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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의 치열한 지분전쟁

  • 데일리팜
  • 2007-10-25 11:02:34

누가 이기든 임시주주총회 이후가 더 걱정이다. 올 들어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들어간 동아제약의 앞날은 여하한 누가 경영권을 잡든 그 앙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3월 동아제약은 주총 직전 극적인 타협으로 부자간, 이복형제간 불안한 동거에 들어갔었다. R 하지만 그 동거는 예상했던 대로 그리고 걱정했던 대로 폭발하고야 말았다. 동아제약 측에서 단행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7.45%)의 교환사채(EB) 발행은 끝내 시한폭탄의 뇌관으로 작용했다. RN

EB 이슈는 사실 양측의 속내다. 서로 엇갈리는 많은 변명과 핑계들이 핑퐁게임을 해 왔지만 EB는 그 깊은 원인을 알게 해준 결정적 사건이다. 깊게 쌓인 앙금과 그로인한 경영권 분쟁이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됐다는 것은 EB 사건이 묵시적으로 보여줬다. EB 발행을 기점으로 전개된 그 이후의 과정이 그랬다. 가족과 회사의 문제가 온통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됐기 때문이다. 지금 분쟁은 지난 3월보다 훨씬 치열하다. 지분확보 경쟁이 그야말로 막가는 전쟁이다. 불과 7개월여 만에 양측은 더 깊어진 감정의 골로 대립해 주총에서 누가 승리해도 불안한 형국이다.

우리가 주총 이후를 걱정하는 것은 양측의 지분이 모두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절대지분이 아니라는데 있다. 캐스팅 보드를 기관투자가와 외부투자자들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승리해도 언제든 상대방을 흔들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절대지분이 약하고 그로인한 박빙의 승부가 계속되는 한 동아제약의 경영권 분쟁은 늘 시한폭탄이다. 이는 안정적인 회사경영에 결정적 걸림돌이다.

대립구도가 아닌 안정적 경영을 하기 위한 절대지분의 측면에서 양측의 지분을 보자. 강 회장 측은 본인 외 12명 6.9%, 오츠카제약 4.7%, 동아제약 직원 지분 1.4% 등 약 13%다. 여기에 소액주주 10%와 미래에셋 7.9%가 일단 현재의 분쟁과정에서 우호지분이라고는 하지만 항구적인 안정적 지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절대지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강 이사 측을 봐도 그렇다. 16.1% 역시 절대지분으로 보면 약하다. 반면 한미약품(한미정밀 포함)이 갖고 있는 12%의 지분은 분산이 덜돼 있기에 오히려 지분권한이 강력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번 주총은 그래서 종지부를 찍기 어려운 ‘오픈 씬’을 보는 느낌이다. 이겨도 항구적 승자가 없는 일종의 게임 같아 보인다. 이런 식의 경영권 분쟁은 동아제약의 미래에 도움은 커녕 큰 해악이 된다. 그렇지 않아도 동아제약은 박카스 사태와 세무조사, 그리고 막대한 추징금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사상초유의 액수라는 공정위 과징금 부과까지 앞두고 있고, 최근에는 미국 바이오벤처사로부터 917억원대 손배소에 휘말리는 악재가 겹쳤다. 일사불란한 경영을 해도 그 해결이 시원치 않은 상황이기에 참으로 씁쓸하고 안타깝다.

우리는 거듭 제안한다. 강 씨 일가의 가족 간 문제가 더 이상 사회문제로 비화돼서는 안 된다. 어떤 식으로든 ‘지분 딜' 아니면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우선 양 측의 지분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직·간접적인 지분통합 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어느 한쪽이 경영을 포기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다. 어쩌면 이 방식이 그래도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일 것이라고 본다. 또 하나는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지배구조 체제를 정립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도 또 다른 분쟁이 있을 수 있지만 홀딩컴퍼니와 계열회사간의 새로운 지배구조 밑그림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이도저도 아니라면 계열 회사 간 소유의 분리를 통한 완전한 ‘갈라서기’다. 다만 어느 한쪽은 주력사인 동아제약의 경영권 방어를 보장하는 지분만큼의 양보를 전제로 해야 한다. 우리는 이상 세 가지 방안중 어느 하나라도 타협을 찾았으면 싶다. 언제 끝날지 모를 지분전쟁을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 양측의 결단을 촉구한다.

일반적으로 보면 주총은 주주들을 위한 경영실적 보고의 장이자 나아가 잔치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 경영실적을 주주들에게 상세히 알리고 이익이 나면 배당으로 보답하는 것이 주총이다. 그러나 동아제약은 이런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성해야 한다. 이런 식의 막가는 대립이라면 임시주총이 끝나도 그런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누가 승리하든 관심이 없다. 그것은 일시적인 싸움의 봉합이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이라는 간판 제약사의 흔들리는 좌표가 더 이상 계속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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