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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민건강과 재정절감, 무엇이 중요한가

  • 김진구
  • 2023-10-06 06:16:46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슈도에페드린 단일제 4종의 약가가 최대 45% 인상됐다. 장기화하는 의약품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결단을 내렸다.

약가인상을 통해 의약품 생산량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 의도다. 약가를 인상했으니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고, 그만큼 더 많은 의약품이 생산될 것이란 계산이다.

슈도에페드린을 포함한 감기약의 수급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만 이번 약가인상 조치가 이뤄진 시점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

의약품 수급난은 슈도에페드린·아세트아미노펜 등 감기환자에 주로 처방되는 약물을 중심으로 1년 가까이 장기화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말미부터 독감과 감기가 재유행 하면서 다양한 성분의 약물이 번갈아가며 기근에 가까운 품절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과 슈도에페드린 등 저가약물의 수급난이 심각했다. 1정당 50원도 안 되는 약물들이었다. 일선 약국가에선 2~3배씩 웃돈을 두고 구하는 현상이 펼쳐지기도 했다.

제약업계에선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약가인상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존재 목적이 이윤 추구인 기업 입장에서 가장 강력한 유인 동기가 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약가인상의 효과도 앞선 사례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정부는 작년 12월 아세트아미노펜 650mg의 약가를 최대 76.5% 인상했다. 18개 품목의 상한금액이 43~51원에서 최대 90원까지 조정됐다. 마그밀 등 변비 치료제 역시 올해 6월부터 15~18원에서 최대 46.7% 인상됐다. 그 결과 두 성분 약물의 수급은 과거보다 수월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약가인상의 효과가 확연히 드러났음에도 슈도에페드린 약가인상까지는 9개월여가 걸렸다. 슈도에페드린 제제의 수급난이 처음 발생한 것은 올해 1월부터다. 슈도에페드린에서 시작된 품절 사태는 다른 진해거담제와 알레르기비염 치료제로 확산됐다. 품절은 또 다른 품절을 불러왔고, 일부 약국은 언제 재발할 지 모르는 품절을 우려해 약을 잔뜩 비축해두기도 했다.

정부가 약가인상에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부는 꾸준히 늘어나는 약제비를 억누르기 위해 다양한 기전을 동원해 반복적으로 약가를 인하하고 있다. 사용량이 늘어도, 동일성분 제제가 급여목록에 들어가도 약가가 인하된다. 제네릭 약가제도를 개편하며 이를 소급 적용하고, 급여재평가를 통해 다양한 성분의 약가를 인하하고 있다.

반면 약가인상은 매우 드물게 이뤄지고 있다. 약가인하 사례는 만 개 단위지만, 약가인상 사례는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약가인하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지속가능한 형태로 유지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 그렇다고 수급난이 장기화하는 약물에 대한 약가인상까지 인색할 필요는 없다. 수급난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정확히 들여다봐야 한다. 건강보험제도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는 관련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아닌 국민의 건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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