 내로라하는 큰 병원이나 그리고 작은 병원이나 상황은 모두 비슷하다. 병원들의 투약오류가 의외로 심각함에도 이 같은 후진적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병원들의 투약오류는 더 이상 적당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입원환자들이 적지 않은 투약오류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여전히 그 사각지대를 방치하려는 안이함이 더 우려스럽다. 대형병원들 조차 투약오류를 막기 위한 지침 하나 없다고 하니 환자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불안하다. 언제 어느 때 잘못된 투약으로 인해 병을 되레 키우고 부작용을 겪을지 모를 일이다.
서울대병원 약제부장의 발표 자료를 보면 최고의 약물투여 안전시스템을 갖춘 미국의 경우도 입원환자의 3~6.9%에서 투약오류가 발생해 병상당 2.26건에 달했다. DUR(Drug Utilization Review)을 철저히 적용하고 있는 미국의 상황이 이렇다면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다. 미국조차 한해 수천 명이 직·간접적인 약물 부작용으로 사망 또는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다는 통계까지 있을 정도다.
약물 부작용 문제는 의약분업 이후 사회적인 관심사가 돼 예전보다 환기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부작용 모니터링 시스템은 여전히 있으나 마나하게 운영되고 있고 의·약사나 제약사들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대형병원들 조차 투약오류에 대한 인식이 밑바닥 수준인 것은 물론 투약오류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이나 지침마저 없으니 한심하다.
정부와 의료기관들은 이 문제를 깊이 인식하고 자성과 함께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투약오류를 숨기거나 방치한다는 것은 의료계 전체의 불신을 키운다. 병원들은 투약오류를 방지하는 것도 치료의 한 중요한 과정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불편하고 귀찮은 문제로 여겨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점이다.
투약오류의 원인을 보면 참 가지가지다. 그 원인의 대부분은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실수이고 인재(人災)다. 처방오류에서 부터 시작해 투여누락, 투여시간 오류, 미승인 약물의 투여, 용량·제형·투여방법 오류, 부적절한 약물 모니터링, 유효기간 경과약품 투여, 환자의 복약이행 오류 등이 그것이다. 최소한의 시스템을 갖추고 노력만 하면 예방할 수 있는 투약오류들이다.
의·약사와 간호사 등 전문직능인들이 상주하는 곳에 오히려 실수가 상존하고 있는 셈이니 아이러니다. 물론 실수는 존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실수를 으레히 그런 것인 냥 방치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투약오류를 가볍게 여기는 풍조가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환자들을 상대하다 보면 투약오류는 일어날 수 있지만 최소화해야 한다. 이름과 명칭이 유사하고 생김새도 비슷한 약들이 수없이 많기에 투약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조차 얼마든지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그것은 원인을 파악하고 투약오류 사례를 수집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힘든 일이지만 투약오류를 인정하고 그 사례를 드러내는 것이 그 시작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더 이상 투약오류에 대해 쉬쉬하거나 숨기려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서울대병원 약제부장이 ‘투약오류 표준처리지침’을 마련하자는 주장은 너무도 옳은 지적이다. 이 지침을 응당 처방, 조제, 투약을 담당하고 있는 의·약사와 간호사에게도 적용하자는 주장도 당연히 맞다. 아니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투약정보 수집, 투약오류 지침 마련, 투약오류 발생시 해결방안 등 삼박자가 조속히 이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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