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난 세상밖으로 나선다"
- 홍대업
- 2008-04-24 06:34:26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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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추어 사진작가 이동훈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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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님! 옆 약국은 세금 덜 내는데, 우리 약국은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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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에서 다나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훈 약사(53·중앙대)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다. 스스로를 ‘작가’라고 칭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낀다고 했다.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자신이 좋아 시작한 ‘나홀로 취미’인 탓이다.
이 약사가 출사를 나가는 곳은 주로 식물원, 강가, 포구 등이다. 그곳에서 달팽이, 꽃, 강, 사람 등 사라져가는 것들과 잊혀져가는 것들을 촬영하고 기록으로 남긴다.
몇 년 전, 외포리에서 만난 할머니. 담배 한 모금에 고단한 순간을 날려 보낸다. 얼굴에 새겨진 삶의 이랑들을 사진에 담기도 했다.
경북 안동의 한 초가집 앞마당에 걸려 있는 흰 와이셔츠도 그렇다. 타향에서 돌아온 아들남이의 것을 곱게 빨아 널어둔 어머니의 손길을 떠올리게 한다. 이 약사에겐 모두 소중한 피사체들이다.
“전 세상의 편린을 기록하죠. 사소하고 조그맣고 잊혀져버리면 다시는 못 찾을 것 같은 것들이요.”
이 약사가 ‘작가’라는 직함이 부끄럽다고 하지만, 어쩌면 지나친 겸손이다. 사실 사진 공모전 은상수상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기술은 우스갯소리지만 야미(?)로 배웠다. 90년대초 안양에서 약국을 운영할 때, 바로 옆 사진관 주인에게 사사를 받은 것.

그러던 어느 날 파리 여행시 개선문 지하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우연히 ‘안양시 사진가협회 공모전’에 출품했다.
작품 이름은 ‘빛을 향하여’. 그것으로 은상을 수상했고, 자천타천으로 ‘아마추어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후에도 그는 한 번도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그 흔한 아카데미를 다닌 적도 없다.
주변의 사소한 것을 기록하고 싶어 시작한 일이고, 어느 틈엔가 그것이 일상으로 자리잡았을 뿐이다.
“처음 카메라속 파인더를 보았을 때 정말 기가 막혔죠. 평소에는 몰랐거나 잊고 지내던 세계와 조우하게 된 것이죠.”
그는 아직도 필름카메라를 고집한다. 처음 70만짜리 카메라가 그랬고, 지금 50만원짜리 중고카메라도 그렇다.
필름카메라에선 디지털 카메라와는 달리 사람 냄새가 난다.
직접 필름을 갈아 끼우고 한 컷 한 컷에 애착을 갖고 세상의 또 다른 ‘세상밖과 세상속의 세계’를 촬영하는 기쁨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이 약사는 사진에 관심은 있지만, 선뜻 발을 담그지 못하는 동료 약사들에게 전했다. 시간이 없다면 주변의 이웃과 꽃과 화분과 가족들을 먼저 찍어보라고. 그러면 새로운 세상과 접속하게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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